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경제학
밥 니스 지음, 김인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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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하는 일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습관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들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밥 니스'는 응용과학자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공학경제를 전공하였다. 그는 미국의 제약관리업체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에서 수석과학자로 근무하면서 약 1억 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런데, 고객들은 그가 제공해주는 것들이 훨씬 경제적으로 이득이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고객들 자신에게 불리한 기존의 결정을 바꾸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자신에게 유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결정을 고집하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초당 1000만 비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인식하는 정보량은 50비트에 불과하다. 인식하는 50비트의 정보는 주의집중 영역에 드는 정보인데, 여기에 들지 못하는 정보는 습관이라는 자동조종 장치로 무의식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유익한 정보를 준다고 해도, 주의집중 영역에 들지 못하면 습관에 의해서 처리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좀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지 않고, 실제로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습관'이라는 자동화 프로그램에 의해서 행동을 하게 된다.

의사결정을 할 때에 뇌의 기능을 보면,

전두엽은 미래의 장기적 효과를, 대뇌번연계는 '지그 이 순간'만을 판단 근거로 삼아 그 결정이 가져올 이득과 비용을 비교 분석하는데, 분석 마비에 빠진 사람의 의도와 행동 사이에는 갭이 발생한다.

이것을 50비트의 주의집중 영역으로 끌고 와서 보정하는 작업이 '습관 설계 디자인'이다.

이 책의 전제조건은 인간의 뇌가 부주의와 타성에 젖어 있다는 것에서부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찾게 된다.

인간의 뇌는 이렇게 부주의와 타성에 젖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씌여지게 된 전제조건이다.

저자인 '밥 니스'는 자신이 근무하였던 관리업체의 회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인간 행동의 기본 원칙을 활용한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만들어 실험을 하게 되고, 차츰 그 대상의 규모를 넓혀가면서 반복 실험을 하였다.

그 바탕에는 '밥 니스'가 전공한 " 응용과학과 행동경제학의 환상적인 만남" ('대니얼 길버트'의 추천글 중에서)이 있다.

그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서 행동경제학자들이 쓴 책을 읽고, 과학자로서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인간의 부주의와 타성에 대응할 수 있는 7가지 전략' 을 작성하게 된다.

7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능동적 선택 전략

   - 의도를 바꾸려 들지 말고, 단지 선택을 요구해 활성화 하라.

2. 자발적 잠금 (lock - in) 전략

   - 미래에 직면하게 될 선택을 오늘 미리 결정하게끔 하라.

3. 디폴트 세팅 전략

   - 바람직한 선택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옵트아웃을 제공하라.

4. 흐름에 올라타기 전략

   - 눈길을 끌 수 없다면 눈길이 머물만한 곳으로 가라.

5. 리프레이밍 전략

   - 선택 재구성만으로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6. 업혀 가기 전략

  - 사람들이 좋아하는 행동의 부산물로 바람직한 행동이 나오게끔 디자인하라.

7. 간이화 전략

  - 단순하고 쉽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자체가 최상의 전략이다.

이렇게 정리해 놓으니, 내용이 잘 이해가 안 갈 수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은 다양한 사례들의 소개와 전략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대하여 설명을 해 준다.

이런 전략은 행동경제학과 응용과학이 접목되면서 습관 설계 전략이 만들어 진 것이다.

" 이 책은 밥이 행동경제학과 인지 심리학의 수많은 이론들을 흡수해서 자신이 몸담은 응용과학에 지혜롭게 변형시킨 또 하나의 새로운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 (p. 7, 대니얼 길버트의 추천글 중에서)

" 이 책 <습관의 경제학>은 인간의 뇌가, 따라서 우리의 행동이 저 원시시대에 유용했던 방식 그대로 얼마나 본증적이고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인지를 쉽게 설명해 줄 것이다. 게다가 인간 행동을 개선할 수 있는 일곱 가지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선물해 줄 것이다.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는 이야기와 적절한 사례를 많이 넣었다. " (저자의 들어가는 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이 얼마나 습관에 젖어 있는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원인도 알게 되었다. 인간의 뇌가 부주의와 타성에 고착화되어서 진화하였다고 하니, 우리가 습관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되도록이면 나쁜 습관에 물들지 말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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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인사이트 - 기술혁명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통찰의 시선
임일 지음 / 더메이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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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아직은 깊이있게 알지 못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다포스 포럼에서 화두가 되면서 이미 선전국들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싶은 생각에 선택한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설명하는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은 아니다.

