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버텨라 - 1년을 버티면 갈 길이 보인다
허병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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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직장인들이 한 번쯤 상상속에서 꿈꾸는 장면중의 하나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한다.
사사건건 나를 괴롭히는 직장상사. 그러나, 나보다 전혀 능력이 있어보이지도 않는 사람. 그리고 나보다 좀 능력이 있는 것같기는 하지만 인간성이 더러운 후배.
그들이 보는 앞에서 멋지게 사표를 내던지고, 보란듯이 직장을 당당하게 걸어나오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능력만 있다면 정말 보란듯이 다니던 직장을 뛰쳐나올텐데....
'이곳이 아니면 갈 데가 없을 것같아서~~'하면서 직장생활을 그만두려는 사람들에게, 또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1년만 버텨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직장생활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1년'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1년을 비틴다는 것, 그것은 당신이 직장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 기초적인 요건을 갖추고 있는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간으로써 의미가 있다. (p298)

이쯤에서 '1년만 버텨라'의 저자 '허병민'이 살짝 궁금해진다.
자기계발서를 쓰기에는 너무 젊은~~ . 예리하고 지적이면서 준수한 모습에 잠깐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경력은 더 다채롭고 다양하다. 법학전공, 제일기획 PD,국내외 회사의 경력, 그룹'피아노'의 보컬 겸 작사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방송국작가, 기업사보 칼럼니스트, 현재는 경영컨설턴트이자 문화평론가, 문학평론가.
이미 저서도 2권이나 있다.
넥스트 컴퍼니-꿈 경영자의 시대가 온다 / 거름 ,2008
20대,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 흐름출판, 2009
이정도로 다재다능하다면 보나마나 직장에서 승승장구하여 자신의 성공사례를 이야기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첫직장인 제일기획을 단 8개월만에 그만두게 된다. 그당시 팀장이 보냈던 메일에는

다재다능한 후배에게
병민아, 어느 조직이건 참을성없는 사람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 나도 사람을 뽑을 때 실력을 보지 않는다. 인간성인 성실함을 먼저 보고나서 실력을 본단다. 다재다능하면 뭐하니? 뭐 하나 제대로 붙어 있지도 못하는데... (P22)
그러면서 1년만을 버티라고 했지만 그대로 회사를 그만둔다. 저자는 도전과 열정이 있었기에 어디에서든 잘 나가리라 생각했다. 그는 자존감이라기보다는 자만심으로 꽉 차있었다.


그이후의 직장생활에서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야말로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고집이 강한 자존감, 또라이같은 기질로 직장상사와 동료들을 대하면서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무리한 프로젝트를 감행하기도 한다.
나는 프로젝트의 성공과 주변의 인정이라는 목적을 위해 과정이라는 수단을 내 멋대로 정의하고 판단하고 정당화했으며, 그 결과 회사가 굴러가는 주된 원동력인 팀워크를 해쳤다. 결국 한 그루의 나무를 위해 숲 전체를 희생시킨 나는 나의 직장생활을 스스로 위기로 몰아넣은 셈이었다. (P43)
그러나, 지금 그는 능력이 직장생활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들이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업무나 실무에 관한 능력은 2년, 3년... 연차가 쌓일수록 개인의 노력과 경험에 따라 충분히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1년 안에 결판이 나는 것은 개개인에게 내재된 본질적인 요소, 즉 성향, 개성, 스타일 등을 포함하는 성격과 직결된 것이다. (P16~17)

그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성실성, 인내심, 인간성 임을 깨닫게 된다.
직장생활 1년의 성적표는 앞으로의 직장생활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게 된다.
 
 
 이 책의 구성은
"탄탄한 커리어를 구축하는 직장생활 전략 12가지"로 되어있다.
 
