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아프지 않게 남의 마음 다치지 않게 - 마음 편하게 살아가기 위한 스님의 지혜
프라유키 나라테보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내 마음 아프지 않게 남의 마음 다치지 않게>는 책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된 책이다. 우리들은 이런 장르의 책을 선택할 때에 '내 마음이 아프지 않게'에만 신경을 쓴다. 지금 내가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치유할까 하는 생각만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내 마음만 챙길 것이 아니라, '남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하여야 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스님들이 쓴 책을 보면 '마음을 비우라', ' ' 집착을 버려라' 등으로 내용의 결론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책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된 책이기에 이 책의 저자가 스님이라는 것도 모르고 첫 페이지를 펼치게 되었다. 저자 소개글을 보는 순간, 그동안 읽었던 책들의 아류(亞流)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붓다의 가르침(법문)이 많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읽기 힘든 내용은 아니고,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배웠다면 교과서를 통해서 공부했던 내용들이다.

타이 동북부 벽촌의 숲속에는 '스카토사'라는 절이 있다. 그 절의 스님으로 있는 '프라유키 나라테보'가 그곳을 찿아 오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에게 깨달음을 전해주었던 내용들을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 준다.

저자인 '프라유키 나라테보'는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 타이로 유학을 간다. 타이에서 명상 지도인인 '루안포 카무키안'의 영향을 받아 출가를 하고, 자기의 수행을 사람들의 정신수양과 농촌 발전에 기여하는 개발승이 된다. '프라유키 나라테보'가 일본인이기에 일본과 타이의 불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기에 일본인들이 이 절을 방문하여 근처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수행을 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여기에서 잠깐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불교의 갈래이다. 대승불교와 소승불교인데, 이용어 자체에도 대승불교에서 소승불교를 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소승이란 작은 수레라는 뜻으로 오로지 자신의 깨달음과 해탈에 초점을 맞추어 수행하는 것이고, 대승불교란 큰 수레라는 뜻으로 일체중생을 한 몸으로 보고, 더불어 같이 깨닫고 성불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소승불교(상좌불교)는 스리랑카에서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어 자신의 해탈을 위해 수행을 하며, 대승불교는 중국, 우리나라, 일본으로 전파되어 더불어 해탈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만큼 상좌불교(소승불교)는 스님들이 계율과 수행에 더 철저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타이의 스카토사를 찾는 일본인들은 일본의 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을 타이에서 더 많이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불교는 이 세상을 살면서 괴로움과 직면한 사람들이 괴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이끄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는데, 8만 4천개에 이르는 붓다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먼저 전해야 하는 것이 사성제(四聖諦)이다.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인 고제(苦齊), 그 원인을 확인하고 집착을 깨닫고 바르게 대응해 나가는 집제(集齊), 문제해결을 위한 멸제(滅齊), 고통을 소멸시키는 단계인 도제(道齊).

괴로움을 멸하는 실천방안으로는 팔정도가 있는데, 正見, 正思惟, 正語, 正業, 正命, 正精進, 正念, 正定이 있다.

이런 붓다의 법문들은 이곳을 찾은 일본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스님에게 깨달음을 얻고자 할 때에 가르침을 주는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들인데,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이곳에 머물면서 매일 아침 절을 찾고 머물고, 수행하는 타인 노인들을 보면서 일본의 노인과 비교를 하게 된다. 스님 자신이 일본에 있을 때만 해도 불교란 죽음, 깨달음, 극락.... 이런 정도로 생각되었지만, 타이에서 수행을 하면서 불교란 합리적이면서도,현실에 뿌리를 둔 종교이며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활동을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타이를 여행할 경우에도 만나게 되는 스님들의 탁발의식인데, 스님은 일본 여행자들과 함께 탁발동행 체험을 한다. 자신이 먹을 것도 넉넉하지 않음에도 기꺼이 음식을 보시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탁발이란 하루 양식을 청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일환임을 깨닫게 된다.

탁발은 보행명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음을 열고, 오감을 통하여 접하는 다양한 광경, 소리, 향, 그리고 피부의 촉감 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감지하는 것이다. 걸으면서 '지금 여기, 지금 여기'를 되풀이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주의깊게 깨달아가는 의식이다.

이 책에서는 '행복을 얻는 방법'을 깨우쳐 주지 않는다. '괴로움을 없애는 가르침' 또는 '괴로움으로부터 해방(자유)를 얻는 가르침을 일깨워준다. 그것이 바로 붓다의 가르침이고, 깨달음의 명상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지금 여기'이다. 바로 '지금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들은 지나간 것을 떠올려 슬퍼하지 않는다. 미래의 일에 아득바득하지도 않는다. 그저 현재에 마음을 담고 산다. 그렇기 때문에 안색이 맑고 밝다. 하지만 미혹한 이는 미래의 일에 아득바득하고 과거를 떠올려 슬퍼하기에 풀이 죽는다.... 마치 꺾인 갈대처럼. " (p. 235)

이 책은 어려운 불교의 교리를 가르쳐 주는 책은 아니다.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법문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쉽게 풀이하여 설명해 주면서 우리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괴로웠던 일들, 힘들었던 일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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