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재의 젊은 생각 - 뇌에 보톡스를 맞아라
홍영재 지음 / 서울문화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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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만해도 '100 세 인생'이라는 말을 들을 수 없었건만, 요즘엔 당연히 우리의 인생을 '100 세 인생'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100 세?

분명, 그리 짧은 인생은 아니다. 아니 1세기에 해당하는 기간이니, 얼마나 많은 변화를 몸소 겪으면서 살아가야 할 기간인가.

우린 현실로 다가 온 100 세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은퇴후의 노후가 너무도 길어지기에 경제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생각에 대한 부분들은 그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자신들의 젊은 날의 생각들이 고정관념이 되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야만 소통이 되는 사회에서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고 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현재의 우리 사회 속에서 이미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소통이 되지 않고, 상사와 부하 직원이 소통이 되지 않고, 기성세대와 신세대들이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홍영재의 젊은 생각>에서는 '100 세 인생'을 살아가야 할 중노년층들에게 젊은 생각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젊은 생각이란, 보다 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즐길 줄 아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외모가 늙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예전에는 연예인들이나 하던 성형수술이나 보톡스를 맞는 것이 일반인에게까지도 흔히 있는 일이 되었다.

외모를 위해서 보톡스를 맞는다면, 젊은 생각을 위해서도 보톡스를 맞으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것이다.

 

 

저자 역시 인생에 있어서 큰 고비가 없었다면 이런 젊은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는 의사로서 이름값을 하는 그런 잘 나가는 의사였다. 그런 그에게 58 살의 나이에 대장암과 신장암이 찾아 왔고,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힘든 항암 치료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 보고,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된 것이다.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를 내다 보는 마음, 즉 긍정의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 긍정은 암도 이긴다." (p. 68)

 

 

운동을 하는 사람, 소식(小食)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수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젊은 생각을 갖는 것이다.

그는 암을 이긴 후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이 경영하던 병원은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이 암을 이긴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국을 돌면서 강연을 한다.

지금은 건강 강의와 인터뷰가 봇물 터지듯 들어오고, 자신이 항암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청국장을 모티브로 웰빙 식당을 개업하였다.

그 바탕이 된 것이 바로 젊은 생각이다.

 

 

'뇌는 생각보다 사람에게 잘 속는다' 고 한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기분이 좋다', '행복하다'라고 생각하면 내 말과 생각에 뇌가 느끼는 본능적인 의심과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사람들의 생각에 속아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 세상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 (p. 172)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젊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뇌 보톡스를 한 방, 두 방, 세 방을 놓아 준다.

 

 

 

 

" 우리가 멋지게 늙어 간다는 것은 외모나 경제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면 역시 멋지게 늙어가야 한다." (p. p. 187~188)

생각이 젊어지면 청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젊은 마음, 젊은 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가 들어간다고 못 할 것은 없는 것이다.

저자 나이 70 살인데도 청춘처럼 살아간다. 청바지를 입고 그에 어울리는 자켓을 입으며, 남들은 하던 사업도 문닫을 나이에, 새로운 웰빙 식당을 열고, 강연을 다니고, 건강 유지를 위한 스포츠도 하고....

그의 나이 70살이니, 그는 앞으로 30년이나 살 수 있다는 젊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에서 밝힌 건강 음식으로 청국장, 가지, 토마토, 홍삼.

젊은 생각과 함께 이런 건강 음식도 챙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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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충격 - 지중해, 내 푸른 영혼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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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충격>의 저자인 '김화영'은 참으로 낯익은 이름이다. 저자가 아닌 역자(번역가)로서, 그리고 문학 평론가로서 너무도 잘 알려진 분이시다.

 

 

그런데, 그가 쓴 저서는 단 한 권도 읽지를 않았다. 저서가 있다는 것조차 알지를 못했으니까.

이번에 " 37년간 각광받은 그의 첫 책" (책띠의 글 중에서)이라는 <행복의 충격>의 개정판이 나왔다.

개정판이라고는 하지만, 37년전에 쓴 글 그대로가 담겨져 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절판이 된 적도 없지만, 베스트 셀러의 순위에 들지도 않은, 그러나 이 책을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인 것이다.

