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이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신호의 비밀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상당히 기대를 하면서 샀기에 오히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책이었다. 인터넷 검색 엔진을 이용해 데이터를 모았다는 것은 기발하고 신뢰도 가는 방법이지만, 큰 방향은 '남자는 하룻밤, 여자는 평생을 노린다'는 전통적인 고정관념과 그다지 떨어져 있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MILF(35~50세 여성)에 대한 남자들의 선호는 흥미로웠다. 미디어건 성매매건 거의 다 페도파일들의 취향에 맞추어졌고, 35~50세 여성은 육아나 직장(때로는 둘 다) 때문에 20대처럼 자유분방한 연애가 힘든 나라에 살고 있으면 35~50세 여성을 남자들이 여성으로 본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고 있을 때가 많다. 심지어 '할머니 포르노'를 검색하는 남자들이 많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한편 '부녀자, 후죠시' 등의 말을 들어는 보았지만 슬래시 픽션(책에서는 '게이 에로 로맨스 소설'이라고 설명한다)이 그토록 인기라는 것도 신기했다. <트와일라잇>은 예상했는데 <해리 포터>가 슬래시 픽션의 원본이 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것도. 


'킨제이 보고서'가 사회에 던졌던 엄청난 충격 같은 것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하겠지만, 남녀 욕망의 차이와 소소한 변천사를 보고 싶으면 딱인 것 같다.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성적 신호 패턴에 반응한다. 그중 어떤 것은 남성적이고, 어떤 것은 여성적이며, 어떤 것은 고정되어 있고, 어떤 것은 융통성이 있다. 신호는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고, 또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끝없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성 정체성에 딱히 이름을 붙이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 모든 성적 쾌감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닌 성적 신호인 것만은 분명하며, 이 생물학적 신호는 한정되어 있고 파악이 가능하다. 우리를 속박하면서도, 또 우리를 자유롭게 풀어줄 수도 있는 것이 우리의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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