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서울 - 2000년대 최고의 소설과 함께 떠나는 서울 이야기 사전
김민채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서울 !!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지금도 생활하고 있는 곳.

다른 도시에 갔다가도 서울의 관문에 들어서면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든다.

남들은 공해도 심하고, 복잡해서 서울에 오면 숨이 막힌다고들 하는데, 나는 서울이 편안하다.

서울의 곳곳엔 나의 추억이 깃들여 있고, 사랑이 있고, 가족과의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서울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되면, 내가 즐겨 찾았던 곳들이 있어서 흥미로움의 배(倍)가 된다.

이 책에는 서울의 30곳의 장소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곳들 중에 학창시절에는 인사동 낙원상가, 북촌 가회동, 통인동 서촌, 세종로 경복궁, 남산 등을 주로 많이 다녔었다.

그밖의 곳으로는 양재동 양재 꽃시장, 역삼동 강남대로, 어린이대공원, 고속버스 터미널 등에 나의 이야기가 있다.

어린이 대공원은 주로 추운 겨울에 아들에게 스케이트 강습을 받게 하기 위해서 몇 년간 겨울마다 찾던 곳이다.

그리고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은 약 7년간, 출퇴근하기 위해서 드나들던 곳이다. 집이 구반포였기에 버스로 약 5분 미만의 거리에 있었다. 아침 6시 30분 첫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서 항상 뛰어 다니던 곳이다.

서울에서부터 출퇴근하면서도 가장 먼저 출근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에 고속버스 터미널이 있었기때문이었다.

첫차에는 승객이 항상 10 명 미만이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새벽잠을 설쳤기에 단잠에 빠진 시간에 운전사 뒷 자리에 앉아서 1시간 남짓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출근길이 즐거웠었던 기억은 이제는 빛바랜 추억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의 저자에게 고속 터미널은 별로 기억이 없는 곳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곳. 그래서 많은 사연이 간직된 곳이기도 하다.

" 그 많은 움직이는 풍경들과 마주한다. 아무런 생각없이 정지한 채로 그저 바라 보기만 하면 된다. 끊임없이 서울로부터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사람들의 풍경을,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을, 일상과 전혀 가깝지 않은 타인의 일상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 (p. 261)

 

 

<더 서울>은 이런 서울에 관한 이야기를 2000년대 최고의 소설과 함께 연결지어서 생각해 보는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서울을 위한 이야기 사전을 읽는 법'알고 들어가야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다.

책에 소개되는 서울 30곳의 장소들에는 각각 1단계에서 4단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단계 : 서울의 장소에 대한 상념.

2단계 : 각 장소에 추천하는 현대소설 속의 문장.

3단계 : 각각의 장소를 보며 쓴 스토리텔링

4단계 : 주제어와 연결한 100 자평 (소개된 소설 속에서 )

 

 

 

책 속에 소개된 몇 곳을 함께 떠나 보면,

청춘, 젊음이여. 더. 더. -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 누구에게든 청춘은 올 것이고, 누구에게든 청춘은 아련한 옛날로 추억된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청춘들이 모두 모인 청춘의 광장, 홍대앞. 이 곳은 젊은이들의 장소이다. 그래서 어느날 이 곳을 걷게 되면 내 나이를 의식하게 된다.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한 곳답게 이곳만의 색다른 풍경을 마주칠 수 있다. 이곳에 어울리는 현대소설로는 김연수 작가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저자는 추천한다.

그런데, 책 제목조차도 생소한 이 책.

마포구 당인동 당인리 발전소 벚꽃 길.

벚꽃길이라고 하면 윤중로를 생각하게 되는데, 당인리 발전소 벚꽃길은 어떤 느낌일까?

