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 장정일의 독서일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1
장정일 지음 / 마티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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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나에게는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은 작가이다. 그것은 내가 장정일의 책 중에서 오로지 한 권 읽었던 '구월의 이틀'을 읽은 후의 느낌이 너무 혼돈스러웠고, 개운하지 않은.... 아니, 어쩌면 불쾌한 느낌이었기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은 후에 내가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작가 후기와 인터뷰 기사를 많이 훑어 보았다. 작가는 이런류의 소설들이 좌파성장소설이거나, 예술성장소설 또는 연애소설들이어서 우파성장소설을 썼다고 했다.

이 소설은 대학 신입생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는데, 내 생각에는 너무도 강한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잠깐 '구월의 이틀'을 읽고 쓴 나의 리뷰중의 일부를 소개한다

'금과 은'  19살 두 주인공의 1년간의 생활은 과연 이런 취지의 생활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구태여 이분법적 잣대로 나누었던 좌파, 우파를 대변하는 가정을 가진 두 주인공의 대학 생활은 실제 대학생들의 생활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생활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많은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은 이데올로기라든가, 정치적 이슈보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목표를 향해서 묵묵히 면학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살의 청소년이 40살 가량의 여인과의 사랑(?)을 하거나, 양성애적 사랑을 하는 것이 과연 타당성이 있는 설정일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그리고,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우파 성장소설의 모델인 '은'의 사고 방식이다. "강한 것은 선하고, 강한 것은 아름답다. 못 배우고 못 가지고, 못난 것들은 죽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끽소리 없이 고분거리고 있거나! 사실 그런 떨거지들은 볼펜의 똥 찌꺼기보다도 못하다. 못 배우고 못 가지고 못난 것들은 국가는 물론이고 문명의 애물단지에 불과하다. 함께 진화하며 성장하고 함께 적자생존의 단맛을 나누지 못할 낙오자들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나 인류 문명을 위해 빨리 사라져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못 배우고 못 가지고 못난 것들이 어떻게 나라를 경영하나? 대한민국의 명운을 위해 다시는 노무현 일당처럼 못 배우고 못 가지고 못난 선동 전문가들이 권력을 넘보거나 나눠 먹자고 덤벼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강하고, 실력있고, 아름답다." 은이 쓴 글을 일고 난 작은 아버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런 조카와 대학가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자유의 나무'의 젊은 대학생들로 부터 희망의 전조가 보였다. " 그래, 은 네가, 아주 정확하게 파악했다. 젊은 우파라면 적어도 이런 수준에서 시작해야 해(...) " (p268~269)
앞서도 이런 류의 내용들이 있었지만, 여기에 제시된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작가는 인터뷰 기사에서 이 소설은 대학 신입생들이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런 글을 19살 청소년들이 읽는다. 그리고, 그 청소년들 의 '이틀'을  "빙하시대를 불태울 열정으로 이 짧은 청춘을 살아라"라고 이야기 한다는 것인가?

'은'의 작은 아버지는 대학 교수이다. 그리고 '은'은 명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신입생이다. 장차 중고등학생을 가르칠 예비 교사의 사고방식이 이렇다면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된다. 아니면 '은'이 소설가나 시인이 된다고 해도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걱정이 되는 것이다. 문장의 단어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떨거지''볼펜의 똥 찌꺼기''적자생존의 단맛''문명의 애물단지''빨리 사라져야 한다''일당'....

이것이 '우파 성장소설'(?) 

이런 선입견이 있었기에 그의 새로운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읽었던 책을 작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내가 아직 읽지 못한 책 들에 대한 정보와 함께 작가의 생각을 엿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후에 책 속의 책내용에 의해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의 목록에 몇 편이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은 장정일 작가가 1994년에 처음 독서일기를 출간한 후에 8 번째로 쓴 독서일기이다. 그는 원래 60 세까지 20 여권이 넘는 독서일기를 펴낼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종이책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서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은 인터넷판 독서일기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작가가 말하는 책읽기

