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100권이 훌쩍 넘기 때문에 그냥 손 잡히는 대로 읽다 보면 무슨 무슨 시리즈 라는 것을 알게 된다.

<블랙 쇼맨> 시리즈가 있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인데 책에 실린 3편의 소설은 시리즈 1권을 읽지 않아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는 어떤 책이든 별로 전편을 읽지 않아도 되기는 하지만 전편을 읽으면 훨씬 이야기의 전개를 이해하기가 쉽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은 <블랙 쇼맨>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새로운 시리즈에서 이야기를 추리하는 역할을 맡은 전직 마술사 다케시와 마요의 관계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 준다. 

다케시는 마요의 아버지이자 형인 가미오 에이치와 오랜만에 이 이야기에서만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활약으로 아버지의 살인자를 잡게 된다.

마요는 건축사로 부동산 회사의 맨션 인테리어 리모델링 분야에서 일한다. 같은 회사의 겐타와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마요의 아버지는 중학교 국어 교사로 정년 퇴직을 했는데, 며칠 후에 마요의 동창생들이 여는 동창회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일요일 밤, 도쿄에 갔다 온 후에 집 뒤에서 살해된 것이다. 이곳은 조용하고 평범한 시골 마을이니 타지 사람에 의해서 살해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찰의 현장 검증시에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의 동생, 범상치 않은 추리력을 발휘하면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오래 전에 미국으로 가서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술사로 활약을 하기도 했는데....

마을을 둘러 싼 이해 관계는 어떤 것이 있을까. 마요의 중학교 시절의 친구들은 에이치 선생님의 부음을 듣고 장례식장에 모여 들고, 마침 며칠 후의 동창회까지 있으니....

계획 살인일까, 우발적인 살인일까. 

아무래도 마요의 동창이자 피해자인 에이치 선생님의 제자 중에 누군가가 범인일 확률은 높아진다.

이 이야기의 배경에는 코로나 패더믹이 있다. 코로나 시기의 현실 마저 생생하게 담겨 있어서 그 당시의 힘겨웠던 이야기들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550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의 소설이지만 지루한지 모르고 몰입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새로운 시리즈로 <블랙 쇼맨> 시리즈를 기획하고 3권까지를 출간했다. 

그 많은 작품들에 대한 열정은 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랙 쇼맨> 시리즈는

1편 : 블랙 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

2편 :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3편: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이 치밀한 구성과 트릭으로 끝까지 읽기까지는 결말을 추측하기가 힘들다. 

<블랙 쇼맨>시리즈도 어떤 권을 먼저 읽어도 내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2편인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에는 3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맨션의 여자>, <위기의 여자>, <환상의 여자>인데, 사건이 간결하기 때문에 가볍게 읽기 좋은 추리소설이다.

3편의 소설에서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도쿄의 구석진 골목의 간판도 없는 비밀 바 트랩 핸드의 바텐더 가미오 다케시이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물리학 교수인 탐정와는 다르지만 나름대로 추리력이 뛰어난 바텐더의 활약이 기대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마술쇼에서 수많은 관객의 예리한 눈을 피해 매력적인 쇼맨십을 보여주는 것에서 착안한 새로운 캐릭터가 바텐더 가미오 다케시이다.

첫 번 째 작품인 <맨션의 여자>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상속녀가 이사갈 집의 인테리어를 의뢰하는데 어딘가 모르게 사연을 숨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 차이가 많은 노인과의 결혼, 그리고 몇 년 후의 사별, 사별 후의 이사....

그런데, 그녀는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살다가, 어머니의 죽음 후에 보육원에서 오빠와 함께 자랐다고 하는데,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오빠가 나타나서 아버지의 간호 비용을 부담하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다시 나타나서는 자신의 친 동생이 아니라고 하니....

진실은 무엇일까? 그는 남편의 유산을 지킬 수 있을까?

자신의 인생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의 인생으로 새 출발을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두 번 째 이야기는 <위기의 여자>

결혼 사이트에서 만난 남녀의 바에서 첫 만남을 가진다. 여자는 하와이에 별장을 가졌다는 남자의 재력에 호기심을 가지는데, 바텐더 가미오의 예리한 관찰로 위험에 처할 뻔 한 여자를 구한다는 내용.

그런데 이 이야기의 여자는 세 번 쩨 이야기에서 카메오처럼 등장한다.

세 번 째 이야기는 < 환상의 여자>

첫 만남은 치과 의사와 환자, 두 번  째 만남은 의류판매 판매원과 고객.

