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그리고 테오 - 반 고흐 형제 이야기
데보라 하일리그먼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책들은 서점에 많이 나와 있다.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이기도 하지만, 빈센트에 관련된 이야기는 동생인 테오와 나눈 편지들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빈센트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어떤 화가의 이야기보다 사실적이다.

지금까지 빈센트 반 고흐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이번에 읽은 <빈센트 그리고 테오>처럼 화가의 삶과 작품 활동을 잘 표현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빈센트 하면 함께 떠오르는 인물은 테오라고 할 수 있다. 빈센트 보다 4살이 어린 테오는 빈센트를 가장 잘 이해하고, 빈센트의 그림들에 애정을 가지고, 그림들에 대한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인물이다.

<빈센트 그리고 테오>는 화가인 빈센트뿐 아니라 테오의 삶까지 조명한다. 빈센트가 태어나기 전부터 테오가 숨을 거두고, 테오의 아내에 의해서 빈센트의 작품과 편지들이 세상에서 빛을 발하게 되는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다.

이 책은 반 고흐 형제의 삶과 예술을 담은 평전이다. 그들이 나눈 편지를 중심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데보라 하일리그먼은 종교학을 전공하고 초반에는 종교와 관련된 글을 썼다. 과학 저술가와 결혼 한 후에는 과학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그가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책을 쓰게 된 동기는 2011년에 암스테르담의 반 고희 미술관을 관람하면서 고흐의 많은 작품들이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에 압도당했고, 한 작품 옆에 적힌 테오에 관한 글을 보게 되면서 고흐형제의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해서 쓴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은 사실적이면서도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부분까지를 부각시켰다.

책을 읽다보면, 한 편의 드라마틱한 장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빈센트의 삶이 평범하지는 않았지만.....

빈센트는 목사의 아들로 종교적인 집안에서 태어난다. 이미 빈센트가 태어나기 전에 사산한 상태로 태어난 같은 이름의 형이 있었다. 목사관 옆에 묻힌 형, 그의 어두웠던 일생이 죽은 형의 그림자 때문이 아닐까 하는 분석이 있기도 하다.

빈센트는 어려서부터 자연을 좋아한다. 집주변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과 벌판이 있었다. 빈센트는 홀로 벌판을 걸어다니곤 했다. 그에게 자연은 그의 일부였고, 자연의 극한 모습 또한 빈센트 자신의 일부였다.

조용한 성격의 아이였지만 감정 기복이 심하고 고집이 세서 말썽도 잘 일으킨다. 때로는 지나치게 자기 확신에 차 있기도 했다.

그러나, 책읽기를 좋아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책을 읽는 소년이기도 했다.

16살에 학교를 그만 둔 빈센트는 큰 아버지가 마련해 준 일자리인 구필 화랑에서 견습생을 일을 한다. 그 일도 얼마 못가서 그만두고, 한 때는 종교에 심취하기도 한다.

24살에 신학교에 다니기도 하는데, 1년 후에 그만둔다.

그리고 전도사 양성학교에 들어간다. 그러나, 27살 즈음에는 부모의 삶에서, 종교 그리고 하나님에게서 벗어나 예술가의 길로 접어든다.

테오도 빈센트와 비슷한 길을 걷는다. 학교를 그만두고 구필 화랑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테오는 구필화랑에서 승진을 하면서, 빈센트가 죽을 때까지 경제적 지원과 작품 활동과 작품 판매에 도움을 준다.

빈센트와 테오는 사랑에 있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루지 못한 사랑...

그러나 테오는 나중에 요를 만나 가정을 이룬다.

책을 통해서 빈센트가 화가가 되어가는 과정도 알 수 있다. 화가로서 드로잉, 원근법, 붓터치, 색조 등에 대해서 테오와 의견을 나누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 테오는 빈센트의 그림에 대한 평을 해 주기도 하고, 자신이 근무하는 곳을 통해서 빈센트의 그림을 판매하는 일도 한다.

물론, 빈센트는 생전에는 화가로서의 명성을 얻지는 못한다.

빈센트의 드로잉 연습, 작품을 그리는 속도를 보면 그는 화가로서는 노력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아를에서는 빈센트 보다는 유명했던 폴 고갱과 생활을 하게 된다. 