 

 

<행복의 충격>이라는 책제목에서 행복도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 (...) 행복은 습관이 아니라 충격이다. 행복은 이 땅 위에 태어난 우리의 하나뿐인 의무다." (개정판 서문 중에서)

그리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문장은 아니다. 지금까지 나는 '행복은 습관이다'라는 생각은 해 왔지만, '행복은 충격이다'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책 속으로 들어가야 할 듯하다.

저자는 또한 '책머리에'를 통해 이 책의 의미를 설명한다.

" 하나의 꿈이 어떤 현실의 풍경과 서로 만나는 사랑의 기록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1969년 가을, 저자는 스물 아홉 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지중해를 향해 떠난다. 지금과 같이 해외여행이 자유로운 시절이 아니었으니, 여권을 내는 과정에서부터 신원조회를 받아야 했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제 3공화국 시절인 것이다.

물론, 그는 여행을 할 목적으로 지중해로 향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미 저자에 대해서 알고 있듯이 그는 프로방스 대학원에서 '알베르트 카뮈'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니, 그가 당시에 그곳으로 가게 된 것은 학문을 연구하기 위해서 였던 것이다.

 

(사진 출처: Daum 검색, 왼쪽: 알베르트 카뮈의 모습, 오른쪽: 김화영에 의해 카뮈 전집 20권 번역)

 

지금처럼 여행정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여행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던 시절도 아니니, 그에게 프로방스에 간다는 것은 많은 용기와 도전이 필요했었을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프로방스.

엑상 프로방스는 프랑스인들에게까지도 '아름다운 도시', '다정한 도시'라고 말할 정도로 꿈과 선망이 깃든 곳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너무도 잘 알려진 곳이지만, 그 당시만해도 그에게는 낯선 곳이었다.

저자는 그곳에서 고흐를 만나고, 세잔을 만나고, 알퐁스 도데를 만나고, 카뮈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인생에는 우연같은 운명이 있는지라, 그가 막 카뮈의 작품들을 연구하기 시작할 무렵에, 프로방스를 여행하던 중에 루르마랭이란 곳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게 된다. 그런데, 근처의 묘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카뮈의 무덤. 바로 직전에 저자는 어떤 아이로부터 노란 수선화르 건네 받았으니, 당연히 카뮈의 무덤에 헌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출처 : Daum 검색 - 루르마랭에 있는 카뮈의 무덤)

 

젊은 학자가 만나게 되는 프로방스, 그리고 지중해의 로마, 피렌체, 토스카나, 스페인.

이런 곳들과의 만남은 그에게는 문화적 충격을 넘어서 행복의 충격이 되는 것이다.

" 삶은 침묵과 불꽃과 부동(不動)속에서 세 번 증언하는 것이라고 카뮈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토스카나의 대 예술가들, 그들의 빛 밝은 땅에 내 살을 대보고 싶었다. " (p.p. 151~152)

" 나는 보티첼리의 <봄의 찬가>와 <비너스의 탄생> 앞에서 무려 네 시간을 보냈다." (p. 179)

여행자의 눈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그 아름답다는 지중해의 정경과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이야기.

어찌 경이롭지 않으며,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모든 것이 행복의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책은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저자가 알베르트 카뮈의 전집의 번역을 비롯하여, 앙드레 지드, 미셸 투르니에, 생텍쥐페리, 장 그리니에 등의 문학 작품들을 번역하는데 있어서 '유려한 번역'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이유를 이 책 속의 문장들을 통해서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문체가 유려할 뿐만 아니라, 정제된 글들이기에 오랜만에 산문다운 산문을 읽는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리던 대표 산문들과 같은 그런 느낌, 아니 그 이상의 느낌을 주는 산문들이다.

특히나 요즘은 여행관련 에세이들이 봇물터지듯이 출간되는데, 그런 책들에 담겨 있는 분위기있는 사진 한 장이 이 책 속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저자의 글만으로도 엑상 프로방스의 정경을, 피렌체의 모습을, 베네치아의 모습을 눈에 본 듯이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글 속에는 저자의 철학과 사유가 담겨 있으며, 줄줄이 좋은 문장들, 훌륭한 문장들이 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빨리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그런 책이다.

