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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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10년 만의 후기'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그래서 자신이 한때 자동차 부품회사 엔지니어였던 경험과 자동차하면 '교통사고'라는 생각에서 자신의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작품이고, 그것이 다시 10여 년이 흘러서 중판이 된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자신도 참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며, 문학지망생들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
우리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자신이 교통사고에 연관된 적이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교통사고라는 것이 자칫하면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기도 한다. 특히, 사망자가 있고 목격자가 없으면 그런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교통사고의 목격자들은 경찰서에 불려 다니면서 귀찮아지는 것이 싫어서 신고를 기피하기도 한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교통법규에도 문제가 있어서 가해자가 억울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바로  '교통경찰의 밤'은 이런 교통사고 현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처리하는 경찰의 모습과 함께 사고 뒷이야기들이 소개된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에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이 숨겨져 있다. 한마디로 '한치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가 한 편, 한 편을 읽을때만다 소름끼치듯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한 두 작품을 읽다보면 섣부른 결말을 생각할 수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추리소설의 대가의 글을 읽는 묘미라고나 할까?



☆ 천사의 귀: 교차점에서 일어난 경차와 외제차의 충돌, 오빠는 사망했지만 장님 여동생을 살았다. 사고 직전에 라디오를 통해서 들었던 음악의 가사와 오빠와 나누었던 대화의 시점까지 모두 기억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여동생, 사고후 목격자에 의해서 촬영된 캠코더의 영상에 남아 있는 신호등 색깔. 그속에 함께 남아 있는 건물의 시간. 이것을 가지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별하여야 한다. 여동생의 기적의 힘과 같은 장님 특유의 소리에 대한 감각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누구도 장담하지 마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니까.

왜, 교통경찰 지나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분리대 : 앞차가 급정거와 함께 중앙분리대를 박고 마주오던 차와 충돌했다. 사고후 쏜살같이 앞을 빠져 나가던 차를 목격한 뒷차의 운전자. 앞차는 운송차였고, 자세한 상황판단은 힘들었지만 사망자의 아내는 자신의 끈질긴 추적과 고등학교 시절의 교칙위반이라는 억울한 경우를 당했던 것과 자신의 남편의 사망이 같은 이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교통법규의 모순을 이용하여 가해자는 아무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없다. 피해자의 부인인 '스기누 마아야코'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위험한 초보운전: 골목길에서 앞차가 '초보운전'이라고 속력을 내면서 겁을 준 뒷차 운전자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처리도 없이 가버린 가해자. 피해자는 '단기 기억상실'이란다. 초보 운전자를 놀린 죄, 사고를 방치한 채 내뺀 죄. 그대로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 불법주차 : 눈이 펑펑 내린 날, 골목길에 불법주차를 했다. 다음날 보니 누군가 차를 긁어 놨다. 그런데, 며칠후 자신이 한 행동이라면서 순순히 나타난 가해자.
"아싸" 피해부분이 아닌 부분까지 이 기회에 수리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자꾸 친절을 베푼다. 과연 " 아싸" 하고 소리질렀어야 할까? 당신이 한 불법주차로 인해서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때론 누군가의 생명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 보았는가?
★ 버리지 마세요 : 차창밖으로 던진 쓰레기, 그것이 흉기가 될 수도 있고,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것이다. 캔커피를 창밖으로 던져서 결혼을 앞둔 여자가 한쪽 눈이 실명이 되었다. 가해 차량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하얀색 볼보, 뒤에 유리창에 작은 가스등, 그 차가 지나갔던 그 길.... 이들에게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 거울속으로: 자동차와 자전거의 충돌사건, 그 차에는 올림픽을 앞둔 유명한 마라톤 선수였던 코치가 타고 있었다. 그들은 순순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다.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다. 왜?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과의 연관성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눈에 교통사고 현장이 발견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작품들에는 작가의 재치가 넘쳐 흐른다. 반전의 묘미, 그가 '10년만의 후기'에서 썼듯이 이 작품들을 쓸 당시에 꼼꼼하게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한 작품에 들인 뜨거운 열정은 그 어떤 때와 비교할 수 없다고 한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자만심은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재치 넘치는 작품 구성과 작품 내용은 자만심이 들어가지 않은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래서 그만큼 재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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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퍼레이드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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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기시노 게이고'의 탐정 게릴레오  시리즈 9번 째 이야기이다. 8번 째 시리즈인 <금단의 마술.에서는 유가와 교수가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에 혹시 시리즈가 끝나는가 하는 생각을 한 독자들도 있다.

