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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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고민들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에 누군가 시원하게 내 고민을 풀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들은 자신의 고민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그 해결 방안도 이미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누군가의 조언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건 자신의 현재의 상황이 벽에 갇혀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막막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내 고민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심하고, 혼자 해결하는 성격탓일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상담을 받아주고 조언을 해 준 적은 참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고민을 상담해 준 적이 많다.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리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그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1일1선을 권장했다. 그래서 학생들은 1일1선을 한 내용을 일기로 적어서 1주일에 한 번씩 제출을 했다. 학기가 시작되어 처음 제출하는 일기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형식적으로 쓰게 되는데, 차츰 차츰 익숙해지면 일기장에는 자신들의 고민이 담겨지게 된다. 가정환경 이야기, 친구와의 관계, 이성친구문제, 학습에 관한 고민들이 쓰여지게 된다.

그중의 어떤 학생들은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기도 한다. 자신의 걱정과 고민을 담아서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다. 마치 나미야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고민상담편지처럼.

고민상담편지란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편지란 말보다 자신의 생각을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기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다보니, 지나간 추억 속의 한 학생이 떠올랐다. 중학교 1학년, 2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학생인데, 가정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지만, 쾌활하고 똑똑한 학생이었다. 늦동이 막내 딸이었는데, 초등학교 때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몇 년이 지난 때였기에 가족들은 아버지의 재혼을 이야기하게 되었고, 그 학생은 그 일로 상처를 받고 방황을 했었다. 그때 그 학생과 주고 받았던 것이 바로 상담편지였다. 어느날 복숭아 꽃이 활짝 핀 과수원을 지나 그 학생의 엄마 묘소에 같이 갔던 적이 있는데, 근처 저수지에 앉아서 저녁 노을이 질 때까지 이야기 나누었던 기억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복숭아 꽃이 피는 봄날이면 가끔씩 그 아이가 생각난다. 서울에 있는 명문 사립대에 합격할 때까지는 연락이 되었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 운동을 했다는 이야기와 동창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이렇게 나를 추억 속의 어떤 한 장소로 시간여행을 하게 해 준다. 그것은 이 소설이 30 여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동안 작품 활동이 왕성하여 1년에도 몇 권의 소설이 출간될 정도로 다작의 추리소설작가이다. 그렇게 많은 소설을 쓰는데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의 소설들은 소재나 기법이 다양하고 이야기의 내용이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작품들 중에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백야행>,< 탐정클럽>, < 교통경찰의 밤>, < 용의자 X 의 헌신>을 읽었는데, 작품들마다 섬뜩한 살인사건이 담겨 있었으며, 추리소설의 묘미인 기막힌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런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는 살인사건도, 이야기를 풀기 위한 추리도 담겨 있지 않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얼기 설기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야기와 이야기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치 흩어진 퍼즐이 하나 하나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퍼즐 맞추기라면 우선 큰 그림을 알고 있기에 큰 그림을 생각하면서 작은 조각들을 이리 저리 꿰맞추어 보고 안 맞으면 다른 퍼즐 조각을 다시 맞추어 가면서 큰 퍼즐의 판을 완성시키게 되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가 않다. 각 장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다가, 방심하고 다음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이전에 이미 나왔던 이야기와 또 다른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각들은 모여서 큰 틀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것도 30 여 년이라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는 일본 도쿄 근처의 작은 시의 한적한 곳에 있는 나미야 잡화점에서 시작된다. 이 잡화점은 이미 30 여년 전부터 굳게 문이 닫혀 있는 곳이다. 근처에서 집을 턴 좀도둑 3명이 이 집으로 피신을 하게 되는데, 우연히 우체통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하게 된다. 그 편지는 달토끼라는 이름으로 누군가가 나미야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서 보낸 편지이다.