어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왜 이 책을 읽는지 에 대한 세 개 이상의 이유를 먼저 떠올려 보기를 권합니다. (p15)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 중에서 버릴 책이 아닌 책을 선택하여 읽는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나의 책읽기는 오랜 습관이기는 하지만, 읽으려고 집어든 책을 보면서 "과연, 이 책을 내 자식에게 읽으라고 추천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소설 장르의 문학작품에서 많이 느꼈던 것이다. 창작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파렴치한 묘사들과 글의 구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가 꼭 마음의 양식이 될 수만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구성은 4부로 되어 있다.
1부는 읽기의 방식이 삶의 방식이다는 주제로 다양한 책이야기가 펼쳐진다. 독서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시각을 생각해 보게 한다. 그런데, 1부에 나오는 책들은 한 권도 읽은 책이 없다는 것이다.  
2부에는 내가 읽었던 책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잠들면 안돼. 거기 뱀이 있어', '사막의 꽃' '신도 버린 사람들', '더 리더' '재스퍼존스가 문제다' 등

제목만 보고서는 가치를 알 수 없는 책이 있다. (...) 역시 책은 읽어봐야 안다. (p77)

그런데, 여기에서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가 장정일 작가의 레이더에 걸렸다. 어떤 의미에서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기에 많은 공감이 간다.

사람은 다 '좋다'고 하는데, 나는 아니다. (...) 모두들 좋다는데, 나는 '아니다' . 언제부터인가 이런 불일치에 대해 나는 '입다물기'로 했다. 혼자 배배꼬인 인간이 되기 싫어서다. (...) 열다섯 살 짜리 남자 중학생과 서른 여섯 살 전차 여차장 (p98~100)
그렇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이 책을 어떤 관점에서 읽어야 할 지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평이 좋다고 하니까 그러러니 했을 수도 있다.

'더리더'를 '러브스토리'로 읽는 것은 가장 편안한 독법이다. 하지만 '어떤 텍스트'를 가장 잘 읽는 방법은, 가장 높은 차원에서 읽는 것이다.'라는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의 연애사보다는 작가의 '홀로 코스트'에 대한 관점이 '더 리더'를 해석하는데 더 높은 차원이 된다. (p100)





 

그러니까 독서는 같은 책을 어떤 계층이 읽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양서가 될 수도 있고, 악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 청소년에게 이 책이 가져다 줄 여파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장정일 작가의 독서는 참으로 다양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것이다. 역사, 정치, 문화, 철학, 사회...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읽으면서도 그에 대한 시각을 상당히 강하게 이야기한다.  싫은 것은 싫고, 좋은 것은 좋은.... 좋게 말하면 주관이 뚜렷하고, 나쁘게 말하면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싶다.

박정희, MB, 그리고 노벨문학상, 황석영 등에 대한 생각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얇팍한 글솜씨(?, 내 표현이다. 작가는 다른 표현을 썼지만)로 대중들의 인기를 차지하는 여류 작가들의 작품을 '찌라시'책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내뺕는다.

여기에 운이 나쁘게 걸려든 작품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이다.

물론, 나 역시 이 작품이 그렇게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출간되자마자 읽었는데, 그 이후에 너무도 날개돋친듯이 팔려나가는 데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요즘 약간의 이슈가 되었던 권비영의 '덕혜옹주'에 대한 이야기도 수긍이 간다.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너무 이상했으니까.

나는 일본인이 쓴 '덕혜옹주'를 먼저 읽었는데, 그이후에 권비영의 '덕혜옹주'를 읽으면서 너무도 같은 내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니까.

( 권비영의 '덕혜옹주' 리뷰 : http://blog.yes24.com/document/2205964 )

다시 '엄마를 부탁해'로 돌아와서.

장정일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당연한 분석이고, 나 역시 그런 부분들을 책을 읽으면서 많이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작가의 평가는?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로마인 이야기' 전집을 비롯하여 '르네상스의 여인들' '나의 마키아 벨리' 등 거의 대부분의 책을 읽었는데, 아직도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남자들에게'라는 작품이 있었다. 시오노나나미도 평론가들의 도마위에 많이 오르내린 작가이지만, 나는 그의 열정은 높이 산다. 일본 여성으로서,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그리도 많이 작품속에 담았다는 점에서.