빈센트와 고갱은 진정한 명작을 창조하고자하는 동일한 목표는 있었지만 그림을 그리는 방식, 작품을 보는 시각, 성격 등이 상반됐다. 빈센트는 고갱의 재능에 찬사를 보냈지만, 고갱은 빈센트에게 자신의 방식을 따르라고만 한다. 그래서 자신이 구축한 고유한 스타일과 작업방식이 있는 빈센트는 갈등을 빚게 된다. 고갱은 상상만으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하면서 빈센트의 작업 스타일을 비웃기도 한다.

그래서 다툼도 많이 일어나고, 급기야는 빈센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자화상을 두고 벌어지는 설전 끝에 일어나는 귀를 자르는 일화이다.

총기 자살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 있는 빈센트의 죽음.

테오는 급한 연락을 받고 빈센트를 만나러 가기 때문에 그의 죽음 앞에 함께 한다. 그러나 얼마 후에 정신요양원에 들어가게 되는 테오는 죽음의 순간에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테오는 빈센트의 작품과 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테오가 죽은 후에 부인이 요가 두 형제의 과업을 물러 받게 된다.

빈센트가 없는 테오가 있을 수 없듯이, 테오가 없는 빈센트는 있을 수 없었다. 또한 요가 있었기에 빈센트 반 고흐를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었던 것이다.

요는 테오처럼 빈센트의 그림의 가치를 알아 본 사람이다. 요는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편지 모음집을 출판한다.

빈센트의 많은 그림들, 그중에서도 1890년에 그린 <아몬드 나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에>는 너무도 잘 알려진 그림들인데, 그림 속에서 빈센트의 생애를 찾아 볼 수 있다.

불멸의 영혼,

"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37년의 생애

10년간의 작품 활동

800점이 넘는 유화와 1,000점이 넘는 드로잉

800통 넘게 보낸 편지들 중, 테오게게 보낸

650통 이상의 편지"  (p. 499)

이를 통해서 빈센트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빈센트와 테오의 우애와 사랑을 엿 볼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빈센트에 관한  어떤 책들 보다도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를 가장 잘 조명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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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인종차별이 아직도 남아 있는 미국에서 '설마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까?' 하는 생각과는 달리 그는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2009년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8년간의 임기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는 장면은 2015년 7월에 있었던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인 피크니 목사의 추도식 장면이다.

총기사건의 희생자 추도식이라는 엄숙하고 비극적인 장례식장에서 오바마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추모객들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합창했다.

이 장면이 오바마 대통령 집권시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어떤 설정도, 가식도, 권위도 없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 나온 진정한 모습...

그 이전에도 오바마 대통령을 존경했지만, 이 순간을 본 이후에 오바마의 진심어린 행동에 찬사를 보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오바마의 행적을 지우려는 정책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는 미국의 존경받는 대통령 중의 한 사람이다.

오바마에게 따라 다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미셸 오바마에게 따라 다니는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오바마에 관한 책은 몇 권을 읽었지만 미셸 오바마에 관해서는 오바마 집권 초기에 백안관에서  유기농 채소를 기르는 텃밭가꾸기에 관한 기사를 본 것 빼고는 특별히 생각나는 이야기가 없다.

그런데 이번 11월에 미셜 오바마의 첫 자서전이 출간됐다. 출간 전부터 트럼프와의 신경전도 있었다/

오바마를 좋아하기에 그를 내조한 미셸 오바마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씌여져 있을까?'

그런데 책의 몇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너무도 솔직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자서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카고의 변두리에서 태어나 여자 아이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오빠와의 이야기, 부모님과의 이야기...

평범하면서도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 소박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어린시절에도 승부욕은 있었던 것 같다. 유치원생때에 색깔카드 읽기에서 막히자 다음 날, 선생님에게 시험을 다시 보겠다고 하는 의욕적인 모습.

" 야망이 있는 아이였지만, 정확히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는 아직 몰랐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어른이 아이에게 뭘 물을 때 '크면 뭐가 되고 싶니?'만큼 쓸데 없는 질문이 없는 것 같다. 이 질문은 성장을 유한한 과정으로 여긴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 무언가가 되면 그것으로 끝인 것처럼 여긴다. " (p.9)

결국 당당히 금박지 별을 다는 어린이는 결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미셸 오바마의 학창시절 이야기, 오바마와의 만남 그리고 사랑이야기, 결혼을 하게 된 이야기, 두 딸 말리아와 사샤의 엄마로서의 이야기....

