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문자 메시지의 간격 사이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때르릉 전화를 걸었음에도 차마 받지조차 못하는 사람이다. 목이 쉬어서, 입을 열기가 힘들어서라는 문자가 뒤늦게 도착했고, 보이지 않는 눈물이 어디선가 뚝뚝 떨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건은 꼬리를 물고 자꾸 커져만 가고,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수위를 진작에 넘어섰음에도 전전긍긍하기만 했던 사람은 일이 커다래지고나서야 뒤늦게 문자로 고백을 한다. 그것도 내가 협박과 위로와 걱정을 적당량 섞어가면서 문자를 계속 보내고 나서.
이제 그 사람은 편할 것이다. 뒤에 남겨진 언니와 나는 일수습하느라 이제부터 뼛골이 휠 것이다. 그것도 부모의 걱정을 피해서 몰래 해야겠지. 그 사람 역시 가족이니까. 그래서 미움에도 불구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더 크다. 저번주에는 일 년만엔가 영양제도 챙겨서 우편으로 보내줬다. 사건은 사건이고, 가족은 가족이니까.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준 건지 모르겠지만, 암튼 난 그 사람이 가장 미울 때 가장 많이 챙겨준 셈이다.
그날 이후로 몇 일이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잠을 도통 이룰 수가 없다. 집마저 임시로 작은 아파트에 있는지라 소음 때문에 밤이 늘 괴롭다. 조금만 더 참아보고 버티기 힘들어지면 수면제라도 먹어봐야 되겠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한 나날이 연속이지만 약국에 와서 방긋거리는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미소를 찾는다.
전화로 박카스 박스떼기 있냐고 묻는 사람들은 빼고...아유..참..(말을 말자..ㅠ.ㅠ) 이래저래 힘든 시간이다. 빨랑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지만, 그럴수록 시간은 더디게 갈 뿐이고! 그나마 매일 밤 퇴근 후 하는 공부가 위안이다. 학생때도 안 하던 공부를 뒤늦게 열씨미 하는건 누구? 덕분이다. ㅋ 내 욕을 많이 해 준 덕분에 나는 정말로 반성하고 공부를 한다. 욕이란게 이렇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하 ^^; (ㅎㅎ 추가로,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김곰치의 '빛'이다. 이 책에 신나는 욕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줏어듣고 열씨미 아껴가면서 읽고 있다. )
이제 곧 여름 공연들이 시작된다. 더운 여름, 난 악기들과 같이 보내야겠다. 내년엔 저 너른 초원에서 악기를 하나 들고 불 수 있을까? ㅋ 기왕이면 하늘하늘거리는 치마랑 같이 셋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