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3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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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페스트>는 1947년에 발표한 소설인데, 카뮈의 작품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1957년에 카뮈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데도 많은 기여를 한 작품이다.
작가는 <페스트>를 1947년에 7년 만에 탈고하여 발표한다. 1957년 (44세)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1960년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다. 
페스트는 흑사병이라고도 하는데, 쥐 등의 설치류에 기생하는 쥐벼룩을 매개로 하는 전염병이다.
폐페스트는 페스트에 걸린 사람에 의해서 공기 감염으로 기침, 재채기 등의 호흡기로 전염된다. 선페스트는 림프절 부종이 나타나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24~48시간 내에 사망을 한다. 14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대유행을 했는데 당시 인구의 약 1/3 이상이 사망을 했다. 그래서 유럽의 오래된 마을에는 페스트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페스트 탑이 이곳, 저곳에 있다. 
이 소설을 예전에 읽은 독자들은 전염병이 창궐하는 것이 얼마나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지를 잘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중국 우한에서 2019년 12월 보고된 이후, 2020년 1월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면서 코로나 페데믹으로 몇 년을 고생한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 소설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올 것이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194X년 항구도시 오랑에서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병원에서 죽은 쥐를 한 마리 발견한다. 집 건물 복도에서 커다란 쥐 한 마리가 비틀거리다가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모습을 또 보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여기 저기에서 수 천 마리의 쥐들이 죽는다. 죽은 쥐를 처리한 수위 아저씨의 죽음으로 전염병이 시작됨을 알게 된다.
곧 도시에는 고열, 구토, 눈의 충혈, 두통, 혼미한 정신, 온 몸의 반점 및 몽울 등의 증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처음에 도시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대거 나타나자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리고 항구도시 오랑은 폐쇄가 된다. 고립된 시민들은 다른 도시로 갈 수도, 다른 도시에서 들어 올 수도 없게 된다.
페스트에 맞서 싸우는 자원 봉사자들로 보건 단체가 생긴다.
가장 먼저 페스트가 발생하였음을 안 의사 리외는 직전에 질병을 앓던 아내를 요양소로 보내고 늙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페스트와 맞서 환자들을 돌본다.
그 외의 인물로 타루, 시청 서기인 그랑, 타 도시에서 취재를 왔다가 오랑에 고립된 기자 랑베르, 그리고 오통 판사, 파를루 신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페스트의 발생 초기에는 페스트라고 말하는 것 조차 숨기지만 페스트가 퍼지면서 시민들은 나름대로 두려움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한다. 
페스트 발생 후 몇 개월 동안의 고립된 상태에서의 시민들의 삶의 모습과 병마에 죽거나 이겨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코로나 펜데믹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우리들이 이미 코로나를 겪었기 때문인지 <페스트>의 이야기 전개가 몇 몇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박진감은 별로 느낄 수가 없다.
이미 몇 년 전에 정유정의 <28>에서 인수공통 전염병이 휩쓴 어느 도시의 끔찍한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카뮈'가 <페스트>를 통해서 말하고자 한 것은 페스트라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전염병 앞에서도 무기력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입장에서 순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의 해설을 보면,  <페스트>는
1.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사람들이 인류에게 희망적이고 인간애 넘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2. 공동선이라는 이념을 구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해설을 읽었지만 그래도 너무도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이 참담하게 생각된다. 페스트가 어느날부터 서서히 사라지는 것도 인간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말하자면 신의 섭리 처럼 느껴져야 하니 인간이 더욱 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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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1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김소임 옮김 / 민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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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작가인 '테네시 윌리엄스'는 미국 현대 희곡의 거장이다. 1944년 <유리 동물원>으로 극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는 퓰리처 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했다. 
    1955년에 발표한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로도 퓰리처 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받았다.
    그는 1911년에 미시시피에서 출생했는데, 아버지는 신발을 파는 외판원으로 시끌벅적한 성향에 여행과 포커를 즐겼다. 어머니는 목사의 딸로 히스테리 성향의 예민한 성격으로 정신병력을 가지고 있다. 누나인 로즈는 정신분열증으로 사회 적응을 하지 못했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8살까지는 외조부의 목사관에서 평화롭게 살다가 아버지가 신발 회사의 세인트 루이스 지점장으로 가면서 1918년에 도시로 이주를 하게 된다. 
    작가는 어린 시절 도시로 이주함에 따라 도시 빈민가의 생활에 충격을 받았다. 친구들에게는 남부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다. 이런 환경이 '테네시 윌리엄스'가 독서를 하고 글쓰기를 하는 계기가 된다.
    대학 졸업 후에는 동성애자로 살아간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비롯한 희곡들은 영화로 상영되는데, 당시 유명 영화배우들이 명성을 얻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1975년에는 <자서전>을 발표한다.
    그는 1983년 뉴욕의 호텔에서 병마개가 목에 걸려 죽는다. 