아주 천천히 글을 읽으면서 책 속의 곳들을 떠 올려 보기도 하고, 좋은 문장들에 감탄을 하면서 우리의 삶을 곱씹어 보아야 하는 그런 책이다.

그렇기에 37년간이나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책이 아니겠는가.

" 당신은 혹시 보았는가?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라나는 그 잘 익은 별을. 혹은 그 넘실거리는 바다를. 그때 나지막이 발음해보라. “청춘.” 그 말 속에 부는 바람 소리가 당신의 영혼에 폭풍을 몰고 올 때까지." (p. 229)

산문다운 산문을 만나고 싶다면 <행복의 충격>을 읽어 보면 좋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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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24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주말에 교보에서 대충 봤어요. 살까하다가 놓고 왔는데...
김화영님의 글은 저도 번역으로만 읽었는데, 그의 '행복'을 발견하고 공감해볼 수 있는 에세이일 것 같아요.
꿈이 현실의 공간과 만나는 사랑의 기록,이라는 말이 부럽기도 하고요.

라일락 2012-07-24 10:29   좋아요 0 | URL
김화영님의 글을 이렇게 접하게 되니, 참 반갑다는 생각이 드네요.
카뮈 전집 20권을 번역하셨으며,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번역해서 자주 이름은 들었지요.
정통 산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책이어서 베스트 셀러의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37년간 절판이 안 되고 계속 독자들에게 읽혔다고 합니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백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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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백영옥의 첫 장편소설인 <스타일>을 읽은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그후에 몇 편의 소설들이 출간되기는 했지만 <스타일>이외에는 읽지를 않았다.

 

 

<스타일>은 패션잡지 기자인 주인공의 일과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 젊은 여성들에게는 흥미로운 소재와 주제였겠지만, 나에게는 주인공의 직업부터가 거리감을 느끼게 했고, 사랑 이야기라는 것도 그리 큰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백영옥의 신작 소설인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도 큰 기대를 갖지는 않았다.

청춘들의 사랑, 이별, 실연 후에 느낀 감정들, 그리고 새로운 사랑.

이 정도의 이야기가 펼쳐지리라는 것과 책제목이 다소 길면서도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모임 : 조찬모임 ?

시간 : 오전 일곱시 ?

대상 : 실연당한 사람들?

오전 일곱시가 얼마나 이른 시간이며 소중한 시간인지는 이 시간에 활동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실연당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은 절대 아닌 것이다.

정재계 인사도 아니고 일곱시 조찬모임이라니...

장난하냐? 라고 묻고 싶다.

꿀맛같은 아침의 단잠을 포기하고 조찬모임을 하다니, 그것도 실연당한 사람들끼리.

" 실연은 슬픔이나 절망, 공포같은 인간의 추상적인 감정들과 다르게 구체적인 통증을 수반함으로써 누군가로부터의 거절이 인간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 (p. 31)

트위터를 통해 모인 21명의 사람들이 오전 일곱시에 레스트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영화관으로 가서 실연에 관한 영화 4편을 보고, 자신들에게 한때는 소중한 물건이었으나, 이제는 처치곤란한 실연의 기념품이 되어 버린 물건을 버리고, 그 버린 물건 중에서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골라서 가지고 간다.

이렇게 특이한 이야기가 신선하게 마음 속으로 들어 오게 되는 것은 이 책의 2부를 읽고 나서부터이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소설의 내용은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 애인을 잊지 못해서 과거의 연인과 유령처럼 동거 중인 사람들이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 많아요. " (p. 137)

실연의 아픔!

