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50℃ 세척법
히라야마 잇세이 지음, 서혜영 옮김 / 산소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어떤 책에선가 채소를 세척할 때에 섭씨 50도의 물에서 씻으면 좋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글을 보면서 50도라는 온도라면 목욕물 보다 더 뜨거운 물인데, 과연 채소가 약간 익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런데 <기적의 50도 세척법>에서는 그 비밀을 모두 밝혀준다.

이 책의 저자인 '히라야마 잇세이'는 저온찜 요리를 고안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채소 등을 세척할 때에 50도에서 세척을 하는 것이 기적의 비법임을 찾아내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까지의 세척법인  찬 물에서 채소를 씻으면 생생하고 싱그러운 느낌이 든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된다. 

섭씨 50도의 물은 손을 넣으면 '앗 뜨거워! '하는 약간은 뜨겁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온도이기에 이 온도에서 세척을 할 때에 뜨겁다고 느끼게 되면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세척을 하도록 한다.

50도의 뜨거운 물로 세척을 하면 시든 채소가 생기가 돌아오고, 색깔이 선명해진다. 신선도가 살아나며, 맛이 좋아진다. 식재료에 묻어 있던 오염물질이나 농약을 제거할 수 있고, 부패균이 살균된다. 식재료가 가지고 있는 쓴 맛이 제거되고 오래 보존할 수 있다.

그런데, 채소  뿐만 아니라 생선, 고기에서도 마찬가지로 50도에서 세척을 하면 생선은 비린내가 없어지고 생선 본래의 맛이 되살아난다.

고기는 부드러워지고 고기 특유의 잡내가 없어지며 맛이 산뜻해진다.

조개의 경우에는 50도의 물에 3~5분만 두면 저절로 입을 벌려 해감을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점!!

잡균이 번식하기 쉬운 온도는 섭씨 35~40도이기에 절대로 섭씨 43도 이하로 세척하는 물이 내려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척 시간은 평균 2분 정도가 되어야 하며 더운물에서 꺼내면서 채반에 받쳐서 물기를 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선과 고기의 경우에는 세척한 후에 15~20분 이내에는 반드시 조리를 시작해야 한다. 그 이유는 섭씨 50도 물에 씻은 후부터 숙성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조리를 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냉동보관을 해야 한다.

과일의 경우에는 이런 세척 방법에 의해서 씻으면 당도가 높아지고, 추숙(追塾 : 수확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 해 과일을 달게 하거나 부드럽게 하는 것)의 효과가 생긴다.

이 책의 구성은, 

제1부 :  50℃ 세척으로 신선하고 맛있게 오래 보관하기

제2부 : 저렴한 식재료에서 고급스러운 맛이 나게 하는 저온 찜
제3부 :  50℃ 기적을 확산시키자

부록 : 온도와 시간 가이드

 이렇게 1부에서는 50도 세척의 장점, 채소, 생선, 고기, 과일 세척의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해 준다.

그리고 2부에서는 저온찜의 방법, 저온찜으로 할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해 준다.

저온찜은 날 것 같은 식감을 내지만 저온에서 가열했기 때문에 날 것도 아니고 볶은 것도 아닌 새로운 식감을 낸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50도 세척법의 좋은 점을 알겠으나, 모든 식재료를 씻을 때마다 50도의 수온을 유지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섭씨 50도의 물을 만들 때에는 끓는 물이 100도니까 끓는 물에 찬물을 부어서 50도를 만들어서 세척을 하면서 수시로 온도가 5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중간 중간에 끓는 물을 부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만약 자칫 섭씨 43도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부패균이 번식하게 되니 수온을 맞추는 것의 중요성을 잃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좀더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50도 세척법을 권장하기는 하지만 바쁜 주부들이라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세척법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방석 -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따듯한 세 편의 가족 이야기
김병규 지음, 김호랑 그림 / 거북이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부모와 자녀의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우리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가족의 역할을 생각해 보게 하는 가족을 위한 동화이다.

가난하지만 가족간의 사랑이 넘쳐 흐르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흐뭇해진다.

<꽃방석>에는 한 가정의 일상 속에서 찾아낸 3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 거짓말 엄마와 모르는 척  딸

2. 속상한 아빠와 크는 아들

3. 진짜, 진짜 우리 할머니

이렇게 첫 번째 이야기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는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 번째 이야기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학교 급식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이 되는데, 엄마는 딸의 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하게 된다. 친구들 앞에서 이런 엄마를 만나게 되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한 딸 달분이는 점심시간이 즐겁지가 않고 괴롭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치장을 하고 결혼식에 간다고 나가지만 학교 급식실에서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보게 된 딸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되니....

