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 인문학 책상 위 교양 21
박홍순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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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한민국 미술 대전'이라고 칭하지만 1941년부터 1981년까지는 국전이라고 하는 미술 전시회가 해마다 가을에 열렸다. 국전은 미술계의 신인 공모를 위한 것으로, 여기에서 수상을 하게 되면 화단에 들어 갈 수 있는 등용문의 역할을 했다.

서양화, 동양화, 조각, 서예 등의 출품된 작품들 중에서 수작을 뽑아서 상을 주고, 그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해마다 국전을 관람하는 것은 연례행사였다. 전시된 작품을 보기 위해서 몰려드는 관람객은 상당히 많아서 줄을 서서 전시장에 들어 가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주로 학교에서 단체로 관람을 했는데, 그것이 나의 미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후에도 국전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전시회, 외국 유명 미술관 소장의 작품 전시회는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 가곤 했다.

여행을 갈 경우에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꼭 들려 보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의외로 좋은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지창조>나 <최후의 만찬>,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고흐, 피카소, 르느와르 등 유명화가의 미술작품을 볼 때는 정말 입이 딱 벌어져서 닫히지 않을 정도로 황홀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주로 화가에 대해서, 그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 작품이 발표될 당시의 상황이나 반응, 화풍 등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특히 서양 미술을 감상할 때는 신화나 성경이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동안에 출간된 미술관련 서적들은 이런 관점으로 작품 해석을 한 책들이 많다.

그런데, 그와는 좀 다른 시각으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동서양의 미술 작품을 매개로 하여 인문학, 고전으로까지 심화해 나가는 그런 시각으로 쓴 책이 <미술관 옆 인문학>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과는 다른 방법인 것이다. 미술작품 감상에서 시작하여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경험에 대한 문제 의식을 사회적, 철학적으로 확장하는 영역까지 다룬다는 것이다.

미술 작품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거울은 거울인데, 있는 그대로를 비추는 거울이 아닌 오목 거울, 볼록 거울, 깨진 거울로 보는 것이다.

그러니, 미술작품 속에 숨겨진, 아니면 투사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술 작품을 해석해야 하고, 그것은 일반인들로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이 책에서는 6가지 주제로 나누어서 미술작품을 먼저 보고 그것과 관려뇐 인문학, 고전에 접근해 본다.

그래서 미술관 옆에는 인문학이 있다.

인문학만으로도 어려운데, 미술관에서 인문학으로의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꽤 어려운 책이겠구나'하고 읽기를 포기할 독자들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는 않다.

많이 보아온 작품들, 처음 접하는 작품들 속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진장 많이 나오는 것이다.

코로는 풍경을 주로 그리던 화가인데, 후기에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고 한다. 아마도 책읽는 여자를 가장 많이 그린 화가일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가 책읽는 여자를 많이 그린 이유는 책을 읽는다는 지적인 호기심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상의 사실적인 모습에 중점을 두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것이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조선시대의 윤덕희도 <책 읽는 여인>을 그렸다. 윤덕희의 할아버지가 윤선도이기에 그는 아마도 집안에서 많이 접하던 여인이 책읽는 여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관심을 보이는 패옥 대신 책을 든 여인. 이 작품을 통해서 외모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여성들 볼 수 있는 것이다.

서양과 동양의 같은 주제의 미술작품. 그리고 이 작품들을 보면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보부아르의 <제 2의 성>이라는 어려운 책 속의 내용으로 들어간다.

이 책은 현대 여성해방 운동의 교과서라고 불리우는 책이니, 미술작품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서,

할스의 <유쾌한 술꾼>,< 류트를 켜는 광대>는 웃음을 가득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웃음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야기한다.

조선시대의 회화 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느낌을 주었던 최북의 <풍설 야귀인도>는 처음 보는 작품인데, 최북은 한국의 반 고흐라고 할 정도로 기이한 행동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미술의 특성 중에 독창성이 뛰어나서 성공한 작품으로는 조영남의 화투그림들을 들 수 있다.

그는 정말로 튀기 위해서 화투라는 소재를 선택했다고 한다.

화투그림을 통해서 도박과 투기 천국이 된 우리나라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빈부 격차때문에 일어난 현상임을 상기시킨다.

