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의 거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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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의 거울1>은 이후에 약간의 시간을 두고 <카산드라의 거울2>를 읽기 시작했다.
언제나 '베르나르'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그것도 과학적 사실과 상상력을 동원해서,또한 어원적 의미까지를 생각해 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그의 작품을 읽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카산드라의 거울>에 대한 평가 중에는

사실적 공간 설정, 적나라한 묘사, 어느 때보다도 긴박하고 강렬한 ‘액션’을 담아 ‘현실 사회’의 이슈들에 직접 다가서고 있다는 점은 예전과 확연히 구별되는 ‘새로운 베르베르’를 느끼게 한다. (출판사 리뷰 중에서)

이와같은 평과 함께 기존의 '기존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 그러나 변함없이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내용을 쓰고 있다.
그러나, 나의 견해는 좀 다르다.
'사실적 공간 설정, 적나라한 묘사, 어느 때보다도 긴박하고 강렬한 '액션'을 담아 '현실 사회'의 이슈들에 직접 다가서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의 대부분의 소설 속에서는 '미래'에 대한 키워드가 담겨 있었으며,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소설적 요소들이 다 들어가 있어서 이전의 작품들에서 느끼던 베르나르의 소설적 감각은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카산드라의 거울>에는 '미래'에 대한 키워드가 다른 작품보다 좀 더 진하게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인 카산드라가 미래를 볼 수 있게 설정했으며, 그가 보게 되는 미래의 세계를 통해서 현시대의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이 작품 속에 살짝 끼워 넣었던 자신의 작품인 '나무', '파피용' 에는 그가 언제나 염두에 두고 있는 미래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담겨 있었다.
베르나르가 지금까지 써왔던 작품들의 구상이 더 무르익어서 <카산드라의 거울>이 탄생했다고 생각된다.
<카산드라의 거울>에서는 사회로 부터 버림받은 사람들.
쓰레기 하치장에서 쥐와 들개를 잡아 먹으면서 악취를 풍기면서 살아가는 대속의 시민들- 에스메랄다, 오를랑도, 페트라, 김예빈-이 결국에는 더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카산드라가 자신이 보는 미래의 테러를 막기 위해서는 대속의 4명의 노숙자만이 함께하였던 것이다.
카산드라까지 5명이 보여주는 테러를 막기 위한 모험은 그것만으로도 한 편의 또다른 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그중에서도 김예빈과 카산드라가 경찰의 추격을 피해서 들어가게 되는 '카타콤'은 실존의 장소로 고대에 건설된 지하터널인데, 작가 자신이 2003년에 카타필 10 여명과 함께 파리 남부의 카타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미궁 속을 거닐어야 하고 상당히 위험한 곳이라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작가 자신의 직접적 체험이 엿보이는 사실적 묘사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카산드라가 꿈 속에서 서기 3000년의 세상에서 아이들에 의해서 재판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 역시 작가가 2008년에 꾼 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카산드라의 꿈 속에서 미래의 아이들은 질책을 한다.


인구과잉, 각종 전염병, 기아, 환경오염, 자원낭비, 소비등은 지금의 사람들의 단기적 쾌락을 위해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저지른 범죄라는 것이다.
카산드라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능력이 있었는데, 왜 인류를 구하지 않았는가?
왜 지구를 구하지 않았는가?
그녀의 죄는 바로 미래를 구할 수 있는데도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카산드라 카첸버그는 지구를 날려 먹은 인간 중의 하나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죄가 한층 무거운 이유는, 당시 진행되고 있던 상황을 진정으로 의식하고 있던 몇 안되는 사람 중의 하나였기때뭉입니다."
도망치는 카산드라에게
군중은 "복수하라! 우리에게 오염된 지구을 남겨 준 자들에게 죽음을 !" (p91)

이것이 바로 카산드라가 이 소설에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생각된다.
<나무>에서 <파피용>으로 그리고 <카산드라의 거울>에 이르기 까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예견과 함께, 미래의 지구의 모습에서 우리가 책임지어야 할 문제들에 대하여 일깨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와 함께 가장 궁금한 것은 카산드라 가족사일 것이다.
카산드라의 부모는 왜 카산드라를 예지능력을 가진 아이로 만들려고 했는지를....
그리고, 왜 카산드라가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가인데, 여기에 대한 답은 아주 끝부분에 언급이 된다.
'말'이 가지는 의미라고 할까,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느껴진다.
언제나 읽은 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베르나르의 소설들.
그가 책 속에 담고 있는 언어의 의미, 사전적 해석도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더해준다. 마치 그의 저서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카산드라의 거울>은 기발한 상상력과 과학적 예측, 그리고 신화적 이야기까지 함께 하는 이 소설을 통해서 우리의 미래, 아주 먼 미래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대한 우리들의 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가슴 속에 울려 퍼지는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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