혼자 힘으로 성공하는 여자가 다 그렇듯이, 시오노 나나미가 페미니스트가 아닌 건 분명하고, 그녀에게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머리가 좋고 나쁘고' 이다. (...) 머리가 좋은게 IQ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 특정한 주의 주장에 파묻히지 않은 채 유연하고 예리한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주에 들기는 또 얼마나 쉽지 않은 노릇인가? (P210~211)

또 특이한 책은 '오페라의 유령'의 작가 '가스통 르루'의 '러일 전쟁'과 '제물포의 영웅들' 그리고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이다. 그러나, 이  작품들에는 조선의 역사, 조선이 처한 지정학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인 이유는 작가는 도서관을 즐겨 애용하는데, 빌린 책의 내용이 좋아서 두고 두고 읽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면, 그 책을 구입하고, 자신이 읽은 책 중에서 '쓰레기책'일 경우에는 버리는데, 외출할 때에 가지고 나가서 공중전화 부스에 놓고 온다고 한다.

세상에 책은 많이 출간되지만, 두고 두고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은 독서일기이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책들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책들인 것이다. 책의 내용들도 가볍지 않고 묵직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책들이 대다수이다. 이런 책들을 같은 주제별로, 제목별로도 엮어서 독서일기를 써내려간 것이다.

장정일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도, 소설을 통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내뺃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화하거나, 은유적인 표현을 쓰기보다는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쓴 다른 독서일기에는 어떤 내용의 책들이 소개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구월의 이틀'을 읽었을 때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의미로 작가의 글들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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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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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1권을 읽고 1개월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1Q84'2권을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전에 읽었던 하루키의 다른 소설들을 대충 훑어보았다. CF장면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읽었던 '상실의 시대'에서는 잔잔한 사랑이야기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별 커다란 감동을 주지 못했었다.'해변의 카프카'를 읽은후에야 작가의 작품세계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밖의 몇 권의 다른 소설과 에세이를 꾸준히 읽어가면서 하루키의 문학에 조금씩 접근했던 것이다. 1권과 2권을 읽는 중간에 읽었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읽고는 하루키 소설의 방대한 이야기들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키가 날마다 달리기를 하듯, 차곡차곡 쌓여진 것이며, 평소의 체력단련도 한 몫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출간될 때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독자들에게 많이 읽히는 것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을 작가는 '1Q84' 2권에서 책속의 소설인 '공기번데기'가 독자들에게 많이 읽히는 것에 대한 것으로 답을 해주는 것이다.  

'아오마메는 이 소설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널리 읽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것만으로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생생하고 적확한 묘사가 의심의 여지없이 이 소설의 매력이었다. 독자는 소녀를 둘러싼 세계를 소녀의 시선을 통해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특수한 환경에 처한 소녀의 비현실적인 체험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거기에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데가 있었다. 아마도 의식의 저변에 있는 뭔가를 환기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빨려들어 차례 차례 책장을 넘기고 만다. (P495~496)  

1권, 2권을 합쳐서 1200 페이지가 넘는 대작은 세세한 장면 설정과 문장의 표현의 섬세함이 엿보이며, 하루키 소설 특유의 독특한 캐릭터와 특별한 상황들, 그리고 그속에 깔린 복선들이 얽히고 설켜서 추리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추리력을 가지고 접해야 한다는 것이 매력적인 것이다.

 '1Q84'1권에서 내가 가졌던 많은 의문점이 속시원하게 2권에서는 풀릴 수 있을까? 

1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10살의 소년, 소녀에게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었던 비슷한 환경이 서로를 강하게 끌어당겼던 덴고와 아오마메, 교실에서 잠깐 스쳐지나가듯이 잡았던 손길이 그들을 운명처럼 어떤 끈으로 잡아당기고 있다. 이 끈의 하나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아오마메는 이제 '신포니에타'를 구석구석까지 모두 기억했다.'(P70) 

그러나, 그것보다 더 강하게 그들을 잡아 당기는 것은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은연중에 깊숙이 그들의 속으로 들어온 '선구'라는 존재이다. 덴고는 선구의 실제 이야기가 토대가 된 후카에리의 '공기번데기'의 리라이팅작업으로 부터 시작되었으며, 이 작업이후에 강하게 자신의 내면 이야기를 쓰고 싶어지면서 새로운 의욕안에 아오마메를 원하는 마음이 포함되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해질녁 동쪽 하늘에 달이 두 개가 나란히 떠 있는 세계의 풍경을 그는 그려나갔다.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곳에 흐르는 시간을. '(P115) 덴고가 생각해낸 '달이 두 개가 나란히 떠 있는 세상' 그것은 바로 아오마메가 들어간 1Q84의 세계이다.  

