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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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등단하여 40 여년이란 세월을 작가로 살았고,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작가로 남기를 원했던 작가 박완서.

그의 작품들은 발표될 때마다 거의 따라 읽을 정도로 빼놓지 않고 읽어 왔는데, 어쩌면 박완서 작가의 글이라는 것이 많이 작용했던 것같다.

몇 년전에 작가의 에세이인 <잃어버린 여행가방>을 읽을 때에는 많이 실망스럽기도 했다. 국내외 여행을 갔을 때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는데, 그 여행중에는 원하지 않았던 여행들도 있었는지, 불편했던 심기가 씌여지기도 했는데,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나이들어가는 작가의 까탈스러운 성격이 그대로 책전체에 전달되는 것같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느낌을 가진 적도 있었다.

그리고, 작가도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말할 정도로그녀는 한국 전쟁의 아픔을 작품에 많이 써왔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면 " 6.25를 소재로 한 작품들에 대해선 비극적인 가족사를 반복적으로 우려 먹는다는 평' (p34)을 들어 왔는데, 나 역시 그동안 작가의 작품들을 읽어 오는 가운데 그런 점을 많이 느꼈었다.

한국전쟁이 가져온 불행한 오빠의 죽음, 그리고 작가 어머니의 유난스러운 교육열, 그이후에는 같은 해에 남편과 아들을 떠나 보내야 했던 아픔의 흔적들이 여러 작품들에 등장하게 되면서 식상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서 박완서의 작품들을 많이 읽다보면 신선함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언젠가 읽었던 작품을 또 다시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그리고 소설 속에는  속물스러운 등장인물들이 많이 보인다. 어쩌면 보편적인 우리 일상 속에서 접하는 인물들이지만, 그런 인물들도 어느 시점부터는 싫증이 나기도 한다.

그런데도, 박완서의 작품들을 읽게 되는 것은 평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작가는 그 속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졌고, 그것을 글로 맛깔스럽게 옮겨 놓을 수 있는 날렵한 필치가 돋보이기 때문인 것이다.

<기나긴 하루>에 수록된 단편소설은 6편이다.

 

 

 

 

앞의  3편은 발표는 되었지만, 책으로 묶이지 않았던 작품이고, 뒤의 3편은 작가와의 연관이 있는 평론가 김윤식, 작가 신경숙, 김애란이 추천하는 작품이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현대문학, 2010년 2월)
현대문학 창간 5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발간한 책에 실린 박완서의 마지막 소설이다.

이 책에는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9명의 작가가 쓴 자전 소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는데, 자전 소설이라는 말과같이 여기 실린 박완서의 소설은 이미 그녀의 소설을 통해서 잘 알려진 얼굴 조차 기억할 수 없는 아버지, 그리고 그 빈자리를 메워준 할아버지, 유난한 교육열로 아들을 데리고 서울살이를 시작하는 어머니이야기, 그리고 어느날 남편을 떠나보내고 아들까지 먼저 보내야 하는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른 작품들에서 접했던 이야기들이 많아서 새로운 작품이라는 생각보다는 작가의 일대기와 같은 느낌을 준다.

 

 빨갱이 바이러스 (문학동네, 2009년 가을)

얼마전의 홍수로 인하여 버스 운행시간이 변경된 것을 모르고 버스정류장에서 네 여인이 만나게 된다.

화자는 세여인을 근처 자신의 어렸을 적의 집으로 안내하여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세 여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는데, 남자들때문에 받은 상처와 그 사연들이다.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여인들. 그들은 자신의 내면 속에 감추어 놓았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는다.

그런데, 화자에게도 이 집과 관련된 어릴 적에 우연히 보게된 비밀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내려온 삼촌을 아버지가 삽을 쳐서 죽이고 마당에 묻던 끔찍한 기억.

그러나, 세 여인이 자신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말하는데도, 화자만은 그 비밀을 밝히지 않는다.

세 여인이 자신이 이야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의 신분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화자는?

이 소설에서도 한국전쟁, 빨갱이, 이런 소재가 들어있는 것이다.

아마도 박완서에게는 빨갱이 바이러스는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도 치명적인 바이러스이고, 그녀가 평생 동안 짊어가야만 하는 것이었으리라.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 (문학의문학, 2008년 가을)

박완서의 소설 속에는 투덜거리는 여자, 까탈스러운 여자, 자신이 가진 것들을 자랑하는 여자들이 등장하곤한다. 그들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부러워하기도 하는 여자가 있기도 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내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것을 상대를 통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너무도 사실적으로 끄집어 내는 통찰력이 독자들에게 공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그런 심리적 표현이 잘 나타난 작품이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라고 생각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딸과 친정어머니, 같은 나이지만, 며느리 입장일 때와 딸 입장일 때가 다르고, 같은 여자이지만, 시어머니일 때와 친정어머니일 때가 다른 것이다.

