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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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의 종말>의 '제레미 리프킨'이 전하는 인간의 식생활 중의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육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심도있게 분석한 책이 <육식의 종말>이다.

 

 

지금까지 육식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나의 불편한 진실들이 이 책 속에서 더욱 강한 불편한 진실로 떠오른다.

완벽한 한 끼의 식사를 위해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요리를 만들 던 '앤소니 보뎅'이 그의 저서인 <쿡스 투어/ 앤서니 보뎅, 컬처 그라퍼, 2010>에서 들려주었던 각종 요리를 위한 동물들의 사육과정과 도축과정을 묘사한 글을 읽으면서 인간의 잔인함에 치를 떨기도 했고, <워낭소리>에서 늙은 소의 이야기를 보면서 슬프기도 했고, 드라마 <식객>에서 좋은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모습에 눈물이 나기도했는데, 이 책은 그 이상으로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이 씌여진 것이 2002년인데, 이때의 통계에 의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소의 수는 12억 8천마리, 소 사육면적은 전세계 토지의 24%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먹어 치우는 곳식은 수억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된다고 한다.

 

이 수치만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흔히 서구인들이 먹는 햄버거때문에 지구가 사막화되어간다고 하는데, 그것을 뒷받침하는 자료이기도 한 것이다.

지구 한 편에서는 이렇게 사육된 소로 요리된 음식을 먹고, 비만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려 있고, 지구 한 편에서는 소를 사육하는데 들어가는 곡식(사료 작물)과 물때문에 굶주리고 물부족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소를 사육한다는 것은 열대우림 파괴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 사육을 위한 목장지대는 점점 사막화가 되어가고 있고, 축산폐기물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소들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지구의 온난화의 주범이 되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을 통해서 인간과 소의 관계부터 설명한다. 라스코동굴 벽화에 나타난 소의 그림에서 치코 멘데스 암살에 이르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대 역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서구문명에서 소가 차지하는 역사적 역할부터 짚고 넘어간다.

소가 길들여지게 된 것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되었고, 소는 신화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동물인 것이다.

인도에는 대략 2억 마리의 소들이 거리와 마을을 자유롭게 돌아 다니는데, 그것은 소를 숭배하기 때문이고, 특히 힌두교도들은 소에서 나온 것은 무엇이든 신성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암소의 몸 속에 3억 3000 만의 신들이 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황소가 남성적 이미지를 갖기에 소는 남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이곳에서는 투우 경기가 있는 것이다.

같은 소를 대하는 태도가 각 지역에 따라 이렇게도 다른 것이다.

지금 아메리카 대륙에서 문제가 되는 소의 사육은 유럽에서 콜롬버스가 신대륙으로 소를 들여간 것이 처음이고, 이후에 영국인들에 의해서 아메리카로 소 사육은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소사육이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이동하였는가, 그리고 미국에서 산업화가 이루어 지면서 정육 표장업체들이 미국의 상업의 형성에 어떻게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는가를 잘 설명해 준다.

 

그런데, 여기에서 미국의 소 사육과 도축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는데, 차마 그 페이지들을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은 잔인하고 악랄한 것이다.

송아지 출산에서 시작하여 소들이 거세당하고, 비육장 시설에서 사육되고, 성장촉진을 위하 호르몬과 사료 첨가제같은 약제을 먹게 되고, 사료에는 제초제가 포함되고....

파리를 쫓기 위해서 살충제가 뿌려지고...

도축장에 가는 과정, 도축과정,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끼게 해준다.

가축에 대한 한의 배려도 없는 인간들의 모습.

 

    (사진 출처 ; <지식의 미술관/ 이주헌> 푸줏간- 스니더르스 작품.1630년)

 

  (사진 출처 ; <지식의 미술관/ 이주헌> 식육판매대 - 아르천, 1551년작)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우린 맛있는 것만을 탐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소사육으로 인한 폐해가 얼마나 많은가를 새삼 되짚어 보게 된다.

육식으로 인해서 살찐 부자들의 다이어트와 소사육으로 인하여 모자라는 식량으로 굶주린 빈자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먹는 자와 굶주린 자.

단백질 사다리의 최상단과 최하단에 위치하여 갈수록 양극화가 되어가는 인류의 모순.

여기에 소 떼때문에 위협받는 지구의 환경. (지구 온난화,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모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심각한 상황들인 것이다.

 

이 책의 6부에서는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살펴본다.

인류의 육식 문화를 이끌어 온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과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순간까지 너무도 많은 불편한 진실들이 나를 힘겹게 한다.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깨달았으면서도 우린 계속 육식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진실들을 마음의 작은 한 부분에 담아 놓고, 그대로 육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육식의 종말>은 나에게 불편한 진실로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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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