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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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ㅣ푸른숲 ㅣ2005>를 읽고 사형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볼 때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서 주르르륵 흘리기도 했다.

'죄는 미우나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고도 하지만, 어떤 범죄의 경우에는 그 사건의 잔인함이나 무자비함에 치를 떨게 하기도 한다. '절대로 용서를 해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들이 그 사건의 피해자 가족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음을 느끼게 된 적도 있다.

사형제도는 유지되어야 할까? 아니면 폐지되어도 될까?

피해자의 유족이 가해자를 심판할 수 있을까?

가해자들은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기는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공허한 십자가>를 읽으면서 스쳐간다.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

히가시노 게이고는 또 새로운 작품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몽환화/ 히가시노 게이고 ㅣ 비채ㅣ 2014>를 읽은 지 몇 달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소설로 나오다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창작열은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작을 배출하고 있다.

흡인력 강한 추리소설들이 대부분이기에 그의 작품이 출간되면 무의식적으로 읽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인생 30주년을 맞은 2014년에 출간된 소설이니 그만큼 공을 들여 쓰지 않았을까...

이 소설에는 나카하라에게 일어나는 2사건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 찾기가 밑그림으로 깔려 있다. 11년 전에 혼자 집을 지키던 8살 딸이 살해를 당하게 된다. 그로 인하여 아내와 이혼을 하고, 다디넌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애견장례업을 하던 중에 아내가 길에서 칼에 찔려서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나카하라에게 일어나는 딸의 살해사건 그리고 아내의 살해사건.

아내의 장례식에 갔다가 그동안 자신은 딸의 살해사건 이후에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살았지만, 아내는 딸의 사건을 계기로 잡지사에 근무하면서 '사형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였음을 알게 된다.

딸을 죽인 살인범은 강도살인죄로 수감되었던 전과자인데, 가석방 중에 살인을 저질렀으니, 그에게 사형이 적용되었다면, 이런 불행한 일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피해자나 유족이 검찰처럼 구형 의견을 말하거나 피고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제도인 '피해자 참가 제도'에 대한 내용도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 우리는 듣고 싶네, 피고에게 사형을 구형한다는 말을. 가령 사형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법정에 사형이라는 말을 울려 퍼지게 하고 싶네, 그 마음을 이해하겠나?" (p. 181)

나카하라의 전부인이 살해당한 후에 그의 어머니가 한 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꼭 필요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여론은 여전히 공존한다.

" 사형 폐지론자의 눈에는 범죄 피해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는 말은 이런 사건의 유족들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 유족은 단순히 복수를 하기 위해 범인의 사형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한번 상상해보기 바란다. 가족이 살해당한 사람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큰 고통을 견뎌야 하는지.... 범인이 죽는다고 해서 피해자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유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을 손에 넣으면 가슴속에 쌓인 웅어리를 풀 수 있는가? 사형을 원하는 것은 그것 말고는 유족의 마음을 풀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형을 폐지한다면, 그렇다면 그 대신 유족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묻고 싶다. " (p. 188)

" 흔히 ' 죽음으로 속죄한다'는 말을 하는데, 유족의 입장에서 보면 범인의 죽음은 '속죄'도 '보상'도 아니다. 더구나 그곳을 지났다고 해서 앞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극복하고 어디로 가야 행복해질지는 여전히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통과점마저 빼앗기면 유족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형폐지란 바로 그런 것이다. " (p. 190)

아내는 살해당하기 직전까지 사형폐지론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또한 도벽에 관한 내용을 담은 글도 쓰고 있었는데, 그녀의 죽음은 여기에서 단초를 찾게 된다.

그렇다면 사형을 집행받게 되는 사람들은 사형을 형벌로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런 반성도 없이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이 다만 사형이 집행될 날만을 기다리는 것이 범인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형은 무력한 것이다.

만기 출소를 하는 범인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교도소에서 속죄를 하였을까? 그렇다면 재범을 저지르지 않겠지만, 교도소의 갱생시스템이나 사회의 편견은 그들을 다시 범죄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다.

" ' 대체 누가 이 살인범은 교도소에 몇 년만 있으면 참사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살인자를 공허한 십자가에 묶어 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p. 212)

그렇다, 그들은 공허한 십자가에 묶여 있다가 다시 나오는 것일 뿐이다.

사형제도의 모순과 갈등을 다루던 이 소설은 나카하라가 전부인의 살해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남녀 중학생이 저지른 21년 전의 범죄로 옮아간다. 둘만이 알고 있는 상태에서 낳은 영아를 살해해서 수해에 묻어 버린 사건이다. 그 사건이 세상에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한 범인이 나카하라의 전부인을 살해한 것이다.