딸이거나, 며느리, 시어머니거나 친정어머니라면 누구나 느꼈을 그런 소통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소통할 수 있는 입장과, 소통이 단절될 때의 입장.

그 핵심의 원류를 잘 잡아내서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이다.

 

카메라와 워커 (한국문학, 1975년 2월,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문학동네>에 수록- 김윤식 추천작.
한국전쟁과 개발독재라는 시대상이 들어가 있다. 역시 한국전쟁에서 오빠, 새언니가 죽게 되어 고아가 된 조카에게 유난한 사랑을 베풀던 화자가 조카의 앞날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조카가 고등학교 시절 문과를 선택하려던 것을 이과를 선택하도록 하여 공과대학 토목학과에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이에 별다른 반응이 없던 조카는 졸업후에 취직을 하지 못하고, 고모의 알선으로 영동고속도로 건설현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단편소설에서는 한국전쟁을 거친 세대와 그이후의 새대가 한국사회의 구조 속에서 혼란스러움을 겪는 이야기이다.

고모의 욕망과 그것에 순응하는 무기력한 조카의 이야기가 1960년대에서 1970년대의 사회상이기도 하고, 한국 전쟁의 아픈 산물이기도 함을 느끼게 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상상, 1993년 창간호 - <나의 자강 나종 지니인 것/ 문학동네 수록>- 작가 신경숙 추천작.

박완서의 작품 중에서도 많이 읽힌 작품이다. 작가가 아들을 잃은 후에 그 아픔으로 집필을 하지 못하다가 그 심경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손윗동서와의 전화통화 내용이다.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끊는 순간까지 화자의 통화내용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엄마가 오빠를 향해서 광신에 가까운 애정을 보냈듯이, 작가 자신도 아들에게 애정을  쏟았건만, 어느날 홀연히 떠난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물론 소설 속의 어머니는 아들을 민주화과정에서 잃게 되는 것이고, 주변 사람들은 그런 어머니에게 아들을 생각할 것같은 이야기나 경사스러운 일에 초대하는 것에 조심스러움을 보이게 되고....

어느날 친구는 위로를 받으라는 의미에서 아들의 동창생 중에서 사고로 하바신 마비에 치매에 걸린 청년을 같이 찾아가게 되는데....

짧은 소설 속에서 박완서 작가의 심경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 속에서 가슴이 찡한 여운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견딜 수 없는 질투가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닮은 방들(월간중앙, 1974년 6월- <부그러움을 가르칩니다/ 문학동네 수록> - 김애란 추천작.
집장만할 돈을 모으기 위해서 친정살이 끝에 아파트로 이사가게 되고, 옆집 사람과 친해지게 되는데.

아파트란 같은 평수면 같은 구조, 같은 인테리어,비슷한 생활 수준.

아파트로 이사가게 되면서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고 좋아했건만, 옆집과 동일시되어 버리는 생활.

평범한 일상같은 이야기이기에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후반부에 예기치 못한 전개는?

 

1970년대 작품에서 2010년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단편 소설 6편이다.

특별히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박완서의 작품의 경향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마도 3편은 기존의 작품이고, 나머지 3편도 이미 발표되어서 많이 읽힌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박완서의 작품은 한 페이지만 읽어도 그의 작품임을 알 수 있는 익숙함이 익기도 하기때문일 것이다.

벌써 작가는 세상을 떠나신지 1년이 지났고, 앞으로는 새로운 작품을 접할 수 없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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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 - 홍콩, 영화처럼 여행하기
주성철 지음 / 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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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여행한 사람들의 반응은 현저하게 나누어지는 것같다. 생각보다 정신차리기 힘들 정도로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빌딩과는 대조적으로 허름한 건물들과 골목한 모습들은 겉으로 보는 화려한 홍콩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홍콩 여행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하는 것이 여행의 포인트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은 홍콩영화 속의 장소를 찾아 다닌다는 여행테마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주성철은 영화기자 출신으로 그동안 홍콩 영화배우인 성룡, 유덕화, 이영걸, 양조위, 양자경, 여명 등을 인터뷰하기도 하였고, 홍콩영화에 대한 애정도 깊다.

그는 한때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많은 홍콩영화들에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홍콩영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들을 꿰뚫고 있다.