그러면, 아오마메가 들어간 1Q84의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네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1Q84년이고 그건 진짜 1984년이 아니다. 그런 말인가요?"  "무엇이 진짜 세계냐하는 건 지극히 어려운 문제야." 리더라고 불리는 사내는 엎드려 누운 채 그렇게 말했다. "그건 결국 형이상학적인 명제가 되지, 하지만 이곳은 진짜 세계야.(...) 이 세계에서 맛보는 고통은 진짜 고통이야, 이 세계에 찾아오는 죽음은 진짜 죽음이지, 흐르는 건 진짜 피야. 이곳은 가짜 세계가 아니야, 가상의 세계도 아니지. 형이상학적인 세계도 아니야, (...) 이곳은 자네가 알고 있는 1984년이 아니야" (...)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자네에게도, 나에게도, 지금은 1Q84년이라는 시간 외에는 존재하지 않아." (P320~321) 

'선구'의 리더는 아오마메가 자신을 살해할 것을 이미 알고, 고통없는 죽음을 부탁하면서 그녀가 들어온 1Q84 세계에 대해서 알려준다. 그리고, 리더를 죽임으로써 아오마메는 죽을 것이며, 이로인해 덴고는 살 수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아오마메에 의해서 리더가 살해되는 순간, 덴고는 후카에리에 의해서 1Q84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그 세계는 달이 두 개 떠 있는 세계이다. 열 살때의 단 한번의 스쳐가듯이 잡았던 손길이 덴고와 아오마메를 항상 따라 다녔고, 그것은 서로가 느끼는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것을 다시 연결시켜주는 것은 바로 하늘에 떠 있는 두 개의 달이다. 덴고는 후카에리가 아주 가까운 곳에 아오마메가 있다는 말에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날 그때의 기억에 달이 떠 있었듯이....  공원의 놀이기구에 올라가서 하늘에 떠있는 두 개의 달을 본다. 바로 그순간 아오마메도 그 달을 보는 덴고를 발견하지만 그들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1Q84년에서 1984년으로 되돌아가는 길은 없다. 이 세계에 들어오는 문은 한 쪽 방향으로 밖에는 열리지 않는다. 고. 그래도 아오마메는 자신의 두 눈으로 그 사실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그녀의 본성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사실을 확인했다. 끝. 증명은 끝났다. Q.E.D. (p 539) 


과연, 다른 작가가 이런 소재의 소설을 써내려 간다면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단 한 번 잡은 손이 그들의 사랑이었고, 현재도 사랑하고 있으며, 그 사랑을 위해서 여자가 죽음을 선택한다면....
그러나, 하루키만의 거대한 상상의 세계속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너무도 황당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소설이 허구의 세계를 그린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다양하고도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빈틈없고 탄탄한 구성으로 짜여진 하루키의 소설이라면 독자들은 지루한 줄 모르고 빠르게 소설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작품내내 흐르는 덴고의 어머니에 대한 생각, 자신의 아버지도 아닌 사람이 자신을 키웠고, 어릴적의 기억속의 어머니의 '불륜'의 모습.... 여기에서도 작가는 '상실'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치매 노인이 된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에 읽게 되는 독일 작가의 소설' 고양이 마을' 이다. 나중에 아버지에게도 읽어줌으로써 아버지와 덴고와의 관계를 재정립해보고 자신의 어머니를 용서(?)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고양이 마을'을 아들에게 들은 아버지와 덴고의 대화이다.
"설명을 안 하면 그걸 모른다는 건, 아무리 설명해도 모르는 거야" "나는 공백 속에서 나온거예요?" 대답은 없었다. 덴고는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깍지 끼고 아버지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텅 빈 잔해같은 게 아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서서히 퍼져가는 공백과 어쩔 도리없이 공존 할 수 밖에 엇다. 지금은 아직 공백과 기억이 뒤엉켜 싸우고 있다. 하지만 이윽고 공백이. 본인이 그것을 원하건 원하지 않건, 남겨져 있는 기억을 완전히 삼켜버릴 것이다. 그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가 이제부터 맞서려는 공백은, 내가 태어난 곳과 똑같은 공백일까? (p217)