치과의사는 낮에는 진료, 밤에는 우드 베이스 연주자. 

남자는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혼 후에 여자와 재혼을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을 하기 반 년 전에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2년 후, 너무도 믿기 어려운 상황에 마주치게 되는데....

이 세 편의 이야기는 추리소설이라기에는 가벼운 이야기들이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이 함께 한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잔인한 살인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주변 사람이 있다면 그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그런 느낌의 짧은 이야기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가 사라졌다! 풀빛 그림 아이
서휘 지음 / 풀빛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가 사라졌다>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서휘'의 첫 번 째 그림책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에서 이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썰물로 사라진 바다를 보는 아이들의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야기이다. 아직 밀물과 썰물의 원리를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즐겁게 뛰놀던 바닷가의 물이 사라지고 모래가 드러나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림책의 주인공은 아이들이 아닌 물고기들이다. 동동 마을의 물고기 두두는 호기심이 많은 모험가 기질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겁이 많은 친구 물고기 모모에게 집게 바위에 가보자고 한다.



그곳은 아주 멀어서 동동 마을에서는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두두는 모모에게 그곳은 아주 신기하고 재밌는 곳이라고 말한다. 

정말 신기한 곳이다.그들이 살던 곳에서는 보지 못했던 문어, 맛조개, 다슬기...

신나게 놀다 보니 " 바다가 사라졌다!!"   모모는 겁에 질려서 울고 만다.



" 왜 바다가 사라졌을까?

상어 목욕탕 마개가 빠졌을까, 갈매기가 목이 말라서 물을 다 마셔 버렸을까, 외계인이 훔쳐 갔을까, 청소할 동안에 바닷물을 가져 갔을까

만약에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놀다가 물이 저 멀리까지 빠지고 한참 후에 파도소리와 함께 쏴아아~ 쏴아아~



물이 다시 들어 온다면, 부모님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그 많은 바닷물은 어디로 사라졌다가 어디에서 다시 밀려 오는 것일까요?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잔잔한 파스텔톤의 색감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물고기들이 나오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아직 글자를 몰라도 그림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해 지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의 긍금증은 무궁무진하기에 이 책을 함께 읽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이야기를 들려 주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흔들릴 때마다 나는 빅터 프랭클을 읽었다 - 아무도 나를 구원할 수 없을 때, 스스로 구원이 되어라
빅터 프랭클 지음 / 닻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닻'에서 출간하는 '흔들릴 때마다 나는' 시리즈 2번 째 책이다. 시리즈 첫 번째 책은 <나는 흔들릴 때마다 도스토엡스키를 읽었다>이다.

<흔들릴 때마다 나는 빅터 프랭클을 읽었다>는 저자가 '빅터 프랭클'로 되어 있지만 그가 쓴 책이 아니라 그의 저서 등을 바탕으로 역은 책이다.

'빅터 크랭클'은 오스트리아 신경 정신과 의사이다. '제 3빈 심리학파' 로코테라피 (의미 치료 창시자)로 "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삶의 의미'를 찾는 의지"라는 학설을 내 놓았다. 

" 삶이 너에게 무엇을 줄 지를 묻지 말고, 삶이 너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물어라" 

'빅터 크랭클'이 쓴 책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 <죽음의 수용소에서>이다. 나는 이 책을 여러 번 읽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의미를 준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오래 전에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를 간 적이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느꺄지는 암울함은 강제 수용소에 입소하는 사람들이 남긴 안경, 가방, 목발 등이 있는 곳에서 참담함을 느꼈다.

그리고 가스실에 도착했을 때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누를 길이 없었다. 그곳을 나온 후에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어던 기억이 지금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빅터 프랭클'은 강제 수용소에 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그에게는 해외로 도피할 수 있는 여권이 있었다. 그는 내적 갈등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 곁에 남겠다는 선택을 한다. 두 갈래의 인생의 갈림길에 있었다. 두 길은 겹치지 않았고, 운명은 그를 가장 가혹한 길에 있도록 했다. 그러나 그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끌려서 강제 수용소에 간 것이 아니라 선택을 해서 간 길이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의 부모, 형, 사랑하는 아내를 모두 강제 수용소에서 잃게 된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수용소 내에서의 생활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스프 한 그릇을 담배 한 개비와 바꿔 핀 사람들은 어김없이 세상을 등지게 된다.  수용소 내에서도 주운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깔끔하게 하는 사람은 끝까지 그 고통을 견딜 수 있었다. 바로 태도의 선택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빼앗을 수는 있어도,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자유는 뺏을 수 없다.  태도의 선택은 자기 삶의 저자가 된다는 뜻이다.