우뚝 솟은 발전소의 굴뚝과 벚꽃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 새하얀 벚잎, 조금은 수줍게 분홍빛을 뿜는 그 다섯 잎새 사이사이에 별이 함께 피고 있었다. 별이 비처럼 내리던 어린 날의 여름밤처럼 나는 어느 별을 바라보아야 할 지 고민하고 말았다. 이 따듯한 별비가 모두에게 내리길, 바라본다. " (p.155)

동대문구 제기동에는 약령시 있다. 약령시라고 하면 대구 약령시를 생각하게 되는데, 제기동 약령시는 전통이 있는 장소는 아니다. 1960년대에 형성된 시장이다. 그래도 이곳에 가면 각종 약재 냄새가 물씬 풍기니, 어느날 한 번 가보면 어떨까.

 

 

저자가 6호선 광흥창 역에서 내려 별다른 목적지 없이 '어디로 가야 할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 발견하게 된 '공민왕 사당' 그리고 '광흥창터'.

 

 

 

서울에 공민왕과 관련이 있는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건만, 마포구 창전동에는 광흥창터와 공민와 사당이 있다.

그리고 그곳을 지키고 있는 318년 된 느티나무.

 

 

<더 서울>은 서울 30곳의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 이야기는 서울의 다양한 풍경의 '결'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현대소설의 한 장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 장소를 보면서 자신만이 들려줄 수 있는 스테리텔링을 써 나간다.

마지막으로 그 장소에 대한 100 자평을 추천 현대 소설의 한 문장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런 구성의 책을 읽어 보지 못했기에 책의 구성부터가 신선하다.

그래서 어떤 장소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는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생각이 든다.

 

 

 

아~~ 지금은 너무 무덥다. 그래서 시원한 바람이 불면 추억 속의 장소를 찾아서, 아니면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장소를 찾아서 답사 여행을 떠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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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재의 젊은 생각 - 뇌에 보톡스를 맞아라
홍영재 지음 / 서울문화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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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년전만해도 '100 세 인생'이라는 말을 들을 수 없었건만, 요즘엔 당연히 우리의 인생을 '100 세 인생'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100 세?

분명, 그리 짧은 인생은 아니다. 아니 1세기에 해당하는 기간이니, 얼마나 많은 변화를 몸소 겪으면서 살아가야 할 기간인가.

우린 현실로 다가 온 100 세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은퇴후의 노후가 너무도 길어지기에 경제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생각에 대한 부분들은 그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자신들의 젊은 날의 생각들이 고정관념이 되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야만 소통이 되는 사회에서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고 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현재의 우리 사회 속에서 이미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소통이 되지 않고, 상사와 부하 직원이 소통이 되지 않고, 기성세대와 신세대들이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홍영재의 젊은 생각>에서는 '100 세 인생'을 살아가야 할 중노년층들에게 젊은 생각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젊은 생각이란, 보다 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즐길 줄 아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외모가 늙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예전에는 연예인들이나 하던 성형수술이나 보톡스를 맞는 것이 일반인에게까지도 흔히 있는 일이 되었다.

외모를 위해서 보톡스를 맞는다면, 젊은 생각을 위해서도 보톡스를 맞으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것이다.

 

 

저자 역시 인생에 있어서 큰 고비가 없었다면 이런 젊은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는 의사로서 이름값을 하는 그런 잘 나가는 의사였다. 그런 그에게 58 살의 나이에 대장암과 신장암이 찾아 왔고,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힘든 항암 치료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 보고,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된 것이다.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를 내다 보는 마음, 즉 긍정의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 긍정은 암도 이긴다." (p. 68)

 

 

운동을 하는 사람, 소식(小食)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수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젊은 생각을 갖는 것이다.

그는 암을 이긴 후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이 경영하던 병원은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이 암을 이긴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국을 돌면서 강연을 한다.

지금은 건강 강의와 인터뷰가 봇물 터지듯 들어오고, 자신이 항암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청국장을 모티브로 웰빙 식당을 개업하였다.

그 바탕이 된 것이 바로 젊은 생각이다.

 

 

'뇌는 생각보다 사람에게 잘 속는다' 고 한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기분이 좋다', '행복하다'라고 생각하면 내 말과 생각에 뇌가 느끼는 본능적인 의심과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사람들의 생각에 속아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 세상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 (p. 172)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젊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뇌 보톡스를 한 방, 두 방, 세 방을 놓아 준다.