 

액자소설 형식으로 '고양이 마을'과 이 소설의 핵심이기도 한 '공기번데기'의 내용이 중간에 소개되면서 그 이야기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런데, 확실히 '1Q84', 이 소설은 쉬운 소설은 아니다. 뭔가 뚜렷하고 명확하게 느껴지는 것은 없다. 독자들의 상상의 세계에서 나름대로의 해석과 감동을 받아야 하는 소설인 것이다.  

'사랑'의 의미도, '상실'의 의미도.... 모두 독자들의 수준과 눈높이에 따라 맞추어야 할 것 같다. 이 소설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은 풍부한 상상력과 추리력의 세계에 푹 빠졌다가 나온 느낌이다.  

흥미롭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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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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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대표 여성작가인 신경숙의 여섯번째 장편집이다. '리진'이후에 오랜 침묵을 깨고 발표한 장편소설이기에 기대가 많이 되었다.
내 독서 스타일은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책을 읽다가, 그 작가가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읽어 보는 것이다.
신경숙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의 한 사람이기에, 그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오래전 집을 떠날 때' 등등등..... 


그런데, 신경숙의 작품에는 가족의 이야기가 감초처럼 따라 다닌다. 자전적인 이야기도 픽션이 가미되어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다.
그녀의 작품은 읽으면 편하다, 그리고 솔직하다. 그리고 쉽다.
밤에 그냥 내곁에서 조근조근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이야기하다 때론 깔깔댈 수 있는 친구와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신경숙의 작품이 좋다.
그런데, 이번 작품인 '엄마를 부탁해'는 그런 신경숙의 소설에 무언가 무게감이 느껴진다. 가슴에 큰 돌을 올려 놓은듯한.....
아마도, 우리에겐 특히 딸들에겐 가장 친숙하고 거리낄 것 없지만, 어른이 되어서 생각하면 항상 눈시울이 적셔지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어머니의 이야기이기때문일 것같다.

나처럼, 어머니를 멀리 떠나 보낸 딸이라면 더욱 가슴에 사무치는 이름이기에.....
나도 지금은 장성한 아들이 있기에 그에게 비치는 나의 모습은 어떨까도 생각해보면서, 앞으로 살 날이 더 적은 훌쩍 세월을 넘겨 버린 나로써는 우리 어머니도 생각나고, 내 아들에게 비칠 어머니의 느낌도 함께 갖게하는 그런 책이었다.
읽는내내 마음 한구석이 텅빈듯, 아니 뻥뚫린듯.....

'엄마를 부탁해'의 소재는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항상 곁에서 우리만을 보살펴주는 것이 엄마의 당연한 임무인 것처럼, 조금만 엄마가 우리에게 소홀하면 큰 일이나 난 것처럼, 때론 엄마를 힘들게도 했던 모든 자식들의 가슴에 묻고 싶은 소설이다.
서울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친 엄마, 그 엄마를 찾으려는 노력도 어쩌면 자식들 자신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다른 자식도 있다는 핑계로.....
우리 자식들은 그렇게 언제나 엄마에게는 핑계를 대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엄마에게는 아리따웠던 시절도, 청춘도, 사랑도, 없었을 것이라고, 엄마는 나이가 들었으니까 엄마의 삶이 없을 것이라고 우린 그렇게 단언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가족들에겐 치매걸린 엄마가 당연히 젊은 시절 추억이 서린 곳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지만, 엄마는 그곳이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이고 기억이 흐릿해도 또렷하게 떠오르는 장소였던 것이다.
그곳은 사랑하는 아들, 딸, 가족이 함께 했던 행복한 곳이니까.....
그런데, 가족들은, 자식들은 그렇게 무심하게 그곳조차도 기억해 내지를 못한다.
우리 자식들은 언제나 엄마에게 사랑을 받아만 왔으니까, 엄마는 묵묵히 희생만 해 왔으니까....