<명견만리 :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의 기회를 말하다 / KBS명견만리 제작팀 지음 ㅣ 인플루엔셜 >중에서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ICT기술이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떻게 우리 생활과 비즈니스를 바꿀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간략하게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 4차 산업혁명을 가상성과 물리성의 융합으로 정의한다.

* 두 세상의 융합의 입장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SNS와 IoT를 소개한다.

* ICT 신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 알아본다.

* 미래에 다가올 융합 세계의 모습으로 증강 / 가상 현실과 드론, 3D 프린터에 대해서 설명한다.

* 미래의 ICT(정보통신기술>을 예측한다.

물리적인 물체에 대한 정보는 디지털화되어서 컴퓨터에 입력되어야 정보처리가 가능한다.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면서 물리성의 많은 부분이 가상화되면서 가상성이 물리성의 세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공지능이 기계학습, 특히 딥러닝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생활 속에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법이 적용되어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고 있는 사례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SNS, IoT(사물인터넷), O2O(Online to Offline), Fin Tech,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번한 상황들이 현실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들도 있기에 비현실적인 상황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중에서 3D 프린터의 경우에도 자가제조가 일반화되면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미 ICT는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삶의 모습을 바꾸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에서 ICT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물리성과 가상성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본다. 그러나 그런 기술 자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의 프레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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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 3 - 달빛 연모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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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을 마음에 품은 세 남자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사랑...

라온을 향한 연모의 마음은 세자인 영, 병조참의인 윤성, 그리고 김삿갓 병연이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는가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

    

지난번에는 라온이 윤성을 따라 궐 밖에 나갔다가 우연히 영을 만나게 되고, 라온은 당시에 고운 한복을 입고 있어서 환관인 홍라온이라는 것을 영이 모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성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영일지라도 그녀가 라온임을 눈치채게 된다.

이번에는 영을 따라서 라온을 궐 밖에 나갔다가 백운회에 잠깐 들러다가 만나기로 한 영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윤성과 만나게 되는데....

지난번 궁 밖 나들이에서 윤성에게 당한 덕칠의 부하들인 무덕의 일행은 병연과 라온을 납치한다.

납치 사건을 계기로 영은 영대로 라온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깊어지고, 윤성은 윤성대로 라온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깊어진다.

" 그 마음 접으시옵소서.   (...)  저하께서는 홍 내관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계십니까? (...) 저하께서는 절대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옵니다. 저하와 그 사람,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 (p. 327)

" 세자 저하의 세상이 그 사람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옆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처 입히고, 다치게 할 것이옵니다. 그러니 그만 물러서십시요. 그 사람, 다치게 하지 마십시오, 아프게 만들지 마시옵소서. " (p. 329)
또한 무심한 듯 하면서도 알뜰 살뜰 보살펴 주는 병연은 겉으로는 나타내지 않지만 마음 속에 라온이 자리잡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 나는 역적의 무리에 굴복한 비굴한 자의 손자였고, 조부를 향해 날 선 조소를 날린 세상에 둘도 없는 어리석은 자가 되었다. (...) 살아가지 않고 살아가야 했다. 외롭지 않고 외로워야 했다. 한 줌 바람이 되고 싶었다. 세상을 부유하는 구름이 되고 싶었고, 티끌 같은 먼지가 되어 소리없이 사라지고 싶었다. 그러기에 마음 둘 곳도, 기댈 곳도 두지 않았다. 세상에 미련 두지 않은 채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내 삶에 그 녀석이 뛰어 들었다. " (p. p. 112~113)

병연은 라온에게는 서양 동화에 나오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여기에 영의 환심을 얻으려는 청나라의 소양공주.

영의 동생인 명온 공주도 라온에 대한 사모의 마음도 있으니.

세자 영이 자신의 스승으로 삼으려고 찾아간 사람은 다름아닌 라온이 시시때때로 말하던 할아버지.