<공허한 십자가>는 사회문제를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어서 흥미롭게 파헤친다. 사형제도의 존폐 여부, 속죄, 형벌, 청소년들에 의해서 발생되는 영아 살해사건, 묻혀졌던 살인사건에 대한 훗날의 형벌제도 등....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끝까지 읽어야 그 진실을 알아 낼 수 있는데, 이 책도 여기 저기로 튀어나가기 때문에 사건과 사건 사이에서 숨겨진 진실을 찾아야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은,

"살인자를 공허한 십자가에 묶어 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다.

그 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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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마크 뷰캐넌 지음, 이효석.정형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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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서문 첫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 영국 역사학자 에드워드 핼릿 카(1892~1982)가 한때 말했듯이, 역사에서 혁명만큼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없다. 그리고 세계 경제 위기 만큼, 금융시장과 경제생활의 기묘한 격변의 이면에 무엇이 있느지 폭넓은 관심을 유발하는 것도 없다." (p. 9)

요즘 나오는 경제학 관련 서적들에서 앞다투어 지적하는 것은 2007년~2008년 금융위기 이래로 저명한 경제학자들 조차도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으며, 금융위기 이후에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내 놓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또한 경제학 수치들이 가지는 허구성에 대한 지적도 만만하지가 않다. 더군다나 "거대하고 복잡한 은행들, 곧 골드만삭스, J.P. 모건, 시티 뱅크'등의 '망하기에는 너무 큰" (p. 379) 기관이 된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앞으로의 경제학계의 동향, 경제학자들은 뭔가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 책 역시 폭풍우를 예측하지 못하는 오늘날의 경제계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그런 사례로일기예보를 예로 든다. 복잡계 과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을 수용함으로써 일기예보의 예측이 정확성을 갖추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학도 다양한 첨단 과학 성과들이 모인 복잡계 과학을 통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잡계 과학에 대해서도, 경제학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수준을 갖추지 못한 독자 입장에서 이 책을 읽기에는 어려운 내용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이해 안되는 부분들도 많지만 확실한 것은 경제학계가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마크 뷰캐넌'은 복잡계 과학자이기에 그가 보는 현대경제학이 정확한 시각일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는 금융위기 이후에 수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그 책들의 내용 중에서 빠진 부분을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다. 경제학적 사고의 특이한 개념에 대한 조사, 즉 현대 경제 이론의 아이디어가 풍기는 분위기에 대한 조사이다. 또한 오늘날의 경제 이론은 매우 수학적이라서 현실과의 괴리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 이 책은 물리학에 있는 몇 몇 아이디어와 개념을 더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어떻게 보다 자연적인 기반 위에서 우리가 경제와 금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점검한다. 확실히 그런 물리학 개념은, 시잔이 어쨌든 본질적으로 안정되고 자기 규제를 한다는 위험한 관점을 바로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p. 10)

또한, 이 책의 1장의 첫 문장도 인상깊게 다가오기에 적어 본다.

" 경제학은 평화로운 시대를 위한 학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적인 것에서 생겨날 수 있느지와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폭풍우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상 예보관과 같다.  윌리엄 니콜라스 허틴 1950~  / 언론인, <옵저버>, 런던 " (p. 15)

이 책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
1장 평형이라는 환상
2장 신기한 기계
3장 주목할 만한 예외
4장 자연스러운 리듬
5장 인간 행동의 모형
6장 신뢰의 생태학
7장 효율성의 위험
8장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는 트레이딩
9장 우상의 쇠퇴
10장 예측
감사의 글 / 주 / 찾아보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경제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안정되고 스스로 조절되며 항상 균형 상태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플래쉬크래쉬처럼 작은 충격부터 세계 경제 붕괴에 이르기까지 모는 종류의 금융위기는 사회경제 시스템의 폭풍과 흡사하다. 그래서 '금융물리학'이 발생하게 된다.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실제 시장사이에는 놀라울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은 경제학자들이 경제 모델을 설계할  때, 현실 세계에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핵심요소를 무시한 데 있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문제는 평형에 대한 오래된 집착에서 벗어나 '비평형 시스템'의 과학에서 얻은 개념을 채택해야 된다는 것이다.