신경숙은 오늘날의 엄마들에게, 그리고 자식들에게 이 소설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가장 단단하고 커 보이던 어머니가 작고 초라해 보이는 순간.....
그 모습에서 자식들은 무엇을 느끼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지금은 벌써 오래전에 내곁을 떠난 엄마이지만 너무도 사무치게 보고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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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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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것은 '상실의 시대'였다. 그후에 '해변의 카프카''어둠의 저편'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동안에 신작이 나오지 않아서 궁금했는데, 역시나 '하루키 열풍'을 몰고 '1Q84'가 출간되었다.

'어둠의 저편'이후에 5년만에 만나는 장편 소설인데, 예약판매 첫날 모두 매진되는 사태와 발매 10일만에 10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책의 두께도 만만치 않아서 1권, 2권이 각각 600 페이지에 이르는 상대한 분량이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을 하게 만든다.
여자 주인공 아오마메와 남자 주인공 덴고의 이야기가 번갈아 소개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아오마메는 어릴적에 부모가 '증인회'라는 종교단체 활동을 했기에, 덴고는 어머니에 대한 희미한 기억만 가진 NHK수금사원이었던 아버지를 가졌기에 일요일이 즐겁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이 두사람의 현재의 생활도 거의 비슷한 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상태이지만, 이 두사람은 1부에선 만남은 없다. 


조지오웰의 '빅 브라더스'라는 독재자가 등장하는 스탈린 주의를 우화적으로 그린 '1984'라는 작품, 그리고, '1Q84'의 시대적 배경인 1984년은 서로 대비된다. 


아오마메는 현실에서 무엇인가 몇 가지가 변경되어서 존재하는 듯 느껴지는 현재를 명칭하기를 '1Q84'라는 변경된 새로운 세계, 즉 의문을 안고 있는 세계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오마메는 자신의 1984는 존재하지 않고 1Q84라는 변경된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덴고가 후카에리의 '공기번데기'의 개작이 윤리적 문제가 있음을 느끼면서도 그 소설의 개작에 빠져 들게 되는 과정과 아오마메가 여자들에게 폭행을 일삼는 남자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살인하는 과정이 또한, 대비를 이룬다.

'리더'는 과연 누구인가?
'리틀피플'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 선인지 악인지,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는 존재라고 하니 과연 '리틀 피퓰은 무엇인가?
'후카에리'와 쓰사바'가 본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을까? 또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오마메가 본 하늘에 뜬 2개의 달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 소설은 1부가 끝나도록 풀릴듯하면서도 이야기는 풀리지 않고 더 많은 question mark 를 불러 일으킨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는 또 많은 장치가 첨가된다.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조지오웰의 '1984'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섬' 이외에도 음악 작품이나 소설 작품의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는 이러한 문학적, 예술적 작품들을 이야기속에 삽입시키면서 그것을 통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끌어내려고 하지만 독자들이 이런 작품이 이 소설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면,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읽지를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할린 섬'에 나오는 길랴크 인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조지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기에는 나 자신이 너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대한 내용의 하루키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에는 종교단체의 광적인 믿음이나, 집단 생활, 아동 성폭력, 남편의 여성 학대, 소설의 개작, 살인 등의 내용이 나오는데, 그런 것을 한 작품에서 모두 다룬다는 것도 쉽지는 않을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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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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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은 역시 남다른데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이다.
<1Q84>의 폭발적인 인기에도 '무라카미 하루키'만이 가지는 색깔이 있듯이, 그의 소설이 아닌 작품들도 그만의 독특함이 담겨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도 소설에서 느끼지 못했던 하루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는데, <언더그라운드>는 이 글의 형식까지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평범한 소설가라면 이런 형식의 글들이 책으로 묶여졌을 때에 별 반응이 없으리라는 생각에 시도조차 해 보지 못할 내용의 글이다.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문장으로 바꾼 모음집이라니.... 
이 책은 1998년에 국내에서 출간되었으나, 그동안 절판이 되었다가 재출간한 책이기에 전에 읽었던 독자들도 많겠지만,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는 그리 많은 시선을 받지는 못한 작품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 어느날 우연히 여성잡지 투고란을  하루키가 보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키는 여성잡지, 특히 투고란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거기에는 "지하철 사린때문에 남편이 직장을 잃었어요"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실려 있었는데, 그 내용도 투고한 여성이 심각하게 쓴 글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뇌리를 스쳐가는 생각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 그 부부가 입었을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깊고 아팠을까?"와 같은 생각들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키의 그 끈질긴 근성이1996년 1월부터 12월  1년동안에 걸쳐서 그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 리스트 700 명중에 140명과 연락을 그리고 그중의 40%와 인터뷰를 해 주었고, 그중의 62명이 책에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실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지만, 가명을 원하는 사람은 가명으로, 나머지는 실명.
그리고, 인터뷰 기사를 문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할 때에도 그들의 의견을 모두 듣고, 그들이 원하는 내용이어야만 책에 싣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지만, 그것은 그만큼 하루키의 글쓰기는 쉽게 써지는 것이 아니라, 끈질긴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기때문에 책을 쓰게 된 경위를 적는 것이다
그가 알고 싶었던 것은 바로