미술작품이란 개인의 생각만을 반영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 시대의 사람들의 집단적인 사고방식을 표현하는 창(窓)이라고 하니, 미술작품 속에서 인문학적 고찰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미술작품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 작품들 속에서 또다른 인문학적 고찰을 한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미술작품만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발상을 가지고 작품을 대하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아니라면 이런 시도를 할 수 조차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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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 - 제1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79
홍명진 지음 / 사계절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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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북한주민들이 우리나라로 온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탈북자들에 대한 기억으로는 북한에서 일가족과 몇몇 친척까지 함께 배를 타고 내려왔던 김만철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초중학생까지 있었던 김만철 가족의 이야기는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매스컴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전혀 다른 체제에서 생활하던 탈북자들이 이곳에서 자리잡고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탈북자들이 우리사회에는 2000 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하니,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이미 황석영 작가는 <바리데기>를 통해서 탈북소녀를 다루기도 했다. 그러나 그 소설의 바리는 영혼이나 짐승과도 소통을 할 수 있는 초능력에 가진 아이였고,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을 거쳐서 런던으로 들어간다.

바리의 이야기에서는 탈북소녀의 삶이 제3국을 통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의 삶과는 차원이 다른 삶이었기에 특별한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이 겪는 문화적 충격은 어떤 것일까,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혼돈스러움,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들에게 보내는 편견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홍명진은 청소년 소설을 통해서 탈북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장맛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밤에 14살 승규는 어머니와 누나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도망을 친다.

어릴적에 아버지는 돌아가셨기에 온가족이 북한을 탈출한 것이기는 하지만, 탈북 과정에서 누나의 손을 놓쳐서 어머니와 단 둘이 남게 된다.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서 우여곡절끝에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그 과정에서 승규는 17살(실제로는 19살)이 되지만, 누가 보면 중딩이라고 할 정도로 왜소한 아이이다.

어머니는 밤에 식당일을 해서 번 돈을 누나를 한국으로 데려 오기 위해서 중간책에게 보내다 보니, 승규는 검정고시 학원에도 다니지 못하고 혼자 공부를 해야 한다.

승규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도와주는 복지관의 노애리 복지사에 의해서 밴드부에 가입하여 드럼을 치게 되고, 어느날 어머니는 누나가 중국에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향한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이다. 갈등 구조가 얽혀 있지도 않고, 극적 요소가 강하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바로 그것은 탈북 청소년의 내면세계를 묘사하기 위한 이 소설의 특징인 것이다.

우리의 청소년들과 같은 탈북 아이들. 그들은 우리의 청소년과 그리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회에서 그들이 발을 딛고 살아가기에는 많은 제약들이 있다. 사람들의 편견이 항상 뒤따라 다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 (...) 우린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과는 다르니까. 그런데 눈치 보지 말고 해. 니가 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게 옳다고 믿는다면 뭐든 열심히 하는거야. 너도 알잖네.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우리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p. 86)

바로 승규의 경우가 그런 것이다. 그의 앞에 놓인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어머니가 식당일로 벌어 오는 돈은 누나를 한국으로 데려올 비용으로 쓰이게 되니, 승규는 공부를 할 돈도 없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누나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니...

이보다 더 암울한 현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현실을 무덤덤하게,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것이다.

오늘의 삶이 힘들어도, 비참해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승규의 삶이 더 안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결말도 확실한 결말이 아닌,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여운을 남겨준다.

그래도 승규가 앞으로 밝게 살아갈 것같은 것은 복지관 밴드부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 밴드부의 명칭이 '우주비행'.

" 무한한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닐 수만 있다면, 힘들고 괴롭던 생각 날려버리고...." (책 속의 글 중에서)

청소년들이 <우주비행>을 읽는 것을 계기로 자신들과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편견이 아닌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살고 있는가를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다문화 가정들이 많이 늘어나기에 그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려는 노력을 하는 것처럼 탈북자들도 차츰 늘어나기에 그들과 어우러져서 살아 가는 사회가 될 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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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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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난 사진작가 '김영갑'에게 '그 섬'은 제주도이다. 아니 제주의 초원, 오름, 바다였던 것이다.

작가는 항상 제주도의 풍경을 담는 사진을 찍었다. 1982년에 제주를 알게 된 gn에 '그 섬'에 정착하면서 제주의 풍광을 뷰파인더에 담는 작업을 했다.

사진의 주제는'외로움과 평화' - '김영갑'의 일생의 모습과 같은 주제이다.

작가는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찍는 사진 작업을 수행이라 할 만큼 영혼과 열정을 바쳤다.

 

 

 

 

하루의 끼니를 걱정해야 할 만큼 궁핍한 생활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사진 작업을 할 필름과 인화지를 사는 것은 그에게는 '밥'보다 더 중요한 일이었다.

그가 제주도에 정착하게 된 것은 '내 사진에 표현하고 싶은 주제(마음)가 다르기 때문이다. 찍고 싶은 사진만 찍으며 살아가는 사진장이로 만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 할 정도로 인생 그자체가 사진 찍는 작업 뿐이었다.