    이 작품의 제목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뉴올리언스에서 운행되는 전차 이름이다. 작품의 배경은 뉴올리언스의 빈민가이다. 스탠리는 미국 특무 상사 출신의 외판원이고 그의 아내인 스텔라는 부유한 남부 귀족 출신이다. 그들이 이곳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던 어느날, 스텔라의 언니가 동생 집을 찾아 온다.
    언니인 블랑시는 멋내기를 좋아하는 화려한 여성이다. 영어 교사로 근무하던 그녀가 갑자기 동생을 찾아 오면서 평화롭던 스탠리와 스텔라의 일상은 복잡하고 불편하게 된다.
    블랑시는 남부에 가지고 있던 '아름다운 꿈'이란 뜻의 '벨 리브'를 잃어 버리고 모든 재산을 탕진한 후에 갈 곳에 없어서 동생을 찾아 온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자신의 과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집안에 대한 자랑을 하면서 폴란드 출신인 제부 스탠리를 무시한다.
    스탠리는 블랑시의 멸시에 복수라도 하듯이 그녀의 과거를 파헤친다. 그녀가 동성애자인 나이 어린 남편의 죽음 이후에 방탕한 생활을 했으며, 직장인 학교에서는 고등학생 제자를 유혹하여 퇴직하게 된 사실까지....
    이로 인하여 블랑시는 순수한 남자인 미치와의 사랑도 깨지게 된다. 미치는 블랑시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의 과거까지는 받아 들이지 못한다.
    동물적인 본성을 가진 스탠리는 처형인 블랑시를 겁탑하기에 이르고...
    결국에는 블랑시는 정신분열로 정신병원에 가게 된다.
    동생인 스텔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에 충실하고 남편의 행동까지도 눈감아 주는 반면에 언니인 블랑시는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으면서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것이 결국에는 현실과 환상을 구별 조차 못하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이 책의 뒷부분 해설에서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생애가 블랑시를 닮았다'는 논평을 한다. 작가가 살아 왔던 환경과 나날들이 결국에는 작품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오래 전에 발표된 작품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다시 읽게 된 이유는 얼마 전에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에 2권씩 짝을 지어서 14권의 책이 소개되는데 그 책에서 소개된 책이라 다시 한 번 읽고 싶었다. 
    <위대한 개츠비> vs.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오직 내 안에서만 일렁이는 빛을 찾아서
    위와 같은 주제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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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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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의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은 <내 젊은 날의 숲>이다. 작가의 책 중에 처음 읽었던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등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들이었지만 정통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낯설게 느껴졌다. 영웅적이고 애국적인 인물을 기존의 틀인 구국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한 인간의 고뇌와 번민을 심도있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공무도하>역시 한 기자의 시각에서 새롭게 소설이 전개된다. 
    아무래도 김훈의 소설은 독서력이 어느 정도 있는 독자들이 아니면 쉽게 읽혀 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의 에세인 중의 <풍경과 상처>도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다. 에세이라기에는 어려운 문체들이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면서 읽어야 했다.
     <내 젊은 날의 숲>은 자연과의 합일을 이루눈 세밀하고 날카로운 작가의 관찰과 생각이 문장마다 아름답게 펼쳐졌다. 문장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래서 읽은 지는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나는 김훈 작가를 떠올리면 <내 젊은 날의 숲>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번에 읽은 김훈의 산문집은 <허송세월>이다. <풍경과 상처>, <자전거 여행>, <라면을 끓이며>등의 에세이에 이어서 2024년 6월에 출간된 책이다.
    이제 작가도 노년으로 접어 들었었다. 서문으로 '늙기의 즐거움' 제 1부 <새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동안 작가는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기에 건강에 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다루어진다. 그리고 어느날 핸드폰으로 전달되는 누군가의 부고....
    호수공원에서 보내는 노년의 하루, 이런 이야기들이 작가의 일상이라는 것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작가는 2부 '글과 밥'에서는 자신의 평생 직업이자 생활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3부 '푸르른 날들'에서는 여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정약용 형제들과 천주교 이야기, 다윈과 피츠로이, 그리고 최인훈, 박경리, 신경림 등의 작가 이야기.
    책의 첫 장을 펼치면서 늙음에 대해서, 병에 걸렸다는 것에 대해서 위축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책장을 덮을 때는 그 또한 하나의 과정이고 그 속에서 분명 우리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허송세월'은 단순히 의미없이 살아 가는 그저 그런 삶이 아니라 그 속에는 반드시 내가 살아 가야하는 의미, 해야 할 일들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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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 제철 채소 제철 과일처럼 제철 마음을 먹을 것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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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인 '김탁환'은 2009년 3월부터 12년간 SBS 라디오 프로그램 <책하고 놀자>를 작가가 고른 책을 대본없이 격주로 15분 동안 이야기를 했다.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는 저자가 섬진강 들녘인 곡성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장편소설 작업을 했다. 장편소설을 쓰면서 '곡성군민을 위한 글쓰기 강의인 '김탁환의 이야기 학교'를 열기도 했다.