그런데 <침묵의 퍼레이드>를 통해 돌아 온 유가와 교수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작이나 시리즈는 전편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그 작품만으로 이해가 가능한 작품들이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1. 탐정 갈릴레오 (단편집) 1998

2. 예지몽 (단편집) 2000

3. 용의자 X의 헌신 (장편) 2005

4. 갈릴레오의 고뇌 (단편집 ) 2008

5. 성녀의 구제 (장편) 2008

6. 한 여름의 방정식 (장편) 2011

7. 허상의 어릿광대 ( 단편집) 2015, 개정판

8. 금단의 마술 (장편) 2015 개정판

9. 침묵의 퍼레이드 (장편) 2018

10. 투명한 나선 (장편) 2021

11. 영원의 기억 (2016년 8월 5일, 일본에서만 출간, 유작)

약 30년에 걸쳐서 갈리레오 시리즈가 출간됐는데, '히기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 다른 시리즈들도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워낙 다작의 작가인데, 다양한 장르의 소설 중에서도 추리소설이 흥미롭다고 생각된다. 단편 보다는 장편이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고, 추리소설의 묘미인 '끝날 때가지 끝난 것이 아니다','범인이 누구인지는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 중의 하나가 <침묵의 퍼레이드>이다.

이 등장인물이 범인?, 범행 목적은? 그런데 다시 이야기는 처음으로 되돌아 가서 어떤 새로운 단서와 범행 목적이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다.

<침묵의 퍼레이드>는 기쿠노의 식당 나미키야의 19살 딸이 갑자기 실종된다. 그리고 약 3년 2개월 만에 다른 지역에서 화재로 인하여 2구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1구는 자연사한 할머니, 다른 한 구가 사오리의 사체이다. 사오리는 지방에서 촉망받는 가수 지망생이었는데....

여러 정황으로 하스누마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조사를 받는데, 묵비권에 사인이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불기소된다. 그런데 하스누마는 오래 전에도 모토하시 유나 실종 사건으로 범인으로 재판까지 받았지만 무죄가 확정되고 재판 후에는형사 보상금 등을 받은 인물이다.

유나와 사오리는 하스누마에게 왜 살해 당했을까?

하스누마가 풀려 나면서 뻔뻔스럽게 사오리 가족이 경영하는 나미키야에 나타나니 동네는 어수선해지면서 그를 단죄해야 한다는 여론이 돌게 된다.

그리고 마을 축제인 퍼레이드가 있는 날에 하스누마는 잠자는 채로 사망하게 되니.....

탐정 갈릴레오 유가와 교수가 돌아 왔으니, 사인이나 그 밖의 추리는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시리즈의 영원한 베프인 유가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의 활약이 돋보인다. 물론, 과학적 추론은 실제로 실행에 옮겨진 단서가 되니....

죄는 무겁지만 그를 뒷받침할 살인 물증이 없으면 벌을 줄 수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 법이 정의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가?"

사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범죄로 고통받는 피해자는 자신들이 개인적으로 가해자를 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법정에서, 법원 밖에서 피해자의 가족들은 울부짖는다.

그래도 법은 개인적인 처벌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2개의 간단한 사건이고 범인이 특정되기 때문에 간단하게 이야기가 끝날 것 같은데, 이야기가 한 고비를 넘으면 또다른 이야기가 생성된다. 그리고 그에 따른 범인 가능성의 인물이 부각된다.