실연이후의 삶을 " 스위치를 꺼버린 것처럼 너무 조용해요" (p. 51)라고 이야기하듯이 실연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은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것이 특효약일 수도 있기에 결혼 정보업체의 커플 매니저인 정미도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조찬 모임이 이루어지게 되고, 거기에 참석했던 윤사강, 이지훈, 정미도의 사랑과 실연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유부남 기장과의 사랑이 실연으로 끝을 맺은 사강의 이야기 속에도,

컨설턴트 강사인 이지훈의 실연 속에도 가슴 아픈 가족사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들이 조찬 모임에서 버린 사랑의 기념품이자, 지금은 실연의 기념품이 된 물건들이 다시 이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 모두 꽃처럼 향기로운 물건들이었다. 지금은 처참하게 시들어 버렸지만. 한 때, 너무나 아름답던." (p. 274)

책을 읽으면서 실연이란 꼭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꿈꾸었던 것들에게서도 실연당할 수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남과 사랑, 헤어짐, 그것은 꼭 연인들끼리의 문제가 아닌, 가족과 가족간의 문제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책 속의 인물인 윤사강, 그녀의 이름은 아버지가 좋아하던 '프랑소와즈 사강'에서 따온 것이고, 그래서 '프랑소와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이란 책이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많은 부분에서...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에 읽었기에 그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 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는 더 더욱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슬픔이여 안녕>의 안녕이란 'good bye' 가 아닌 'hi' 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독특한 발상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지만, 생각외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 (...)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의 노래처럼 '감히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감히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감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감히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며, 감히 닿을 수 없는 저 밤하늘의 별에 이른다는 것'은 꿈을 가진 사람의 깃발이 아니었을까. 자신은 평생동안 꿈과 목표를 혼동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p. 401)

 

 

" '미안해'로 끝나는 사랑보다 '고마워'로 끝나는 사랑쪽이 언제나 더 눈물겹다." (p. 417)

그리고 마지막 8부와 9부를 접하면서는 가슴을 두드리는 울림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저 남녀간의 사랑, 이별, 실연의 상처, 상처의 치유가 아닌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게 해 준다.

 

 

<스타일>보다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이 장소적 배경이나 이야기의 소재 등이 좀더 폭넓어지기도 했으며, 문장력도 한층 돋보이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래서 백영옥 작가에 대한 인식이 훨씬 좋아지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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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 문화여행자 박종호의 오스트리아 빈 예술견문록
박종호 지음 / 김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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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관련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사람이 '박종호'이다.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정신과 전문의, 오페라 평론가, 여행 저술가, 풍월당 대표.

'풍월당'이란 국내 유일의 클래식 음반 전문점을 말하는데, 그가 설립한 것이다.

이처럼 그는 오페라와 예술전반에 관한 칼럼을 쓰고 해설을 하고 있다.

그러니, 그를 일컬어 예술 평론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쓴 저서들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읽게 되었다.

그 책은 탱고에 관한 내용 뿐만아니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전반적인 이야기까지 함께 담겨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하여 많은 상식들을 갖추게 되기도 하였다.

이번에도 그의 저서들을 둘러 보다가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책을 알게 되었다.

 

 

빈, 비엔나.

도시 이름만으로도 요한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의 음율이 넘쳐 흐르는 것같은 이명을 듣게 된다.

너무도 아름다운 도시. 거리 곳곳에서 오페라를 선전하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로 분장한 어릿광대들이 오페라를 홍보하는 곳.

그곳은 예술가의 숨결이 넘쳐 나는 곳이다.

십 여년 전에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는 쇤부른 궁전이나 벨베데르 궁전, 성스테판 성당 등의 아름다운 문화유산만을 찾아 다녔다.

그래서 저자가 소개해주는 박물관, 미술관, 건축물, 공방 등은 겉모습만 보고 스쳐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와 전통이 깃든 빈을 여행하는 것은 유럽의 중심을 보는 것이고, 빈을 아는 것은 예술을 아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보통은 빈을 이야기할 때에 음악의 도시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곳은 결코 음악만이 아닌, 미술, 디자인, 건축, 문학, 연극, 오페라 등이 최고의 수준을 이루었던 도시이다.

그래서 저자는 빈에 관한 모든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해 준다.

그런데,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들은 세기말 ( 이 책에서의 세기말은 1800 년대에서 1900년대로 넘어오는 때를 의미하기에 1900년을 전후한 19세기말을 지칭하는 것이다.)에 빈을 빛내고 사라져간 수십 명의 예술가들의 인생과 그들의 흔적을 찾아 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빈에서는 음악가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이고, 그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빈에 있는 중앙묘지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요즘에는 빈을 찾는 사람들이 클림트의 그림과 에곤실레의 그림들도 많이 보고자 한다.

