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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
고칸 메구미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평점 :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 온다. 인생의 종착역인 죽음에 대한 인식도 예전 보다는 많이 달라졌다.
그저 무섭고 두려운 것이 죽음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후회없는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미리 자신의 죽음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편지를 쓰고, 세상에 남을 사람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관 속에 들어가는 체험은 섬뜩한 느낌이 들어서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방법이 아닌 책을 통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해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 준 것들>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n/e/netsgo85/IMG_Screenshot_2021-01-16-13-06-11-1-1-1.png)
살아 오면서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경험해 봤지만 그들의 마지막 순간은 보지를 못했다.
한 발 늦게 도착해서 '편안하게 세상을 뜨셨습니다.'하는 말 한 마디만을 듣고 허망한 적도 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은 것'도 중요하니 요즘은 '웰 다잉 (well dying)'이란 말도 듣게 된다. '웰 다잉'의 사전적 의미는 ' 품위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길'이다.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 준 것들>의 저자인 '고칸 메구미'는 일본 최고의 간병 소통 전문가이다. 저자는 간호사인 어머니를 보면서 간호사가 되기로 한다.
저자는 16년간 1,000명의 환자의 죽음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그가 깨달은 후회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책을 통해서 소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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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글 중에서)
떠나는 사람도 남아 있는 사람도 이별의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서로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도 담아낸다.
죽음을 대하는 환자의 자세와 이별을 준비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살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살고, 어떻게 마무리할 지는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의료 행위는 단지 그것을 돕는 수단일 뿐이다. " (p. 9)
죽음이란 건강할 때 부터 가족들과 함께 의논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환자와 가족들에게 민감한 사안인 연명치료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야 한다.
연명치료의 기준을 어디까지로 봐야 할까, 의료행위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각자의 기준을 다를 수 있다. 비록 평소에 환자가 가족들에게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해도 명확한 범위를 정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가족들은 당황하게 될 것이다.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인간답게 살아가는 시간'을 의미할 수도 있고, 마지막 단계인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인생의 최후의 시간에 가족들이 선택해야 된다면 많은 고민에 빠질 것이다. 환자는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 했지만 환자의 치료를 거부할 경우에 어쩌면 평생 후회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힘겨워 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마음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연명치료의 중단, 거부에 관해서도 법적, 의료적 절차와 기준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살펴 봐야 한다.
" 인생 최후의 시기인 종말기가 고통스러운 것은 환자만이 아니다. 환자 본인은 물리적으로 고통스럽고, 가족은 아픈 사람의 인생을 자신의 선택으로 결정해야 하기에 고통스러워한다.
부모님을 죽일 수 없다는 가족의 마음
가능한 한 오래 살기를 바라는 주변의 선의.
어떤 환자도 내버려 둘 수 없는 의료진의 입장
그 누구도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뒤섞이면서 의도치 않은 지옥이 시작된다. " (p.p. 91~92)
이 책에 나온 내용은 일본의 경우이기에 연명치료의 기준이 우리나라와는 다를 수도 있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느 자신에게 어울리는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p. 168)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례들을 소개한다. 그 중에 많은 부분이 공감되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환자와 가족간의 대화이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마음을 열고, 정다운 말을 하기를 쑥스러워 한다. 물론, 세대 차이는 있지만 중년 이상의 경우에는.
가장 쉽고 자주해야 하는 말이 '고맙다'는 말이 아닐까. 상대방을 생각하면 고마운 일이 얼마나 많은가 !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그 말을 하기를 어색해 한다. 그러나 '고맙다는 말은 빠를수록 좋다."
그 말을 할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례로 든 노부부의 경우에 저자는 환자가 곧 세상을 떠날 것을 예측하고 부인에게 그 말을 하도록 유도를 한다. 다음날 환자가 세상을 떠난 것을 알고 아내가 고맙다는 말을 못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환자는 아내에게 " 당신 덕분에 행복했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얼마나 감동적인가. 마지막 순간이 아닌 평소에 그 말을 자주 했다면 아내는 더욱 행복했을텐데.... 그래도 그 말을 할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저자는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 행복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힌트가 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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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은,
part 1 : 떠나는 사람 - 이제야 깨달았다 인생이 이토록 짧다는 것을
part 2 : 남겨질 사람 - 괜찮다, 당신이 떠나도 나는 당당히 나의 삶을 살아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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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을 때 가장 많이 후회하는 10가지
1. 수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온 것
2. 무언가에 깊이 빠져 몰두해보지 못한 것
3. 조금 더 도전적으로 살지 못한 것
4. 감정을 솔직하게 주의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한 것
5. 사랑하는 이에게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
6. 친구들에게 더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
7.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 쓴 것
8. 과거의 선택이나 후회에 사로잡혀 있던 것
9.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
1.0. 결국, 행복은 내 선택이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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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글 중에서)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죽음,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고민하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