 

 

 

 

" 우리가 멋지게 늙어 간다는 것은 외모나 경제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면 역시 멋지게 늙어가야 한다." (p. p. 187~188)

생각이 젊어지면 청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젊은 마음, 젊은 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가 들어간다고 못 할 것은 없는 것이다.

저자 나이 70 살인데도 청춘처럼 살아간다. 청바지를 입고 그에 어울리는 자켓을 입으며, 남들은 하던 사업도 문닫을 나이에, 새로운 웰빙 식당을 열고, 강연을 다니고, 건강 유지를 위한 스포츠도 하고....

그의 나이 70살이니, 그는 앞으로 30년이나 살 수 있다는 젊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에서 밝힌 건강 음식으로 청국장, 가지, 토마토, 홍삼.

젊은 생각과 함께 이런 건강 음식도 챙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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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충격 - 지중해, 내 푸른 영혼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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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충격>의 저자인 '김화영'은 참으로 낯익은 이름이다. 저자가 아닌 역자(번역가)로서, 그리고 문학 평론가로서 너무도 잘 알려진 분이시다.

 

 

그런데, 그가 쓴 저서는 단 한 권도 읽지를 않았다. 저서가 있다는 것조차 알지를 못했으니까.

이번에 " 37년간 각광받은 그의 첫 책" (책띠의 글 중에서)이라는 <행복의 충격>의 개정판이 나왔다.

개정판이라고는 하지만, 37년전에 쓴 글 그대로가 담겨져 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절판이 된 적도 없지만, 베스트 셀러의 순위에 들지도 않은, 그러나 이 책을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인 것이다.

 

 

<행복의 충격>이라는 책제목에서 행복도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 (...) 행복은 습관이 아니라 충격이다. 행복은 이 땅 위에 태어난 우리의 하나뿐인 의무다." (개정판 서문 중에서)

그리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문장은 아니다. 지금까지 나는 '행복은 습관이다'라는 생각은 해 왔지만, '행복은 충격이다'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책 속으로 들어가야 할 듯하다.

저자는 또한 '책머리에'를 통해 이 책의 의미를 설명한다.

" 하나의 꿈이 어떤 현실의 풍경과 서로 만나는 사랑의 기록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1969년 가을, 저자는 스물 아홉 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지중해를 향해 떠난다. 지금과 같이 해외여행이 자유로운 시절이 아니었으니, 여권을 내는 과정에서부터 신원조회를 받아야 했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제 3공화국 시절인 것이다.

물론, 그는 여행을 할 목적으로 지중해로 향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미 저자에 대해서 알고 있듯이 그는 프로방스 대학원에서 '알베르트 카뮈'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니, 그가 당시에 그곳으로 가게 된 것은 학문을 연구하기 위해서 였던 것이다.

 

(사진 출처: Daum 검색, 왼쪽: 알베르트 카뮈의 모습, 오른쪽: 김화영에 의해 카뮈 전집 20권 번역)

 

지금처럼 여행정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여행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던 시절도 아니니, 그에게 프로방스에 간다는 것은 많은 용기와 도전이 필요했었을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프로방스.

엑상 프로방스는 프랑스인들에게까지도 '아름다운 도시', '다정한 도시'라고 말할 정도로 꿈과 선망이 깃든 곳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너무도 잘 알려진 곳이지만, 그 당시만해도 그에게는 낯선 곳이었다.

저자는 그곳에서 고흐를 만나고, 세잔을 만나고, 알퐁스 도데를 만나고, 카뮈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인생에는 우연같은 운명이 있는지라, 그가 막 카뮈의 작품들을 연구하기 시작할 무렵에, 프로방스를 여행하던 중에 루르마랭이란 곳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게 된다. 그런데, 근처의 묘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카뮈의 무덤. 바로 직전에 저자는 어떤 아이로부터 노란 수선화르 건네 받았으니, 당연히 카뮈의 무덤에 헌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출처 : Daum 검색 - 루르마랭에 있는 카뮈의 무덤)

 

젊은 학자가 만나게 되는 프로방스, 그리고 지중해의 로마, 피렌체, 토스카나, 스페인.