PART 1 회사는 능력을 보지 않는다.
PART 2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아라 
PART 3 잘나가고 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써라
PART 4 인정(認定)없이 인정(人情)없다
PART 5 무대뽀를 위한 무대는 없다 
PART 6 1인자가 되려면 2인자가 되어봐야 한다 
PART 7 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어라 
PART 8 감춰라, 알려지리라 
PART 9 전쟁지도냐 전쟁터냐, 그것이 문제로다 
PART 10 피드백은 당신의 브랜드다 
PART 11 당신에게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는가 
PART 12 위아래가 있기에 당신이 있다 
에필로그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하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시중에는 많은 자기계발서가 나와 있다. 그 내용은 대동소이하다고 보아도 될 정도이고, 대부분이 성공사례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중에는 '실패 나리오'를 써보라고 한다.
아니, 도대체 직장에서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쓰라고 하는 것인가 하는 반문을 할 지도 모르겠는데 "절실함이 살 길이라는 것이다." 또한 "깨질수록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실패속에서 가장 귀중한 것들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이 책은 저자의 진솔한 체험을 바탕으로 각 PART에 맞는 좋은 글귀나 명언들이 실려있고, PART속의 각 꼭지의 내용들에는 그에 맞는 저명인사들의 말들이 함께 실려있어서 글의 내용들은 건조하지않고 유연하여서 읽기에 편하다.



그리고 저자가 문화평론가임에 그런 것인지 사회(세상)를 명쾌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도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 보던 관점과는 다름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다보면 왜 자신들이 직장에서 1년을 버텨야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생활 생존 전략 12가지'를 숙지하게 되는 것이다.
곧,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는 사회초년생들.
주위에 그런 젊은이들이 있다면 이 한 권의 책.
'1년만을 버텨라'를 살며시 건네준다면 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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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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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얼핏 TV에서 공지영을 잠깐 보았다. 이번에 출간된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와 관련된 인터뷰였던 것같다. 언제나 처럼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자기주장이 분명한 모습이 스쳐간다. 보기에 따라서는 까칠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래서 공지영에게는 안티팬이 많다. 그러나, 그녀의 글은 그 누군가가 읽어도 쉽게 다가오기에 그 누구보다도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작가이기도 하다.

 
공지영의 작품들은 사회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고등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도가니'. 그리고 자신과 자녀들의 이야기가 토대가 된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등...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사형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지영의 작품은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이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가의 모습이 가장 풋풋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고, 좋은 글귀들이 많아서 그 중의 몇 글귀는 고이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으면서 그녀의 소설이 아닌 에세이이기에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과 같은 느낌이기를 바랬지만, 역시 그 책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지리산 자락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아주 아주 친한 친구의 자매가 지리산에 살고 있다. 친구의 조카는 오카리나 연주가이다. KBS 에서 토요일에 방영되는 해외여행 프로그램인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경쾌한 시그널 뮤직의 조카가 작곡한 오카리나 연주곡이다.
2009년에 친구 조카 오카리나 콘서트가 있었는데, 그때 그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긴머리를 뒤로 묶고 개량한복을 입은 젊은이의 모습이 참 신선했다. 그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개량한복에 생머리 그대로....
노고단 근처에 살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너무도 행복이 넘치는 가족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바로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 나오는 사람들이 이런 모습에 이런 행복을 가슴에 안고 사는 사람들이다.
낙장불입 시인, 버들치 시인, 최도사, 고알피엠여사, 그리고 지리산 사진작가와 박목수, 수경스님과 또 다른 스님들...
지리산을 등지고 섬진강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꽁지작가의 친구들은 어찌보면 도시의 소음(복합적 의미)속에서 견디지 못하고 낙향(?)한 사람들인 것이다.