평형 상태의 안정성에 대한 비전은 대체로 환상에 불과하다. 훨씬 더 격변하는 상황이 있음을 알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학자들의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인 시장, 실패없는 시장에 대한 비전, 실제 시장에 관한 대부분의 생각과 정책 결정이 이러한 이상적인 사장에 기반을 두고 이루어진다. 금융위기가 오기 전까지는 금융과학과 역사는 경제학자들이 보는 의미에서 정말로 더 큰 효율성, 즉 거의 버릴 것 없이 최적의 자원 할당을 추진하는 금융기술로 이끄는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증거들은 효율적인 시장 이론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효율적인 시장에서 금융 거품은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제학 역사는 실패한 과학 사례이며 그 자체의 아이디어와 실제 보다 더 확실해 보이려는 욕구에 억눌려 있는 과학 사례였다. 경제학 이론은 오직 1개의 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모델은 모든 상황에 맞춰지기 위해 왜곡되고, 비틀어지고 고문당하고 있다.

" 200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버넌 스미스 교수는 그의 수상 연설에서, 경제학 이론은 수학적 정교함이라고 함부로 주장하는 그 모든 것이 있더라도, 실제로 오직 1개의 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모델은 모든 상황에 맞춰지기 위해 고쳐지고, 왜곡되고, 비틀어지고, 고문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못을 찾고 있는 망치와 같다. " (p. 126)

이 책의 내용 중의 몇 부분을 발췌해 보면 이런 맥락에서 씌여졌다. 이쯤 되면 경제학과 경제학자들에 대한 최대한의 도전이 아닐까!! 이 책을 읽는 경제학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요즘 우리나라의 초이노믹스도 그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으니 이 책의 관점에서 본다면 경제정책의 수립과 그의 성공적 수행은 정말 힘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의 내용을 종합해서 저자의 주장을 살펴 보면,

"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평형을 넘어, 그 이상에 이르는 관점과 탈평형 및 불균형을 고려하는 관점에서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

경제학에서의 통계분석, 통계분석은 수학적인 초음파검사, 숨겨진 정보를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시장은 과학 전반에 걸쳐 있는 시스템과 매우 풍부한 동역학을 공유하고 있기에 현실경제와는 많이 다를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경제학자 '로버트 웨인 클라워'는,

" 경제학의 대부분은 이제 현실과 비슷한 어떤 것과도 매우 멀리 떨어져 있으며, 이것은 경제학자들이 자신들의 주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을 종종 어렵게 만들었다. " (p.355)

그리고 책의 내용 중에서 몇 부분을 발췌해 본다.

"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경제학과 금융에 대한 이론은, 합리성에 대한 재앙과 같은 집착에서 벗어나 생리학적이고 생물학적인 이론으로 바뀌어야 할 때이다. 비록 합리성과 평형에 기반을 둔 경제가 경제학자들의 핵심에 뿌리 깊이 박혀 있고 또 이것을 보존하려는 소수가 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다행히 이런 사고방식은 명백하게 지식사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운명을 가지고 있으며, 그 시기는 멀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기존의 경제학을 경제학과 금융의 폭풍을 다룰 수 있는 진정한 과학으로 대체해야 한다. "

" (p. 357 ~ p. 358)

" 대공황의 여파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를 항상 최적의 결과로 데려간다는 장밋빛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힘들게 만들었다." (p. 362)

지금의 주류 경제학은 고전 물리학에 바탕을 두고 시장의 수요, 공금을 이야기하였으며 일시적인 경제 위기는 스스로 수습된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다양한 첨단 과학 성과의 복합체인 복잡계 과학을 통해서 경제정책을 모색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요지이다.

경제적 지식을 갖추지 못한 독자 입장에서 읽기에는 수월하지 않은 책이지만, 그래도 요즘의 경제 관련 책들이 회자하는 기존의 경제학으로는 작금의 경제현안을 풀기 힘들어 보인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경제적인 다양한 시각을 넓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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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나무 2 단비청소년 문학 10
크리스 하워드 지음, 김선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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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나무 1>에서는 나무 기술자인 소년 반얀이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모험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아버지가 묶여 있는 그곳은 진짜 나무가 존재하는 곳인 '약속의 땅'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지이의 엄마 몸에도 문신이 새겨져 있었는데, 지이의 몸에도 문신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지이 자신은 볼 수 없는 은밀한 곳에 새겨진 문신, 문신의 숫자는 GPS를 나타낼 것이라는 생각에 그를 토대로 길을 떠난다. 그런데 약속의 땅으로 가기 위한 사람들은 반얀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약속의 땅까지 이르는 길도 험난한데, 그와 같이 가던 일행들은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서 어디론가 잡혀가게 된다. 반얀이 정신을 차려 보니 그곳에서는 젠텍요원들이 잡혀 온 많은 사람들을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 피검사 결과에 따라서 잡혀 온 사람들은 디론가로 사라지거나  또는 불 속에 던져지는 운명에 처하게 되다.

