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할로우 시티 : 페러그린 02 페러그린 시리즈 2
랜섬 릭스 지음, 이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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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삼부작에서 제일 잘 썼다고 생각하는 책을 꼽으라면 2부 <할로우 시티>를 꼽겠다. 하지만 제일 끔찍한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페러그린을 마법에서 구하기 위해 공습 중인 런던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그들은 인간의 악의와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악의, 전쟁의 참상 속을 헤매게 된다. 이 부분의 묘사가 매우 현실적이어서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고 찾아낸 진실은 아이들의 희망을 전부 배반한다. 


1권 감상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소설은 환상을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서 피곤하다. '우리 편'이 아닌 떠도는 이상한 아이들이나 적의 이상한 아이들은 전쟁통에 언제 마주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전쟁고아들과 별 다를 것이 없다. 사방을 경계해야 한다. 누구를 믿느냐 안 믿느냐 하는 결정은 '우리'에게도 '상대'에게도 목숨을 좌우할 수 있는 크나큰 문제이다. 


읽는 동안 계속 피곤했다. 공습 중의 런던도, 점점 삭막해지고 망가져가는 타임 루프와 환상세계도. 

군복을 입은 이 악당들은 짐승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이 통제하는 할로우보다 더 괴물 같은 놈들이었다. 와이트는 사고할 수 있는 이성이 있는데도 세상을 파괴하는 데 그 이성을 사용하고 있었다. 살아 있는 것을 죽은 것으로 만드는 일에. 도대체 뭘 위해서일까. 그들 자신이 조금 더 살기 위해서였다. 그들을 둘러싼 세상, 그리고 그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이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 생명체들에 대한 지배력을 조금이라도 더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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