사람에게 입은 상처는 그 사람에게 다시 상처를 되돌려 줌으로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만 치유된다는 것을 말이다. 아니 꼭 사람이 아니라 해도 생명을 기르고 사랑ㅎ는 일이 치유의 길이라는 것을 말이다. (P39)

그래서 이들은 지리산에서 서로 서로 작은 행복을, 아니 이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더 큰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이 누리고자하는 인생의 목표와는 다른 마음이 풍요로워질 수 있는 삶을 찾아 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칭 '자발적 가난 희망자'가 된 사람들. 연세(年稅) 50만원에 경치좋은 곳에 집을 빌릴 수 있고, 연봉 200만원에 흡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고학력에 지식을 겸비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떨쳐 버리고 밭고랑에 앉아 피를 뽑고, 개울에 투망을 던지면서 촌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들의 의지대로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조용히 살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러 저러한 개발이 우리의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려고 하니까.
지리산에 댐을 건설하고, 케이블카를 놓고, 4대강 개발을 하고.....
그래서 이들은 오체불지 순례단이 되기도 하고, 삼보일배 행렬에 나서기도 한다.
꽁지작가는 지리산의 친구들의 행복한 삶의 모습과 함께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에서 그녀가 홀로 느꼈던 이야기들은 잔잔하고 가슴에 잦아드는 이야기들이었다면,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의 이야기는 왁자지껄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꽁지작가의 재치있는 입담이 웃음이 '팡'터지기도 하고, 그 누군가의 이야기는 솔깃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기도 하다.
특히, 쌍계사 일대가 국립공원이 조성될 때에 남들이 다 의아하게 생각하는 민둥산을 받아서 나무를 심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먼 안목을 내다보는 지혜가 담겨 있다.  

아부지 생각에 세상은 바뀐다. 낭구라 카는 거는 10년 멀리 내다 보는 기 아이라, 20년 30년을 내다보는 기라. 아부지가 지난해에 밤을 심었는데 이제는 매화낭구를 심어 매실을 얻을 끼고 그 담엔 차를 심을끼라. 그리믄 차들 따겠제. 지금 마을 사람들이 아부지 낭구 심는거 보고 뭐라캐도 너거는 신경쓰지 말그래이. 봐라. 아부지가 매일 낭구를 심으믄 아부지가 죽기 전에 가져갈 것은 실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너거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여기서 수많은 것들을 얻을 끼고 너거들이 낳은 아그들, 그러니까 내 손주들대에는 이 산의 나무만 가지고도 그냥 살 날이 올기다. (P198)

남들과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님을, 자신만의 행복이 깃든 삶이 무엇인지를 공지영은 지리산 자락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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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부엔리브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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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사랑은 끝이 없는 것같다. 나에게는 그녀의 로마사랑의 열정에 반해서 읽게된 책들이 상당수가 있다.
'로마인 이야기'는 1992년에 1권이 출간된 이후에 2007년 마지막 15권이 나올 때까지 상당한 세월이 흘러갔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1'을 출간하면서 매년 1권씩 '로마인 이야기'를 쓰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나중에는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는 일화가 있다. 만약에 병에 걸렸다면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같아서....
그녀는 '로마인 이야기'를 저술하는 중간중간에도 로마와 관련된 소설을 비롯한 에세이 등을 출간했다.
내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은 2004 년경이었던 것 같다. 그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내리던 '로마인 이야기1'을 시작으로 한 권 한 권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출간되지 않은 '로마인 이야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2007년 '로마인 이야기 15'에서 '로마인 이야기 길라잡이'까지.
'로마인 이야기'를 읽는 도중에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작품들.
특히, 세도시이야기 시리즈인 '황금빛 로마', '은빛 피렌체', '주홍빛 베네치아'는 역사와 픽션이 함께 다루어진 소설이어서 그 재미가 더했었다.
그러나 '로마인 이야기'를 보는 시각은 각양각색이다. 황제중심의 패권주의라는 말에서부터, 좌파중심의 이야기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로마인의 속주통치 방식을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와 관련지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역사학자들은 그녀가 쓴 로마제국에 대한 내용들이 너무 주관적이거나 상상력에 의존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오노 나나미가 수년간에 걸쳐서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그녀만의 로마인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로마인 이야기' 전 15권을 읽다보면 어떤 역사학자 못지 않은 방대한 자료수집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이 책을 썼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인물, 인프라까지 총망라해서 서술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소수인들의  부정적 시각보다는 작가의 열정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다.
그녀에게 왜 '로마인 이야기'를 썼냐고 질문했는데, 답변은