"1995년 3월 20일 아침, 도쿄의 지하에서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그때 지하철 안에 있더 사람들은 거기서 무엇을 보고,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을 느꼈고, 생각했을까?"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가능하다며 승객 한사람 한 사람에 관한 상세한 것까지.

그래서 이 책은 아주 사실적이고, 증언자 62 명의 이야기는 완전히 자발적이고, 적극적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문장 표현상의 기교조차 없는 것이다.

때는 1995년 3월 20일, 월요일. 활짝 갠 초봄의 아침. (...) 여느 때와 조금도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딱히 다른 날과 구분할 필요도 없는 당신의 인생 속 하루에 지나지 않았다.
변장한 다섯 명의 남자가 그라인더로 뽀족하게 간 우산 끝으로, 묘한 액체가 든 비닐봉지를 콕 찌르기 전까지는.... (P24~25)


이 아침에 일어난 옴진리교도들에 의한 사린 가스 노출사건은 지요다선, 마루노우치 선(오기쿠보 행), 마루노오치 선(이케부쿠로 행), 히바야 선(나카메구로 발), 히바야 선(기타센주 발)에서 일어나게 된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거의 같은 이야기들이지만, 그들의 시각에 따라서 약간씩 다름이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거의 그 사건의 발생하던 초기에는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급대의 늦은 출동이나, 병원 응급실의 환자 대처 능력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아직도 사건 현장에서 겪었던 공포와 두려움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껶는 사람들이 상당수가 있다. 


하루키가 이 글을 쓰기로 했었던 것 중의 또 다른 이유는
"'옴진리교'와 '지하철 사린 사건'이 일본 사회에 가져다 준 큰 충격을 아직도 유효하게 분석하지 않고, 그 의미와 교훈도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62 명의 이야기가 자신이 탔던 지하철 노선을 중심으로 실려 있는데, 비슷 비슷한 이야기여서 (같은 현장에 있었으니) 읽으면서 다소는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서 있다.

  


그것도 700 여 페이지에 이르는 내용이니.....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그당시의 사건을 방송하던 TV 화면이 스쳐 지나간다.
그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던 사건이고, 우리나라 지하철역에서도 사린 가스를 연상하게 하는 밀가루나 그 밖의 버려진 물건들에 대한 공포가 컸었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하루키가 이 책을 통해서 '옴진리교'나 '사린가스'의 살포'에 대한 어떤 인식을 를 파헤치는 것은 아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하철 사린사건에 관한 장기취재를 통해서  이와같은 책을 내 놓았다는 사실은 그가 일본에 대해서 그 무엇인가를 더 깊이 알기 위해서 벌인 작업의 일환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인 <1Q84>도 옴진리교 사건에서 실마리를 찾아서 그것을 토대로  대작을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무튼,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일들에 쏟는 열정은 이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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