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종의 기원 이펙트 - 인류 탄생의 과학적 분석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10 그레이트 이펙트 1
재닛 브라운 지음, 이한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처음에는 <~ 이펙트>라는 말이 붙은 다른 책들처럼 '우리 삶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좀 읽다가 '어? 이건 그냥 다윈 전기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과연, 작가는 다윈 전기를 두 편이나 쓴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전기와는 또 다른 품세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절반 정도 읽고서야 깨달았다. 아, 내가 지금 150년 전 영국의 지식인층이 모두 참전했던 키배 이야기를 읽고 있구나!!!


교과서에서 배운 것 외에 딱히 진화생물학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다윈이 마법사의 모자에서 <종의 기원>을 짠~ 하고 꺼낸 것이 아니고, 다윈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그 사후까지 진화론의 일진일퇴를 보여주는 맛이 흥미진진했다. 진화론 때문에 실제로 다치고 죽은 사람들 생각하면 좀 과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한 편의 명승부를 관람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진화론, 사상사, 생물학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야 할 책이다. 얇은 두께에 비해 내용이 튼실하고 읽기도 좋다. 우리나라 유학자들의 키배도 이런 식으로 기록되어 그것이 당시 그 사회에서 무슨 의미였는지, 지금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는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말하던 도중에 헉슬리를 돌아보면서 익살맞게 물었다. "헉슬리 씨는 유인원을 당신의 부계와 모계 중 어디에 넣으셨을까요?"
청중은 피비린내를 맡았다. 헉슬리도 마찬가지였다. ...(중략)...그는 "엄숙한 과학 토론에 조롱거리를 들여오신 분보다는 차라리 보잘것없는 유인원을 할아버지로 모시렵니다."라는 말로 최종 공격을 가했다. 청중은 갈채를 보냈고, 헉슬리가 주교보다는 유인원을 할아버지로 삼을 것임을 확신한 채 떠났다. 그들은 교회와 과학 사이에 벌어질 거대한 충돌의 축소판을 목격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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