팩토피아 8 : 극한 상식 팩토피아 8
로즈 데이비드슨 지음, 앤디 스미스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주니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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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 높으면 백두산 / 더 높은 건 달 더 높은 건 별 / 달보다 별 보다 더 높은 건 /

부모님의 사랑

어렸을 때 많이 부르며 놀았던 동요다.

원숭이의 빨간 엉덩이로 시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모님의 사랑까지 도착하는 이 노래는 재미도 있고 생각의 확장성을 길러 준다는 점에서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주어 함께 부르고, 개사까지 하면서 함께 즐겼었다.

『팩토피아 8 : 극한 상식』을 보자마자 이 동요가 생각났다.

팩토피아에서는 모든 사실이 다음 사실과 점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흥미를 위해 마련된 장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샛길이다. 점선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 샛길이 갈라진다. 그 길로 빠지면 전혀 다른 사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늘 수심을 어떻게 측정하는지 궁금했었는데, 갑판에서 폭발물을 던지고 메아리가 배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서 수심을 잰다고 한다.

<눈 폭풍>에서 첫 샛길이 등장했다. 화성에서도 눈 폭풍이 몰아친다고 하니, 행성으로 날아갔다. 샛길로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깊은 곳>이라는 주제로 시작해서 펼쳐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400가지 사실은 책장을 넘기는 것 자체가 모험을 즐기는 느낌이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호기심이 일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알아두면 유식해지는 상식들이라 더 좋은 것 같다.

글도 재미있고, 그림과 사진도 지루하지 않게 펼쳐져서 좋았다.

글을 쓴 로즈 데이비드슨은 어린이책을 여러 권 쓴 작가이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주제를 조사하면서 농구 꼴대보다 커다란 아이스크림콘이 있다는 사실에 몹시 들떴다고 한다. 이런 그의 어린아이 같은 마음 때문인지 글에서 동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앤디 스미스가 그림을 맡았고, 예술감독이자 디자이너인 로렌스 모튼이 디자인했다고 한다.

글, 그림, 편집의 삼 박자가 너무 멋지게 어우러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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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잠 - 수면과학이 밝힌 인생의 3분의 1을 잘 보내는 비밀
메이어 크리거 지음, 이은주 옮김 / 소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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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이로운 점도 분명 있겠지만, 좋지 않은 점도 상당하다. 늘어나는 주름, 흰머리, 뱃살과 같이 눈에 띄는 변화도 있고, 우울감과 같이 감정적인 변화도 있다. 거기에 더해 불면증이라는 불청객도 있다.

이 책에서도 <3장. 나이 들수록 찾아오는 밤의 불청객>에 중년 불면증을 다루고 있다.

사례의 51세 여성도 폐경 전후기 증상으로 진단했다. 이 여성 환자는 언론에서 호르몬 요법의 위험성이나 부작용을 들은 바 있었고, 호르몬 대체 요법 외의 다른 치료법에 대해서도 망설였다. 결국 이 환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는 불편함을 그냥 견디는 쪽을 택했다고 했다.

폐경이 갑자기 찾아오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월경을 건너뛰는 일이 잦아지는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월경 때마다 출혈량이 들쭉날쭉할 수도 있다고 했다. 1년 동안 월경이 없으면 폐경이 왔다고 봐야 한단다.

안면홍조, 질 건조증, 식은땀, 수면 장애, 체중 증가 등이 5대 폐경기 증상이라고 한다.

지금 현재 나에게 일어나는 증상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체중 증가와 프로게스테론의 감소라는 두 가지 조건이 결합하면 수면 무호흡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폐경기 동안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주요 여성 암(자궁 암, 유방암, 난소암), 골절, 기타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단다.

여성의 3분의 1 이상이 폐경 전후 또는 폐경 후 증상을 겪는데, 이 가운데 약 40~60퍼센트는 수면 장애를 경험한다고 하니 매우 높은 확률로 수면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폐경기의 혈관 운동 증상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과 폐경기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에스트로겐 요법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여성들 중에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복합제 복용이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말에 꺼리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

이 책은 약물 요법이나 호르몬 대체 요법 사용을 망설이는 여성이 이용할 만한 한방 치료, 콩 제품, 생약 제제 등 다양한 대체 요법도 다루고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보았지만, 완벽하게 안전한 방법은 없다. 어떤 방법도 의사와 상담 후에 시행해야 할 것이다.

내가 폐경 전후기 증상으로 진단받는다면 어떤 치료를 선택할 것인지 예상해 보았다. 나도 사례의 여성처럼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는 불편함을 그냥 견디는 쪽을 택할 것 같다.

예일 대학 의과 대학원 교수인 메이어 크리거는 수면 분야 전문가의 전문가이다. 메이어 크리거 교수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과학, 의학적 관점에서 전문가가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은 중증 기면증에서부터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처럼 비교적 간단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수면 문제를 다루고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나의 수면 문제는 어떤 것인지 스스로 진단하고, 간단한 문제는 적절한 방법을 통해 해결한다면 보다 질 높은 수면, 더 나아가 최상의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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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살인 계획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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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과 이지하의 첫 대면 장면이 가장 강렬했다.

이지하가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자신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을 죽여야 하는 건지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홍진의 쿨함이 마음에 들었다.

화인은 이지하를 볼 때마다 잇새에 뭔가 낀 것처럼 불편하고 찜찜했다.