프랭클은 강제 수용소를 가는 날, 자신의 옷 속에 그동안 연구한 내용이 적힌 종이를 숨겨 들어간다. 그런데, 들어가자 마자 옷을 빼앗기게 되는데, 그래도 어디선가 주운 종이 조각에 연구 내용을 적어 숨겨 둔다.

"죽음이라는 절대적 상실 앞에서도 고통을 직면하는 의연한 태도를 선택할  때,  인간의 존엄은 가장 밝게 빛난다. " (p. 76)

바로 선택의 태도, 태도적 가치....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인간으로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태도적 가치'

스스로 정한 윤리적 정합성을 잃지 않고 타협하지 않는 것, 죽음이라는 절대적 한계를 곁에 두고 직시할 때.

남은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어떤 가치를 쫓을 것인가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들 중에서 이런 가치를 추구한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였고, 그래도 그들은 살아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나올 수 있었다.

왜 흔들릴 때마다 빅터 프랭클을 읽어야 하는지 독자들은 잘 알 것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었는데....

하물며 삶의 고비 고비 마다 힘겨워 하는 사람들도 의미있는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프랭클은 이런 태도를 강조한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끝까지 잊지 않는 태도, 죽음 앞에서도 자기 자신이기를 멈추지 않는 것, 빼앗기는 자리에서도 빼앗기지 않는 한 가지를 손에 쥐는 태도...

흔들릴 때마다 프랭클을 읽는다면 삶의 의미,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프랭클의 책은 독자들이 언제나 읽을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흔들리는 일이 있을 때마다 단 한 문장이라도 읽어 보도록 하자.



<< 다음은 2014년 10월 17일에 '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쓴 내용이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또는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책의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코테라피 학파를 창시하였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1부는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2부는 로코테라피의 기본 개념으로 수용소에서의 경험에서 나온 교훈들을 이론적으로 다루고 있다. 3부는 비극 속에서의 낙관으로 1983년에 로고테파피의 세계대회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이 책을 강제용소에서의 체험을 담은 자전적 수기라는 의미에서 에세이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책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체험한 강제수용소에서의 상황을 정신분석학, 심리학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첫 출간인 1945년에 그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이 잠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피력했다. 또한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그의 정신요법인 로고테라피에 관심을 보이기에 2부에서는 로고케라피의 기본 개념을 담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서적 20권 정도에서 간추린 내용이기에 아주 기본적인 것만을 이 책에 실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부모, 형제, 아내도 강제수용소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함께 수용되었던 것은 아니고,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이 책에는 나오지 않아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가 없다.


로고테라피란, '어떤 존재에도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음'을 말하는데, 프랭클 박사는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 왜(why)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how)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p. 19)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나치에게 끌려서 기차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오는 장면부터 상황 상황을 정신 분석학적으로 살펴본다.

수감자들이 보이는 심리적 반응은 충격, 그 다음에는 무감각, 그리고 수용소에서 풀려나는 순간에는 기쁨 보다는 기쁨을 느끼는 감정 마저도 상실한 반응을 보인다.

수감자들은 수용소 생활 속에서 양식과 목숨을 위한 투쟁을 한다. 그리고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피비린내 나는 투쟁을 한다. 프랭클은 나중에 이런 말을 한다. " 우리 중에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고. 그 수용소에서 28명 중에 1명이 살아 남을 수 있었던 확률 속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 그들은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바로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살아갈 아무런 의미가 없어!" 라고 말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주의깊게 살펴보자. 그는 아마도 자살을 기도할 지도 모른다.



수감자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오기 위한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최초의 선별을 당한다. 장교의 손가락 하나에 의해서 운명은 갈라진다. 화장터와 작업실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첫 번째 판결이 바로 이 손가락 하나로 좌우되었다니...

수감자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 더 젊게 보여야 하고, 일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픈 부분들은 너무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수용소 안에서 해가 지는 멋진 풍경을 보면서 "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도 있다니!" 라는 감탄사를 읽게 되는 부분이었다.


