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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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는 우리나라의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일본 작가이다. 작가의 소설 중에 가장 처음 읽었던 책은 <키친>이었다.

그후에 우연히 <아르헨티나 할머니>를 읽게 되었는데, 그 여운이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동네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할머니라고 알려져 있는 아르헨티나 할머니. 그러나 한 소녀에게는 어머니를 잃은 후의 상실감과 슬픔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힘이 되었던 할머니와 소녀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그렇게 만나게 된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새로운 책이 출간될 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읽게 되었다.

작가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소설들이 길지 않고 짧기때문에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독자들에게는 작가의 소설을 즐겨 찾을 수 있게 되는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소설 속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 유별나지 않은 이야기, 복잡하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는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그 무엇인가가 새로운 마음으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치유와 희망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부모 중의 누군가의 외도로 인한 불행한 가정사에서 오는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또는 이성간의 배신과 헤어짐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 속에는 삶에서의 아픔이 음식에 의해서 치유되는 경우도 상당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바나나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음식 관련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찌 보면 바나나의 작품은 거의 같은 맥락에서 읽어도 무방할 정도로 큰 차이를 가져 오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문체가 유려하고 섬세하여서 <무지개>와 같은 소설은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타히티의 강렬함을 느낄 수 있는 한 폭의 풍경화를 대하는 듯하기도 하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지금까지 제 작품 중 가장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는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5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그녀의 소설 주인공들이 거의 그렇듯이 <막다른 골목의 추억>의 주인공들도 그 무언가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청춘들이다.

불행했던 가정사로 인하여, 성장기에 가해진 치명적인 사건으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인하여, 그들은가슴에 묵직한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마치 이 소설의 제목이 말하듯,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여 빠져 나가야 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처럼.

그러나,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였다고 해서 그리 슬퍼하거나, 극단적인 상황을 생각하지는 않고, 그들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 가는 것이다.

첫번째 이야기<유령의 집>

철거하기 직전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죽은 노부부의 유령이 보인다면 섬뜩할 듯하지만, 막상 그 유령의 모습을 보게 된 셋 짱은 그 부부의 느릿느릿, 아니 흐늘 흐늘한 삶의 움직임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들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면서 만난 이라쿠라와의 서로 구속하지 않는 관계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 (...) 언뜻 보면 단순한 인생이지만, 실은 칠대양을 탐험하는 것에 필적할 만큼 거대한 흐름에 속하는 무엇이다. " (p. 63)

두 번째 이야기 <엄마>

사원 식당에서 먹게 된 카레에 투입된 약물로 인하여 어린시절에 엄마로 부터 받았던 학대를 떠올리게 된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불안정해진 엄마는 딸을 학대하였지만, 그녀에겐 그 시절의 나쁜 기억은 없고 오로지 아름다웠던 장면들만 떠오르는 것이다.

분명히 어릴 적에 엄마와 어떤 일이 있었을테지만...

" 심심하고, 영원하고, 마코토에게 가장 행복했던 아주 잠깐의, 이 세상에서 휴식하던 시간의 길동무로서...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함께일 수 있었던 것을, 나는 지금도 영광으로 생각한다. " (p. 150)

세 번째 이야기 < 따뜻하지 않아>

어린시절 이웃집에 살고 있던 남자 아이와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남자아이가 생모에 의해서 죽음을 맞게 되는 충격적인 사건. 이 추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여자 작가의 이야기이다.

네 번째 이야기 <도모짱의 행복>

아버지가 젊은 비서와 바람이 나고, 그로 인하여 부모는 이혼을 하게 되고, 엄마는 갑자기 죽게 되는데... 도모짱에게는 16살때의 강간을 당한 아픔이 있는데...

그래도 가장 고독했던 밤의 어둠 속에서도 벨벳 같은 밤의 빛,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 별의 반짝임, 벌레 소리 등... 그런 것들에 안겨 있는 도모짱은 행복하다.

