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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 페러그린 01 ㅣ 페러그린 시리즈 1
랜섬 릭스 지음, 이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4년 10월
평점 :
판타지 소설? SF 소설? 뭐 영미권에서는 SF/F라고 하니까 판타지나 SF나 그렇게 뚜렷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건 맞는데, 묘한 소설이기는 했다. 읽을 때는 판타지를 보는 느낌으로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익숙한 장치들은 옛날 SF에서 흔히 보던 것들이다. 초능력자들. 타임 루프. 투명인간. 반대편에서는 할로개스트와 임브린의 변신이 판타지로 균형을 잡는다.
작가의 필력이 뛰어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지만, 소설이 묘하게 현실적이라 읽고 나서 기분이 비릿하다. 제이콥이 가족들과 맺고 있는 관계, 제이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관계, 부자 어머니와 결혼한 직업 없는 아버지의 자괴감과 끈기 없음 같은 것들. 판타지 소설을 볼 때는 현실에서 잠깐 벗어나는 맛도 있는 건데, 이 소설은 가상세계마저도 현실과 가깝다. 매우 가깝다.
별 다섯 개를 받아 마땅한 소설이다. 내 취향에 안 맞아서 그렇지.
별들도 시간여행자들이었다. 저 오래된 별들 중 얼마나 많은 별들이 이제는 죽어버린 태양의 마지막 메아리일까. 이미 태어났지만 아직 이곳까지 닿지 않은 빛은 또 얼마나 많을까. 만약 우리의 태양 말고 다른 모든 태양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생이 다해야 이 우주에 오직 우리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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