그리고 대통령 선거전에서의 이야기, 백악관에 들어가게 된 날의 이야기, 그후 백악관 생활과 자녀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

미셸 오바마는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어떠한 퍼스트레이디가 될까' 하는 사람들의 편견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미셸은 백악관에서의 삶에 대해서 특별한 즐거움과 함께 시련도 경험하게 된다. 퍼스트레이디라는 화려함 보다는 그 이면에 이야기에서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의 진솔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백악관에서의 8년의 삶을 마친 미셸은 공직 출마의 의향은 전혀 없다고 딱 잘라서 말한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생각도 담겨 있는데,

" (...) 버락이 물러난 뒤로, 나는 속이 뒤집히는 뉴스를 너무 많이 접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떠올리면 분통이 터져서 밤에도 잠을 못 이루곤 한다. 현 대통령의 행동과 정치적 의제 때문에 많은 미국인이 자신을 의심하고 나아가 서로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기가 너무 괴로웠다.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담아 세심하게 설계된 정책들이 역행하는 모습, 미국이 가까운 우방들과 멀어지는 모습,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구성원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는 모습, 그런 것을 지겨보기도 괴로웠다. 가끔은 대체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p. 555)

미셸 오바마의 이런 생각은 아마도 버락 오바마에게는 더 큰 고뇌가 되지 않을까....

미국인과 세계인들을 위해서 한 정책들이 하나씩 무너질 때에 느껴야 하는 정책을 실행했던 대통령의 마음이 이 글을 통해서 느껴진다.

<비커밍>은 역대 최고 730억 판권액, 예약 판매만으로도 아마존 1위에 등극한 지금 가장 핫한 화제작이다.

솔직함이 돋보이는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자서전, 굴곡있는 인생이야기에서 많은 독자들은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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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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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만든 인공지능 채팅 로봇 테이의 막말 (?)은 인간의 우려가 실제로 일어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운영된 지 16시간만에 운영이 중단되었다. 테이는 구글의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같은 신경망 기술 기반을 가진 인공지능 채팅로봇이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 패턴을 학습하고 이를 대화에 반영을 하는 로봇인데, 악의적인 사용자들에게 세뇌당해서 인종차별, 여성 혐오 내용을 말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인간들이 우려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보면서는 어떤 생각을 하였는가?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세간의 주목을 끌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보도가 요즘 많이 늘어나기도 했다. 소설을 쓰는 로봇, 주식거래를 하는 로봇, 사설을 쓰는 로봇, 위험한 현장에서 일을 하는 로봇.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이다. 거기에 곁들여서 로봇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면 인간은 직장을 잃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점과 함께 가까운 미래에 곧 로봇에게 빼앗길 직업군을 전망하는 내용도 보도되고 있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 "왜 벌써부터 그렇게들 야단스럽게 염려하고 있는가?" 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인공지능은 앞으로 우리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인지 인공지능에 관련된 책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제리 카플란'은 <인간은 필요없다>에서 과학발전이 지속적인 높은 실업률, 소득불균형을 심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인공지능은 우리 사회에 어떤 도전적 문제를 불러 일으킬 것인가? 라는 의문에 답을 한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아도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니,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1956년 과학자들은 "인간 지능의 모든 측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기계"를 만들 방법을 논의하였으며, 학회에서는 '존 맥카시'가 제안한 '인공지능'이란 용어를 채택하게 된다.

알파고를 통해서 인공지능의 연구에 구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 당시에 학회를 주도했던 것은 IBM 이었으며, IBM은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화사의 큰 과업으로 삼았다.

2011년, IBM의 왓슨이 퀴즈쇼 <제퍼디 !>에서 세계 챔피언 켄 제닝스를 이기면서 그 분야의 전문성을 입증하기도 했으며,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란 용어를 창안한다.

MIT 인공지능연구소의 로봇 팔 PUMA는 공상과학 소설의 한 장면같으나 결코 공상이 아닌 현실화될 로봇을 소개하였다.

금융시스템, 교육기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많은 영역에서 정보를 다루는데 로봇의 신기술이 활용될 것이다.

2010년 5월 6일에는 주식거래매매에서의 로봇이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를 몇 분만에 천 포인트 하락시켰던 사례도 있다.

인조인간이 인간의 대리인으로 활용되려면 인간과 함께 섞였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인조지능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을까?

'인공 도덕적 행위자'를 창조하는 것 인공지능 기기에 도덕 규범을 프로그램한 커리큘럼이 개발되기까지에는 은 아무래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런 우려가 로봇 테이의 막말에서 잘 나타난 사례가 아닐까...