영화 속에 스쳐지나가는 장소들을 얼핏 지나가는 거리 표시를 중심으로 홍콩 지도에 표시해 가면서 2년이 넘는 기간동안 그 장소를 찾아 다니면서 그 곳에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게 된 것이다.

그것은 홍콩영화에 대한 애정없이는 할 수 없었던 일이기도 하고, 영화 속의 장소에서 이제는 사라지거나 떠나버린 옛 홍콩 영화배우에 대한 마음을 되새겨 보기도 하는 것이다.

 

      

 

1990년대 국내에서 상영된 홍콩영화 빅3를 고르라면 주윤발의 <영웅본색>, 장국영의 <천녀유혼>, 유덕화의 <천장지구>를 들 수 있는데, 그 중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장국영이 마지막 머물렀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그가 즐겼을 애프터눈 티를 즐겨 본다. 그를 생각하면서....

그런데, 그곳 클리퍼 라운지에서 장국영과 고민을 이야기할 정도로 가까웠던 관지림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홍콩 최고의 풍경과 야경을 볼 수 있는 빅토리아 피크에서 빅토리아 항을 내려다 보는 곳에서 홍콩 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해 본다.

 

세계 최장, 800m에 달하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중경삼림>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의 모든 주인공이 이곳에서 만나고 헤어지지 않았던가....

홍콩영화를 잘 모르는 독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영화의 줄거리와 함께, 영화 속의 한 장면과 여행객이 저자가 찾아낸 그 장소를 함께 책 속에 담아내니, 책 속의 홍콩영화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1980년대이후 돈키호테와 햄릿처럼 서로 다른 유형의 남자 캐릭터를 연기했던 유덕화와 양조위의 비교는 흥미롭다.

 
    

 

대조되는 면을 많이 설명해주지만, 그중의 문장 하나를 소개한다.

" 유덕화가 하나의 스타일(style)로 서 있는 남자라면, 양조위는 어떤 무드(mood)로 다가오는 남자 (...) 유덕화가 자신이 맡은 배역과 끝없이 경쟁하려는 사람이라면, 양조위는 자신이 맡은 배역과 사랑에 빠지는 타입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모며하게 다른 길을 걸어왔다. "  (p80)

 

어떤 장소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도 없고, 그곳에 대해서 모르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리이며, 건물이지만, 그 장소에 대한 어떤 것들을 알고 있다면 그곳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행은 같은 곳을 가더라도 많은 것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런 감흥을 일으키지 않고 하쟎은 곳으로 생각되기도 하는 것이다.

 

 

홍콩을 흔히 빡빡한 도시, 혼잡한 도시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홍콩의 녹지는 70%라고 한다. 그러니, 여행객들은 번잡한 홍콩의 일부분만을 보고, 홍콩을 모두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다.

 

 

 

홍콩의 2배정도의 크기인 란타우섬은 섬 전체가 아름다운 국립공원이자 관광지인 것이다. 첵랍콕 공항이 들어서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곳.

이곳에서도 홍콩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홍콩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마카오는 casino의 도시만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서양의 분위기와 함께 꼴로안 섬과 타이파 섬에서는 또다른 모습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드라마인 <궁>에서 결혼식 장면을 촬영한 성당과 근처의 에그타르트를 파는 베이커리,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였던 타이파 섬등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마카오에서도 홍콩영화 <2046>, < 이사벨라>, <익사일>등의 영화 속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홍콩여행은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곳을 가보고, 두 번째 홍콩을 가게 되거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좀 긴 일정으로 홍콩을 가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속에 소개되는 곳들을  따라 가 보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테마가 있는 여행은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지는 것이다.

아주 유명한 홍콩영화를 빼고는 별로 본 홍콩영화가 없기는 하지만,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서 홍콩여행을 함께 다녀온 느낌이 든다.

홍콩여행 책들 속에는 홍콩영화를 찍었던 유명한 장소들이 있어서 여행길에 눈여겨 본 곳도 있기는 하지만, 어떤 책에서도 소개되지 않았던 곳들은 두 번째 홍콩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중의 몇 곳은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홍콩 여행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홍콩영화 속의 한 장면이란 여행테마를 잡아 보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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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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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을 만나게 되네요, 기대가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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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 에디터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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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책을 안 읽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톨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세계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문호인데, 그의 작품으로는 <전쟁과 평화>, <부활>, <안나카레리나>와 같은 작품들도 있지만, <톨스토이 단편선 /톨스토이 저, 권희정, 김은경 공역 ㅣ 인디북 ㅣ 2005 >에 들어있는 단편들처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두 노인'. '바보 이반의 이야기'처럼 짧으면서도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들도 있다.