이런 곳들과의 만남은 그에게는 문화적 충격을 넘어서 행복의 충격이 되는 것이다.

" 삶은 침묵과 불꽃과 부동(不動)속에서 세 번 증언하는 것이라고 카뮈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토스카나의 대 예술가들, 그들의 빛 밝은 땅에 내 살을 대보고 싶었다. " (p.p. 151~152)

" 나는 보티첼리의 <봄의 찬가>와 <비너스의 탄생> 앞에서 무려 네 시간을 보냈다." (p. 179)

여행자의 눈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그 아름답다는 지중해의 정경과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이야기.

어찌 경이롭지 않으며,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모든 것이 행복의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책은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저자가 알베르트 카뮈의 전집의 번역을 비롯하여, 앙드레 지드, 미셸 투르니에, 생텍쥐페리, 장 그리니에 등의 문학 작품들을 번역하는데 있어서 '유려한 번역'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이유를 이 책 속의 문장들을 통해서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문체가 유려할 뿐만 아니라, 정제된 글들이기에 오랜만에 산문다운 산문을 읽는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리던 대표 산문들과 같은 그런 느낌, 아니 그 이상의 느낌을 주는 산문들이다.

특히나 요즘은 여행관련 에세이들이 봇물터지듯이 출간되는데, 그런 책들에 담겨 있는 분위기있는 사진 한 장이 이 책 속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저자의 글만으로도 엑상 프로방스의 정경을, 피렌체의 모습을, 베네치아의 모습을 눈에 본 듯이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글 속에는 저자의 철학과 사유가 담겨 있으며, 줄줄이 좋은 문장들, 훌륭한 문장들이 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빨리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그런 책이다.

아주 천천히 글을 읽으면서 책 속의 곳들을 떠 올려 보기도 하고, 좋은 문장들에 감탄을 하면서 우리의 삶을 곱씹어 보아야 하는 그런 책이다.

그렇기에 37년간이나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책이 아니겠는가.

" 당신은 혹시 보았는가?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라나는 그 잘 익은 별을. 혹은 그 넘실거리는 바다를. 그때 나지막이 발음해보라. “청춘.” 그 말 속에 부는 바람 소리가 당신의 영혼에 폭풍을 몰고 올 때까지." (p. 229)

산문다운 산문을 만나고 싶다면 <행복의 충격>을 읽어 보면 좋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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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24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주말에 교보에서 대충 봤어요. 살까하다가 놓고 왔는데...
김화영님의 글은 저도 번역으로만 읽었는데, 그의 '행복'을 발견하고 공감해볼 수 있는 에세이일 것 같아요.
꿈이 현실의 공간과 만나는 사랑의 기록,이라는 말이 부럽기도 하고요.

라일락 2012-07-24 10:29   좋아요 0 | URL
김화영님의 글을 이렇게 접하게 되니, 참 반갑다는 생각이 드네요.
카뮈 전집 20권을 번역하셨으며,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번역해서 자주 이름은 들었지요.
정통 산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책이어서 베스트 셀러의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37년간 절판이 안 되고 계속 독자들에게 읽혔다고 합니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백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백영옥의 첫 장편소설인 <스타일>을 읽은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그후에 몇 편의 소설들이 출간되기는 했지만 <스타일>이외에는 읽지를 않았다.

 

 

<스타일>은 패션잡지 기자인 주인공의 일과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 젊은 여성들에게는 흥미로운 소재와 주제였겠지만, 나에게는 주인공의 직업부터가 거리감을 느끼게 했고, 사랑 이야기라는 것도 그리 큰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백영옥의 신작 소설인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도 큰 기대를 갖지는 않았다.

청춘들의 사랑, 이별, 실연 후에 느낀 감정들, 그리고 새로운 사랑.

이 정도의 이야기가 펼쳐지리라는 것과 책제목이 다소 길면서도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모임 : 조찬모임 ?