 

 

" 실러의 시는 베토벤의 음악을 탄생시켰고, 베토벤의 음악은 다시 클림트의 미술을 탄생시켰으며, 클림트의 그림은 말러의 지휘를 불러 일으겼다." (p. 93)

'구스타프 말러'하면 '알마 쉰들러'가 따라 붙기 마련인데, 그녀의 남성 편력은 다른 책을 통해서도 읽었지만, 이 책 속에서도 여전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이기에 그에게도 특별한 인물이지만, 정신분석학에서는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발자취를 찾아가 보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은 빈에서 태동하였으며, 빈이 그 중심에 있기때문이다.

이렇게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빈을 중심으로 세기말에 활동을 하였던 예술가, 건축가, 정신분석학자의 이야기를 소상하게 들려준다.

 

 

 

 

" 건축가로는 오토 바그너를 시작으로 요제프 마리아 올브리히, 아돌프 로스, 요제프 호프만 등이 있다. 이어 화가들로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스카 코코슈카 등이 있다. 작가로는 페터 알텐베르크, 아르투르 슈니츨러, 후고 폰 호프만슈탈, 칼 크라우스, 슈테판 츠바이크 등이 앞의 화가, 건축가들과 한 시대의 친구이자 동료들이었다. 그들과 교류한 지인으로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등이 있다. 작곡가로는 구스타프 말러, 후고 볼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렉산더 쳄린스키, 아르놀트 쇤베르크, 안톤 베베른, 알반 베르크 등이 있다. 지휘만을 전업으로 하는 음악가들이 부상하면서 지휘자라는 새로운 직업이 자리 잡게 되었는데, 그들이 바로 브루노 발터,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에리히 클라이버, 클레멘스 크라우스 등이다." (출판사 리뷰 중에서)

 

 

아름다운 빈의 모습과 함께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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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0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0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샹그릴라는 거기 없었다
고민정 지음 / 행복한책장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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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샹그릴라는 거기 없었다>를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가지는 특수성.

아나운서는 연예인 못지 않게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여자 아나운서가 된다는 것은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재벌가의 며느리, '사'자 붙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아내, 외국계 회사의 전도유망한 사람의 아내.

그녀들의 결혼은 이렇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시청자들 앞에 나서는 자리이기에 화려하고 세련된 치장은 기본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도 이런 화려함때문에 여자 아나운서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그 사회로 들어가기는 더욱 힘들어 진 것이 오늘날의 세태이다.

이런 아나운서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아나운서가 고민정이 아닐까 한다.

그녀의 이름앞에 따라 다니는 '시인의 아내'라는 수식어때문이다.

 

 

'시인'하면 머리 속을 스쳐가는 '궁핍함' 이라는 단상때문일 것이다.

역시 고민정 아나운서의 남편인 조기영 시인은 가난했다. 오로지 시인의 길만을 걷는 사람이기에 그의 생활은 넉넉하지 못했다.

그들의 만남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저자가 대학 2학년때인 20살에 같은 학교의 11년차 선배를 만나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되었으니....

'힘없는 이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서 운동권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던 중에 만남이 이루어 진 것이다.

그리고 7년이란 열애기간, 몇 번의 아나운서 시험에서의 실패끝에 드디어 KBS 아나운서가 된다.

아나운서로 살아간다는 것도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니다. 마치 천국과 지옥의 맛을 보는 것과 같았다고 그녀는 말한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맡기 위해서는 동료도 경쟁자일 수 밖에 없고, 원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었다고 해도 시청율에 신경을 써야 하고, 개편때마다 마음은 콩닥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그래서 떠났다. 6년차 아나운서라는, 시인의 아내라는, 딸이자 며느리라는 모든 수식어구를 떼어내고 보통 사람들 틈에 섞인 '나'를 한 발 뒤로 물러나 보고 싶었다.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을 수 있는 곳에서 내 감정을 자유롭게 털어내고 싶었다." (p. 122)

그래서 남편과 함께 1년간 이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떠난 곳이 중국이다.