그래서 톨스토이의 작품 중에는 그림책이나 동화책으로 엮여져서 어린이들에게도 읽히고 있다.

 

 

톨스토이는 '사유의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항상, 그는 많은 책들을 옆에 두고 읽었으며, 그 중에서 좋은 문장들은 발췌하여 두기도 하면서 그 내용들을 실천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또한, 몽당연필과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과 인상들을 기록하기도 했다.

 

   

 

톨스토이는 집에 있던 일력에 적힌 금언들을 하루 하루 뜯어가면서 읽고 실천하였는데, 말년에 중병에 시달리면서 그 일력들을 뜯어가다 보니, 읽을 일력이 다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스스로 여러 사상가들의 글을 읽어가면서 그 중에 좋은 글들을 발췌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게 된 것이 <매일매일 읽기 위한 현자들의 사상/1903년 출간>이었고, 그것을 수정한 책이 독서의 고리/1906년 출간>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독서의 고리>를 번역한 책이 여러 권이 있는데,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는 그이전의 <매일매일 읽기 위한 현자들의 사상>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번역하여 출간한 것이다.

<매일매일 읽기 위한 현자들의 사상>은 톨스토이가 의사와 동행을 할 정도로 아픈 몸을 이끌고 여행길에 오르게 되는데, 그때에도 가지고 갈 정도로 죽는 날까지 손에서 놓치 않을 정도로 항상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이 책은 마치 지난날에 얇은 종이에 큰 글자로 날짜가 적혀 있고, 날짜 밑에 그날의 명언이 적혀 있던 일력을 대하는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 하루  해당 날짜에 그 날의 실천방안이나 명심해야 할  문장들이 길면 1문장, 짧은 문장이면 4 문장까지 적혀 있다.

톨스토이가 얼마나 많은 책을 접했던가도 느낄 수 있다. 동서고금의 성현들의 글, 세계 속담, 격언, 금언 등을 비롯하여 고대에서 현대에 걸친 사상가들의 글들이 책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 1월 30일

거짓 속에서 진리를 생각하고 진리 속에서 거짓을 보는 사람은 결코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헛되이 망상 속에서 허우적 거릴 것이다.

그러나 거짓 속에서 거짓을 보고 진리 속에서 진리를 인식하는 사람은 이미 진리에 가까이 있고, 그의 길은 명확하다.

금이 간 벽 속으로 빗물이 계속 스며들 듯이, 욕망은 명상으로 보호되지 않은 마음속으로 쉽게 스며든다.                                       - 부처의 가르침

 

♧ 2월 24일

고통도 삶이다. 삶에서 고통이 없다면 어떤 즐거움이 있을 수 있겠는가 !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4월 13일

인간의 욕망은 처음엔 거미줄 같지만 나중엔 두꺼운 밧줄이 된다.

욕망은 처음에는 낯선 사람 같다가 다음엔 손님이 되고, 결국에는 집주인이 된다.    - 탈무드

 

♤ 12월 18일

아직 평온한 것은 평온 속에 간직될 수 있다.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은 쉽게 예고될 수 있다. 아직 연약한 것은 쉽게 부서질 수 있다. 작은 것은 쉽게 흩어질 수 있다.

일이 생기기 전에 그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지 마라, 무질서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규율을 만들지 마라.

큰 나무는 작은 나뭇가지에서 시작되었다. 구층 탑은 작은 벽돌 쌓기에서 시작되었다. 천 리 길 여행은 한 걸음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처럼 끝까지 주의를 기울여라, 그러면, 너는 착수한 일을 완수할 것이다.   - 노자

 

◆ 12월 19일

삶의 목적은 삶의 모든 현상에 사랑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나쁜 삶을 천천히 좋은 삶으로 변화시킨다. 그것은 참된 삶을 창조하는 것이고 사랑의 삶을 낳은 것이다. 참된 삶은 사랑의 삶이기 때문이다. - 레프 톨스토이

 

날짜를 따라서 글들을 읽고, 그 글들을 명상하거나 실천할 수 있다면 좋은 그런 문장들이다.

<톨스토이와의 행복한 하루>는 톨스토이의 세계적인 작품들 못지 않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인생의 의미와 진리탐구를 향한 톨스토이의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도덕 윤리적으로 자기완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그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 이와같이 하루에 한 문장 내지는 몇 문장을 음미해 볼 수 있는 책을 몇 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한 해를 날짜따라 읽고, 또 다음 해에도 또 날짜따라 읽을 수 있는 그런 책들이다.