비록 핏줄로 이어진 할아버지와 손녀는 아니지만 연 보다 더 깊은 연으로 맺어진 사이이다.

3권의 하이라이트는 옥선 할매의 집을 찾아간 영과 세자의 합방 장면이다.

" 내게서 달아나지 마라. 내게서 멀어지지 마" (p. 470)

영이 라온에게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니...

"  (...) 영의 진심이 라온의 마음을 흔들었다. 영의 순수한 고백이 라온의 마음에 쌓인 둑을 허물어버렸다. 한순간의 유희라도 좋았다. 눈 뜨면 잊힐 꿈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이 사내의 여인이 되고 싶었다. 단 한 순간만이라도 그의 오롯한 연인이 되고 싶었다. (...)것은 한 사내의 여인이 되고, 한 여인의 오롯한 사내가 되는 비밀스러운 밤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 (p. 471)

윤성의 말처럼 영과 라온은 이루어져서는 안 될 사랑, 영이 감당하기에는, 세자로서 지켜주기에는 버거운 존재가 아닐까...

세자와 라온의 앞날이 평탄하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특히 김조순의 세도정치하에서 세자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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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 2 - 달무리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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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에서 라온이 궁에 들어가서 환관이 되기 과정이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소설이니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읽어내려간다.

왕세자 영과 라온의 첫 만남에서 오해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궁에서 다시 만나게 된 그들은 웬지 모르게 서로 끌리는 마음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인연이 아닐까.

남장여인 라온은 어떤 매력이 있기에 그를 마음에 담아 둔 세 명의 남성이 있을까.

그건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쾌활하고 밝은 라온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영은 아직 라온이 소녀임을 알지 못하지만, 자선당에서 만난 병현은 그녀의 정체를 눈치챈다. 영의 명을 받아서 홍경래의 자손을 찾아 나섰던 병현이 돌아오면서 그가 라온의 정체를 알아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연히 알게 된 병조 참의 윤성은 세도정치의 중심에 있는 김조순의 손자이자, 왕세자 영의 외사촌이다. 윤성은 어디에서 알았는지 라온의 정체를 알고 있는데, 그가 라온을 대하는 마음은 호의인지, 사랑인지, 아니면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지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 맑고 청수한 느낌의 헌헌장부, 옥골선풍의 바른 본보기라 할 수 있는 윤성은 호사가들의 입에 왕세자 영과 비교되며 오르내렸다. 영이 새파랗게 벼린 날카로운 진검이라면 윤성은 갈대를 엮어 만든 무른 풀잎 칼이었다. 영이 차가운 북풍한설이라면 윤성은 감미로운 봄바람이었다. " (p. 278)

윤성은 라온을 데리고 궐 밖에 나가서 아름다운 비단 치마 저고리를 입히고 가배 축제를 즐기다가 돌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데, 그 사이에 라온과 영은 마주치게 된다.

치마 저고리로 곱게 단장한 라온을 본 영의 마음은 설레기만 하니...

궁중 로맨스 소설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라온을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김조순의 세도정치와 백성을 사랑하는 왕세자의 갈등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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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 1 - 눈썹달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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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드라마로 방송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원작소설은 naver 웹 소설이다. 웹소설 조회수 1위, 누적 조회 4200만, 평점 9.9를 달성하면서 웹 소설계의 전설이 되었다.

조선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 중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 해를 품은 달>을 쓴 '정은궐'작가는 베일 속에 가려졌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을 쓴 '윤이수' 작가에 대한 인터뷰 기사는 여러 건이 검색된다.

이 소설의 작가인 '윤이수'는 역사를 좋아해서 조선왕조실록이나 아샤를 즐겨 읽었다, 2013년 봄날, 창덕궁을 찾았다가 어떤 이끌림에 효명세자의 혼백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 세도정치의 시대, 예약으로 왕권을 회복하려 했던 조선의 왕세자 이영(이영)

만약 살아 왕이 되었다면 능히 조선 최고의 군주가 되었을 천재 왕세자"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소설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파주에서 창덕궁까지 일주일에 2번 꼴로 갔다고 한다 그러면 효명세자가 이렇게 쓰라고 이야기해주는 듯했다고 한다.