다섯 번째 이야기 < 막다른 골목의 추억>

미미는 다카나시와 양가 부모가 만나고 약혼 반지를 교환한 사이인데, 다카나시의 전근으로 인하여 그로부터 연락이 뜸해지게 된다. 생각끝에 그의 집을 찾아가나, 그곳에서 다른 여자와의 동거를 확인하게 되고...

그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서 외삼촌의 가게인 막다른 골목의 2층 방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일하는 니시야마를 만나게 되는데...

" 이곳에서 지낸 며칠... 유기잔 속으로 푹 꺼진 것처럼, 슬픈 필터를 통해서만 보았던 풍경은 내 마음에 꼭꼭 새겨져 았으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p. 214)

이처럼 5편의 짧은 소설들은 막다른 골목끝에 서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것은 큰 절망감임에도 일상의 단편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추억 속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통해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것이다.

아주 담담하게, 아주 사소한 일인 것처럼....

요시모토 바나나가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게 소설 속의 주인공들의 상처를 치유해 주었던 것처럼.

삶을 살아 오는 동안에 마치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듯한 상황에 빠져 본 경험이 있는가?

그때 나는 어떻게 그 골목을 빠져 나왔었는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아우성을 치고 발버둥을 치면서 힘들어 했었던가?

아니,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아픔들도, 그 막막함도 결국에는 삶의 한 단면이고,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담담하게 헤쳐 나오지 않았던가.

바로 요시모토 바나나는 그 아픔은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언젠가는 치유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한 사람들이라면 <막다른 골목의 추억>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지금은 막다른 골목일지라도 그것은 언젠가는 추억 속의 한 부분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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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신작 에세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가 방금 도착했네요.

이 책은 출간 전에 독자 모니터가 되어서 가제본으로 읽은 책입니다.

가제본도 정말 예뻤는데....

그런데, 오늘 문학동네에서 500 권 한정 특별판과 <란도샘의 도란도란 인생어록> 미니북, 문학동네 세계 문학전집 중에서 희망했던 3권의 책이 도착했습니다.

이미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예약 주문을 했는데, 그 책도 오늘 도착한다고 하네요.

문학동네에서 보내주신 책은 난도 샘의 친필 사인본입니다.

이 책은 가제본으로 읽었지만, 천천히 다시 한 번 읽고 서평을 쓰려고 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듯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도 이제 막 어른이 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어른이 되었지만 흔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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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2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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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있을까 ?

<별을 스치는 바람 2>의 200 페이지를 넘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옴을 느낀다.

시인이 한 줄의 시도 쓸 수 없다는 것.

시인이 시를 모국어로 쓸 수 없다는 것은 시인이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아름다운 시어들, 읽으면 가슴 속에 알알이 박히는 윤동주의 시들.

별, 바람, 그리움, 어머니, 프랜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패, 경, 옥.....

그가 읊던 그 시어들이 너무도 슬프게 다가온다.

동주는 자신이 조선인들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것으로나마 글을 쓴다는 것에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 그에게 찾아온 상실감.

인간 생체 실험에 의해서 차츰 영혼이 황폐해지고, 기억을 잃어가는 동주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감옥 음악회에서 조선인들의 입을 통해서 들려질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듣겠다고 자신에게 처치되는 주사가 생체 실험임을 알면서도 그를 원하는 동주.

인간은 야수의 탈을 쓰고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야수의 탈을 쓰고 천사의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스기야마의 잔혹한 폭행과 고문. 그것은 의무동의 원장의 지적이고 온화한 얼굴 뒤의 야수의 모습과 대비된다.

얼핏 영화 <피아니스트>가 떠오른다.

나치를 피해 홀로 남은 스필만은 허기와 추위와 고독 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겨우 연명하여 가던 중에 독일 장교에게 발각이 된다.

냉혹하기만 한 독일 장교는 스필만의 피아노 연주를 듣게 되고 그들은 음악으로 교감을 하게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가 쇼팽의 피아노 곡으로 스필만과 독일 장교를 연결시켜 주었다면, <별을 스치는 바람>은 문학을 통해서 윤동주와 스기야만, 윤동주와 '나'(유이치)가 연결이 시켜준다.