이 책에는 그 1년간의 이야기와 함께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달간의 샹그릴라 여행, 그후에 칭다오에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자 중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었던 이야기,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중국과 인도차이나 반도를 1달간 여행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녀가 샹그릴라를 찾아 가게 된 것은 제임스 힐턴의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이곳이 이상향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샹그릴라는 해발 고도 3300 미터에 위치한 곳으로 지금은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개발이 이루어져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경치보다는 실망감을 느끼게 되는 곳으로 변했다고 한다. 오히려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위뻥이란 곳이 진짜 샹그릴라인 것이다.

 

 

 

그녀는 열애 시절에 시인의 옥탑방에서 행복을 느꼈듯이, 칭다오의 대학 기숙사의 좁은 방에서 남편과 함께 알콩달콩 생활하는데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녀의 행복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물론, 그녀도 " 세상과 시인의 경계에서 외줄타기"를 하면서 힘겨운 날들이 있었기에 세상의 많은 것들에서 홀가분해지고 싶었고, 그가 떠난 1년간은 그녀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한 것이다.

그 선물이 그녀에게 행복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 준 것이다.

 

 

 

" 동료의 집이 부자 동네에 있는 고급 브랜드의 넓은 평수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하루가 다르게 갖고 싶은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져 나올 때 남과 비교하지 않고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항상 누군가보다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좋아 보이고 싶은 욕망때문에 또다시 물질에 끌려 다니지는 않을까? 어린 아이들이 흙과 돌멩이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 내듯이 그 무언가가 있든 없든 항상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럴때마다 난 기숙사 작은 방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 (p. 164)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무리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주관대로 살고자 해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자들이 자신의 삶에 행복감을 느끼며 살다가도 동창생들의 모임에 다녀 오는 길은 어깨가 축 늘어지게 된다. 그런 자리에는 반드시 물질, 권력, 명예 등을 내세우는 그 누군가가 주도권을 잡기 때문이다.

평상시에 일상 속에서 잔잔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던 그 마음이 일시에 사라지게 된다. 부럽다는 느낌과는 또다른 그런 느낌들....

주관이 아무리 뚜렷해도 왠지 허전해지는 그런 마음.

 

 

이 책을 읽으면서 화려한 사회 속에서, 가끔씩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저자가 아름답게도 느껴졌지만, 벌판에 홀로 선 야생초처럼 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에겐 존경하는 남편이 있고, 좋아하는 일이 있고,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니, 세상과 타협하기 보다는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 갈 것이다.

 

(사진 출처: Daum 검색 - 고민정의 트위터에 올라 왔던 사진)

 

2011년 12월에 결혼 6년만에 득남까지 하였으니 그렇게 그녀는 행복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녀는 7년의 열애끝에 시인으로부터 '청혼'이란 시로 청혼을 받았다고 한다.

 

 

청혼

- 조기영 -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 곤궁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작은 옥탑방에서도
그대를 생각하면
까맣던 밤하늘에 별이 뜨고
내 마음은
이마에 꽃잎을 인 강물처럼 출렁거렸습니다.

늦은 계절에 나온 잠자리처럼
청춘은 하루하루 찬란하게 허물어지고
빈 자루로 거리를 떠돌던 내 영혼 하나 세워둘 곳 없던 도시에
가난한 시인의 옆자리에서 기어이 짙푸른 느티나무가 되었던 당신.
걸음마다 질척이던 가난과 슬픔을 뒤적여
밤톨같은 희망을 일궈주었던 당신.
슬픔과 궁핍과 열정과 꿈을 눈물로 버무려
당신은 오지 않은 내일의 행복을 그렸지요.
그림은 누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눈이 시렸을 뿐.

수 많은 기억들이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려버릴 먼 훗날,
어려웠던 시간, 나의 눈물이
그대에게 별빛이 되고
나로 인해 흘려야했던 그대의 눈물이
누군가에게 다시 별빛이 될 것입니다.

가을을 감동으로 몰고가는 단풍의 붉은 마음과
헛됨을 경계하는 은행의 노란 마음을 모아,
내 눈빛이
사랑이라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대의 마음 속으로 숨어버린 그 날 이후,
내 모든 소망이었던 그 한마디를 씁니다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에
구름을 끌어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 쓰며
천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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