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미술관
김승현 지음 / 컬처클럽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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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절판이 된 미술 관련 책을 10여 권을 구했다. 마치 흙 속에서 진주를 찾은 것 같은 기쁨에 한 권, 한 권 읽어 나간다.

어떤 미술 작품이건 그 작품 속에는 화가들의 숨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접하다 보면 화가의 삶이나 미술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 모든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다. '글자로 쓰여진 이야기'에 익숙해져 '그림으로 그려진 이야기'가 잊혀졌을 뿐이다. " (들어가기에 앞서)

그래서 평소에도 자주 미술 전시회를 찾아 다니고, 여행을 할 기회가 있다면 세계적인 미술관을 둘러 보는 것도 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미술 평론가라기 보다는 미술 애호가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나오고 프랑스에서는 '국제문화정책과 예술행정에 관한 고급 전문학위'를 받았다.

해외에 나갈 기회가 되면 미술관과 박물관, 특별 미술 전시회를 찾아 다니면서 그때 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화가의 이야기와 함께 글로 써서 한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포르투갈의 리스본, 노르웨이의 베르겐, 이탈리아의 소렌토, 체코의 프라하 그리고 캐나다의 몬트리올, 오타와, 뉴욕, 워싱턴, LA, 샌프란시프코, 아프리카의 이집트, 중동,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등을 여행하면서 인상깊었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보고 들은 그림에 관련된 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처음에는 미술 애호가가 아니어도 잘 알고 있는 인상주의에 관한 이야기로 부터 시작한다. 인상주의는 대중적인 미학의 혁명적 시작이라 할 수 있다.

" 중세의 평면을 르네상스가 3차원으로 만들었다고 하면 인상주의는 거기에 유니크한 존재의 주체적 시각에서 흐르는 시간과 빛의 찰나를 잡아채 또 다른 새 차원을 만들었다. 찰나를 영원의 순간으로 붙잡은 것이다. " (p. 19)

밀레와 고흐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 아버지와 아들 같은 예술적 혈연이다. 그들은 만난 적은 없으나 고흐는 밀레으 그림을 베끼면서 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그래서인지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과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은 닮아도 너무 닮았다.

고흐의 영감의 원천은 밀레였으나 고흐는 거기에 그만의 색조와 선을 더한다.

뭉크의 <절규>, 클림트의 <키스>....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이 작품들도 화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그림들이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을 많이 그린 모로, 전설과 신화의 의미를 살펴보는 재미도 솔~ 솔~하다.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인생이야기는 고스란히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올해 디에고와 프리다 칼로의 미술 전시회를 관람했기에 그들의 작품은 이제 이해하기가 쉽다.

저자가 카르티에 미술관에서 만난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그는 특유의 주름옷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의 '즐거운 주름'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통째로 뜯어온 신전과 성이 있는 페르가몬 박물관, 어찌 보면 해도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로마시대의 시장 건물, 바빌론 성벽 등은 약탈문화의 실체를 실감하게 해 준다.

 

 

이 책은 미술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미술작품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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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은 하루 (서머에디션)
구작가 글.그림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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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재의 상황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읽는 도중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임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귀가 큰 베니,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캐릭터 베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베니의 귀가 왜 그렇게 큰 지를 생각해 봤다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책의 저자인 구작자, 구경선의 캐릭터 베니에는 구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에 청각을 잃었다. 청각을 잃었으니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말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수월하지는 않았다.

세상의 소리를 듣고 싶었던 작가는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했고, 베니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그런데 구작가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 온다. 어느날 부터 서서히 잃어가는 시력.

이런 상황이라면 그 누구나 절망에 빠지겠지만 작가는 더 이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게 되기 전에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절망하지 않고 세상을 맑고 밝게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 구경선

예쁜 그림과 함께 짧은 이야기를 모아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진다.

" 아무리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걷다보면 푸른 초원이 펼쳐질거라고 믿었지만, 아무리 가도 그 초원은 보이지 않았어요." (p. 51)

" 서로가 서로를 안아주는 그 온기로 아주 작더라도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어요. " (p. 189)

" 아주 작은 빛이지만.... 그 빛이 사라지기 전에 종이와 글자의 감각을 마음껏 느끼고 싶어요." (p. 217)

" 소리를 잃고 시각을 잃어도 냄새는 맡을 수 있잖아요. 아직 기분 좋은 향기가 남아 있어요.

