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황제와 여기사 - 블랙라벨클럽 027 (총4권/완결)
안경원숭이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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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로맨스를 즐겁게, 몰입해서 읽었던 것은 30년 전쯤 된다. 그때는 하이퀸과 할리퀸이 동네 문방구(대여점 노릇을 하는)를 점령한 시절이었다. 그 후 내가 직접 연애를 하면서부터는 손발이 오그라들어 로맨스를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황제와 여기사>를 읽게 되었다. 


오...한국 로맨스 여기까지 왔구나! 내가 읽던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표현 좋고, 상상력도 대담하고, 무엇보다도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는다. 게다가 연애권력의 발생과 이동을 그리는 장르인 로맨스가 내포하기 쉬운 언피씨한 부분도 없다. 그렇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로맨스다! 나는 <이갈리아의 딸들>보다 <황제와 여기사>에 점수를 더 주겠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있음**



1권 끝에 남주가 여주에게 반하는데, 그 뒤 결말까지 가는 길이 전혀 지겹지 않다. 인물은 각자 자신의 현실적인 문제와 진지하게 씨름한다. 맨 마지막 룩소스 1세의 프로포즈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제국 법전의 초안이라니! 제국의 시공간을 통째로 들어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치는 거 아닌가! 내가 본 (얼마 안 되는) 로맨스 중에서 가장 통 큰 프로포즈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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