살인자 하스누마의 살인에 가담한 사람은 누구, 누구일까, 다수의 사람들이 그의 살인에 직간접적으로 연류된 것은 아닐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치밀한 구성과 인간 심리 그리고 추리의 기본인 트릭으로 흥미로운 추리소설을 한 편 또 썼다. 특히, 그의 유작인 <영원의 기억>이 한국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출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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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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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년에 <방과 후>로 등단한다. 그렇지만 등단 후에 약 10여 년 동안은 무명작가였다. 우연히 <교통경찰의 밤>을 읽은 후에 <방과 후>, <비밀>, <나미야 잡화점의 비밀>등을 읽으면서 신작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작가의 작품들을 읽게 됐다.

그런데 워낙 다작의 작가인지라 데뷔 38년 여 동안에 1년에 2작품 때로는 3작품을 출간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작가의 신작을 읽지 않게 됐다.  그런데 2026년 7월 23일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 한 번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이 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의 유작인 <영원의 기억>을 8월 5일 발매 카운트다운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녹나무의 여신>이다. 이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사실은 2023년에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 <녹나무와 파수꾼> 인데, 누계 판매 100만 부를 돌파했으며 '히기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 첫 손에 꼽힐 정도의 명작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속편으로 2024년 5월에 <녹나무의 여신>이 출간된다. 

<녹나무의 여신>속에 나오는 유키나와 모토야가 그림책을 함께 만드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동화 <소년과 녹나무>도 있다. <녹나무의 여신>에서는 이야기의 일부만 쓰여졌는데, <소년과 녹나무>는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기쁨을 주기 위한 이야기가 완성된 그림책이다. 

<녹나무의 여신>은 레이토라는 청년이 주인공이다.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고 외할머니와 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나, 어머니 마저 세상을 떠난다. 취직을 한 회사에서 바른말을 하다가 퇴직금도 없이 해고를 당하자 억울한 마음에 회사 기계를 훔치다가 절도죄로 잡히게 된다. 이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야나기사와 치후네이다.  이런 이야기는 <녹나무의 여신>의 전편인 <녹나무의 파수꾼>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런데, 전편을 읽지 않고  <녹나무의 여신>을 먼저 읽었지만 '히기사노 게이고'의 소설들이 전편을 안 읽어도 무난하게  시리즈의 후편을 읽을 수 있다. 

레이토는 월향신사의 관리인으로 일하게 되는데, 그곳의 덤불숲 속에는 커다란 녹나무가 있다. 초하룻날과 보름날 밤에는 녹나무의 나무 기둥의 동굴 속에서 밀초를 켜놓고 녹나무에 염원을 새기면 예념이고, 이를 받으면 수념이라고 한다. 예념자와 수념자를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는 것이 파수꾼의 업무이다. 

그런데 어느날 소녀 유키나가 동생들과 함께 와서 자신이 쓴 시집을 신사에서 팔도록 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 초하룻날 밤에 예불을 드리러 온 사람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공교롭게도 마을에서는 강도 치상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과 함께 소녀 유키나와 기억장애를 앓고 있는 모토야가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이 나온다.

유키나의 시에 모토야의 그림, 그림책이 완성되면서 주민회관에서 <녹나무와 소년>의 낭독회가 열린다. 낭독을 맡은 사람은 기억이 사라지고 있는 치후네이다. 

레이토는 잠을 자고 일어나면 그 이전의 일은 모두 잊어 버리는 기억 장애를 가진 모토야가 기억을 잃기 전에 가장 행복했던 추억의 한 장면이 매실 찹쌀떡의 맛을 되찾아 주기도 한다. 

이 소설은 너무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물론, 기억장애를 앓고 있는 시한부 인생이 모토야, 뇌 질병을 가진 엄마의 병원비로 인해 경제적 궁핍에 처한 유키나. 어릴 적 불우한 가정  형편의 레이토, 치매가 아니라 인지 장애라고 주장하는 치후네....

안타까운 사연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런 힘겨운 삶 속에서도 미래가 아닌 지금이 중요하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인식시켜 준다. 