아직 제겐 많은 감각이 남아 있어요. 그래서 아직 느낄 수 있어요.

달콤한 향, 상큼한 향, 새콤한 향, 상쾌한 향.

여러 향기에 취해 행복하게 사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것 같아요. 계속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살아 있으니까요. " (p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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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신경립 옮김 / 창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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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는 쉬지 않고 작품을 생산(?)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의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따라 읽기가 힘들 정도로 다작을 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떤 작품은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하지만 어떤 작품은 읽으면서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동급생>은 우연히 낡은 소설책을 발견하고 읽게 된 소설이다.

 

작가는 1985년에 <방과후>라는 소설로 제 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았는데, 그 소설을 잇는 학교에서 일어난 여고생의 죽음을 추적하는 3명의 동급생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유키코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쫓긴 듯한 행동을 보인 유키코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런데, 여학생은 임신중이었다. 학교에서는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잇고....

야구부 주장인 니시하하 소이치는 자신의 아이 아빠임을 밝히면서 유키코가 왜 죽게 되었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여교사가 유키코의 임신사실을 알고 그녀를 미행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여교사가 갑자기 죽게 되는데, 타살일까 아니면 자살일까....

그리고 여학생인 미즈무라 하로코의 살인 미수사건까지 일어난다. 그것 역시 살인미수일까 아니면 자살 미수일까.....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면서 사춘기 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저자 후기에 나타난 작가의 교사에 대한 생각이다.

" 초등학생 때부터 교사들이 너무나 싫었다. 왜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아저씨, 아줌마들이 잘난 척을 하고 다니는 것인지, 늘 불만이었다. 아무리 봐도 존경할 수 있는 구석이라고는 한군데도 없는데,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던 것은, 그들이 스스로를 훌륭한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었다. " (p. 395)

아마도 교사뿐만 아니라 어른들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너무도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2페이지짜리 후기를 남겼다.

이 소설은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호불호가 나누어질 것이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들에게는 학원 추리소설이 그리 재미있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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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스 스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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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스노우 맨>을 읽고 '요 네스뵈'의 추리소설에 빠지게 됐다. 그런데 그의 소설은 6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의 책들이 많다. 그런데도 독자들은 지루한 줄 모르고 사건을 쫒아가게 된다.

그만큼 탄탄한 구성력과 독자들은 생각할 수 조차 없었던 상상력과 추리력이 작가의 펜끝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형사 '해리 홀레' 는 강력반 스타 플레이어인 '톰 볼레르'에 비하면 한참 뒤쳐진다. '톰 블레르'가 모든 상관이 탐내는 리더심이 강하고 형사라면 '해리 홀레'는 외톨이에 술고래다.

그렇지만 사건 해결력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강력반 최고의 형사이다.

'해리 홀레 '시리즈 중에 오슬로 삼부작이라고 하는 <레드 브레스트>, <네메시스>를 잇는 완결판인 <데빌스 스타>는 오슬로의 한 여름, 휴가철에 일어난다. 

첫 사건은 금요일 대낮 울레볼스바이엔 가의 아파트에서 일어난다. 아랫층으로 떨어지는 물....

그 물의 정체를 찾아간 윗층의 욕실에는 23살 아름다운 여성이 총에 맞아 죽어 있다. 그녀의 검지는 잘라져 나갔고, 그녀의 눈꺼풀 아래에는 오각형 모양의 붉은색 다이아몬드가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사건은 그릴에 고기를 놓아 둔 채 50크로네를 들고 비키니 차림으로 슈퍼에 간 여성의 실종사건이다. 그런데 그의 집으로 배달된 소포에서 나온 것은 빨간 메니큐어가 칠해진 왼손 가운뎃 손가락. 오각형 별 모양의 보석이 박힌 반지가 끼워져 있으니.....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2 사건을 분석해 보면 동일범의 수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첫 번째 사건이 가장 처음 일어난 살인 사건일까?

연쇄 살인 사건은 5일 간격으로 여성의 손가락이 잘려 나가고, 거기에는 빨간 별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남겨진다.