스기야마가 윤동주의 시와 글과 문학적 소양에 매료되었듯이, 그의 후임인 '나' (유이치)도 문학으로 동주와 교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스기야마는 동주의 시를 불태울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시들을 지켜 주기 위해서 감옥소 밖에서 연을 날리던 소녀와 연싸움을 하도록 하여 동주의 시를 감옥 밖으로 날려 보낸다.

시들은 날개는 없었으나 연에 실려 바람을 타고 담장을 넘어 간다.

스기야마와 마찬가지로 '나'도 동주에 대해서 애잔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동주의 사그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이, 일본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 그의 기억은 벌레먹은 잎사귀같았다. 그는 자신이 죄수임을 알았지만 왜 그곳에 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자신이 시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떤 시를 썼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그의 머릿속에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들이 남아 있을지 궁금했다. " (p. 235)

1945년 11월 30일, 감옥문을 걸어서 나가겠다고 이야기하곤 하던 동주는 그해 2월 16일 세상을 떠나 그가 노래하던 별을 따라 간다.

그는 이미 '별을 헤는 밤'의 마지막 연을 통해 자신의 생을 예견한 듯한 시를 우리에게 전하고 갔다.

"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별을 헤는 밤 중에서)

<별을 스치는 바람>은 작가가 윤동주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던 연구자들의 논문과 자료, 그의 동생과 후배, 그리고 그의 생애를 다룬 책과 시집 등을 참고로 하여 한 편의 소설을 탄생시킨 것이다.

소설의 구성도 탄탄하고, 감성적인 문체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반전도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야기,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에필로그에서 종전후에 '나'(유이치)는 전범 수용소에서 심문을 받게 된다.

그 중에 한 대목이 인상적이어서 여기에 소개한다.

" 내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합니다. 나는 그들의 죽음에 책임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잔인한 시대를 살아 남았다는 것으로도 나는 유죄입니다. " (p. 289)

바로 일본인들에게 읽히고 싶은 문장이다.

요즘도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일제 강점기에 한일간에 일어났던 문제들에 대해서 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

"잔인한 시대를 살아 남았다는 것으로도 나는 유죄입니다. "

책장을 덮으며 윤동주를 생각해 본다. 그의 시들을 기억해 본다.

"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별을 헤는 밤 중에서)

그리고 작가 이정명을 생각한다. 역시 기대 이상의 좋은 소설을 나에게 선사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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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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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오전 시간에 집안일을 하다가 무심코 보게 되는 프로그램이 <아침마당>이다. 별 생각없이 켜 놓기만 하는 TV인데 그날은 교양 강좌였던지 작은 키의 독특한 목소리의 강사를 보게 되었다. 그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목소리가 특이하여 얼핏 보게 되었고, 자막에 흘러 지나가는 프로필이 하버드대학교 박사 였다.

그런데, 강의 내용은 수준이 좀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아침마당>의 주 시청자가 주부이니 조금은 코믹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별로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에 김연아 교생 실습 문제로 매스컴에 오르내리게 되면서 이 책의 저자를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주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황상민 교수가 이 책을 썼다는 것이 저자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꼭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기도 하고, 일반인들도 한 번 쯤은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 자체가 소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소유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그 욕망이 충족되는 순간 더 큰 욕망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적금을 들어서든지, 대출을 받아서든지, 몇 달 월급을 쏟아 부어서든지 명품 가방을 사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나의 동료보다는 좀 더 좋은 자동차를, 좀 더 큰 아파트를, 좀 더 좋은.... 좀 더 좋은....

그런 소비 경향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야기들이 담긴 이 책은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탐색해 나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5천만 대한민국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심리를 파악하려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소비 심리에 대한 정확한 탐색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다양한 행동들을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소비 성향, 소비 심리, 가치관들에 대한 다양한 사례는 우리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2011년 라면 시장에서의 '하얀 국물' 라면의 선풍적인 인기. 소비자의 입맛의 다양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마음을 잘 읽은 기획이었다. 이 책에서는 여기까지 말하고 있지만, 요즘의 대세는 '하얀 라면'의 매출이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다.

