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층이 급증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점점 소외되어 가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젊은 층과의
의사소통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흔히 그들의 생각을 고루하다고 치부해 버린다. 그런데 코넬대학교의 교수인 '칼 필레머'는 약 5년에 걸쳐서
1,000 여 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금껏 살면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통해서
인생의 지혜와 조언을 얻었다. '칼 필레머'는 자신의 연구를 '인류 유산 프로젝트'라고 이름붙이고 우리들이 노년층으로부터 물려 받아야 할 빛나는
유산이라 말한다.
이 책은 자료 수집만도 5년, 집필 기간은 2년이 걸렸다. 나도 이 책을 읽어 보았지만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즉, '인생의 현자'들이 우리들에게 남겨주는 메시지 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저자는 1,000 명의 인터뷰 대상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런 질문을 토대로 특정 범주를 제시히고 각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원칙을 6가지로 분류하고 그 분류에 대하여 노인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그대로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읽은 후에 긴 여운을 남겼던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에 이어서 이번에 출간된 책은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이다. 이 책 역시 평균 43년, 최장 76년의 결혼생활을 이어 온 700 여명의 현자를 찾아 다니며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살아가는 비결에 대한 '최대 다수의 지혜'를 얻게 되는데 이런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물론, 이들 중에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한 사람들도 있지만 결혼에 실패하고 다시 새로운 배우자를 만난 사람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인터뷰의 대상이 되었다.

'프롤로그'의 글부터 마음에 다가온다.
스무 살 청년이 내게 물었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가요?"
빙그레 웃으며 나는
주름투성이 손가락으로 가리켰지.
청년의 비어 있는 오른쪽과 왼쪽을.
"자네의 곁을 지켜줄 사람이
곧 자네의 인생이라네"
삶이란 늘 한 사람을
떠나서
또 다른 한 사람에게 도착하는
여행이지.
오랜 항해가 끝나갈 무렵
문득 뒤돌아보면 알게 된다네.
예전에는 미쳐 몰랐던
결코 보이지 않았던,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잡기 위해
그토록 수많은 배웅과 마중을
지나왔다는 것을. (프로롤그
중에서)


이 책은 프롤로그의 글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할 수 있으리라.

젊은 날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삶의 연륜이 마음 속에 쌓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의미있었던가를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중의 많은 부분들은 그저 인생의 한자락을 스쳐가는 것들이었는데, 당시에는
그것이 가장 소중한 것인 줄 알고 발버둥치면서 잡으려고 했던 것들도 있으니...
'칼 필레머'가 말하는 '인생의 현자들'이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는 젊은 이들에게는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살아 온 늙은 이에 불과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름 주름에는 그동안 살아 오면서 깨달은 삶의 지혜가 주름 사이에 숨어 있으니,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결혼 생활을 아주 오래한 노인들에게 꼭 묻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런 질문들 속에서 찾아낸 " 사랑, 결혼, 관계를 위한 평생의 교훈
30가지" 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이 결혼생활을 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는
결혼 지침서이다.
또한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보이게 되는 것, 나이가 들어 가면서 알게 되는 것들.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물론, 인생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평탄한 인생을 살아오게 됐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런 삶은
너무 단조롭고 평탄한 삶이 되었을 수도 있을 듯하다.
어쨋든 인생에 있어서 좀 더 평탄한 길을 원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기에 인생 최고의 현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으리라.
이 책은 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 마다 인생 현자들의 사랑, 결혼, 관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 속에서 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꼭 맞는 배우자를 찾는 방법, 부부 간에 대화를 나누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스트레스와 고난에 대처하는 방법, 결혼생활을 열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 인생의 현자들이 전하는 장기적이고 만족스런 관계를 위한 방법 등은 우리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1장 : 타인과 일생을 함께 한다는 것
결혼 59년차인 제니퍼의 조언을 들어보면,
" 아무리 따져 봐도 마음에 걸리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현실을 냉철히 직시하고 그
사람과 결혼하지 말아야 해. 그런데 다들 이렇게 스스로를 속이곤 하지. '사랑하는데 무슨 상관이야!' 안됐지만 결혼은 사랑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오." (p. 35)
그렇다면 어떻게 배우자를 선택해야 할까. 현자들은 '마음이 말하는 소리를 들어라'고 말한다.
흔히들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경제적인 면을 등한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살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일 수도 있다. 상대방이 생계를
꾸릴 만한 사람인가?, 재정적으로 책임감있게 행동하는가?, 좋은 부모가 될 자질이 있는가? 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결혼은 두 사람의 결합인 동시에 두 집안의 결합이기에 배우자를 선택하면서 장차 결혼할 집안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이외에도 배우자의
어떤 자질을 추구하고 또 피해야 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이다.
2장 : 함께 살아갈 날들을 위한 대화
모든 문제는
대화의 부족에서 출발한다. 부부간의 대화에서 최고의 장애물은 자신의 파트너의 생각과 감정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이다. 부부는 각기 서로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다.
절대로 부부간에는 대화의 샘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이 장에서 관심있게 읽어야 할 부분은 아름다운 소통을 위한 5가지 비결 등이다.
3장 어두운 인생길에 서로가 등불 되어
'어두운
인생길에 서로가 등불 되어' 이 문장이 마음에 와닿는다. 결혼은 늘 진행중인 과정이라고 하는데, 살다보면 즐거운 날 보다는 힘든 날이 많을
수도 있다. 서로가 의지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들도 많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남녀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것이 결혼이기에 결혼 생활을 하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 부부들이 경험하는 5대 스트레스의 요인, 자녀문제, 일과 가정의 조화, 인척관계, 가사 분담, 돈
문제.... 이처럼 결혼생활을 힘들게 하는 문제점을 지적해 주고 그 해결 방안을 알려주는데, 역시 현자들의 조언에 수긍이 간다.
4장 : 혼자가 편한 내가 당신과 살아가는 이유
"서로 진심어린 칭찬을 주고 받는 삶이란?"
파트너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시하자. 그리고 작고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해 주자.
다정한 부부는 친구처럼 재미있게 지내는 법을 안다. 이 장에서 주의깊에 살펴볼 것은 열정적인 결혼생활을 위한 5가지 비결이다. 멋을 내라,
여행을 하라, 나눔의 삶을 실천하라, 변화를 수용하라, 평생 데이트하며 사는 부부가 되라.
5장 : 함께 나이 들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
부부간에는 조건없는 사랑이 필요하다.
"배우자를 변화시킬 유일한 방법은 오직 배우자가 스스로 변하는 길 밖에 없답니다."
(p.345)
그렇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서글퍼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성숙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었기에 보이는 것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알게 되는 것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이듦에 대해서 긍정적인 면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네 삶에서 결혼이란 것이 얼마나 힘든
결정을 해야 되는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은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죽는 날까지 함께 사랑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생각해 보았다.

"지금까지 인생의 현자들에게 들었던 교훈은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부부가
평생 함께 하는 결혼 생활에는 기쁨과 고난이 뒤섞여 있다. 그래서 인생을 걸 만한 가치가 있다. " (p.
361)
이 책을 읽으면서 삶, 사랑 그리고 사람에 대한 30가지 지혜를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