" 소년은 말했습니다. 부탁이 있습니다. 나의 미래를 보여주세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그러자 여신은 물었습니다. 미래라면 아주 여러 개가 있단다. 너는 그중에 어떤 미래가 보고 싶은 것이냐. 1년 후? 10년 후? 아니면 한참 지나서 100년 후인가. 좋아. 그걸로 하자. 소녀은 여신님, 10년 후의 미래를 보여 주세요. 하고 말했습니다. 여신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았다. 그러면 10년 후의 너의 모습을 보여 주마, 똑똑히 그 눈에 새겨 두도록 하여라. (...) 여신이 신비한 주문을 외우자 소년의 눈앞에 길이 나타난 것입니다. 언젠가 지나온 듯한 기나긴 길이었다. 그곳을 한 남자가 걷고 있다. 찬찬히 바라보니 그는 어른이 된 소년의 모습이었다. 10년 후인 것이다. 

" 소년은 10년 후의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러자 남자는 대답했습니다. 응, 지금 나는 미래를 보여 주는 여신을 찾고 있어. 지금까지 살아 오는 동안 좋은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미래를 알고 싶은 거란다. 그러자 소년은 깜짝 놀랐습니다. 이래서야 지금의 나와 완전히 똑같지 않은가.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지 않은가. 여신님, 좀 더 나중의 미래를 보여 주세요. " (p.p. 351~352)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 40년 후.....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인간은 언제나 길을 찾아 헤맨다. 인간에게는 미래를 아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이 무엇일까?


" 미래를 아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이니라. (...)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후회하는 것에 아무 의미도 없다. 그것은 모두 지나간 일이기 때문이다. (...) 지금 네가 존재하는 것을 고마워하고 감사하라. 그리하면 어제의 일이 마음에 걸리지 아니하고 내일의 일 또한 불안하지 않으리라 " (p.p. 354~355)

소설 속의 또다른 시집의 내용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것이다.

특히, 불우한 삶의 한가운데에서 힘겨워 하는 유키나와 모토야 그리고 치후네 등.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존재하는 것을 고마워하고 감사하는 것, 내일의 일에 불안해 하지 말자. 

너무나도 소중한 것을 마음 속에 새기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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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소 소설 ㅣ 대환장 웃음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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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다작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시리즈로 나온 소설들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 <대환장 웃음 시리즈>가 있는데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괴소 소설, 2권은 독소 소설, 3권은 흑소 소설, 4권은 왜소 소설이다. 괴소, 독소, 흑소, 왜소 이런 단어들이 생소하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미스터리 소설의 제왕이라 할 정도로 추리 소설을 많이 썼다. 

그런데 <대환장 웃음 시리즈>는 유머소설로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서 웃음을 자아내야 하는 특징을 가진다. 

작가는 1995년에 <괴소 소설>을 시작으로 유머 소설이라는 장르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게 된다. 사회의 모순이나 부조리를 비판하면서 독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유머 소설의 도전이 작가를 새롭게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왜소'란 '비뚤어진 웃음' 즉, 냉소 또는 쓴웃음을 말한다. 

소설은 12편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단편으로 읽어도 무방할 정도로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넓게 보면 12편의 이야기는 모여서 1편의 장편소설이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명탐정의 법칙>에서는 추리 소설 작가라면 구태여 밝히고 싶지 않은 추리 소설 속의 트릭을 적나라하게 밝혔듯이 <왜소 소설>에서는 책과 관련된 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밝힌다.

'큐에이'출판사에서 일어나는 작가, 베스트셀러 만들기, 편집자와 작가의 관계, 문예지, 문학상,  출판계 내부의 비리, 책의 판매 부수 등을 숨김없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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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왈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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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니가 다시 전생으로 돌아간다. 3번 째 전생 체험이지만 6번째 전생이다. 첫 번 째 전생은 12만 년 전의 네안데르탈인으로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생이 마감됐고, 두 번 째 전생은 기원전 2340년에 수메르 왕국에서 도공이자 삽화가였다. 그곳에서의 외제니의 활약도 컸었는데

6번 째 전생은 이집트 파라오 아케나톤의 시대이다. 여기에서의 활약은 지식의 사원 건립에 큰 역할을 하지만 파라오가 독살되면서 지식의 사원은 잿더미가 된다.