    이 책에는 1월부터 12월까지의 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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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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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작품인 <고래>, 벌써 20여 년이 지난 작품인데, 이제야 읽게 됐다. 천명관의 작품으로는 <나의 삼촌 부르스>, <고령화 가족>을 오래전에 읽었다. 


    이 책의 작가 소개글에는,
    " <고래>는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의 소설에 빚진 게 없는 작가의 기존의 틀로 해석할 수 없는 놀라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유례없는 개성적인 작가의 출발을 알렸다. "


    또한 <고래>는 2023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기대감에 읽기 시작했지만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자행되는 살인, 그리고 갈취, 성욕, 자신의 딸도 돌보지 않는 파렴치한 여인의 이야기가 읽는내내 불쾌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 책의 구성 중의 3부에 해당하는 공장의 춘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아파옴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노파, 금복 그리고 춘희로 이어지는 세 여인의 이야기이다. 시대적으로도 암울했었고, 그래서 여인들의 지위도 그만큼 낮을 수 밖에 없었던 때에 신분적으로도 미천한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그 누구 보다도 강인한 생활력을 가졌던 여인들, 그러나 삶에 있어서는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노파와 금복.


    금복의 딸로 태어날  때부터 환영받지 못한 춘희, 마굿간에서 태어난 엄마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하고 관심 밖에서 홀로 자랄 수 밖에 없었던 거구의 벙어리, 자폐아
    춘희의 인생은 노파, 금복 보다도 더 파란만장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뛰놀던 벽돌공장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벽돌을 구우면서 살았던 생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노파는 젊은 날, 대갓집 외아들 반편과의 관계가 들통이 나자 흠씬 매를 맞고 거의 죽게 되어 버려진다. 반편의  딸을 낳게 되는데, 눈이 반편을 닮았다는 이유로 애꾸를 만들어 버린다. 끝내는 뒷동네 벌치기 노인에게 벌 2통을 받고 팔아 넘긴다. 이후 노파는 평대 마을에 들어가서 국밥 장사를 하면서 돈을 모은다. '복수를 하기 위해서'돈을 벌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는다. 훗날 애꾸눈 딸이 찾아 와 돈을 요구하지만 어딘가에 돈을 숨겨 놓고 주지를 않다가 딸에게 살해당한다.
    노파의 맹목적인 돈의 집착은 결국에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노파의 불운은 스스로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후 평대 마을에 흘러 들어 온 금복은 국밥집을 하면서 노파의 숨겨 놓은 돈을 찾는다. 우연히 장맛비가 억수처럼 내리던 날에 천정이 무너지면서 돈벼락을 맞는다. 어마 어마한 돈과 땅문서들.
    금복이 평대마을에 오기 전의 삶도 파란만장하기는 노파 보다 더 하다. 이미 몇 명의 사내를 살해한 후이다.
    금복은 그 돈을 가지고 평대를 자신의 왕국으로 만든다. 다방, 운수업, 고래를 닮은 극장,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벽돌공장까지. 벽돌공장에는 금복의 몇 명의 남자 중의 하나인 남편이 벽돌을 찍어 내고 있다. 거기에서 금복에게 버림받은 딸 춘희가 함께 기거를 한다. 


    어느날, 극장에 대형 화재가 일어나서 평대마을이 쑥대밭이 되고 80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세속적 성공을 이룬 금복에게 일어난 불운은 노파의 원령이 금복을 무너뜨린 것이다.



    금복의 딸로 엄마의 사랑을 전혀 받아 본 적이 없이 벽돌공장에 내쳐졌던 춘희는 극장 화재를 오인을 받고 구치소에 수감된다. 구치소에서 폭행을 당하고 짐승 취급을 받던 춘희는 사면을 받고 나와서 벽돌공장에서 홀로 살아간다. 원시인처럼.






    노파, 금복, 춘희 그리고 애꾸.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고래>를 통해서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작가가 이야기꾼의 입을 빌려 쏟아놓은 무궁무진한 변주가 이 소설의 무너지지 않는 뼈대이자 살이기 때문이다. 금복을 떠올리면 춘희가 딸려오고, 춘희를 떠올리면 노파가 따라나오는 마술. 후에 『고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조금씩 다른 버전으로 소설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신화,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능수능란하게 장르를 오가며 이야기 꽁무니에 이야기를 달아둔 천생 소설가 천명관의 스텝은 소설 속 스토리의 변주인 동시에 작은 세계의 확장의 과정이기도 할 터이다.


    『고래』는 단순히 색다른 모양새의 이야기들을 집약해놓은 소설이 아니라 우리 삶의 문을 쑥 밀고 들어오는 커다란 머리다. 독자는 그 우거진 머리를 헤치고 맛보고 다듬으며 저마다 찾고 싶은 군상을 발견하고 공감할 것이다
    . " (출판사 책 소개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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