낮에는 제주, 마라도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밤에는 현상을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인화작업을 하는 것이다.

일출사진을 찍겠다고 서둘러 마라도에 나타났다가는 제대로 된 사진도 찍지 못하고 오전 배로 떠나는 사진 작가들의 행동에 사진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설명해 준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풍경만이 아닌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감동까지 담아 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풍경을 담기 위해서 그는 제주에 홀로 남아 사진 작업을 했던 것이다. 사진 작업은 끊임없는 기다림과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기에....

20여년 넘게 섬의 모습을 찍는 작업을 하고 살던 그에게 그당시만 해도 듣도 보도 못한 희귀병인 '루게릭'병이 찾아오게 되고, 카메라를 잡은 손이 떨려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하여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열게 된다.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이며, 갤러리에는 자신의 생명과 맞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국제적 수준의 아트 갤러리이며 그가 루게릭병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직접 자신의 손으로 만든 갤러리인 것이다. 갤러리 마당은 제주의 상징인 '바람','돌','사람'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는 2004년에 출간되었고, 작가 사망후인 2007년에 내용은 그대로인채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사진에 미쳐서 살아 온 김영갑의 삶과 작품 세계, 그리고 투병과정의 이야기가 구술형태로 씌어진 포토 에세이이다.

제1장의 주제가 '내마음의 풍경'으로 '제주의 자연속에서 풍요로운 영혼과 빛나는 영감을 얻었던' 삶과 사진 작업의 이야기라면

제2장은 '한라산, 내 영혼의 고향'으로 사진 작업에 몰두하는 과정에 루게릭병을 앓게 되는 투병의 기록인 것이다.

그리고, 책에는 작가가 어느날 섬에 홀려서 정착하게 되었던 '그 섬'의 사진들이 약 70여컷이 소개된다.

그런데, 사진만을 보면, 그곳이 제주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그런 잔잔하면서도 느낌이 있는, 그의 평생의 사진 주제였던 '외로움과 평화'가 깃든 사진들이다.

제주가 관광지이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기에 그런 제주의 낯익은 모습을 기대한다면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제주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관광객이 아닌 오로지 '섬'이 좋아서 그 곳에 머무르게 된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 본 자연의 모습, 가식적이 아닌 자연 그래로의 본연의 모습이 그의 사진속에 담겨 있다.

그의 사진은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그냥 외롭고 평화스러운 것이다.

또한, '초원'은 초원대로, '오름'은 오름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영원의 생명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게 작가의 모습처럼 드러내 놓고 보이지도 않고, 꾸밈이 없는 순수한 모습에서 외로운듯 평화가 깃든 모습이다.

'내가 사진에 붙잡아두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들판의 빛과 바람, 구름, 비, 안개이다. 최고로 황홀한 순간은 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삽시간의 황홀이다.'(p180)

작가는 항상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집념으로 카메라의 셔터를누렸다.

그런 작가에게 루게릭병으로 카메라를 들 수 조차 없었던 때의 생각이 드러난 대목을 소개해 보겠다.

'카메라를 잡을 수 없는 사진가의 삶은 날개 잃은 새의 운명처럼 시련의 연속이다. 폭풍치는 바다에서 날지 못하는 새는 내일을 기약하기 힘들다. 새는 더 이상 짙푸른 하늘을 꿈꾸지 않는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없는 사진가는 고민하지 않는다. 눈, 비, 바람, 구름, 안개에 마음이 달아 오르지 않는다. 편안하게 바라보며 잃어버린 것보다는 얻은 것을 생각하며 미소 지을 뿐이다. 이제 마음으로만 숱한 사진을 찍는다 절망하자면 한없이 절망스런 상황이지만 그것을 뛰어 넘어야 한다.'(p234)

사진에 일생을 바친 작가가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제주도의 올레길을 걷다 보면 그의 갤러리를 발견할 수 있고, 갤러리를 둘러 보는 과정에서 김영갑의 담은 사진 풍경에서 '외로움과 평화'를 느낄 수 있다면 그의 사진 작업의 열정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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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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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매일 반복적으로, 때에 따라서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의 경우를 보아도, 아주 작은 행동이지만, 무심코 먹게 되는 초콜릿칩 쿠키 '이제 그만!' 하면서도 끊을 수 없었던 쿠키에 대한 유혹.

우리에겐 어떤 습관이 있을까. 이 책을 펼쳐들면서 나의 나쁜 습관을 생각해 보게 된다. 고치려고 하지만, 고친다는 것이 힘든 습관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찰스 두히그'는 뉴욕타임스 기자로 사회적 이슈가 되는 대형 기획 기사를 쓰기로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인데, <습관의 힘>을 출간함으로써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저자로 등극하게 되었다.