역사만큼 재미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 그중에서도 고대로마 역사는 특히 재미있다. 그래서 쓴다. (p14)

서양역사에서 어떻게 로마의 역사를 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로마 1000년의 역사
기원전 753년에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하는 신화에서부터 서기 476년 멸망하기까지의 로마의 역사가 고스란히 '로마인 이야기'에 담겨 있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만으로 보았을 때 민족의 차이, 문화의 차이, 종교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모두 감싸안은 '보편 제국'을 수립한 것은 로마인뿐이었다. (p20)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널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 개혁을 단행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 않아 로마는 멸망한다는 위기의식(p35)
에서 였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는 15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독서 초보자에게는, 또는 역사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막상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선뜻 읽기가 벅차기도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방대한 분량으로 다루었던 로마 초기의 왕들의 이야기마저 '왕들의 프로필'로 간략하게 대신한다. 그러나, 사건의 중심에 있었거나 융성기의 왕들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다루어 준다.
책의 내용도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때문에, 서술하고자 하는 내용의 요점을 꼭 집어서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래 이 책은 2005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로마로부터 일본을 본다'를 옮긴 책이라고 하지만, '로마인 이야기'를 대신해도 좋을 정도로 고대로마부터 멸망까지를 다루고 있다.

 
 
특히, 로마제국의 발전과 멸망을 통해서 그 역사의 주역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로마인과 현재를 넘나들면서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비평적 서술방식으로 정리되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로마인의 이야기를 좀더 쉽고 빠르게 간단하게 정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좋은 이야기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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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팥쥐전
조선희 지음, 아이완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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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팥쥐전' 책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기는 작품이다. 간혹, 동화나 우화를 패러디한 소설들이 있기는 했지만, 전래동화인 '콩쥐 팥쥐'에 '모던'이란 단어가 붙으니 궁금증이 더 가중되는 느낌이었다.
먼저, 조선희 작가를 살펴보면, 그녀는 도발적이고 탁월한 상상력으로 개성이 넘치는 작품을 쓴다고 한다.  특히, 심리묘사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런 작가의 작품은 이미 제2회 한국 판타지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로써는 처음 접하는 작가이다. 사진작가 '조선희'의 작품은 여러 권 읽었지만, 소설가 '조선희'는 이 책을 통해서 첫 대면인 셈이다. 그런데, 의외로 특색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작품들이었다. 사실은 '재미있는'이 아닌 '오싹한' 작품들이 많았다. 한여름밤에 납량 소설을 읽는듯한.... 

'모던 팥쥐전'은 전래동화인 '콩쥐 팥쥐', '여우누이', '우렁각시', '개나리꽃', '선녀와 나뭇꾼', '십 년간 지팡이를 휘두른 사람'의 6 작품에서 이야기의 모티브만 차용하여 그녀의 작품의 특징인 판타지 소설로 변신을 시켜 버린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개나리꽃'과 '십 년간 지팡이를 휘두른 사람'은 금시초문인 전래동화였다. 얼쑤~~ 이럴 수가~~
 