" 엄마... ! 얘들아 우리 엄마야! 저 푼수 아줌마가 우리 엄마라고 ." (p. 21)

가족을 위해서 급식실 배식 아줌마로 일하는 엄마를 떳떳하게 친구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딸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두 번째 이야기어떤 사건으로 서먹해진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아들인 달봉이는 어느날 서점에서 책을 읽던 중에 그곳에서 책을 다 읽기는 어렵고,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슬쩍 책을 훔치게 된다. 서점 주인에게 발각이 되어 아빠가 달려오게 되고, 아들은 그런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돈 몇 푼을 받으면서 하루종일 고된 일을 하는 아빠는 동료들에게 아들이 훔친 책값을 변상해주기 위해서 돈을 빌려오기까지하고, 서점 주인에게 머리를 숙여 사죄를 하니....

" 쉿 ! 그만 ! 아들은 부모님이 좋다고 여겨질 적에 '고맙습니다. 제 잘못을 깨달았을 때 '죄송합니다' 두 마디만 잘 하면 되는거야. 다른 말은 쓸데없는 군더더기지." (p. 71)

세 번째 이야기 할머니 이야기이다. 달분이의 할머니는 시골에서 작은 가게를 하고 계신다. 가끔 달분이네 집에 오시면 오빠인 달봉이만 챙겨주시는 듯해서 항상 달분이는 불만이다. 그런 할머니는 예쁜 꽃방석을 2개 만드셨는데, 그 꽃방석은 아빠와 엄마에게 주는 할머니의 선물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할머니가 친 할머니가 아닌 양 할머니임을 알게 되는데....

할머니가 남겨두신 꽃 방석 속에서는 달봉이와 달푼이를 위한 보험증서, 저금통장 몇 개, 그리고 편지 한 장이 나온다.

" 평생을 가시방석에 앉아 살 줄 알았는데, 자네 같은 아들을 만나서 꽃방석에 앉아 살았다네. 가족이 오손도손 살아가는 가정이 바로 꽃방석이니까. 평생 꽃방석에 앉게 해 준 자네에게 내 초라한 방석 하나를 선물하는 것이니, 딴말 말고 받아 주게... 정말 고맙다, 네 가족들아. " (p. 100)

할머니는 전쟁중에 가족 없이 홀로 북에서 내려 왔고, 그런 할머니가 하시는 가게에서 당시 공장에서 쫒겨난 아빠가 다른 곳 보다 값이 싸고 외상을 주는 할머니 가게를 이용하다 보니 서로 가족이 되었던 것이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보다 더 가족다운 할머니와 달분이네 가족들.

가난하지만 가족간의 정이 넘치고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훈훈하게 다가온다.

<꽃방석>을 읽으면서 어린이들이 가족의 중요성, 가정에서의 자신의 위치와 행동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3
알레산드로 가티 지음, 줄리아 사그라몰라 그림, 김현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는 어린이들에게 기업 윤리와 자신이 생산한 품질 좋은 우유를 지키려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 모험을 하는 손녀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동화이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품질좋은 우유가 생산되기 위해서는 우유회사의 도덕성이 중요하고, 제품의 원료가 되는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책임감도 막중함을 일깨워 준다.

깨끗한 환경에서 좋은 물과 좋은 풀을 먹으면서 자란 건강한 소에서 나온 원유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민트 할아버지는 자신의 우유로 만들었다고 광고를 하기는 하지만 회사의 이윤을 위해서 불법으로 수입한 불량 우유를 사용하는 몬테 피오리트 우유회사에 가서 불법을 저지르는 불량 기업을 혼내주겠다는 생각으로 우유회사를 찾아 간다.

" 할아버지는 지금 못된 사람들과 할 이야기가 있어서 도시에 가야 한단다. 그 넥타이 맨 못된 녀석이 내 말을 듣지 않으려고 별 짓을 다 하겠지만 이번에는 꼭 이야기를 하고 올거야!" (책 속의 글 중에서)

그런데, 할아버지  떠난 후에 며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꼬마 페그는 자신의 곰 인형인 아클레토르페 씨와 함께 길을 할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투덜이 미니카를 타고 길을 나서지만, 미니카는 고장이 나게 되고....