오슬로를 중심으로 악마의 별인 데빌스 스타가 그려지고 그 별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

누가, 왜, 무엇때문에....  사이코 패스 아니면 소시오 패스의 짓일까....

전편에서 해리 홀레와 호흡이 잘 맞던 동료인 엘렌을 잃어야만 했던 해리 홀레, 그래서 결코 가까워 질 수 없는 톰 블레르와 한 팀이 되어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후반부에 접어 들면서 독자들은 충격적인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전편에서 해결되지 못한 미스터리까지 속시원하게 그 의문점을 찾아준다. 소설의 배경인 오슬로는 겨울 보다 휴가를  떠난 여름이 더 살벌하게 느껴지는 <데빌스 스타>

'요 네스뵈'의 소설은 전세계 40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그를 작가로 만들어 준 <박쥐>로 북유럽 최고의 문학상인 '유리 열쇠상'을 받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요 네스뵈'의 소설을 시간날 때마다 한 권씩 읽어나가는 재미도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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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페인행 티켓 - 잠자던 여행세포가 깨어난다
정주환 지음, 대한항공 / 홍익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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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페인, 바르셀로나 !!

얼마나 매력적인 나라이기에 이곳의 생활인이 되었을까...

이 책의 저자인 정주환은 2006년에 첫 유럽여행을 바르셀로나로 가게 된다. 25일간의 여행은 영어 울렁증으로 시작되지만 곧 바르셀로나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첫 여행 후에도 몇 차례 바르셀로나를 찾다가 2011년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바르셀로나에 가서 살게 된다.

숙식만을 해결하는 정도의 수입으로 살다가 <바르셀로나 플랜비>라는 소규모 가이드팀을 운영하면서 가우디 투어, 골목 투어를 하게 된다.

바르셀로나에 갈 적에 많이 사용하게 되는 '플랜비 지도'는 그가 만든 한글 지도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마주치는 한국인이 '플랜비 지도'를 보는 것을 보면 흐뭇하면서도 자신이 만들었다고 구태여 말은 하지 않는다.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베테랑 가이드로 스페인를 그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그가 대한항공 기획으로 <나의 스페인행 티켓>이란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는 스페인에서의 드라마 촬영의 코디네이터, 기업, 잡지, 방송의 현지 업무를 맡아 오면서 바르셀로나 호프만 요리학원에서 제빵 전문가 과정을 마쳤고, 광고 사진이나 스냅 사진도 찍는다.

책 속의 사진들은 직접 찍은 사진들로 분위기있는 풍경을 연출한다.

전 세계 여행자가 다시 가고 싶은 나라 1위가 스페인이라고 하니, 국내에도 스페인에 관한 여행 서적은 수도 없이 많이 있다. 그중에 상당수의 책을 읽었지만 그 어떤 책 보다도 스페인 여행을 간다면 꼭 가지고 가고 싶은 책이 <나의 스페인행 티켓>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도시에 대한 정보가 각 지역마다 주요 장소, 쇼핑, 먹거리, 시크릿 플레이스 그리고 기타사항까지 꼼꼼하게 챙겨 놓은 책이다.

여행 정보책과 여행 에세이를 겸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 여행 중에 꼭 알아야 할 것들 중에 다른 책에서는 다루지 않은 내용들도 눈에 들어온다.

특히 스페인 여행 하면 소매치기가 떠오를 정도로 소매치기 수법도 다양하다고 하는데, 소매치기를 피하는 방법, 소매치기의 실제 사례 등이 소개되는데, 저자 자신이 소매치기를 당했다가 해결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책의 내용은,

여행의 시작, 바르셀로나에 오기 전, 바르셀로나에 도착 후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고딕 지구, 보른 지구, 라발 지구, 안또니 가우디에 관한 내용, 그라시아 거리, 몬주익에 거리, 축구 이야기

바르셀로나 근교 당일치기에서 1박, 바르셀로나 그 외의 지역 2박~4박

마지막으로 나의, 그리고 당신의 스페인행 티켓에서는 저자 자신이 아끼는 공간들까지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면서 독자들도 바르셀로나를 좋아했으면 하는 생각을 전한다.

바르셀로나를 단 며칠을 여행하더라도 현지인처럼 스페인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들, 아낌없이 소개해 준 그런 공간을 함께 누려 볼 수 있는 그날....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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