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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부엔리브로 / 2007년 9월
평점 :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사랑은 끝이 없는 것같다. 나에게는 그녀의 로마사랑의 열정에 반해서 읽게된 책들이 상당수가 있다.
'로마인 이야기'는 1992년에 1권이 출간된 이후에 2007년 마지막 15권이 나올 때까지 상당한 세월이 흘러갔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1'을 출간하면서 매년 1권씩 '로마인 이야기'를 쓰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나중에는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는 일화가 있다. 만약에 병에 걸렸다면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같아서....
그녀는 '로마인 이야기'를 저술하는 중간중간에도 로마와 관련된 소설을 비롯한 에세이 등을 출간했다.
내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은 2004 년경이었던 것 같다. 그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내리던 '로마인 이야기1'을 시작으로 한 권 한 권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출간되지 않은 '로마인 이야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2007년 '로마인 이야기 15'에서 '로마인 이야기 길라잡이'까지.
'로마인 이야기'를 읽는 도중에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작품들.
특히, 세도시이야기 시리즈인 '황금빛 로마', '은빛 피렌체', '주홍빛 베네치아'는 역사와 픽션이 함께 다루어진 소설이어서 그 재미가 더했었다.
그러나 '로마인 이야기'를 보는 시각은 각양각색이다. 황제중심의 패권주의라는 말에서부터, 좌파중심의 이야기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로마인의 속주통치 방식을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와 관련지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역사학자들은 그녀가 쓴 로마제국에 대한 내용들이 너무 주관적이거나 상상력에 의존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오노 나나미가 수년간에 걸쳐서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그녀만의 로마인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로마인 이야기' 전 15권을 읽다보면 어떤 역사학자 못지 않은 방대한 자료수집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이 책을 썼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인물, 인프라까지 총망라해서 서술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소수인들의 부정적 시각보다는 작가의 열정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다.
그녀에게 왜 '로마인 이야기'를 썼냐고 질문했는데, 답변은
서양역사에서 어떻게 로마의 역사를 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로마 1000년의 역사
기원전 753년에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하는 신화에서부터 서기 476년 멸망하기까지의 로마의 역사가 고스란히 '로마인 이야기'에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는 15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독서 초보자에게는, 또는 역사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막상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선뜻 읽기가 벅차기도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방대한 분량으로 다루었던 로마 초기의 왕들의 이야기마저 '왕들의 프로필'로 간략하게 대신한다. 그러나, 사건의 중심에 있었거나 융성기의 왕들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다루어 준다.
책의 내용도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때문에, 서술하고자 하는 내용의 요점을 꼭 집어서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래 이 책은 2005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로마로부터 일본을 본다'를 옮긴 책이라고 하지만, '로마인 이야기'를 대신해도 좋을 정도로 고대로마부터 멸망까지를 다루고 있다.

특히, 로마제국의 발전과 멸망을 통해서 그 역사의 주역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로마인과 현재를 넘나들면서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비평적 서술방식으로 정리되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로마인의 이야기를 좀더 쉽고 빠르게 간단하게 정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좋은 이야기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