친절한 모에 이모를 만나서 몬테 피오리토 회사를 찾아 갈 수는 있지만, 그 회사에서는 불법적인 일을 서슴치 않고 하고 있으며, 할아버지 행방도 묘연하기만 하다.

이 이야기는 한 편의 만화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이 넘치고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고품질 산장 우유의 명예를 지키려는 할아버지의 자존심과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는 불법적인 일도 자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대 기업과의 대결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기업이 어떤 도덕성을 가져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해 준다.

우리가 가게에서 사 먹는 우유가 소비자에게 좋은 우유로 만들어지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깨닫게 해 준다.

어쩌면 어린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는 기업의 도덕성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고도 재미있게 그리고 코믹하게 다룬 동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년식당 - 요리사 박찬일의 노포老鋪 기행
박찬일 지음, 노중훈 사진 / 중앙M&B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라 칭해지는 '박찬일'의 글을 처음 읽게 된 것은 <보통날의 파스타 / 박찬일 ㅣ 나무수 ㅣ 2010>를 통해서 이다.

소설가를 꿈꾸던 사람이 이탈리아 영화에 매료되어 시칠리아에 가게 되고, 우연히 그곳에서  이탈리아 요리학교 ICIF를 수료하고 귀국하여 셰프생활을 가게 되면서 글를 쓰고 요리를 하면서 '글쓰는 셰프'라 불리게 되었다. 박찬일의 책을 몇 권 읽어보았지만 음식과 관련된 글들이기에 맛깔스러운 음식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의 글은 읽으면 읽을 수록 미문의 에세이스트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박찬일ㅣ 푸른숲 ㅣ2012 >도 추억에 얽힌 음식이야기가 정말 구수하고 세련되게 펼쳐지는 책이다.

이번에는 '박찬일'과 프리랜서 여행 칼럼니스트인 '노중훈'이 함께 찾아 나선 노포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언제부턴가 맛집에 대한 TV프로그램과 책의 출간이 물밀듯이 밀려오지만, 정작 그런 곳에서 소개한 식당을 찾아가서 실망을 한 적이 여러 번 있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런 맛집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있다.

이번 여름에 지리산에 갔다 오는 길에 지인이 추천받았다고 해서 그 부근을 돌고 돌아서 겨우 찾은 한정식집은 정말 맛깔스러운 전라도 밥상이 떡 벌어지게 차려져서 맛있게 먹었었다. 식당의 위치도 동네 구석에 자리잡은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한옥이었고, 정원에 쌓아 놓은 민속품들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런 음식점은 홍보가 되어서 사람들이 몰려 오기 보다는 이렇게 아는 사람들만이 찾아 와서 즐거운 한끼를 맛있게 먹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백년식당>에서는 18곳의 오래된 식당이 소개된다. 엄밀히 말하면 식당과 식당이 아닌 전통이 있는 어묵, 빵집, 국수공장이 각각 1곳씩 소개된다.

이 책은 노포(老鋪)기행을 통해 맛있고 오래된 식당을 찾아간다. 시간과 공간을 지켜온 맛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찾아낸 음식이야기와 삶의 이야기이다.

책제목처럼 '백년식당'을 찾아 나섰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 정도의 전통을 가진 식당은 없고 50년 이상을 같은 음식을 팔아 온 식당들이다. 그래서 3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 온 식당들이다.

노포의 공통점은 첫 째, 맛있다. 둘 째, 주인이 직접 일한다. 세 째, 직원들이 오래 일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맛있는 식당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식당들이다.

우래옥은 워낙 유명한 냉면집이기에 이 책, 저 책에서 소개되고 다룬 식당이다. 우래옥 냉면은 '아무 맛이 없어, 그게 냉면이야' ( 책 속에서)라고 주인이 말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래옥 냉면의 맛이다.

우래옥의 평양냉면과 비교할 수 있는 부원명옥의 평양냉면.

저자는 그가 좋아하는 냉면에 대한 주제만으로 책을  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하다.

부산에 가면 꼭 먹어 보아야 할 음식의 하나가 돼지국밥이다. 분위기 있는 식당은 아니고 오히려 허름한 식당인 '할매국밥'은 50년이 족히 넘은 식당이다.