 
전래동화 6편이 조선희 작가의 손을 거치게 되니, 전래동화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의 입장도 새롭게 각색되면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바뀌었지만, 그 이야기속에는 6 편의 각각의 이야기의 느낌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것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같지도 한.... 또, 전혀 예상하지도 못하는.... 또, 더 괴기스럽고 오싹한 이야기로.... 꿈인지, 현실인지. 의식속인지, 무의식속인지 모를 정도의 이야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러나, 전래동화나, 조선희 작가에 의해서 재구성된 이야기는 서로 비슷한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야기 속의 갈등 구조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야기 주인공을 누구에 촛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이야기의 내용은 뒤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전래동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 전개 방식, 이야기의 기본 틀은 그대로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콩쥐 팥쥐'가 변한 '서리 박지'는 더 잔인하고 영악스러운 새엄마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선녀와 나뭇꾼'이 변한 '죽이거나 살리거나'는 기이한 옷에 의해 운명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여인의 복수가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가장 난해한 작품은 '개나리꽃'이 변한 '개나리꽃'은 이 이야기가 꿈 속의 이야기인지, 현실의 이야기인지, 의식속의 이야기인지, 무의식속의 이야기인지, 한참을 헤매야 할 정도로 익숙하지 않은 주제의 이야기이다.
작품마다 나오는 귀신, 여우, 도깨비.... 등의 오싹함, 그리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무더운 한여름 밤도 깊어만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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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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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또 영화를 보면서 '사형제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모습을 보이는 범인들의 모습을 대할 때는 정말 '천인공로할 놈'이라는 생각과 함께 최소한의 사형제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간혹 들기도 하지만,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나쁜 사람들일까?', '그들의 비참했던 현실들을 세상은 왜 보듬어주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사형제도의 폐지가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죄를 짓는 사람들. 그들의 현실세계는 너무도 암담했던 '우울한 밤'의 연속이 아니었을까....
더구나 청소년들의 범죄는 가정의 책임이고, 사회의 책임이고, 국가의 책임이 아닐까....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은 모두 우울한 사람들이다. 우울을 넘어서 상처로 뒤범벅이 된 사람들이다.
소설의 첫부분에서 상당 부분을 읽기까지에는 어떤 내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인지 안개속을 걷는 것처럼 불투명하게 다가온다.
그것은 소설의 내용이 이야기위주로 흐르기보다는 심리묘사를 많이 하고 있기때문이다. 뒷부분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간간이 거론되는 '그사람'의 실체를 알기가 힘들기도 하다. '그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나'가 키우던 빨간새로부터 시작된다.
어느날 새장속의 빨간새는 뱀에게 잡아먹힌다. 그 사실은 새장속에 배가 불뚝나와서 새장속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는 뱀과 새장밑에 떨어진 새털이 말을 해준다. 뱀의 표정은 배가 불러서 흡족하다기보다는 무표정. 그 뱀을 남자는 잡아서 죽이고 배를 갈라서 비닐에 담아 물에 흘러버린다. 당연히 가해지는 징벌?
'나'의 어린날의 기억으로 떠오르는 이 단상은 현재의 자신의 직업에 대한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나'는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였다. 영아원에 있다가 마음 착한 부부에게 입양이 되고,그들의 포기로  다시 보육원으로... 그리고 베란다에서 떨어져 자살하려던 '나'를 '그사람'은 구해주었다. 보육원 주변을 달려다니기에 운동화가 낡아지는 속도가 다른 원생들보다 빨라서 꾸중을 듣는 '나'에게 '그사람'은 맘껏 뛰어다니라고 세컬레의 운동화를 사주기도 했다. 어려울 때마다, 힘겨울 때마다 '그사람'이 붙잡아주던 커다란 손. 그것은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손이었고, 지금의 교도관이 되게 한 큰 힘인 것이다.
'나'가 구치소에서 만나게 되는 '야마이'
야마이는 신혼부부를 처참하게 살해한 범인으로 잡혀서 사형을 선고받는다. 항소조차 하지 않는 야마이. 18살이하의 소년이라면 사형제도를 피해갈 수 있는데, 몇 달 부족한 18살이었기에 야마이는 사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여기에서 '사형제도'를 되짚어본다. 똑같은 죄일지라도 형량은 달라질 수 있다.
범인이18살이 지났는지, 안 지났는지에 따라서.
         여론의 향방에 따라서.
         유족들의 거센 반응의 유무에 따라서.

