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소피 커틀리 지음,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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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을 위한 소설인 <집으로 가는 길>은 작가인 '소피 커틀리'의 소개글을 보면 소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

'소피 커틀리'는 북아일랜드 출생으로 모래 언덕을 구르며 대서양의 파도를 넘나들면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현재는 결혼하여 남편, 세 아이들 그리고 동물들과 어우러져 살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의 주인공 소년의 자유분방한 모습이 작가의 어릴 적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청소년들에게 환상적인 모험과 현실세계를 대비시키면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지혜와 용기, 가족의 중요성, 친구와의 우정 등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마음 따뜻한 이야기이기에 영국 아마존 베스트 셀러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찰리는 친구인 라몬트, 비키, 네로와 숲을 뛰어 다니면 재미있게 놀곤 한다. 내일은 찰리의 12살 되는 생일날이기도 하니 기대가 된다.

그러나 생일이 다가오는 것 보다 더 기대되는 것은 오랫동안 기다리던 동생이 태어나려고 한다는 것이다. 찰리의 생일 전 날 밤에 기다리던 남동생이 태어난다. 기쁜 마음에 엄마가 동생을 낳은 병원을 찾아 가는데,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된다.

갓 태어난 동생이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동생이 태어났다는 기쁨 보다는 동생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병원을 뛰쳐 나와 평소에 친구들과 놀던 숲으로 숨어 버린다.

숨어서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보다가 친구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자 숲 속에 혼자 남게 되는데, 물 속에서 어떤 소년을 발견하게 된다.

 

 

그 소년은 동물 가죽 옷을 입고 창까지 들고 있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물에 빠진 소년을 던져 주니 오히려 찰리가 소년을 밀어서 물에 빠졌다고 하지를 않나 여동생을 찾아야 한다고 하지를 않나....

 

 

그런데 찰리는 이상한 소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있는 숲이 항상 뛰어 놀던 숲인데, 집으로 가는 길도 없고, 평소 건너던 다리도 없는 것을 알게 된다.

동굴을 찾아 들어가는데 그곳에는 책에서 보던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제야 시간 이동을 하여 석기시대에 온 것을 깨닫게 된다.

물에 빠졌던 석기 시대의 소년은 하비, 하비와 찰리는 하비의 여동생 나나를 찾기 위해서 돌아 다니면서 모험을 하게 된다.

 

 

석기 시대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는 있을까?

 

 

찰리와 석기시대 소년 하비의 위험 천만한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찰리의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모험을 통해 가족의 중요성, 위험에 대처하는 지혜, 용기,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년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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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와 과학 - 하버드에서 만난 최고의 셰프와 과학자
마이클 브렌너.피아 소렌슨.데이비드 위츠 지음, 구선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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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and Cooking'은 2010년 가을에 수업이 개설되어 약 10여년 간에 걸쳐서 하버드 캠버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수업이다.

 

 

* 요리와 과학 책정보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102473

 

매주 하버드 대학 교수와 초청된 최고의 셰프들이 만나 다양한 레시피를 통해 요리에 관련된 과학적 지식을 설명하는 강의가 열렸다.  첫 공개 강의에서는 셰프인 해럴드 페란 아드리아와 호세 안드레스가 출연했다.

셰프인 페란 아드리아와 호세 안드레는 스페인 요리사이며 과학 지식을 활용한 현대적 테크닉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들은 다양하고 독창적인 조리법과 기술을 발명하여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냈다.

 

 

음식과 요리라는 주제에 실험을 더한 과학을 접목시켜서 온오프라인 수업이 진행되었다. 학생들이 직접 과학 주제를 접목하여 레시피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후에 레시피에 따라서 직접 요리하는 랩 세션이 있다.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요리를 시식하는 과정도 있다.

그래서 수업은 훨씬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이렇게 일반인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 분야가 흥미롭고 설득력있는 주제와 접목되면 누구나 배우고 싶은 과목이 된다.

 

 

요리를 통해서 과학을 가르친다는 것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요리는 과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같은 재료를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서 요리는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다. 열을 몇 도까지 올릴 것인가, 밀가루의 점도는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레시피에 따라서 영양소는 얼마나 손실이 되는가, 재료에 열을 가하기 전과 열을 가한 후의 변화, 이때의 냄새와 맛의 변화, 레시피에 따른 칼로리의 변화,  등등, 쉽게 살펴보면 이런 것들도 요리를 하는데 있어서 과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자면, 질감 분자, 맛 분다, 맛과 산, PH값 등은 요리에서 과학이 차지하는 부분 중의 일부라 할 수 있다.

 

 

가정에서 요리를 할 때는 능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험에 의해서, 요리에 초보라면 기존의 레시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Science and Cooking'에는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만드는 레시피가 제공된다. 같은 재료의 약간씩 변형된 레시피도 제공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은 요리책은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레시피가 소개되기 때문에 이를 응용하여 요리를 해도 된다.