모든 일들이 다 그렇지만 기억 때문이었다. 이지하를 볼 때마다 딸려오는 기억.

누군가를 떠올리거나 볼 때마다 딸려오는 기억은 좀체 사라지지 않는다. 나도 그 찜찜함을 안다. 그런 기억의 단편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사람을 대할 때면 생생하게, 마치 어제의 일처럼 살아난다. 지금 당장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사람을 마주하면 내가 어떻게 잊고 살았는지 의아할 정도로 생생하게 떠오르고는 하는 것이다.

화인이 30년 전에 술에 취해 나눴던 이야기를 또렷이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일은 정상적인 사람들, 남편의 칼에 찔려 죽을 뻔했다거나,

정신병원과 절간에 고립되어 살았다거나 하는,

그런 괴상망측한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주인공 홍진을 가장 간략하게 설명해 주는 문장인 것 같다. 저 문장만 보자면 홍진은 절대 정상적일 수 없는 인물이다.

홍진은 돈이 없어서 11월이 됐을 때도 여름에 입는 얇은 점퍼 차림으로 다니는 소명을 보고도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소명과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소명의 복수에 집착하는 것일까?

김서진은 평범한 주부의 충동적인 살인을 통해 왜곡된 인간 내면을 서늘하게 파고든 첫 소설 『선량한 시민』으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달콤한 살인 계획』도 『선량한 시민』과 마찬가지로 살인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파헤친다.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주인공들의 심리상태를 잘 그려내고 있다.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작은 연결고리로 연결되어 한 가지의 사건으로 귀결되는 과정이 퍼즐 조각을 맞추는 듯이 재미있었다.

각 인물들의 특징이 선명해서 좋았다. 추리, 스릴러 장르는 확실히 인물들이 선명해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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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7
정성희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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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다이제스트 100』 저자 정성희는 40년을 한국사 연구를 업으로 하신 분이다. 한 분야를 40년을 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사에 관한한 그의 말에 신뢰감이 생긴다.

《한국사 101장면》이 정성희의 첫 번째 대중서였다. 이 책 『한국사 다이제스트 100』는 《한국사 101장면》의 수정판이라고 한다. 《한국사 101장면》에서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었던 조선시대 테마를 보강했고, 분량이 많았던 현대사 부분을 많이 줄였다고 했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꼭 알아야 하는 필수 내용 100가지가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크게 고대국가, 중세 사회, 근세 사회, 근대사회, 현대사회로 구성되어 있다.

대략 구석기·신석기시대를 거쳐 후삼국시대까지를 고대국가, 고려 시대를 중세 사회, 조선시대는 근세 사회, 일제강점기는 근대사회, 독립 후부터 현대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사라고 하면 태. 정. 태. 세. 문. 단. 세... 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워낙에 책도 귀하고, 공부할 수 있는 자료도 부족한 시기라 한국사를 접할 기회가 적었다.

지금은 미디어, 매체, 대중서 등 마음만 먹으면 한국사를 배울 수 있는 경로가 많다.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교양으로라도 한국사 지식을 쌓아두면 좋을 것 같다.

요약본, 다이제스트라고 해서 내용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사건이 비교적 깊이 있게 서술되어 있었다.

저자와 같이 역사를 깊이 연구한 분들 덕분에 수준 높은 인문학 대중서를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그 결과 학문으로써의 역사가 아닌, 교양으로써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좋겠지만, 흥미를 가지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한국사 다이제스트 100』과 같은 대중서를 통해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가지는 청소년들이 많이 생겨서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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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의 심리학 - 당장 써먹고 싶어지는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박수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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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리학이 실용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사람을 만날 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데는 심리테스트만 한 주제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작가는 대부분의 학문이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커 실생활에 활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데 반해 심리학 지식은 놀라울 정도로 명확히, 제대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수험과 취업, 비즈니스, 경제생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연애, 자기 계발, 몸과 마음의 건강 등 어디에나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가 심리학에 관해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 많은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면 심리학만 잘 공부한다면 내 생활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 같다.

좀처럼 돈이 모이지 않아 고민일 때도 이 책이 도움이 된다고 하니 더 흥미로웠다.

그래서 5장 <어떻게 해야 경제생활이 술술 풀릴까?>는 더 관심 있게 정독했다.

그중에서도 <돈 모으기에 독이 되는 신용카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효과적으로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소비를 줄이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지갑 속에 카드가 있으면 쓰고 싶어지기 때문이란다.

뉴욕대학교의 프리야 라구비르가 신용카드 사용 여부가 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새로 개업한 음식점에서 신용카드 사용 가능 여부를 알려주며 어느 정도 금액으로 식사하겠냐는 질문을 한다. 실험 결과 신용카드 사용 가능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겠다고 답했다.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면 과소비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휴대폰만 있으면 신용카드 사용이 자유로워진 요즘은 소비를 줄이기가 더 힘들어졌다. 그래도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일단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등 신용카드 사용을 제한하는 습관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건강의 핵심은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는 내용도 인상 깊었다.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면서 나도 이제 늙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이런 마음 때문에 더 빨리 노화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이제부터 나도 아직 젊다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에서 알려준 팁도 잘 활용해서 젊음을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직 기력이 넘친다고 믿으면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진다고 하니까 말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좋았다.

심리학이 이렇게 다양한 면에서 실생활에 활용된다는 점이 놀라웠다.

제목처럼 내 옆에 두고 자주 읽으면서 써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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