그건 아마도 그가 엄청난 연구자료들을 토대로 하여서 이 책을 썼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킨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700 여편의 학술논문, 300여 명이 넘는 과학자와 경영자들을 인터뷰하고 수 십여 개의 다국적 기업에서 실시한 비공개 연구자료들을 분석하여 이 책을 썼다니.

이 자료들만으로도 <습관의 힘>은 개인의 습관만을 다루지 않고, 그를 뛰어 넘어 기업, 사회습관까지를 다루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습관이란, " 어떤 시점에는 의식적으로 결정하지만, 얼마 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도 거의 매일 반복되는 선택, 즉, 신호를 보면 반복 행동을 해서 보상을 얻는 것'( 책 속의 글 중에서)이다.

쉽게 말하면 아침에 양치질을 할 때에 치약을 위에서부터 짜느냐, 아니면 아래에서부터 짜느냐 와 같은 반복적인 작은 행동들을 일컫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문제로 신혼초에 부부싸움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습관적인 행동을 그리 고치기 쉬운 것이 아님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행동하는 행동의 40퍼센트가 의사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때문" (p.p. 10~11)이라고 하니 습관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해 준다.

이 책의 구성은,

part 1 - 습관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가를 살펴본다.

part 2 - 성공한 기업과 조직의 습관을 살펴본다.

part 3 - 사회습관을 살펴본다.

처음의 이야기는 개인의 삶과 습관의 상관관계를 풀어나간다. 바이러스성 뇌염에 걸려서 기억을 잃은 유진 폴리의 사례가 소개된다. 그에게는 기억은 없어졌지만, 습관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억을 잃기 전에 가졌던 습관들이 그대로 삶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없어진 유진이 기억을 잃기 전의 산책길을 다녀오는 행동 등이 습관이 얼마나 강하게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가를 말해준다.

그렇기에 기업들에서는 사람들의 습관을 자극하여 제품을 홍보하여 수익을 올리는 마케팅 전략이 있는 것이다.

치약하면 생각나는 펩소던트는 홉킨스의 전략적인 광고때문에 큰 성과를 이룬다. 이 치약이 보급되기 전에 미국인은 7 %만 치약을 사용했다. 그런데 홉킨스는 펩소던트가 치태를 제거해 준다는 것을 부각시킴으로써, 그후 30년 이상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치약이 될 수 있게 했다.

이것은 치태라는 신호와 아름다운 치아의 보상이라는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다 준 것이다.

그런데 비하면 페브리즈는 탈취제를 부각시키면서 악취제거를 하는 제품이라는 선전을 했지만, 판매 실적은 부진했다. 그런데, 같은 제품이 향긋한 냄새를 풍긴다고 광고를 하게 되니, 대박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이것 역시 사람들의 습관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 하는데 광고 효과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혹시, 대형 마트에 가서 채소, 과일들이 고객이 들어오자 마자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 역시 전략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기에 채소와 과일을 먼저 사게 되고, 이제 몸에 좋은 식품을 샀으니, 몸에는 나쁘다고 하지만, 자신들이 선호하는 식품을 안심하고 고르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백화점 매장에 창문이나 시계가 없는 이유도 마음놓고 오래도록 쇼핑을 하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고 한다. 바깥 풍경을 볼 수 없으니, 날이 저문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경과해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습관과의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날이 어두워지면 집에 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 것이니.

그렇다면 습관은 삶에 있어서, 직장 생활을 하는데, 내가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 속에는 그런 사례들도 많다.

미식 축구 꼴찌 팀을 최강팀으로 만든 토니 던지 감독의 습관 훈련법.

그리고 항상 말썽만 부리면서 생활하던 트래비스가 스타벅스 교육 프로그램을 연수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된 이야기도 좋은 사례이다.

스타벅스의 교육 프로그램은 의지력을 집중시키는 것으로, 개인의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습관이라고 한다.

" '동일한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반복 행동을 더하라'는 습관 변화의 황금률을 사용하면 습관을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습관을 항구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 (p. 142)

만약 우리들이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그 습관에 따른 다른 반복 행동을 찾아내서 그 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이다.

습관은 개인의 삶도 바꿀 수 있지만, 기업조직이나 공동체의 습관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4단계 법칙 담겨 있다.

♥ 반복 행동을 찾아라.

♣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 보라.

★ 신호를 찾아라.

♠ 계획을 세워라,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이 4단계 법칙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습관에 따라서 반복 행동을 하는 습관고리가 있느데, 그것을 알아내면 그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알아 낸 것이다.