또한 인조지능이 범죄를 저지른다면 어떤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처벌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예측인데, 자동화 기술은 노동자를 대체하고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며, 일자리 자체는 물론 관련 기술들까지도 더 이상 쓸모없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생활 속에 상당 부분 들어와 있으며, 이것은 시초에 불과할 뿐이다. 인공지능의 혁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 그리고 인공지능에 의해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깊이있게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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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100쇄 기념 에디션) -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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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항상 하는 말이지만 언젠가부터 말이란 그리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에 누군가는 위안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글은 조사 하나때문에 다른 의미의 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말과 글에는 온도가 있다. 되도록이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를 가져다 주는 말과 글을 쓰면 솧겠다.

이기주 작가의 글은 이번에 처음 읽는다. 워낙 잘 알려진 작가이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감이 가는 글들이었다.

" 말과 글은 머리에만 남겨지는 게 아닙니다. 가슴에도 새겨집니다.

  마음 깊숙이 꽂힌 언어는 지지 않는 꽃입니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책의 내용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말(言) : 마음에 새기는 것

글(文) : 지지 않는 꽃

행 (行) : 살아 있다는 증거

이 책의 내용이 일반적인 에세이와 다른 점은 작가 나름대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말과 글에 대한 의미, 어떤 단어에 대한 어원이나 유래 등에 대해서 알려준다.

"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 (p. 115)

" 우린 무언가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채지 못하곤 한다. 글쓰기가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일도 그렇다. 때로는 조금 떨어져서 바라봐야 하는지도 모른다. 한발 뒤로 물러나, 조금은 다른 각도로 , 소중한 것일수록" (p. 205)

" 밀도 있는 여행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사랑은 변하지만 사랑했던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 (p. 249)

" 어쩌면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도착'이 아니라 '과정'인지 모른다. 그래서 난 장거리 이동을 할 때 비행기보다는 열차에 몸을 싣는 편이다. 기차를 타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찬찬히 용서할 수 있다. 이동의 과정을 음미하면서 멀어지는 것과 가까워지는 것을, 길과 산과 들판이 내게 흘러들어오는 것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어디 여행뿐이랴. 인간의 감정이 그렇고 관계가 그러한 듯하다. 돌이켜보면 날 누군가에게 데려간 것ㄷ, 언제나 도착이 아닌 과정이었다. 스침과 흩어짐이 날 그 사람에게 안내했던 것 같다. " (p. 251)

" 우린 어떤 일에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무언가 시도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더 깊은 무력감에 빠지곤한다.

그러니 가끔은 한 번도 던져 보지 않은 물음을 스스로 내던지는 방식으로 내면의 민낯을 살펴야 한다. '나'를 향한 질문이 매번 삶의 해법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삶의 후회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살다 보니 그런 듯하다."  (p.259)

<언어의 온도>는 112*184*30mm, 308쪽의 작은 사이즈의 얇은 책이다. 읽기 시작하면 한 권의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읽은 후에 여운이 남는다. 그리고 나를 되돌아 보게 된다.

내 말 한 마디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필부필부로 살 수도 있었는데, 내가 해 준 말때문에 대학교에 진학하고 유학을 가고 대학 교수가 된 제자의 말이다.

그런데 그 다음의 말이 의미심장했다. 어쩌면 평범하게 농사를 짓고 사는 편이 더 행복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말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건 그 학생이 유학을 떠나면서 집에 찾아 와서 한 말이었다. 그런데 그 말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과연 그는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언어는 과연 몇 도 일까?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따뜻한 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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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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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희랍어 시간 l 문학동네 ㅣ 2011>을 읽은 후에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출간된 책들을 찾아서 읽기도 했다. 소설, 에세이, 동화까지, 그 중의 산문집인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ㅣ 비채 ㅣ 2007>은 작가의 삶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는 책이다.

   

20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얇은 책인데, 노래 CD가 수록되어 있다. 한강 작사, 작곡, 보컬이라고  씌

여져 있다.  

작가는 " 소설을 쓰기 전에 시를 썼고, 시는 원래 노래에서 나왔으니까."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p.6)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냥 마음만 소박하게 담자고....

이 책 속에는 흘러간 추억 속의 노래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 노래에 얽힌 오래되어서 빛바랜 추억담까지.

