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언니와 함께 잠을 잤다.
언니는 심야 음악프로를 즐겨 들었다. 가끔은 자신의 사연을 담은 엽서를 띄우기도 하였다.
한참 잠을 자다가 잠결에 들려오는 조용한 음악소리에 깨서는 음악을 듣다가 또 잠을 자곤했다.
그때에 들려오던 DJ의 나지막한 내레이션은 감수성이 풍부했던 나에겐 너무도 아름답고 느낌있는 소리로 스쳐 지나가곤했다.
그런데, 지금은 FM 방송은 전혀 듣질 않기에 어떤 심야 프로그램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이 책의 저자인 '김성원'은 MBC FM 주요 음악 프로 작가를 거쳐서 지금은 KBS 2 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담당작가이며, 이 책의 내용들은 이 음악프로에서 DJ 유희열의 내레이션으로 밤 1시에 들려주는 '그녀가 말했다'의 내용들이라고 한다.


이미 '그녀가 말했다'는 2년이 넘는 세월동안 청취자들의 밤을 찾아가고 있다.
심야 음악 프로가 주로 애청자가 청춘들이기에 사랑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것이다.
풋풋한 사랑이야기보다는 밤에 남몰래 눈물 흘리면서 들을 수 있는 아픈 사랑이야기, 짝사랑이야기.
그리고, 여기에 청춘들의 마음을 울리는 또다른 이야기들이 더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꿈나라에 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라디오에 귀를 기대고 그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
그 한 밤중에 '그녀가 말했다'는 외로운 청춘들에게 위로의 짧은 글들을 보내는 것이고, 청춘들은 그 짧은 글에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지고 사랑을 찾는 것이다.
여기에 '밤삼킨별' 김효정이 런던, 도쿄, 파리에서 담아낸 감성적인 사진이 함께 한다.
런던, 도쿄, 파리라고는 하지만 얼핏 보면 그 도시의 특색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눈에 익은 사진들.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겉들여진다.




이렇게 음악 프로그램의 PD,작가들이 쓴 사진을 함께 한 감성 에세이는 시중에 많이 출간되어 있다.
그래도 감성 에세이가 눈길을 끄는 것은 함축된 의미를 담은 짧은 문장이 주는 느낌과 감성적인 사진이 있기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타인을 볼 때   

우리가  본 것은 자기 마음의 초상화이다. 

눈이 타인을 관찰 할 때도 마음은 내 마음 언저리에 머문다. 

그래도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모든 마음이 통하는 비밀통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길을 발견하면 

내 마음을 통해서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고 

내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청춘이 아닌 세대들이 이 책을 읽노라면
아련히 빛바랜 옛 사랑의 추억이 생각날 것이다.
그녀만 보면, 그를 보면....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거리던 기억.
그러나, 헤어짐의 아픔이 언젠가부터 희미해지더니
이제는 나른나른 해진....
젊은 날의 사랑을 기억하게 해준다.
그땐 세상의 전부가 그 사랑만으로 채워질 줄 알았는데.
한 순간이 허무한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린.
그런 아픈 사랑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웠지만 슬펐던 그 날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원 작가의 섬세한 문장들이 가슴에 한가득 담겨오는....
그래서 이 책은 밤에 읽으면 좋은 책이기도 하고,
생각날 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아도 좋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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