독창적인 조리법과 기술 등에 따른 레시피가 어떤 요리를 만들어 내는지, 그 결과물에서 어떤 과학적 탐구를 배울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레시피에 따른 맛 분자, 질감 분자의 구성, 요리에 따른 효소의 작용, 열은 미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미생물이 콩을 둘러싼 점액질을 발효하여 생성하는 분자가 카카오 콩으로 확산되어 변형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는 요리는 과학임을 증명해 준다.

 

 

이렇게 하버드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셰프들과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주제인 요리를 과학적 개념으로 설명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험적이고 지시적이었던 레시피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대로 레시피를 개선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바탕에는 만든 요리를 통해서 과학적 개념들을 접목시키고 응용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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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 이어령 유고시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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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이어령은 일찌기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을 하였고, 문학박사, 논설위원, 교수, 장관 등을 지냈다.

원래는 무신론자였으나 70이 넘은 나이에 신앙인이 되었다, 그의 저서인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2022년 2월 26일에 세상을 떠난 후에 출간된 시집인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생의 마지막에 그동안 썼던 시를 모아서 엮은 책이다. 그래서 이어령의 유고시집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시집의 서문은 이어령이 직접 불러줘서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서문부터 마음에 잔잔하게 슬픔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딸이 먼저 간 길을 가는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책의 제목에 나오는 '헌팅턴비치'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의 도시인데, 이어령의 딸인 이민아 목사가 살던 곳이다. 이민아 목사는 미국에서 변호사, 검사를 지냈는데, 굴곡이 많은 일생을 살았다. 그녀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건 2012년 3월 15일인데, 그의 아버지인 이어령은 딸의 10주기를 앞두고 영면을 한다.

 

 

이어령에게 딸 이민아는 마음 속에 오래도록 간직해 온 아픔이었기에 책 속에는 딸을 먼저 보낸 아버지의 가슴 아픔이 담겨 있다.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신앙시, 어머니에 대한 시, 딸에 대한 시 등이 4부로 나뉘어져 실려 있다.

 

1부 : 까마귀의 노래 - 신에게 나아가 얻은 영적 깨달음과 참회

2부 : 한 방울의 눈물에서 시작되는 생 - 모든 어머니에게 보내는 감사와 응원

3부 : 푸른 아기집을 위해서 - 자라나는 아이들의 순수와 희망

4부 :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 딸을 잃고 난 후 고통과 그리움의 시작

부록 : 신경균 도예가의 작품에 헌정하는 시 - 신경균의 작품인 청자 원앙 연적, 청자 철화 초화문 연적, 청자 퇴화 능화문 매병 등의 작품에 대한 시

 

신앙시, 어머니에 대한 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시 그리고 아픈 딸을 위해 아무 것도 못 해주는 아버지의 마음, 딸을 잃은 후의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시에 절절하게 나타난다.

 

- 만우절 거짓말 -

네가 떠나고 보름

오늘은 4월 1일

그게 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구급차에 실려 간다는 말

심폐소생을 받고 있다는 말

간호사의 말 의사의 말

그 말 그 말들이

모두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너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쓰거라

미안해요 다 거짓말이었어요

나는 지금 여러분과 함께

4월의 봄을 맞이하고 있어요

 

만우절 미안해요

 

 

아마도 이어령은 자신의 마지막을 오랫동안 써왔던 시들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으면서 생을 정리하지 않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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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질문 -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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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출판의 다산시리즈로는

*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공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습관

* 스스로에게 건네는 생의 마지막 고백 정약용의 고해

*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질문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질문>은 다산이 척박한 환경의 귀양살이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그때마다 그 답을 <논어>의 지혜에서 찾았다고 한다.

 

 


 


 

다산은 평생동안 <논어>를 공부하고 삶의 지침으로 삼았는데, <논어고금주>는 다산이 오십에 이르러 논어를 새롭게 해석한 책이다.

다산이 평생을 <논어>를 곁에 두고 읽고 생각하고 새롭게 해석하면서 <논어>처럼 살고자 했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질문을 책 속에서 찾았는데, 정약용의 인생의 마지막 질문은 "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 이다.

 

 

<논어>는 중국 춘추시대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모은 책이다. 공자가 직접 쓴 책은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서 여러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쓰여졌다. <논어>의 주제는 다양하여 철학, 교육, 문화, 정치, 일상적인 삶의 도리까지 세상사를 망라하고 있다.

<논어>의 가르침은 간략적이면서도 함축적인 세상사의 모든 측면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갖추고 있기에 현대인의 입장에서 읽어도 시대적 간극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책이다.

논어의 첫 문장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 不亦說弧)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논어의 마지막 문장은 부지명 무이위군장 (不知命 無以爲 君子也) :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

이는 평생을 공부하고 천명에 순응하는 지혜를 말한다. 논어의 첫 문장은 공부의 즐거움, 논어의 마지막 문장은 하늘의 뜻을 아는 것이니, 논어는 학 (學)으로 시작하여 명(명)으로 마친다.


 

공부는 다산에게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루는 바탕이었으며 귀양살이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잡아 줄 수 있었던 건 논어의 마지막 문장인 수양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었다.

