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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다 -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30가지 마음 챙김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 지음, 권지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헤어짐이 얼마나 큰 멍울로 가슴이 내려 앉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아 있는 사람보다 더 큰 고통으로 가야 하는 사람은 떠나는 사람이 아닐까~~~
이 책 속의 글 중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슈레베르에게는 아내와 세 아이가 있는데, 샤샤는 16살, 샤를리는 2살, 막내 안나는 암이 재발했을 때에 아내가 임신을 하고 있었기에 그가 떠날 때에는 6개월이었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 볼 수 없다는 것, 아이들을 지켜 줄 수 없다는 것이 그는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한다.
시중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책으로 나와 있다. 이 책 역시 그중의 한 권이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 어떻게 마음을 챙겨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슈레베르는 너무도 담담하게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인 '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는 31살에 뇌종양 선고를 받는다. 20년간을 꾸준히 치료한 덕에 완치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지 신경학 연구의 선구자로서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과학 연구자로서 자신이 암을 이긴 체험을 바탕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담긴 책인 <항암>이란 책과 <치유>라는 책을 출간한다.
그리고 이 책이 환우들에게 인기를 끌게 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강연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다시 뇌에 커다란 물질이 발견되는 것이다. 검사 결과 그것은 암덩어리였고, 3번의 수술, 한 차례의 방사선 치료, 두 차례의 프로토콜과 한 차례의 혈관 생성억제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또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뇌에는 제거할 수 없는 여기 저기 뻗어 나간 암세포를 발견하게 된다.
오랜 병원 생활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심리 치료도 했고, <항암>이란 책을 출간함으로써 많은 암 환자들을 만나 보았기에 그는 어떤 사람 보다도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두려움이 아닌 평안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암 투병 중인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던 사람'이 자신이 암투병을 하는 과정에서 쓴 책이기에 그의 마음이 더 아름답게 다가온다.

간혹, 사람들은 그에게 암을 이기고 건강한 삶을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항암>이란 책에 씌여진 내용들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그는 자신이 썼던 그 책의 내용을 부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을 기초로 이 책을 썼지만, 그는 근래에는 강연과 인터뷰 등으로 너무 바쁜 스케줄로 인하여 과로를 하였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자신이 암이 재발하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삶에 대해서 후회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이 희망을 주었고, 자신으로 인하여 치유된 사람들도 많기에 그 삶에 만족을 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죽음이란,
" 환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죽음을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았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에서 우리가 아직 모르는 무언가로 넘어가는 것이다. 탄생과 비슷한 과정이지만, 반대 방향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p. 169)

이 세상을 떠나는 저자가 아이들에게 남길 수 있었던 것은,
" 내가 저 세상으로 가면서 나의 무언가를 아이들에게 남기고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든 아이들을 지지하고 사랑하고 격려해 줄 무조건적인 사랑이 힘이다. " (p. 215)
암이 뇌세포로 번져감에 따라서 팔다리가 마비되고 눈은 희미해지며, 아주 낮은 소리로 밖에 말을 할 수 없었던 그는 언젠가는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남기게 된다.
집필 8주후에 세상을 떠났기에 미처 책에 담길 '에필로그'조차 마무리를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들에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특혜며, 그 이별의 순간을 가까운 이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 (p. 15)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는 이 책이 프랑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것을 희미한 눈으로 확인하였으며, 자신이 선곡해 두었던 모자르트 교향곡 23번 2악장을 들으면서 평화롭게 저 세상으로 떠났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