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보내는 편지 -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나 자신과의 대면
휴 프레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일기를 언제까지 써 봤는지 생각이 가물가물하다. 일기장에 기록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미니홈피에 쓰다가 그만 둔 지도 한참이 지난 것같다.
일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안네의 일기'이다. 가장 힘든 상황에서도 소녀적인 이야기가 특히 감동적이었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노란 메모지의 묶음', 즉 일기인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의 일화가 재미있다. 이 책의 저자인 '휴 프레이더'(1938년생)는 목사이면서 강연자이기도 한데, 젊은 날에 (1968년)에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서 교사였던 아내에게 2년동안 생계를 책임지라고 했단다.
흔쾌히 승락한 아내의 말에 집필을 했지만 어떤 출판사도 그의 글을 출간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자신이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일기장에 메모해 두었던 글들을 발췌해서(노란 메모지 묶음) 출판사로 들고 갔다. 역시 퇴짜.
어렵게 아주 작은 출판사. 그때까지 단 3권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출간을 하게 되었고, 광고조차 해보지를 못했는데, 어느새 입소문에 입소문으로 퍼져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바로 그 책이 '나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처음 출간한 것은 1970 년이고, 그후 출간 20년을 맞는 1989년에 약간의 수정을 거치게 된다.
이처럼, 한 사람의 작품이 많은 출판사로부터 외면을 받다가 빛을 보게 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은 것이다.
'선과 모터사이클관술(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문학지성사,2010)'도 그런 경우의 책이다.
이 책은 '일기'가 가지는 특성인 자기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진솔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일기라고 할 수 있지만, 날짜도, 일과속의 이야기도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앞에서 말했듯이, 일기장 속에 담겨있는 글들 중에서 발췌해서 묶었기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책을 펼치면 책의 내용을 보여주는 책의 구성도 이 책에서는 넣지 않았다. 



그냥 아무 페이지나 펼치면 그대로 읽어도 무난한 글들이 적혀 있는 것이다.
펼치는 페이지가 그대로 하나의 의미를 갖는 글들인 것이다.
책속의 페이지조차 표시하지 않고 있다.  
일기라기보다는 명상록의 의미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지개 끝에 있는 행운보다는
무지개가 더 아름답다.
무지개는 현재이기 때문이다.
또 행운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밝혀진다.

아니면, 한 편의 시처럼 읽어도 무난할 것이다.



저자가 젊은 날에 일상속에서 부딪혔던 숱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토대로 하여, 자신, 부인, 가족, 친구, 주변 인물들에게서 느꼈던 감정, 사랑, 행복, 인간관계, 존재 등의 다양한 주제를 그나름대로 떠오르는 단상을 적기도 하고, 성찰을 적기도 하고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하나는 모든 것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시각이다.

'진정으로 나를 찾아 떠나는 내면의 기록'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더 집중해서 읽기 위해서 작고 나직한 소리로 읽어내려갔다.
눈으로 읽는 것과는 또다른 감정이 살아난다.
지금은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어내려가지만, 이다음에 읽을 때는 페이지에 구애됨이 없이 그냥 펼진 그 페이지부터 읽어야 겠다.
하루밤에 읽어내려가기엔 아쉬운....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펼쳐볼 수 있는 일기장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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