"입에 짝짝 붙은 부드러운 수육, 요란하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p. 65), 할매국밥을 먹기 위해 곧 다시 기차를 타야할 것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떤 식당에 가서 식탁이 쟁반을 받쳐 놓은 듯한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연남서서갈비'도 이런 식탁인데, 여기에도 유래가 있다. 전쟁통에 미군이 버린 휘발유 드럼통을 주워 쓰던 것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갈비를 먹는내내 서서 먹는다 해서 '서서 갈비'인 이 식당의 갈비맛은 연탄의 센 화력으로 구워진 갈비에서 육질의 촉촉함과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운대의 소문난 암소갈비집을 찾아가는데, 갈비는 아무래도 가족 외식에 있어서 최고의 메뉴가 아닐까. 한국인의 독특한 장에 담가 맛을 들인 갈비를 불에 구워 먹는 독보적인 음식인 갈비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어묵, 이번에는 식당이 아닌 어묵 회사를 찾아간다. 남포동의 국제시장과 부평시장인 일명 깡통시장이 바로 어묵의 총 집합지인데, 어묵하면 '부산어묵'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를 이곳에서 찾는다.

해장국하면 아무래도 종로 청진동의 해장국이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피맛골이 사라지면서 청진옥도 헐렸지만 새로운 터전에서 해장국은 끓고 있다. 1937년에 개업을 한 이후에 일제 강점기와 전쟁 중에만 해장국을 끓이는 불이 꺼졌지, 상을 당했을 때에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하니 이곳에서 장인의 손맛을 느껴보도록 하자.

" 설설 끓는 무쇠솥, 김이 허옇게 오르는 뚝배기 그리고 한 그릇의 해장국. 우리 음식의 상징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음식이다. 해장국은 국물 중심의 한국 요리에서 고단한 세월을 드러내는 음식이기도 하다. 뭐랄까. 노동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p. 180)

추어탕도 서울식, 전라도식, 경상도식, 원주식 등 각 지역에 따라서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기도 하고 갈아서 넣기도 하는데, 용금옥의 추어탕은 원래는 통탕을 하지만 주문은 갈탕과 통탕을 선택해서 할 수 있다.

상주식당의 추어당은 대구식 추어탕으로 추어의 감칠 맛과 배추의 시원함, 그리고 여기에 겉들여지는 백김치가 일미이다.

빵이 유명한 곳도 전국적으로 몇 군데를 들 수 있는데, 학창시절 서울의 유명한 제과점하면 손꼽히던 곳들이 생각난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독일제과, 무과수제과, 덕수제과 그리고 아버지가 자주 사다주시던 풍년제과의 생과자와 빵들. 그래서 빵 속에는 아버지의 추억이 담겨 있다. 지금도 파운드 케익이나 각종 생과자를 보면 아버지가 떠오른다.

이 책에서는 전남 순천의 화월당을 소개한다. 군산의 이성당과 대전의 성심당의 빵도 줄을 서서 사야되는 빵들이다.

화월당에서는 일본식 단팥을 넣은 찹쌀떡인 모찌와 볼 카스테라가 유명하다.

초등학교 시절에 충청도에 사시는 이모댁에 방학을 이용해서 간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이모댁 근처에는 국수를 만들어 파는 곳이 있었다. 국수를 뽑아서 건조시키기 위혀서 높은 곳에 나무로 만든 건조대에 걸려 있던 국수들. 그때는 그 광경이 참 이상했었다. 먹는 국수를 밖에서 저렇게 말리면 먼지가 달라 붙어서 불결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모는 점심때가 되면 그 국수를 사다가 끓여주시기도 하고 매콤하게 비벼주시기도 했다. 매콤한 국수는 너무 매워서 먹으면서 입에서 불이 나는 듯하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그 시절의 이모의 매운 국수가 그리워진다.

<백년식당>을 읽으면서 오래전 어린시절의 추억에 잠기게 된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를 읽으면서도 추억에 잠겼었는데....

이 책에는 가업을 이어 3대 정도 업으로 식당을 하는 전국의 노포가 소개된다. 저자의 마음같아서는 백년식당을 취재하고 싶었겠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식당 중에는 그렇게 오래된 식당은 없는 듯하다.

책 속의 내용 중에는 식당의 음식들을 소개하면서 그에 필요한 내용들은 옛 문헌이나 책, 신문기사 등을 다양하게 찾아서 실어 놓았기에 음식의 유래, 음식의 맛에 관한 내용들을 좀 더 깊이있게 살펴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을 읽은 후에 작가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즐겨 읽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