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루 50달러로 세계 여행하기
매트 케프니스 지음, 이빈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하루 50달러로 세계 여행하기?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반신반의(半信半疑) 할 것이다. 아니, 솔직히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더 강할 것이다.
오늘 환율로 50달러는 약 56,000원이니, 국내여행도 불가능한 돈인데, 세계여행이라니...
항공료, 숙박비, 식비... '말도 안돼!'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결론은 불가능하다. 단기여행을 떠나는 여행자에게는. 그러나 이 책의 저자처럼 약 6년이란 긴 세월을 길 위에서 지내는 여행자라면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매트 케프니스'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2003년 2주간의 휴가로 코스타리카를 여행한 후에 여행 마니아가 되었다. 그런 계기가 된 것은 2004년 친구와 함께 간 태국 여행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평생 여행을 하면서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는 지금 이순간에도 지구상의 어떤 여행지에 있으며, 여행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미국에서는 가장 유명한 여행작가로 변신을 하였다.
여기까지에서 잠깐 생각해 보면 국내에도 많은 여행작가들이 쓴 여행 에세이들이 넘쳐 난다. 그 책들의 대부분의 저자들은 잘 다니던 직장을, 그것도 제법 타인들이 부러워하는 직징을 하루 아침에 미련없이 그만두고 세계 곳곳을 떠도는 여행자가 되어 자신이 여행한 여행지에 대한 정보나 생각들을 사진과 함께 올려 책을 출간한 경우가 많고, 그 책들이 운좋게 잘 팔려서 이제는 여행작가로 자리매김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건 그런 생각을 가졌던 여행자 중의 극소수에 해당할 것이다.
집도 팔고, 자동차도 팔고, 열심히 모았던 돈도 모두 털어서 떠난 여행에서 돌아 왔을 때에 그들을 다시 맞아 주는 직장이 없다면, 가족이 없다면, 그야말로 여름날,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쨌든 이 책의 저자는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여행길에 올랐는데, 지금은 유명 여행작가가 되어 이처럼 책을 쓰고 있다.
그가 말하는 '하루 50달러로 세계여행하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값싼 여행, 궁색한 여행이 아니다. 유럽의 멋진 레스트랑에서 그곳을 찾은 여행자라면 꼭 먹어 보아야 할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프랑스에 가서는 와인투어도 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이다. 즉, 현지인이 되어 여행을 하는 것이다.
물론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와 같은 곳은 물가가 비싸서, 하루 50달러로 버틸 수가 없지만, 중국, 인도, 중앙아메리카는 물가가 싸서 하루 50달러면 충분히 여행을 하고 남는 돈이기에 이런 여행지에서 쓴 비용을 하루 평균으로 어림잡아 하루 50달러로 세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일주일 휴가로 해외여행을 할 경우에 어림도 없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이 책은 1부에서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어떻게 여행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데, 환전과 저렴한 항공권 구하기의 노하우만 배워도 상당히 많은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여행지에서 숙박비, 식비, 교통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학생할인의 경우에는 잘 알고 있지만, 그외에도 여행지에서 교통기관이나 박물관 관람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도 여러 가지가 있다.

3부에서는 지역별 정보를 담고 있는데, 각 지역별 정보만 잘 알고 있어도 비용절감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하루에 50 달러, 1년이면 18,250 달러로 세계여행을 떠나는 것이기에 장기여행자의 경우에는 한 도시에서 몇 개월씩 머물고 심지어는 1년 이상, 한 곳에 머물면서 생활하고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기에 현지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은 '하루 50달러로 세계여행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고, 가끔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하는 사람들은 '그럼, 그렇지!!' 하면서 이 책을 덮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이 책 속에는 단기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알아 두면 좋을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듯 여행이란 이런 저런 것을 따진다면 결코 떠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루 50달러로 세계여행을 떠나지는 못할지라도, 언젠가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단 며칠만이라도 갈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그것이 추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