원래는 조선의 꽃미남 군주라고 하는 헌종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의 아버지인 조선의 비운의 왕세자 효명세자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19세기 조선의 세도정치하에서 효명세자도, 그의 아들 헌종도, 그의 누이인 명온공주, 영온공주도 모두 요절하였다. 특히 효명세자는 영특하여 19세기 조선의 부활을 꿈꿨으나 이를 이루지 못한다.

참고로, 작가인 윤이수는 드라마를 보면서 엄마가 썼냐고 물어 볼 정도의 아들을 둔 엄마인데, 웹 소설을 쓸 당시에는 아이를 업고 소설을 쓰거나 아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글을 썼다고 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각 권이  약 400 페이지가 좀 넘는 분량의 5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이정명'의 <뿌리깊은 나무>처럼 조선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씌여진 소설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적인 흥미로움에만 그치지 말고, 19세기 조선의 역사를 공부하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효명세자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효명세자는 조선 23대 순조의 맏아들이다. 19세 때부터 아버지를 대신하여 대리청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그가 생각했던 조선의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의미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만약에 효명세자가 왕이 되어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었다면 조선의 병폐인 세도정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가 관심을 가졌던 예약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었을까....

비록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작가가 역사적 소양을 가지고 있기에 당시의 시대상이나 세력다툼에 대한 내용이 잘 나타난다.

 책제목인 <구르미 그린 달빛>이란 구름은 백성을, 달빛은 군주를 의미한다.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군주라고 보면 된다.

" 구름은 백성이오, 달은 군주라.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달빛이 아름답구나. "

이 세 줄의 글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군주'

소설 속의 이 문장이 왜 이리도 가슴에 와닿을까!!

1권은 부제 '눈썹달' (初月)로, 길고 긴 분량의 5권의 소설 속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전개단계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남동생 김윤식을 가장한 남장여인인 김윤희가 나오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할마버지가 즐겁게 살라고 지어준 이름을 가진 17세의 '라온'이라는 남장여인이 여자 주인공이다. 1권을 읽을 때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2권을 읽으면서 라온의 가족사가 특별할 것이라는 예상이 된다.  라온은  어머니와 병약한 동생이 있는 라온이는 가난한 환경인데도 활달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이다. 특히 구 영감네 담배 가게에는 라온에게 고민상담을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일 정도로 동네에서 인기짱이다. 17살 계집아이가 무슨 고민상담일까마는 여자이기에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아서 남성들의 가슴 속을 뻥 뚫어주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해주니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라온은 글재주도 있어서 양반집 김도령의 연서를 써주게 되는데, 그 연서의 주인공이 바로 효명세자인 이영의 누이, 명온 공주이다.

명온 공주는 라온이 써 준 연서인 줄도 모르고, 연서의 주인공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남을 갖기를 원하는데....

이 과정에서 명온 공주의 오빠인 이영과 라온이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서로 오해를 하게 된다.

라온은 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급전이 필요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환관으로 궁에 들어가게 된다.

'화초서생'이라 여겼던 이가 세자인 이영인데 이를 알지 못하는 라온은 처음의 오해가 풀리면서 서로 벗이 된다.

궁에서 미운 털이 박힌 라온은 자선당으로 배치가 되고, 여기에서 신출귀몰한 행동을 하는 김병연을 만나게 된다.

김병연은 " 영과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였고, 또한 그의 아픔을 공유한 유일한 벗이었다. " (p. 382)

이쯤에서 이영은 왕세자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지만 영의 절친인 병연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처럼 긴 소설에서 병연이 영을 지켜주는 호위무사일지, 아니면 라온의 정체를 알고, 사랑에 빠지는 연적이 될 것인지...

라온, 이영, 김병연 그리고 라온의 주변에 있는 환관들의 이야기가 얽히고 설켜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물론, 라온이 환관이 되는 과정이 어설프기는 하지만 그래야만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온의 마음이 이영과 김병연 중에 누구에게 더 가까이 가는가 하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라 생각된다.

책을 펼치면 술술 잘 읽히기 때문에 읽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5권까지 읽기에는 그래도 몇 날이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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