사형의 기준은 어찌보면 애매모호할 수도 있고, 기준이 불분명할 수도 있다.
그리고, 교도관은 사형수의 집행을 보게 되는 것이다. 
죽이기 위해 그 누군가는 끌고 가고 그 누군가는 끌려가고....
그것이 잘한 기능이 된다는 것은 또 얼마나 역설적인가?

“세상(사회)이 그때그때 자기들 멋대로 결정하는 거라면 우리가 하는 일이 정말로 올바른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잖아?”

'교도관 주임의 말처럼 윤리적 개인도, 자각한 개인도 없다. 그런데도 사회는 제멋대로 잘 굴러간다. 나'가 어린날의 기억으로 살아나는 빨간새와 뱀, 그리고 뱀을 죽인 남자의 모습처럼....
'야마이'역시 보육원출신으로 친척집에 입양되었다가 심한 폭력에 시다리게 되고, 그가 폭행죄로 소년원에 있다가 출소하고, 또다른 폭행을 저지르게 되고 살인을 하게 되고.... 별 원한도 없는 사람을.
'나'는 '야마이'의 구치소안에서의 자살사건이후에 그에게 작은 희망을 가지게 해준다. 나에게 커다란 손을 내밀어주었던 '그사람'처럼....
'나'는 야마이에게 세상의 아름다운 것, 좋은 것들을 알려주고자 결심한다. 야마이는 감옥에서 내가 권한 책이며 음악을 듣고, 사람을 죽인 자신이 이런 즐거움을 누려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번민과 세상을 좀 더 알고 싶고, 살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 사이에서 고민하며 판결을 기다린다 그리고, 야마이는 '나'에게 파란노트를 보내온다. 그속에 씌어있는 한 문장....
가슴이 시려오는 문장.
나에게는 형제가 없지만 당신이 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내 생각만 하는 말입니다. (p186)

이 소설은 '나'와 '야마이'의 이야기와 함께 '나'의 자살한 보육원 친구 '마시타'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소외된 아이들. 그들이 겪게되는 현실속에서의 부적응.
아니, 부적응이라기보다는 세상은 그 아이들을 받아주지 않는 것이다.
성냥팔이소녀가 창너머 보았던 따뜻한 가정의 모습.
그러나, 결코 그들은 그곳에 안주할 수 없었던 가정의 모습.
무책임한 부모들의 행동이 이처럼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나' , '야마이', '마시타'....
나는 내 발소리를 들으며 야마이에 대해 생각했다. 마시타의 얼굴이 떠오르고, 아직 본 적도 없는 내 남동생의 얼굴이 머리에 떠올랐다. 동생일 가능성이 큰, 그런 상상 속의 그는 언제까지나 소년이었다. 그 세사람이 모두 아직도 어리고 한창 성장 중인데 나 혼자만 나이를 먹는 것 같았다. 야마이는 구치소에 수용되었고, 마시타는 강에서 죽었고, 행방불명 사건에 휘말린 남동생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한다. 나는 걸으면서, 움직이고 있는 내 팔다리를 생각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이곳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다시 그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p122~123)

그들은 잘못 만난 부모들로 인하여 혼란속에서 방황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며, 그런 그들은 아무도 받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사람'이 있었기에 조금은 덜 우울한 날들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정도를 걷는 교도관은 아니다. 교도관이지만 폭행도 하고, 창녀를 사기도 하고....
이처럼 '나'도 역시 우울한 밤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야마이'에게 작은 희망을 전달할 수 그런 작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는 데는 괴로운 일이 많습니다. 잠들지 못하고 우울한 마음에 시달릴 때, 인간은 인간을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사형제도 존속 문제로 크게 뒤흔들리는 일본 사회의 현재와, 사춘기, 인간 존재의 위태로움 등을 짚어가며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슬픔과, 하지만 그 너머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구원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부모들의 행동과 역할' '범죄에 대한 인식'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 '사형제도의 존폐여부' 등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독자들도 우울해진다. 그 우울의 감정속에서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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