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땡이 무당 아지매는
오늘도 점을 보지 않는다
신빨이 다 떨어진 무당 아지매는
요새 어느 식당에 일을 나간다
얼마전에는 맹인딸을 둔 구십노파의
집에 도우미를 나갔다
또 그 얼마전에는 시골축제에 점포를 얻은
사촌오빠의 일을 도와 전을 부쳤다
뚱땡이 무당 아지매는
오늘도 병원 순례를 한다
늙고 나이드니 안 아픈데가 없고
신내린지 오래된 몸이라 더더욱 아프다
병원을 나와 단골약국에 들르니
약국아가씨가 반가이 맞아준다
의자에 걸터앉아 잠시의 시름을 잊는다
이 약이 또 한 달간 나를 지켜줄테지
무당 아지매 집 담벼락에
높다랗게 세워진
대나무가 홀로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