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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떠났다 - 220일간의 직립보행기
최경윤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월
평점 :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다보니 이런 경우에, 저런 경우에 여행을 떠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탈을 꿈꾸기에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낯선 곳에서 느끼게 되는 설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기게 되면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잠시 떠나게 된다.
모처럼 떠나는 여행이기에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면서 사전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런데, <답답해서 떠났다>의 저자인 '최경윤'의 여행 철칙은 좀 다른다.
1. 계획 없이 떠나자 ! '지금'에 충실하자.
2. 이 세상 속, 내가 어떤 가치를 가진 사람인지 알아낸다.
3.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자.
4. 웃자.
그녀의 여행 철칙은 좋게 보면 좋지만,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기게 된다면 대책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스물세 살이라는 나이가 가지는 당당함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겠지만, 부모 입장에서 본다면 걱정이 앞서는 여행인 것이다.
진짜로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날 자신을 돌아보니, 자신도 싫고, 사람도 싫고, 짜증도 나고, 자신이 루저, 잉여, 바보처럼 느껴졌기에 그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뛰쳐 나간다.
세상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
인도에서 1개월, 남미에서 6개월.... 220일동안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그때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의 220일간의 여행일기 인 것이다.
자원봉사를 겸한 워크 캠프, 히말라야 트레킹 그리고 남미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들려준다.
여행자와의 만남, 현지인과의 우정이 있었기에 이 책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여행에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즐기면서 여행를 한다. 그래서 여행이 끝날 즈음에는 그녀가 과연 여행자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곳에 적응을 잘한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의 여행을 한다.
" 익숙함이 가장 무서운 것 같다. 익숙함, 새로운 곳, 경험. 사람이모두 익숙해지며 식상해진다. 지금 내겐 이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익숙해진 것 같다. 바쁜 서울에서 삶이 몸에 베어 있던 그 익숙함이 되살아나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 편하니까. 그만큼 나 자신이 삭막해진 것 갚다. 이 도시는 악마의 늪 같은 곳이다. " (p. 299)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이 있기는 하지만, 저자와 같은 여행을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스물세 살, 풋풋한 청춘만이 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