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 소설을 쓸 생각을 했고, 결국 3권까지 나오는 있는 <1Q84>와 하루키. 제목에 이미 그 내용이 다 들어있었고, 하루키는 그저 제목에서 그 내용을 끄집어내기만 하면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제대로, 잘 끄집어내느냐 하는 것이겠고, 그건 작가의 역량에 속하는 부분일테다. 

작가가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물론 아파트를 짓듯이 차근차근 계획대로 글을 써내려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루키의 표현처럼 제목만으로, 단어 하나만으로 이야기를 자아낼 수 있는 스타일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아무래도 후자에 가깝다.  

근사한 생각이 떠올라 머리속에서 요리조리 내용을 정리해봤자 막상 글로 옮기려 들면 한 줄도 못 쓰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단어 하나로 줄줄이 글이 쏟아지는 적도 있으니 말이다. 이영진 시인의 시도 읽고나서 그 감동을 '저수지'란 단어 하나에 집중했는데 글이 저절로 써졌다. 글을 쓰려고 생각했을때만해도 학창시절의 기억은 머리 속에 있지도 않았으나 글을 써내려감과 동시에 숨어있던 기억이 떠올랐고 글로 옮겨져버렸다.   

글을 다 쓰고나서는 혼자서 계속 갸웃거리고 있다. 단어에는 어떤 힘이 있길래 저절로 글이 되게 하는 걸까.

(퇴근해야해서, 나중에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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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7 0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7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9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6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