나미야 할아버지의 상담편지는 이미 매스컴에 보도될 정도로 근방에서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이미 할아버지는 그곳을 떠났다. 하룻밤 잡화점에 머물게 된 세 명의 좀도둑들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의논에 의논을 하여, 달토끼의 상담 편지의 답장을 보내 주기로 한다. 가방끈도 짧고, 악필에다가 자신의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런데, 의외로 상담자는 그들의 답장에 고마움을 전하며 다시 상담의 글을 보내게 된다.

" 다른 사람의 고민을 상담해 준 거.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이야.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이라도, 어쩌다 결과가 잘 나온 것이라도, 우리한테 상담하기를 잘했다고 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 " (p. 81)

나미야 할아버지의 답장은 상담자의 심리를 꿰뚤어 보면서 고심하고 고심하여 쓴 편지라서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고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좀도둑들이 쓴 답장은 에둘러서 쓰지도 않고, 말을 조심하거나 예의를 갖추어 쓰지도 않고, 직접적인 답변을 하였는데도, 의외로 그 편지를 받은 상담자들은 고마움을 전한다. 그 편지에는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답장 편지를 써서 가게 뒷편 우유상자에 넣으면 그 즉시 새로운 답장이 도착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그들이 알아 낸 것은 나미야 잡화점에서는 시간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것이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 시간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

나미야 잡화점은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기에, 과거의 편지가 그들에게 전달되고, 그들이 쓴 답장이 다시 과거로 전달되는 것이다.

그 과거란 1979년, 1980년 쯤이니, 도둑들의 답장을 받는 상담자들은 그들의 답장의 내용 중에 뭔가 생경스러움이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달토끼', '생선가게 뮤지션', ' 길 잃은 강아지', '폴 레논' 등의 편지 사연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은 옴니버스 형식의 따로 따로의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교묘하게 모든 이야기는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서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상담을 했던 사건들끼리 연결이 되어 과거에서 현재로 연결된다.

이 소설은 지금까지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과는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 피튀기는 살인도, 추리도 없다.

고민상담자들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잔잔하고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때론 포근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도 있다.

'달토끼' '생선가게 뮤지션', ' 길 잃은 강아지', '폴 레논' 등의 편지 사연에는 연인간의 사랑, 부모의 사랑, 환광원이란 곳을 중심으로 한 잔잔한 사랑, 나미야 할아버지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는데, 여기에 나미야 할아버지의 유언인 '나미야 잡화점의 단 하룻밤의 부활'이란 장치가 있어서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고민상담자들에게 최선의 답을 말해 주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들이 과연 자신의 답장을 받고 그대로 실행을 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그리고 그들은 할아버지의 말에 도움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33 번째 기일에 단 하룻밤 동안 고민상담 편지를 더 받기로 한다.

이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스틱한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독자들은 이 소설에 이런 장치들이 있었기에 나미야 잡화점을 통해서 기적과 감동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꽤 두꺼운 460 여 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책의 두께와는 상관없이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책을 덮을 수가 없을 정도로 흡인력이 강하다. 그리고 책 속에서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내 친구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해 주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항상 귀담아 들어 주었지만,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에 상담을 하면 좋은 답을 내려 주기가 힘들었다. 어느날 그런 이야기를 하니,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 꼭 어떤 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야. 너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내 생각이 정리가 돼.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힘이 돼"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나미야 잡화점'과 같은 곳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 (...)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거야 (...) " (p. 167)

우리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나미야 잡화점'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어떤 결심을 하여야 할 때에는 마음 속의 '나미야 잡화점'에 상담고민편지를 보내보면 어떨까.

시간을 거슬러... 시간을 뛰어 넘어... 우리에게 답장이 도착할 것이다. 우리 마음으로부터의 답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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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8
막스 뮐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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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끔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읽는 <독일인의 사랑>

또 한 권의 <독일인의 사랑>을 소장하게 되었다. 더클래식에서 한글판과 영문판이 함께 나오는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008>을 사게 되었다.