반얀과 함께 했던 알파, 크로우, 살, 히나..... 그들은 어떤 운명에 처해졌을까?

인간의 몸은 마치 금속과 같아서 하반신이 잘려나가기도 하고, 아뭏튼 이상한 일들은 계속된다.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기도 하고...

반얀은 이곳에서 살아남아서 아버지를 찾아야 하고, 진짜 나무를 찾아야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존재인데, 그런 인간을 괴롭히는 인간들은 항상 존재한다. 잔인한 인간상, 탐욕에 빠진 인간들, 그 인간이 바로 젠텍이라는 권력층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인간의 존재는 아무렇지도 않게 취급할 수 있는 인간.

젠텍이 원하는 것은 나무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메뚜기 떼에 의해서 나무들은 다 갉아 먹히게 되잔 나무를 개발하기 위해서 인간을 실험대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희망이 있는 것도 당연시 하는 풍조, 바로 나무를 개발하기 위해서 인간을 실험도구화한 것이다.

이쯤에서 인간의 탐욕과 잔인함을 생각해 보게 된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과 강제수용소, 그리고 군국주의 일본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침략과 731부대의 생체실험. 이런 유형의 사건들은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뿌리 없는 나무>는 지구의 황폐화라는 심각한 지구 환경 및 생태계와 관련된 이야기를 인간의 잘못된 본성과 거기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을 소설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자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소설은 환상소설의 틀에서 모험과 스릴이 가득한 청소년들이 좋아할 수 있는 구성으로 박진감있게 펼쳐진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지구를, 인간의 모습을 올바르게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교훈이 담긴 청소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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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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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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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동남아 - 모험이 필요할 때
서진 지음 / 미디어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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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읽게 된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를 읽고 이 책의 저자인 '서진'에 관심이 갔다. 이 책은 북러버들의 성지라고 하는 뉴욕의 서점 순례기이다. 83+4일 동안 51개의 서점을 찾아다닌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책은 참 독특하다. 책의 장르가 여행에세이라는 생각으로 읽다보면 로버트와  제니스라는 가공의 인물과 서진이 소설속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듯이 픽션이 가미된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가 바로 픽션인 것이다. 여행기에 소설적 픽션까지. 서점 순례기, 소설, 인터뷰 기사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특색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을 읽을 당시만해도 처음 접하는 소설가의 책이라기에는 묘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었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관심 작가로 등록된 작가였기에 그후에 소설 <하트브레이크 호텔>도 흥미롭게 읽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출간된 여행에세이인 <청춘 동남아>는 기대감에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조금 실망스럽다.

서진의 글의 매력은 뭔지 명료하지 않아서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런 글이어야 하는데, <청춘 동남아>는 그저 그런 여행가이드북같은 여행에세이다.

청춘들이 여행경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첫 해외여행으로 많이 선택하는 동남아 배낭여행. 사실 청춘들은 동남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유럽이나 뉴욕과 같은 서구적인 여행지를 선택한다.

여행지는 태국의  방콕, 수린섬, 끄라비, 뜨랑,끄라단 그리고 말레이지아의 페낭, 쿠알라룸푸르, 믈라카 그리고 싱가포르이다. 약 한 달간에 걸쳐서 아내 돌양, 조카 세미와 함께 떠나서 세미는 중간에 돌아오고 부부의 배낭여행이 계속된다.

 

뉴욕의 서점순례에서는 신비스러움이 있던 여행이 동남아 배낭여행이 되니 패키지 여행의 성격으로 변해한다. 그래서 서진의 여행기에 매료되었던 독자들은 흥미을 잃게 된다.

서진은 그리 평범한 소설가는 아니다. 물론 인지도도 그리 높지는 않다. 몇 권의 소설을 썼지만 잘 팔리지 않는 작가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책과 관련되어 낭만적인 삶을 살고 있으며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그의 책을 읽어보면 은연중에 느끼게 된다.

물론 여행중독자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도 역시 동남아 여행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왜 동남아 배낭여행을 떠났을까?' 잠깐 드는 생각은 출판사의 의뢰를 받아 여행에세이를 쓰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그만큼 여행스타일에서 신비주의가 확 빠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태국의 수린섬이나  끄라비, 뜨랑,끄라단은 여행 에세이에서 별로 다루어지지 않은 곳이기에 관심을 끌기도 한다.

그래도 서진의 동남아 여행에는 모험과 도전이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곳을 찾기도 하고 외딴섬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기도 하고, 바다로  스노클링을 나가는 등 동남아에서의 모험을 즐긴다.

 

 

아마도 청춘시절에 하지 못했던 모험을 즐기고 싶었던 듯하다. 이런 점은 서진다운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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