이런 책들을 통해서 마음의 양식을 얻고, 삶의 지혜를 얻고, 그리고 이를 실천한다면 나의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윤택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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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맏아들 - 대한민국 경제정의를 말하다
유진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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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맏아들 ?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어깨가 무겁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60년대에서 70년대에 걸쳐서 많이 보아 왔던 그런 가난한 집 맏아들에게 촛점이 맞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집 맏아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서 국가로부터 많은 특혜를 받았던 기업들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어떠한 도덕적 의무를 져야하는가, 그리고 우리사회의 부자들은 역시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이야기이다.

2010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정의의 문제를 철학적이고 원론적인 차원에서 다루었다면, 이 책의 저자인 '유진수'는 경제학자로서 정의의 문제를 경제학적인 논리로 다루어 나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마이클 센델의 정의의 문제가 많이 거론된다.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어려웠던 지난 시절에 우리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 중에는 가난한 집 맏아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하여 좋은 학벌을 가지게 되면 신분적 상승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저자는 가난한 집 맏아들이 우리 사회의 상류층으로 등극하게 되는 과정을 몇 가지 버전으로 각색해 본다.

소를 팔고 땅을 팔고, 심지어는 여동생이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서 일을 하여 그 집안의 맏아들을 대학에 보내게 된다. 그리고 맏아들은 의사가 되거나, 고시에 합격하거나 하여 성공을 하게 된다. 그후에 맏아들은 자신이 그러한 위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희생한 동생들에게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시한다.

여기에는 꼭 맏아들이 대학에 가야했을까?

맏아들이 동생들의 희생으로 대학에 갔지만, 꼭 성공할 수 있을까?

동생이 대학에 갔다면 ?

이런 등등의 경우의 수도 생각해 본다.

이런 사례들을 거쳐서 맏아들은 동생들에게 어떠한 도덕적 의무를 져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 된다.

마이클 샌델은 도덕적 책임의 범주를 자연적 의무, 자발적 의무, 연대의무로 나누었지만, 맏아들이 성공해서 가족들을 지원한다면 그것은 가족들이 맏아들보다 못 살기때문에 돕는 연대 의무의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센델의 3가지 도덕적 의무가 아닌 추가적 도덕적 의무라는 것이다.

맏아들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불한 가족들에 대해서 가져야 하는 센델의 3가지 도덕적 의무가 아닌  추가적 도덕적 의무라는 것이다.

부모가 어려운 환경에서 맏아들을 선택했던 것은 가족 모두를 대신해 크게 성공해 훗날 어려운 동생들을 보살펴 주리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공한 맏아들들은 어떠했던가?

성공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여자와 결혼하여 부와 명예와 권력을 누리면서도, 자신을 위해서 희생한 가족들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한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가정환경의 차이, 사고의 차이, 생활 수준의 차이로 희생한 가족들과의 단절은 갈수록 커져만 갔다.

"이런 나쁜 놈 !!"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맏아들은 그 나름의 자기합리화가 있을 것이다.

가족이 희생했다해도 나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만한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고....

 

가난한 집 맏아들 이야기는 바로 오늘날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야기이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형성된 기업들은 그동안 나라로부터 커다란 특혜를 받아 왔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특혜들에 의해서 성장하고 발전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업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맏아들처럼 기업의 성공은 기업의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 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업들만의 생각이고, 성공한 기업들은 가난한 집의 맏아들이 가족들에게 추가적 도덕적 의무를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추가적 도덕적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감수한 희생에 대해서 기업이 사회에 환원해야 할 부분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부자들 역시 그들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많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부자들도 그에 대한 추가적 도덕적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 주식, 펀드, 선물 등.

얻는 자가 있으면 잃은 자가 있었기에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자신의 노력만으로 부를 갖게 된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례들을 들어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한 특혜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적극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친일파 후손들이 그동안 많은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까지 누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식민지 약탈의 장본인인 일본에 붙어서 얻어낸 부를 그의 후손들이 가져야 할 것인가?

그밖에도 이 책에서는 한국의 부자, 기업들의 이야기에서 세계적인 부자, 기업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준다.

한국의 비도덕적인 금융기관들의 이야기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만을 보고 인문사회학적 고찰을 담은 책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 나라의 한 싯점에서 일어났던 사회현상인 가난한 맏아들이 가족들의 희생으로 성공을 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기업, 부자들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정의는 무엇인가?' 하는 것에 그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그러니, 특혜를 받았고, 국민들의 희생에 힘입어서 성공한 기업, 부자들이 어떻게 그들이 사회에 무엇을 환원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해 주는 것이다.

저자가 경제학자이기에 탄탄한 경제적 이론과 수치적인 계산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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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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