책값도 싸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 책이다. 세계적인 명작도 읽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막스 뮐러는 '겨울 나그네'의 독일 낭만파 시인 프리드히 막스 뮐러의 아들이다. 그는 1856년에 <독일인의 사랑>을 썼지만 1857년에 작가미상으로 발표를 한다. 그런데 그 반응은 좋았고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막스 뮐러가 남긴 단 한편의 소설이기도 하다.
<독일인의 사랑>이 이처럼 사랑받는 이유는 시적인 문체의 아름다움과 풍부한 감수성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시처럼, 음악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일깨워준다. 주인공 '나'의 회상을 통해서 마리아와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펼쳐지지만, 그 이야기는 비교적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 흠뻑 젖은 강아지가 물을 털어내듯 우리의 기억을 모두 털어내더라도, 남는 그 장면들은 기묘한 장면 몇 개뿐" (p. 11) 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어린날의 기억을 따라가면서 첫 번째 회상을 시작으로 여덟 개의 회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나와 마리아. 구성도 간단하고 두 주인공을 제외한다면 아주 적은 인물들이 잠깐 등장할 뿐이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두 사람의 맑고 고귀한 사랑은 별다른 갈등구조 없이 전개된다.

아주 조용하고, 아주 순수하고, 아주 맑게...

그러나 결코 해피엔딩이 아닌 비극적인 슬픈 사랑이야기이지만 그 슬픔이 더 아름답게 비쳐지는 것이다.

세 번째 회상에서 나는 마리아를 알게 되고 그녀는 자신이 죽을 때 가지고 가려고 했던 반지를 나에게 건네 주는 것이다. 나는 그 반지를 다시 돌려주면서 "네 것은 곧 내 것"이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회상에서 세상을 떠난 마리아가 마지막으로 한 통의 편지를 남겨 주게 되는데...

낡은 종이에 싸인 '주님의 뜻대로'라고 새겨진 반지가 들어 있는 것이다.

그 종이에는 "네 것도 모두 내 것이야. 너의 마리아로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 전에 밝혀지는 마리아를 돌보던 의사 선생님의 몇 마디의 말은 어린시절부터 마리아를 지켜보면서 사랑의 마음을 키웠던 나의 사랑과 오버랩이 되어 가슴에 남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독일인의 사랑>은 책꽂이에 꽂아 두었다가 가끔은 꺼내서 읽어 보게 되는 책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치 시처럼 아름답고, 음악처럼 운율을 가지고 있기에 영롱한 구슬처럼 반짝인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시리도록 슬프기도 하지만, 마음이 환하게 밝아오기도 한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 이처럼 아름답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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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묘지 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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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구입했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궁금. 오래전에 읽었던 <장미의 이름>에서를 기억하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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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왜 명화 속으로 들어갔을까? 그림과 친해지는 명화 톺아보기 2
장세현 지음 / 낮은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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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왜 명화 속으로 들어갔을까?>는 '그림과 친해지는 명화 돌아보기' 시리즈 2번째 권으로 초등학생들을 위한 예술관련 서적이다.

그런데, 그 내용은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세계사를 잘 알지 못하는 어른들이라면 이 책 속에 나오는 명화들을 통해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세계사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시리즈의 첫번 째 책인 < 찾아라 ! 명화 속 그림>에서는 화가들이 그림 속에 암호와 같은 여러가지 장치들을 그려 넣은 것을 숨은 그림찾기 처럼 찾아내고 그 의미를 알아 보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명화 속에 담겨진 역사를 조명해 보게 되는 것이다. 화가들이 자신의 그림 속에 역사적인 사실들을 담아 놓은 것은 역사는 미래를 비춰 볼 수 있는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이 과거, 현재, 미래가 있듯이 과거의 역사가 있기에 현재의 역사가 있고, 현재의 역사는 미래의역사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 책 속에는 39 작품이 실려 있는데, 그중에는 페르시아 전쟁, 포에니 전쟁, 한국전쟁 등을 비롯하여, 로물루스, 클레오파트라, 잔다르크, 나폴레옹 등의 인물과 관련된 작품들이 있다.