지금까지의 외제니의 전생은 문화적 발전에 큰 업적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사후에 대천사의 심판을 받는 과정에서 영혼의 무게가 6점 이상을 받으면서 피타고라스의 생을 살게 된다. 여기에서 그녀는 비로소 남자로 환생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며칠 안 남은 아포칼립스이다. 사회는 믿음이 무너지고 이성은 증오의 도구가 되고 정치인들은 대학생들을 이용하여 선동을 일삼는다.

여기에서 소르본 대학의 소동이 일어나게 되는데, 르네 교수가 스페인에서 빌려 온 <쾌락의 정원>이 타겟이 된다. 이 그림을 불태우면서 여론을 선동하자는 계획인데....

외제니는 이를 막기 위해서 그녀의 전생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전생 체험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이 그동안 인류가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을 했으며, 그들이 인류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런데 그런 세계를 무너뜨린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역사를 통해서 우린 그런 것들을 배워야 한다. 

"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인 자유 의지 때문이에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백과 사전>에서 읽어 알고 있겠지만,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세 가지의 영향하에 놓여요. 25페선트의 유전, 25페센트의 카르마, 그리고 50퍼센트의 자유 의지,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유의지를 통해 무엇을 우선시할 것인지 정하게 돼요. (...) " (p. 334)

우리의 정치 현실은 어떨까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있다. 

" 프랑스에서는 극우가 초극우가 되고 극좌가 초극좌가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양 진영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소셜 네트워크에 버즈를 일으키기 위해 경쟁하듯 자극적인 선동과 도발을 일삼고 있죠 " (p. 288)

" 그런 자들이 왜 오늘날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예전에는 극좌와 극우 정당에 사람들이 거부감을 너꼈어요. 그들의 극단성이 싫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좌우가 경쟁을 ㅂㄹ이며 폭주하고 있어요. 신나치주의 초극우 세력과 신스탈린주의 초극좌 세력의 출현이 그 증거죠. 이들은 과거 두 전체주의 체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완전이 벗어났어요. 종교도 마찬가지예요. (...)"   (p. 336)

" 우리는 인류의 화해 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자연과의 화해도 생각해야 해요. 그런데 환경주의자들이 책임을 방기한 채 <직업 정치인>의 정치만 하고 있으니 안타깝네요. 지방 자치 단체장들도 마찬가지에요. 권력을 잡는 순간부터 다음 선거를 생각하죠. 그러니 선심성 정책만 내놓고 여론 선동에 열을 올릴 수 밖에... " (p.339)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한국 사랑은 <영혼의 왈츠>에서도 나타난다.

외제니가 아카샤 도서관에 가서 천사 사서를 만나게 되는 장면에서 한국의 천재 화가 김정기와 천재 그래픽 노블 작가 장 지로의 책이 함께 꽂혀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열심히 작업 중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작가인 에드몽 웰즈 (베르나르가 만든 가상의 인물)를 한 장면 끼워 넣는 센스도 있다. 

하기야 베르나르의 소설 속에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니까. 

<영혼의 왈츠>를 읽으면서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천재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각 분야에 걸쳐서 박학다식하다. 그의 소설은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개미, 뇌 등에서 끝날 줄 알았던 과학적 지식은 앞으로도 쭈욱 이어 나갈 것이다.

<영혼의 왈츠>는 단순히 세계의 종말, 전생 체험이 아닌 오늘날의 세계를 비추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까지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책 속에 등장하는 <쾌락의 정원>에 대하여 **

그림의 왼쪽은 에덴 동산, 중앙은 인간 세계, 오른쪽은 지옥으로 이어지는 세 폭화이다. 

세 패널은 하나의 지평선으로 연결되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창조의 세계가 지옥으로 뒤집힌다.

제단화의 형식을 빌렸지만 교회 제단을 위해 제작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1517년 브뤼셀의 나사우 궁전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궁정 사람들이 펼쳐 놓고  대화를 나누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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