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는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감각을 가진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들은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기에 읽은 후에 마음 속에 남는 것들이 많다. 그는 1995년에 등단했지만, 내가 김영하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2010년에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김영하 ㅣ랜덤하우스코리아 ㅣ2009 >를 통해서 였다. 소설가를 소설이 아닌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는데, 그동안 쌓아 온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떠나온 시칠리아에서의 내면적 성찰이 잘 나타나 있었다. 그 책을 덮는 순간, 김영하의 글에 매료되어서 그의 소설과 에세이 등을 골라서 읽게 되었다. 지금까지 읽은 김영하의 작품 중에 나는 여행 에세이인 < 여행자- 하이델베르크/ 김영하 ㅣ 아트북스 ㅣ 2007>를 가장 좋아한다. 이 책은 매우 특이한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한 권의 책 속에 하이델베르크를 배경으로 하여 에세이와 사진 그리고 소설이 함께 담겨 있다. 그러니 에세이이기도 하고, 사진집이기도 하고, 여행서이기도 하고, 소설책이기고 한 책이다. 이런 형식을 갖춘 책으로 `서진`의 <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서진 ㅣ푸른숲 ㅣ 2010>이 있기도 하지만, <여행자 - 하이델베르크>를 읽을 때만 해도 그런 형식의 책을 처음 접했던 것이다. 어쨌든 김영하가 쓴 책들은 그 어떤 책을 읽게 되든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형식도 특이한 경우가 있기도 했지만, 책 속에는 어떤 묵직한 주제의식이 담겨져 있었다. 김영하는 그의 대표작인 <빛의 제국>을 출간한 후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살인자의 기억법 해설 중에서, p. 153) 내가 김영하의 대표작인 <빛의 제국>을 아직 읽지 않았기에 그 의미를 알지는 못하지만,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은 후의 내 느낌이 바로 그랬다. 김영하의 소설과 에세이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참신함이 있다. <랄랄라 하우스>처럼 그당시 유행하던 미니홈피 형식을 빌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 보다 던 김영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주제의식이 뚜렷한 작품들을 쓴다는 것이다. 삶과 죽음, 악과 시간은 바로 <살인자의 기억볍>에서 그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지만 이 소설 속에서는 위트와 유머가 문장 속에 담겨 있기도 하고, 압축되고 간결한 문장들이 쉽게 읽히는 듯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꿰 뚫어 볼 수 있는 독자들은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꽤 괜찮은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이미 독자들에게 인식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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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8-07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좋은 에세이가 선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하 저도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지난번 낭독회에 다녀오고 나서 팬이 되었어요^^

라일락 2013-08-07 12:34   좋아요 0 | URL
무조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신간이 나오면 읽게 되는 책이 김영하의 작품들입니다. 소설도 좋지만 <김영하의 여행자>를 비롯한 여행 에세이도 좋아요.

세실님이 읽고 싶으신 에세이가 선정되면 좋겠네요.
6개월동안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