저자는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림의 바깥부분에 저자가 책 속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을 써 놓았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은 그림의 일부분을 잘라서 확대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다비드의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테르모필레의 레오니다스>, <브루투스 아들들의 시신을 나르는 호위병들>, <나폴레옹 1세 대관식>등이 있다.

헬레니즘 문화의 산물인 <밀로의 비너스>와 <원반 던지는 사람>들과 같은 조각상도 소개된다.

라파엘로의 작품으로는 <아테네 학당>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실제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디오게네서 등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하는 가상으로 그린 그림이다. 그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어떤 책을 들고 있고, 어떤 사물을 가지고 있느냐가 그들의 학설과 관련이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라파엘로의 모습도 화폭 속에 담겨있다.

예전의 화가들 주에는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화폭의 어느 부분에 담아 내는 화가들이 있었던 것이다.

같은 역사적 사실을 어느 화가가 그리느냐에 따라서도 화가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기도 하다.

자크루이 다비드가 그린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와 구에르치노가 그린 <싸움을 말리는 헤르실리아>는 같은 사건을 그린 그림이다.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이란 작품도 다비드의 작품은 영웅다운 늠름한 나폴레옹의 모습이지만, 들라로슈가 그린 나폴레옹은 노새를 타고 눈덮힌 산을 넘는 지친 모습의 나폴레옹을 그리고 있다.

피카소가 한국 전쟁 당시 황해도 신천의 양민 학살을 소재로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은 고야의 <황제 막시밀리안의 처형>과 전체적인 구도와 인물배치가 상당히 많이 닮아 있다.

베레시 차긴의 <전쟁예찬>의 피라미드 모양의 해골을 보고 우린 무엇을 느끼게 되는가?

전쟁의 참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명화 속에 담겨진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서 독자들은 명화도 감상할 수 있지만, 세계사를 공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생들에게는 좀 어려운 세계사이지만 명화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면 역사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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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떠났다 - 220일간의 직립보행기
최경윤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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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다보니 이런 경우에, 저런 경우에 여행을 떠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탈을 꿈꾸기에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낯선 곳에서 느끼게 되는 설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기게 되면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잠시 떠나게 된다.

모처럼 떠나는 여행이기에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면서 사전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런데, <답답해서 떠났다>의 저자인 '최경윤'의 여행 철칙은 좀 다른다.

1. 계획 없이 떠나자 ! '지금'에 충실하자.

2. 이 세상 속, 내가 어떤 가치를 가진 사람인지 알아낸다.

3.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자.

4. 웃자.

그녀의 여행 철칙은 좋게 보면 좋지만,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기게 된다면 대책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스물세 살이라는 나이가 가지는 당당함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겠지만, 부모 입장에서 본다면 걱정이 앞서는 여행인 것이다.

진짜로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날 자신을 돌아보니, 자신도 싫고, 사람도 싫고, 짜증도 나고, 자신이 루저, 잉여, 바보처럼 느껴졌기에 그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뛰쳐 나간다.

세상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

인도에서 1개월, 남미에서 6개월.... 220일동안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그때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의 220일간의 여행일기 인 것이다.

자원봉사를 겸한 워크 캠프, 히말라야 트레킹 그리고 남미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들려준다.

여행자와의 만남, 현지인과의 우정이 있었기에 이 책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여행에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즐기면서 여행를 한다. 그래서 여행이 끝날 즈음에는 그녀가 과연 여행자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곳에 적응을 잘한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의 여행을 한다.

" 익숙함이 가장 무서운 것 같다. 익숙함, 새로운 곳, 경험. 사람이모두 익숙해지며 식상해진다. 지금 내겐 이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익숙해진 것 같다. 바쁜 서울에서 삶이 몸에 베어 있던 그 익숙함이 되살아나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 편하니까. 그만큼 나 자신이 삭막해진 것 갚다. 이 도시는 악마의 늪 같은 곳이다. " (p. 299)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이 있기는 하지만, 저자와 같은 여행을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스물세 살, 풋풋한 청춘만이 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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