프랭클이 이곳에서 느낀 진리란, " 그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는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 (p. 120)


요사이 많이 일어나는 군대 가혹행위에 대한 답도 이 책 속에 있다.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수감자들은 정신적 치료의 필요성이 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수용소에 갇혔던 사람 중에는 폭력과 불의의 대상에서 풀려나자 이제는 그것을 자행하는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또한 나치의 장교 보다 더 악랄한 사람이 수감자 중에서 뽑힌 관리자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 역시 정신분석학적으로 가능한 일임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얼마 전에 일어난 사병 구태로 인한 사망 사건의 주동자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는 군대에 오기 전에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는 말이 있다.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무런 제재를 가하는 사람이 없으니 폭력을 행사하게 되고, 폭력은 반복적으로 가해지다가, 그 정도는 심해지게 되고, 그것이 바로 주변 인물에게 협력자가 되게 하고, 그것은 다시 대물림을 하게 되면서 폭력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위임을 망각하게 되고, 그것을 즐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버지에게 가정 폭력을 당하던 아들이, 나중에 그 아버지가 힘이 약해지면 아버지를 폭행하게 되고, 자신의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이유도 정신분석학에서 다루어진 연구 결과가 있음을 알 것이다.

" 다른 사람이 자기가 그들에게 옳지 못한 행동을 했다하더라도 자기가 그들에게 옳지 못한 짓을 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도 없다. " (p. 158)


프랭클 박사는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을 설명해 주면서 삶의 의미, 인간 존재의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희망이 있음을 말한다. 이것이 로고테라피에서 말하는 의미찾기이다.


나는 이 책을 오래 전에 읽었고, 이번에 3번째 읽게 되었다. 그동안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남기지 않았기에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싶었다.


이 책은 1945년에 처음 집필이 되었는데,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에 의해서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꼽히는 책이다. 아직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고민들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에 누군가 시원하게 내 고민을 풀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들은 자신의 고민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그 해결 방안도 이미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누군가의 조언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건 자신의 현재의 상황이 벽에 갇혀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막막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내 고민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심하고, 혼자 해결하는 성격탓일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상담을 받아주고 조언을 해 준 적은 참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고민을 상담해 준 적이 많다.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리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그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1일1선을 권장했다. 그래서 학생들은 1일1선을 한 내용을 일기로 적어서 1주일에 한 번씩 제출을 했다. 학기가 시작되어 처음 제출하는 일기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형식적으로 쓰게 되는데, 차츰 차츰 익숙해지면 일기장에는 자신들의 고민이 담겨지게 된다. 가정환경 이야기, 친구와의 관계, 이성친구문제, 학습에 관한 고민들이 쓰여지게 된다.

그중의 어떤 학생들은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기도 한다. 자신의 걱정과 고민을 담아서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다. 마치 나미야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고민상담편지처럼.

고민상담편지란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편지란 말보다 자신의 생각을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기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다보니, 지나간 추억 속의 한 학생이 떠올랐다. 중학교 1학년, 2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학생인데, 가정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지만, 쾌활하고 똑똑한 학생이었다. 늦동이 막내 딸이었는데, 초등학교 때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몇 년이 지난 때였기에 가족들은 아버지의 재혼을 이야기하게 되었고, 그 학생은 그 일로 상처를 받고 방황을 했었다. 그때 그 학생과 주고 받았던 것이 바로 상담편지였다. 어느날 복숭아 꽃이 활짝 핀 과수원을 지나 그 학생의 엄마 묘소에 같이 갔던 적이 있는데, 근처 저수지에 앉아서 저녁 노을이 질 때까지 이야기 나누었던 기억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복숭아 꽃이 피는 봄날이면 가끔씩 그 아이가 생각난다. 서울에 있는 명문 사립대에 합격할 때까지는 연락이 되었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 운동을 했다는 이야기와 동창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이렇게 나를 추억 속의 어떤 한 장소로 시간여행을 하게 해 준다. 그것은 이 소설이 30 여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동안 작품 활동이 왕성하여 1년에도 몇 권의 소설이 출간될 정도로 다작의 추리소설작가이다. 그렇게 많은 소설을 쓰는데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의 소설들은 소재나 기법이 다양하고 이야기의 내용이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작품들 중에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백야행>,< 탐정클럽>, < 교통경찰의 밤>, < 용의자 X 의 헌신>을 읽었는데, 작품들마다 섬뜩한 살인사건이 담겨 있었으며, 추리소설의 묘미인 기막힌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런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는 살인사건도, 이야기를 풀기 위한 추리도 담겨 있지 않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얼기 설기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야기와 이야기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치 흩어진 퍼즐이 하나 하나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퍼즐 맞추기라면 우선 큰 그림을 알고 있기에 큰 그림을 생각하면서 작은 조각들을 이리 저리 꿰맞추어 보고 안 맞으면 다른 퍼즐 조각을 다시 맞추어 가면서 큰 퍼즐의 판을 완성시키게 되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가 않다. 각 장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다가, 방심하고 다음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이전에 이미 나왔던 이야기와 또 다른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각들은 모여서 큰 틀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것도 30 여 년이라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는 일본 도쿄 근처의 작은 시의 한적한 곳에 있는 나미야 잡화점에서 시작된다. 이 잡화점은 이미 30 여년 전부터 굳게 문이 닫혀 있는 곳이다. 근처에서 집을 턴 좀도둑 3명이 이 집으로 피신을 하게 되는데, 우연히 우체통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하게 된다. 그 편지는 달토끼라는 이름으로 누군가가 나미야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서 보낸 편지이다.

