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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 - 문화인류학자 케이트 폭스의 영국.영국문화 읽기
케이트 폭스 지음, 권석하 옮김 / 학고재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내가 책의 별점을 나만의 기준으로 굉장히 짜게 매기는 사람이라, 올 1~3월처럼 별 다섯 개짜리 리뷰를 계속 쓰고 있다는 말은 나름 세심하게 고른 책들이 계속 홈런을 날리고 있다는 뜻이다.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데는 시간이 들지만, 별 다섯 개가 마구 튈 때는 역시 기분이 좋다. ^^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영국 사회를 문화인륫학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난 문화인류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이 얼마나 문화인류학 연구방법의 정석을 따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의 입담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길고 재미난 수다를 듣는 것처럼 부담없이 읽힌다(이 말은 물론, 어떤 사람은 중언부언으로 느끼리라는 말이다). 그리고 문화인류학자 언니와 사회학자 자매라니, 만나서 수다 떨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케이트 폭스는 '영국인다움'의 정수를 '사교불편증'이라고 정의한다. 내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쑥스러움의 문화'이다. 쑥스러우니까 많은 의례를 정규화하고, 하지만 인간 관계에서는 그 정규화할 수 없는 부분이 언제나 생기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발발하면 더 쑥스러워서 어쩔 줄을 모르는 것.
저자는 한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어쩌면 나일지도 모르는 사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우스우면서도 정겨웠다. 후기에서 역자가 '다른 나라 사람 읽으라고 쓴 책이라기보다는 영국인들끼리 돌려 읽으며 낄낄거리는 책'이라고 평했던데 과연 그런 것 같다. 케이트 폭스가 다음에는 SNS 문화를 분석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살짝 머리를 든다. 그것도 엄청나게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