시간 : 오전 일곱시 ?

대상 : 실연당한 사람들?

오전 일곱시가 얼마나 이른 시간이며 소중한 시간인지는 이 시간에 활동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실연당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은 절대 아닌 것이다.

정재계 인사도 아니고 일곱시 조찬모임이라니...

장난하냐? 라고 묻고 싶다.

꿀맛같은 아침의 단잠을 포기하고 조찬모임을 하다니, 그것도 실연당한 사람들끼리.

" 실연은 슬픔이나 절망, 공포같은 인간의 추상적인 감정들과 다르게 구체적인 통증을 수반함으로써 누군가로부터의 거절이 인간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 (p. 31)

트위터를 통해 모인 21명의 사람들이 오전 일곱시에 레스트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영화관으로 가서 실연에 관한 영화 4편을 보고, 자신들에게 한때는 소중한 물건이었으나, 이제는 처치곤란한 실연의 기념품이 되어 버린 물건을 버리고, 그 버린 물건 중에서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골라서 가지고 간다.

이렇게 특이한 이야기가 신선하게 마음 속으로 들어 오게 되는 것은 이 책의 2부를 읽고 나서부터이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소설의 내용은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 애인을 잊지 못해서 과거의 연인과 유령처럼 동거 중인 사람들이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 많아요. " (p. 137)

실연의 아픔!

실연이후의 삶을 " 스위치를 꺼버린 것처럼 너무 조용해요" (p. 51)라고 이야기하듯이 실연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은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것이 특효약일 수도 있기에 결혼 정보업체의 커플 매니저인 정미도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조찬 모임이 이루어지게 되고, 거기에 참석했던 윤사강, 이지훈, 정미도의 사랑과 실연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유부남 기장과의 사랑이 실연으로 끝을 맺은 사강의 이야기 속에도,

컨설턴트 강사인 이지훈의 실연 속에도 가슴 아픈 가족사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들이 조찬 모임에서 버린 사랑의 기념품이자, 지금은 실연의 기념품이 된 물건들이 다시 이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 모두 꽃처럼 향기로운 물건들이었다. 지금은 처참하게 시들어 버렸지만. 한 때, 너무나 아름답던." (p. 274)

책을 읽으면서 실연이란 꼭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꿈꾸었던 것들에게서도 실연당할 수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남과 사랑, 헤어짐, 그것은 꼭 연인들끼리의 문제가 아닌, 가족과 가족간의 문제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책 속의 인물인 윤사강, 그녀의 이름은 아버지가 좋아하던 '프랑소와즈 사강'에서 따온 것이고, 그래서 '프랑소와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이란 책이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많은 부분에서...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에 읽었기에 그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 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는 더 더욱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슬픔이여 안녕>의 안녕이란 'good bye' 가 아닌 'hi' 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독특한 발상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지만, 생각외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 (...)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의 노래처럼 '감히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감히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감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감히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며, 감히 닿을 수 없는 저 밤하늘의 별에 이른다는 것'은 꿈을 가진 사람의 깃발이 아니었을까. 자신은 평생동안 꿈과 목표를 혼동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p. 401)

 

 

" '미안해'로 끝나는 사랑보다 '고마워'로 끝나는 사랑쪽이 언제나 더 눈물겹다." (p. 417)

그리고 마지막 8부와 9부를 접하면서는 가슴을 두드리는 울림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저 남녀간의 사랑, 이별, 실연의 상처, 상처의 치유가 아닌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게 해 준다.

 

 

<스타일>보다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이 장소적 배경이나 이야기의 소재 등이 좀더 폭넓어지기도 했으며, 문장력도 한층 돋보이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래서 백영옥 작가에 대한 인식이 훨씬 좋아지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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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 문화여행자 박종호의 오스트리아 빈 예술견문록
박종호 지음 / 김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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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관련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사람이 '박종호'이다.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정신과 전문의, 오페라 평론가, 여행 저술가, 풍월당 대표.