그건 왜 일까? 아마도 우리들은 매콤함은 '빨간 국물'에서 더 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고, 익숙함에 깃들여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신라면 블랙'은 웰빙과 건강을 코드로 삼았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것은 소비자의 심리는 칼로리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케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조사하고,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만 하는 거이다.

이 책에는 이처럼 요즘 대세를 이루는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읽는 재미가 더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알기 위해 마케터 조사를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소외시킨 잘못된 마케팅을 시작하기도 하니, 이것은 골목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가로등 아래에서 찾는 것과 같지 않을까.

 

 

얼마후에 대통령 선거가 있게 되는데, 이 책의 제목인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과 명품 지갑을 사는 것을 비교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그 비중을 둘 가치도 없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에 훨씬 그 무게를 두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을 읽어 보기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싶은 명품 가방에 올려진 후기를 더 자세하게 읽는다는 것이다.

당연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소비 심리 입장에서 볼 때는 덜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내내 저자를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을 탐구하는 심리학자'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탐색해 나가는 여정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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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의 월요일 -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기적의 날
로라 슈로프.알렉스 트레스니오프스키 지음, 허형은 옮김 / 샘터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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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잔돈을 주어 본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언젠가 학생인듯한 청소년이 차비를 구걸한 적이 있는데, 돈을 주어야 할까? 아니면 그냥 지나칠까를 많이 망설인 경우가 있다.

내가 주는 적은 돈이 그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악의 소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 되도록이면 그냥 지나쳐 버린다.

어느 겨울에는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지구상의 빈곤한 곳에 있는 어린이들을 돕는다는 팜플렛을 돌리는 사람들에게 돈을 건넨 경험이 있는데, 돌아 서면서 '과연 그런 단체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는 것이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이 쓰여질 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56번가가 만나는 길 모퉁이에서 마주친 11살의 남자아이가 건넨 한 마디의 말.

" 아주머니, 혹시 잔 돈 있으세요?"

그 소년은 배가 고프다고 했다. 로라 슈로프는 그 소년을 지나쳐 가다가 건널목에서 되돌아 와서 그 소년과 함께 맥도널드에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더럽고 냄새나는 소년과 점심을 함께 할 수 있을까....

'USA 투데이'의 잘 나가는 광고 책임자 로라와 마약과 폭력의 소굴에서 자란 모리스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마다 함께 점심을 먹기도 하고, 모리스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도 하고, 학교에 학부형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하고....

이런 선행을 베풀게 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단단한 끈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로라는 생각한다.

<모리스의 월요일>은 30년이상 계속되어 온 두 사람의 우정(그들은 서로 친구라고 생각하게 된다)을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얼핏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로라가 뉴욕의 어두운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는 모리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 이야기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이 이야기는 로라가 모리스를 통해서 자신의 가슴 아픈 가정사를 되돌아 보고,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게 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로라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에서 성장했기에 그녀에게는 가정에 대한 불행한 기억, 마음 속에 간직된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있었던 것이다.

그 상처들이 모리스의 삶의 모습을 통해서 치유될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때가 모리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 (P. 109)

모리스에게 로라는 '신이 보내주신 천사'였고, 로라에게 모리스는 '복'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부모들의 폭력과 그릇된 행동이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그리고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상처는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또한, 어릴 때에 짊어져야 했던 마음의 짐들이 그들이 성장하여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다.

가정에 있어서의 부모의 역할이 자녀들의 일생을 좌우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것이다.

로라와 모리스는 가정에서 받을 수 없었던 사랑을, 가정을 통해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들을 '월요일의 만남'을 통해서 치유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모리스가 원했던 것은 한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잔돈이 아니라,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마음이었고, 갈색 봉투에 담아 학교에 가지고 갈 수 있는 점심 식사를 챙겨주는 정성을 원했던 것이리라.

로라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그들의 만남은 모리스에게는 꿈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힘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로라에게는 그의 성장기를 되돌아 보고, 현실 속에서 행복을 가꾸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린 누군가의 삶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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