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된 사람들 - 아홉 명의 아동 성범죄자를 만나다
패멀라 D. 슐츠 지음,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옮김 / 이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 성폭력을 겪은 사회학자가 아동성폭력범들을 인터뷰하고 분석한 책이다. 아동성폭력범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반론에 대해 저자는 '그들을 괴물로 타자화시키면 문제는 더욱 파편화된다. 가해자들을 이해하는 것도 범죄의 예방에 필요하다'고 꿋꿋이 반응한다. 


가장 끔찍했던 에피소드는, 남성 범죄자가 5세에 여자사촌에게 섹스(이 책에서는 삽입섹스보다 더 넓은 함의를 가진다.)하자는 제의를 받고 행위를 했다는 일화였다. 알고보니 삼촌이 사촌 자매들을 다 건드렸던 것이다. 5세 여자애는 아버지가 '좋은 것'이라고 세뇌했던 걸 사촌과 한번 해보고 싶었겠고.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싶었다. 그리고 부모나 아는 사람에게 아동성폭력 피해를 증언해도 그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 전에는 '지워져 버리는' 장면들도 너무 자주 있는 일이라 소름이 끼쳤다. 아동성폭력 피해자가 나이를 먹으며 가해자가 되는 현상에 대해서는...그저 한숨만 나왔다. 혐오나 폭력은 정말 감염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아동성폭력도 마찬가지고.


또, '아동이 조금만 거부감을 느끼거나 반항하는 것 같으면 (진도를) 멈췄다. 나는 동의 하에만 했다'는 가해자 이야기도 소름끼쳤다. 이 사람 우리나라에서는 무죄나 훈방, 집행유예 정도로 풀려났을 것 같은데. 멀쩡히 일상생활 잘 영위하며 누군가의 딸이나 아들 머리를 귀엽다고 쓰다듬을 것 같은데. 


하나 아쉬운 것은 여성 가해자의 이야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수적으로도 훨씬 적고 정형성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이 책에서 볼 수 있듯이 아동이 아동을 유혹하거나 청소년이 아동을 유혹하는 데는 남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 범죄자들이 만들어지는 구조와 그들의 심리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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