'풍월당'이란 국내 유일의 클래식 음반 전문점을 말하는데, 그가 설립한 것이다.

이처럼 그는 오페라와 예술전반에 관한 칼럼을 쓰고 해설을 하고 있다.

그러니, 그를 일컬어 예술 평론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쓴 저서들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읽게 되었다.

그 책은 탱고에 관한 내용 뿐만아니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전반적인 이야기까지 함께 담겨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하여 많은 상식들을 갖추게 되기도 하였다.

이번에도 그의 저서들을 둘러 보다가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책을 알게 되었다.

 

 

빈, 비엔나.

도시 이름만으로도 요한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의 음율이 넘쳐 흐르는 것같은 이명을 듣게 된다.

너무도 아름다운 도시. 거리 곳곳에서 오페라를 선전하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로 분장한 어릿광대들이 오페라를 홍보하는 곳.

그곳은 예술가의 숨결이 넘쳐 나는 곳이다.

십 여년 전에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는 쇤부른 궁전이나 벨베데르 궁전, 성스테판 성당 등의 아름다운 문화유산만을 찾아 다녔다.

그래서 저자가 소개해주는 박물관, 미술관, 건축물, 공방 등은 겉모습만 보고 스쳐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와 전통이 깃든 빈을 여행하는 것은 유럽의 중심을 보는 것이고, 빈을 아는 것은 예술을 아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보통은 빈을 이야기할 때에 음악의 도시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곳은 결코 음악만이 아닌, 미술, 디자인, 건축, 문학, 연극, 오페라 등이 최고의 수준을 이루었던 도시이다.

그래서 저자는 빈에 관한 모든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해 준다.

그런데,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들은 세기말 ( 이 책에서의 세기말은 1800 년대에서 1900년대로 넘어오는 때를 의미하기에 1900년을 전후한 19세기말을 지칭하는 것이다.)에 빈을 빛내고 사라져간 수십 명의 예술가들의 인생과 그들의 흔적을 찾아 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빈에서는 음악가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이고, 그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빈에 있는 중앙묘지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요즘에는 빈을 찾는 사람들이 클림트의 그림과 에곤실레의 그림들도 많이 보고자 한다.

 

 

" 실러의 시는 베토벤의 음악을 탄생시켰고, 베토벤의 음악은 다시 클림트의 미술을 탄생시켰으며, 클림트의 그림은 말러의 지휘를 불러 일으겼다." (p. 93)

'구스타프 말러'하면 '알마 쉰들러'가 따라 붙기 마련인데, 그녀의 남성 편력은 다른 책을 통해서도 읽었지만, 이 책 속에서도 여전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이기에 그에게도 특별한 인물이지만, 정신분석학에서는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발자취를 찾아가 보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은 빈에서 태동하였으며, 빈이 그 중심에 있기때문이다.

이렇게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빈을 중심으로 세기말에 활동을 하였던 예술가, 건축가, 정신분석학자의 이야기를 소상하게 들려준다.

 

 

 

 

" 건축가로는 오토 바그너를 시작으로 요제프 마리아 올브리히, 아돌프 로스, 요제프 호프만 등이 있다. 이어 화가들로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스카 코코슈카 등이 있다. 작가로는 페터 알텐베르크, 아르투르 슈니츨러, 후고 폰 호프만슈탈, 칼 크라우스, 슈테판 츠바이크 등이 앞의 화가, 건축가들과 한 시대의 친구이자 동료들이었다. 그들과 교류한 지인으로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등이 있다. 작곡가로는 구스타프 말러, 후고 볼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렉산더 쳄린스키, 아르놀트 쇤베르크, 안톤 베베른, 알반 베르크 등이 있다. 지휘만을 전업으로 하는 음악가들이 부상하면서 지휘자라는 새로운 직업이 자리 잡게 되었는데, 그들이 바로 브루노 발터,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에리히 클라이버, 클레멘스 크라우스 등이다." (출판사 리뷰 중에서)

 

 

아름다운 빈의 모습과 함께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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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0 20: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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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0 2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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