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책 -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들이 꼽은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들
존 코널리 외 엮음, 김용언 옮김 / 책세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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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을 찾아서>를 읽었을 때 그 공저자들이 소개하는 책을 읽고 싶지 않았던 건 정말 그들이 글을 못 써서였는가. <죽이는 책>에 나오는 책들 중에는 내가 읽은 책도 몇 권 되고 못 읽은 책은 훨씬 많고 그 중에서 몇 권은 영미권으로 넘어가도 구하기 힘든 책이라는 뉘앙스로 쓰여 있는 책들도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몽땅 재미있어 보일 수가 있는가. 


내가 외국 작가가 하는 말은 더 귀 기울여 듣는 사대주의자일 수도 있고, 미스터리라는 장르 특성상 소개 대상 책이 재미가 없을 수가 없지 않냐는 반론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하여간 생각할 수 있는 여러, 모든 반론들을 감안하고 보아도 <죽이는 책> 쪽이 훨씬 재미있는 것이다. 책 소개서로도, 독립된 하나의 책으로도. 


그냥 봐도 재미있고, 미스터리 소설 팬이 본다면 백 배는 더 재미있을 것이다. 

이 소설 속에서 괜찮은 사람들은 다들 너무 품위를 지키는 게 문제다. 그들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자기 잇속만 챙기는 실용주의자들과 자기 연민에 뒤범벅이 된 괴물들이 옆에서 함께 헤엄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괜찮은 사람들은 쉽게 살아남지 못한다. 소설 속 악당들은 대부분 자신이 크게 비난받을 게 없는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저지른 대학살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어떤 사안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행위이자 부수적인 결과였을 뿐이다. 그들은 나쁜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불편한 감정을 계속 느끼기보다 제거하는 쪽을 선호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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