습관에는 어떤 신호가 있게 마련이고, 이것으로 인하여 반복되는 행동이 나타나는데 그 마지막 단계는 보상이다. 그 보상때문에 습관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다.

습관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렇게 복잡한 내용을 읽지 않고, 나쁜 습관을 고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습관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처럼 다양한 연구결과와 인터뷰를 토대로 이 책을 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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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 - 여행, 인간과 대자연의 소리 없는 위로
함길수 글 사진 / 상상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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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년간 자동차 탐험가로, 사진작가로 길 위에서 바람처럼 살아 왔다. " ( 저자 소개글 중에서)

책장을 펼치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사진들...

해맑은 아이들의 미소, 주름살 진 노인들의 평화로운 얼굴.

인간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길 원하기에 욕망과 집착 속에서 갈등하고 방황하건만, 그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마다가스카르, 우간다. 모로코, 터키, 미얀마, 노르웨이, 방글라데시, 케냐, 뉴질랜드, 알래스카,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을 돌아 다니면서 그곳의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았다.

그가 스쳐간 곳들은 몇 곳을 빼면 모두가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그가 담아 온 사진들은 가슴 속에 잔잔한 여울물을 만들어 준다.

사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작가의 글 역시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욕심을 내려놓게 만들어 준다.

그는 지구 한 모퉁이에서 행운처멀 다가오는 작은 감사의 시간을 전하는 것이다.

" 소유보다 존재에, 물질보다 가치에, 좌절보다 용기에, 절망보다 소망에 시선을 가져다 주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 ( 책 속의 글 중에서)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바오밥 나무를 알고 있는가? 그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천 년 가까이를 버텨온 어린왕자 속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를 보면서,

" 곧고, 단순하며, 강직하고, 고고하고, 변함없이 살아가고 있느냐고, (...)" ( 책 속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물론, 그것은 독자들에게 던지는 물음이기도 할 것이다.

우간다, 캄팔라 나카세로 시장에서는,

" 삶은 고단하여 보여도 삶은 또 이토록 아름답다, 살아가는 일은 알 수 없는 무수한 질문이지만, 그 자체로 신이 주신 선물이기도 하다. 바나나 한 송이를 팔기 위해 쉴 새 없이 멈추지 않는 열정, 아프리카 장터의 삶은 간절한 순간들로 이어진다. 아름답게 기다리고, 소중하게 건네준다. 가끔은 슬퍼도 산다는 건 희망이며, 선물임이 분명해 보인다. " (p. 74)

코뿔소의 눈동자를 들여다 본 적이 있는가? 그는 우간다 엔테베의 동물원에서 멸종위기에 놓인 코뿔소의 눈동자를 들여다 본다. 드넓은 초원에서 마주쳤다면 좋겠지만, 동물원 구석에서 마주한 슬프고 외로운 코뿔소의 눈동자.

그는 나무를 들어서 한참을 코뿔소의 등을 긁어 준다. 코뿔소는 여행자의 곁에 누워서 슬며시 잠을 잔다. 우리들의 편견이었을까?

코뿔소를 무서운 동물로 생각했던 것은 우리들의 생각이었을 뿐, 동물원의 코뿔소는 외로웠던지, 누군가의 손길에 마음을 놓고 평화를 찾는 것이다.

사하라 사막, 그리고 뉴질랜드의 프란츠 요제프 빙하, 알래스카의 마타누스카 빙하.

인간들의 손에 자연은 파괴되고 있으니...

지구상에서 최악의 곳이라고 생각되는 방글라데시, 그곳에서 그는 벽돌공장 노동자도 만나고, 기차역 주변의 헐벗은 아이들도 만난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 고통스러운 곳이기에 가슴에서 지워 버리려고 하지만, 반가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아이가 있기에 그는 그곳을 다시 가슴에 품게 된다.

" 결국,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

그들을 만나러, 그곳에 다시 돌아갈 꿈을 꾼다.

안녕, 다시 만날 때까지...." ( 책 속의 글 중에서)

그가 여행한 곳은 문명과 멀고, 문화가 결핍된 곳들이 대다수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넉넉하고 자유롭고 평화스러워 보인다.

아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진작가의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본 삶의 모습들이기에 아름답게 다가온다. 어떤 사진은 환상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자연을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가 쓴 글들은 마음이 편안하게 해주는 감성적인 글들이다.

거대한 자연이 쓰러지고 부서지는 모습에 가슴 아파하기도 하고,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의 모습에 훈훈함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창문너머 비치는 오후의 햇살을 받으면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읽으면 좋은 것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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