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나는 건축이나 지도, 시각적인 재현에 상당히 약하다. 그리고 나와 책 취향이 꽤 비슷한 지인이 '재미없다'고 한 책이기도 해서, 별 기대 없이 집어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R모사에서 대여한 이북이라 대여기간 끝나기 전에 읽고 싶었다. 이북을 대여하면 이 점이 좋은 것 같다. 책이라는 물성이 책장 한귀퉁이를 차지하고 있거나, 어찌됐든 도서관에 가면 빌릴 수 있는 것과는 달라서, 대여기간 직전에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읽게 된다. 


그런데 기대 없이 집어든 것 치고는, 와우, 상당하다. 공간에 별 감각이 없는 나인데도 어느새 체코와 그곳의 건물과 역사에 대한 작가의 열정에 휩쓸려든다. 카프카의 <성>이 생각나기도 하고, 마지막의 반전은 아주 정치적이면서도 체코식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르소설 팬으로서 '범죄스릴러'를 기대하고 든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많지만, 카프카나 중남미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의 팬이라면 꼭 읽기를 권한다. 


살면서 앞으로 프라하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만약 가게 된다면 프라하 지도를 펴 놓고 이 책을 한 번 읽고, 다녀와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별을 하나 뺀 것은, 체코와 프라하의 역사와 지리 등 배경지식이 없어서 충분히 책을 맛보지 못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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