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드라마로 방송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원작소설은 naver 웹 소설이다. 웹소설 조회수 1위, 누적 조회
4200만, 평점 9.9를 달성하면서 웹 소설계의 전설이 되었다.
조선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 중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 해를
품은 달>을 쓴 '정은궐'작가는 베일 속에 가려졌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을 쓴 '윤이수' 작가에 대한 인터뷰 기사는 여러 건이
검색된다.
이 소설의 작가인 '윤이수'는 역사를 좋아해서 조선왕조실록이나 아샤를 즐겨 읽었다, 2013년 봄날, 창덕궁을 찾았다가 어떤 이끌림에
효명세자의 혼백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 세도정치의 시대, 예약으로 왕권을 회복하려 했던 조선의 왕세자
이영(이영)
만약 살아 왕이 되었다면 능히 조선 최고의 군주가 되었을 천재 왕세자"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소설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파주에서 창덕궁까지 일주일에 2번 꼴로 갔다고 한다 그러면 효명세자가 이렇게 쓰라고 이야기해주는
듯했다고 한다.
원래는 조선의 꽃미남 군주라고 하는 헌종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의 아버지인 조선의 비운의 왕세자 효명세자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19세기 조선의 세도정치하에서 효명세자도, 그의 아들 헌종도, 그의 누이인 명온공주, 영온공주도 모두 요절하였다. 특히 효명세자는 영특하여
19세기 조선의 부활을 꿈꿨으나 이를 이루지 못한다.
참고로, 작가인 윤이수는 드라마를 보면서 엄마가 썼냐고 물어 볼 정도의 아들을 둔 엄마인데, 웹 소설을 쓸 당시에는 아이를 업고 소설을
쓰거나 아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글을 썼다고 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각 권이 약 400 페이지가 좀 넘는 분량의 5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이정명'의 <뿌리깊은 나무>처럼 조선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씌여진 소설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적인 흥미로움에만 그치지 말고, 19세기 조선의 역사를 공부하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효명세자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효명세자는 조선 23대 순조의 맏아들이다. 19세 때부터 아버지를 대신하여 대리청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그가 생각했던 조선의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의미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만약에 효명세자가 왕이 되어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었다면 조선의 병폐인 세도정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가 관심을 가졌던 예약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었을까....
비록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작가가 역사적 소양을 가지고 있기에 당시의 시대상이나 세력다툼에 대한 내용이 잘 나타난다.

책제목인 <구르미 그린 달빛>이란 구름은 백성을, 달빛은 군주를 의미한다.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군주라고 보면 된다.
" 구름은 백성이오, 달은
군주라.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달빛이 아름답구나. "
이 세 줄의 글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군주'
소설 속의 이 문장이 왜 이리도 가슴에 와닿을까!!
1권은 부제 '눈썹달' (初月)로, 길고 긴 분량의 5권의 소설 속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전개단계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남동생 김윤식을 가장한 남장여인인 김윤희가 나오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할마버지가 즐겁게 살라고 지어준
이름을 가진 17세의 '라온'이라는 남장여인이 여자 주인공이다. 1권을 읽을 때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2권을 읽으면서 라온의 가족사가 특별할
것이라는 예상이 된다. 라온은 어머니와 병약한 동생이 있는 라온이는 가난한 환경인데도 활달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이다. 특히 구 영감네 담배
가게에는 라온에게 고민상담을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일 정도로 동네에서 인기짱이다. 17살 계집아이가 무슨 고민상담일까마는 여자이기에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아서 남성들의 가슴 속을 뻥 뚫어주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해주니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라온은 글재주도 있어서 양반집 김도령의 연서를 써주게 되는데, 그 연서의 주인공이 바로 효명세자인 이영의 누이, 명온 공주이다.
명온 공주는 라온이 써 준 연서인 줄도 모르고, 연서의 주인공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남을 갖기를 원하는데....
이 과정에서 명온 공주의 오빠인 이영과 라온이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서로 오해를 하게 된다.

라온은 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급전이 필요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환관으로 궁에 들어가게 된다.
'화초서생'이라 여겼던 이가 세자인 이영인데 이를 알지 못하는 라온은 처음의 오해가 풀리면서 서로 벗이 된다.
궁에서 미운 털이 박힌 라온은 자선당으로 배치가 되고, 여기에서 신출귀몰한 행동을 하는 김병연을 만나게 된다.
김병연은 " 영과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였고, 또한 그의 아픔을 공유한 유일한 벗이었다.
" (p. 382)
이쯤에서 이영은 왕세자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지만 영의 절친인 병연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처럼 긴 소설에서 병연이
영을 지켜주는 호위무사일지, 아니면 라온의 정체를 알고, 사랑에 빠지는 연적이 될 것인지...

라온, 이영, 김병연 그리고 라온의 주변에 있는 환관들의 이야기가 얽히고 설켜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물론, 라온이 환관이 되는 과정이
어설프기는 하지만 그래야만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온의 마음이 이영과 김병연 중에 누구에게 더 가까이 가는가 하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라 생각된다.
책을 펼치면 술술 잘 읽히기 때문에 읽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5권까지 읽기에는 그래도 몇 날이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