나미야 할아버지의 상담편지는 이미 매스컴에 보도될 정도로 근방에서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이미 할아버지는 그곳을 떠났다. 하룻밤 잡화점에 머물게 된 세 명의 좀도둑들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의논에 의논을 하여, 달토끼의 상담 편지의 답장을 보내 주기로 한다. 가방끈도 짧고, 악필에다가 자신의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런데, 의외로 상담자는 그들의 답장에 고마움을 전하며 다시 상담의 글을 보내게 된다.

" 다른 사람의 고민을 상담해 준 거.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이야.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이라도, 어쩌다 결과가 잘 나온 것이라도, 우리한테 상담하기를 잘했다고 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 " (p. 81)

나미야 할아버지의 답장은 상담자의 심리를 꿰뚤어 보면서 고심하고 고심하여 쓴 편지라서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고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좀도둑들이 쓴 답장은 에둘러서 쓰지도 않고, 말을 조심하거나 예의를 갖추어 쓰지도 않고, 직접적인 답변을 하였는데도, 의외로 그 편지를 받은 상담자들은 고마움을 전한다. 그 편지에는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답장 편지를 써서 가게 뒷편 우유상자에 넣으면 그 즉시 새로운 답장이 도착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그들이 알아 낸 것은 나미야 잡화점에서는 시간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것이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 시간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

나미야 잡화점은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기에, 과거의 편지가 그들에게 전달되고, 그들이 쓴 답장이 다시 과거로 전달되는 것이다.

그 과거란 1979년, 1980년 쯤이니, 도둑들의 답장을 받는 상담자들은 그들의 답장의 내용 중에 뭔가 생경스러움이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달토끼', '생선가게 뮤지션', ' 길 잃은 강아지', '폴 레논' 등의 편지 사연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은 옴니버스 형식의 따로 따로의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교묘하게 모든 이야기는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서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상담을 했던 사건들끼리 연결이 되어 과거에서 현재로 연결된다.



이 소설은 지금까지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과는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 피튀기는 살인도, 추리도 없다.

고민상담자들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잔잔하고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때론 포근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도 있다.

'달토끼' '생선가게 뮤지션', ' 길 잃은 강아지', '폴 레논' 등의 편지 사연에는 연인간의 사랑, 부모의 사랑, 환광원이란 곳을 중심으로 한 잔잔한 사랑, 나미야 할아버지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는데, 여기에 나미야 할아버지의 유언인 '나미야 잡화점의 단 하룻밤의 부활'이란 장치가 있어서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고민상담자들에게 최선의 답을 말해 주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들이 과연 자신의 답장을 받고 그대로 실행을 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그리고 그들은 할아버지의 말에 도움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33 번째 기일에 단 하룻밤 동안 고민상담 편지를 더 받기로 한다.



이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스틱한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독자들은 이 소설에 이런 장치들이 있었기에 나미야 잡화점을 통해서 기적과 감동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꽤 두꺼운 460 여 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책의 두께와는 상관없이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책을 덮을 수가 없을 정도로 흡인력이 강하다. 그리고 책 속에서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내 친구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해 주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항상 귀담아 들어 주었지만,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에 상담을 하면 좋은 답을 내려 주기가 힘들었다. 어느날 그런 이야기를 하니,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 꼭 어떤 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야. 너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내 생각이 정리가 돼.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힘이 돼"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나미야 잡화점'과 같은 곳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 (...)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거야 (...) " (p. 167)

우리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나미야 잡화점'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어떤 결심을 하여야 할 때에는 마음 속의 '나미야 잡화점'에 상담고민편지를 보내보면 어떨까.

시간을 거슬러... 시간을 뛰어 넘어... 우리에게 답장이 도착할 것이다. 우리 마음으로부터의 답장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