그녀는 글쓰기 뿐만아니라, 음악에도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날 꿈 속에서 선명한 피리 소리를 듣고, 꿈에서 깨어나 그 노래의 소절을 적을 수 있으니.

어느날은 가사없이 피아노와 첼로, 목관악기의 합주를 꿈 속에서 듣고 오선지에 그려 넣을 수 있었으니.

노래에 얽힌 사연도 다양하여, 가곡, 소리, 가요, 팝송 등의 이야기가 정겹게 펼쳐진다.

아버지의 노래인 <황성옛터>, 그리고 어머니의 노래인 <짝사랑>

한강의 글이 다소곳한 듯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조용히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을 주듯이, 한강이 직접 작사, 작곡하고 부른 10곡의 노래도 그녀를 닮아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한강의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동화를 읽었기에 한강의 작품의 특색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채식주의자>, <흰>, <소년이 온다>등을 읽으면서 작품을 해석하기에 쉽지 않고 깊이가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에 읽게 된 <여수의 사랑>은 한강이 1994년, 1995년에 문예지 등에 게재한 단편소설 6편을 첫 창작집으로 출간한 책이다.

당시에는 한강이 신예 작가였다. 1993년에 계간 <문학과 사회>에 시를 발표했고, 1994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소설집인 <여수의 사랑>은 1995년에 출간됐고, 2012년에 개정판이 나온다.

<여수의 사랑>이 출간됐던 당시의 책 소개글은 다음과 같다.

" 젊은 날의 상실과 방황을 진지하고 단정한 문체로 그려보이는 신예 작가의 첫 소설집. 작가는 세속적 희망을 버리는 대신,삶의 근원성으로서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이끌어내고,운명과 죽음에 대한 어두운 갈망과 그것들과의 때 이른 친화감을 키워낸다. " <1995년 여수의 사랑 책 소개글 중에서>

한강의 작품에 대한 문학성은 이미 '황순원 문학상', '만해 문학상', '동리 문학상', '이상 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 한국소설 문학상'을 받으면서 입증이 됐다.

2016년에는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있어서 수상을 하게 된다.

<여수의 사랑>에 수록된 작품은.

<여수의 사랑> : <리뷰> 1994년

<질주> : <한국문학 > 1994년

<어둠의 사육제 > : <동서문학> 1995

<야간열차> : <문예중앙> 1994

<진달래 능선> : <샘이 깊은 물> 1994

<붉은 닻> : <서울신문> 1994

이 중에 <붉은 닻>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이다.

<여수의 사랑>에 대한 출판사 책소개글을 보면,

" <여수의 사랑』이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스물일곱번째로 출간되었다. 저자 한강은 삶의 치욕들을 헤집어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버리고 지운 기억을 되살리는 지난한 시간을 겪게 한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인간’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아픈 시간을 깨우는 뼈아픈 각성의 시간이며, 그때의 기억은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자가 동력을 가동하게 한다.
한강이 자신의 작품에서 그리려고 하는 것은 존재의 피로감, 희망 없음이 주는 좌절감 같은 근원적인 정서적 상황이다. 한강의 인물들은 떠나고, 버리고, 방황하고, 추락하고, 죽음 가까이에서 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그리워한다. 그러면서 존재의 ‘살아 있음’을 일깨운다. 그녀는 삶의 근원성으로의 외로움과 고단함, 운명과 죽음에 대한 갈망 속에서 그것들과의 친화감을 키워낸다. 그녀가 껴안는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과 외로움은 우리가 어떤 욕망에 사로잡혀 바쁘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끈덕지게 사로잡고 있다.

(...) ( 문학과 지성 소설 명작선 27 여수의 사랑 / 문학과지성사 ㅣ 2012, 책소개글 중에서)

<여수의 사랑>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들은 하나같이 세상에서 소외된 외로운 인생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장기에 겪어야 했던 가족의 붕괴, 청춘들이 보여주는 아픈 가족사.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운명을 따라 흘러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하게 해준다.

한강의 작품은 한 권씩 찾아서 읽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 읽은 <여수의 사랑>은 우연히 인터넷 서점 중고사이트에서 보게 됐다. 내가 읽은 책은 2012년에 출간된 특별판이다.

한강 소설집 <여수의 사랑>이란 책이 있기에 구입하게 됐는데, 한강의 초기 작품이지만 요즘 발표하는 작품에 뒤지지 않는 문학성이 돋보이는 소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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