" 공부는 나만의 질문을 찾는 데에서 시작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위대한 문답 65"

 

 

<다산의 마지막 질문>에서는 논어의 주요 문장을 다산이 새롭게 해석한 <논어고금주>를 바탕으로 다산이 던지는 65가지 질문에 답을 알려준다.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 不亦說弧)  : " 무엇보다도, 공부가 즐겁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한 공부가 아니다. 공부란 내가 왜 사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고, 그것을 삶에서 실천하는 과정이다. 그 결실이 삶에 드러날 때, 우리는 그것을 행복이라고 부른다. 공부는 나를 알아감으로써 나를 사랑해 나가는 과정이다. " (p. 38)

 

 

- " 진정한 효란 섬세한 마음으로 부모를 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를 돌보던 어머니의 마음처럼 " (p. 72)

 

 

  " (...) 인간이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감정은 사랑이다. 효란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닿고자 하는 정성이다. " (p. 73)

- 오늘은 어제 보다 낫고, 내일은 오늘 보다 나을 것이다. "

 

 

- 지어도 거어덕 의어인 유어예 (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遊於藝) : 도에 뜻을 두고, 덕을 지키고, 인에 의지하고, 예에서 노닌다.

  이는 공자가 제시하는 의미있는 삶의 모습이다. 도와 덕, 그리고 인과 예는 유가에서 추구했던 최고의 덕목들이다.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랑을 베푼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꾼다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처신하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는 접경이다.

- 가장 큰 잘못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 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진정한 존경을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세는 자신을 낮추는 겸손, 잘못을 스스럼없이 인정하는 솔직함이다.

논어의 첫 문장은 논어의 내용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몇 번쯤은 들어 본 문장일 것이다.  흔히 '공부는 왜 하느냐?' 라는 질문을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그들에게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줄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외의 책 속의 논어의 문장들, 그리고 문장에 대한 해석들은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서에서 배우고 익혔던 문장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공부라는 의미로 접했을 때의 논어는 어렵게 느껴졌을지 모르겠으나 <다산의 마지막 질문>을 통해서 접하는 문장, 해석 그리고 실생활에서 이런 내용들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면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너무나 많다.

 

 

' 효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독자들은 ' 어린 시절 우리를 돌보던 어머니의 마음처럼'이란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를 돌보던 어머니의 마음'

다산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 준 <논어>, 다산이 평생에 걸쳐서 <논어>를 읽고 익히면서 자신에게 한 질문은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

그 질문의 답을 이 책은 명확하게 알려준다. 한 번 읽고 덮어 두기에는 아쉬움이 있어서 곁에 두고 읽고 또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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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환상여행 - 독보적인 예술가 그리고 어머니 천경자를 그리다
유인숙 지음 / 이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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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관련 서적을 검색하던 중에 낯익은 그림의 표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환상적인 분위기의 머리에 꽃을 가득 담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다. 한 눈에 천경자의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천경자의 작품은 자전적이며 이국적이고 환상적이다. 여행 자유화가 되기 훨씬 전부터 스케치 여행을 떠나 그곳의 여인들을 화폭에 담곤 했다. 천경자의 작품은 여인상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몇 년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해외 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있었는데, 그때에 미술관에서 상시 전시하는 천경자의 작품을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인지 책표지를 보자마자 주문을 하게 된 책은 <미완의 환상여행>이다. 이 책은 천경자가 말년에 뉴욕으로 이주하기 직전까지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책이다.

 

 

천경자의 며느리인 유인숙은 1979년부터 1998년까지 약 20년을 곁에서 함께 생활했던 천경자의 평범한 일상과 작품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천경자가 스케치 여행 중에 며느리에게 보낸 엽서, 소설의 표지, 삽화, 화선지에 그린 금붕어와 개구리 그림을 비롯하여 널리 알려진 천경자의 작품이 다수 소개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천경자가 쓴 에세이 <에어포트 인생>도 있다.

천경자의 일생 중에 아쉬운 이야기로는 화가의 사망 소식이 사망 후 오랜 날들이 지난 후에 공개되면서 이러 저러한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2013년에는 천경자가 한국에 10년 이상 오지 않자 예술원에서는 매달 지급하는 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생사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뉴욕에 있던 큰 딸은 증명서 대신 탈퇴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2015년 10월에 큰 딸이 천경자의 유골함을 들고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갔는데, 화가는 이미 8월에 사망했으나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천경자의 <미인도>가 위작 논란에 휩싸이는데, 감정위원들은 이 작품이 진품이라고 하고, 정작 화가 자신은 자신의 작품이 아닌 위작이라고 했다. 황당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예술가라면 평론가들에 의해서 그의 일생과 작품세계가 묘사되거나 아니면 작가 자신이 자서전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작가와 모든 생활을 함께 했던 며느리가 썼다는 점이 특이하다.

 

 

천경자의 경우에는 화가 자신이 쓴 자서전도 존재하기에 기회가 된다면 그 책도 함께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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