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 말려! 생각하는 책이 좋아 8
로이스 로리 지음, 손영미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로이스 로리'는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책읽기가 '별을 헤아리며', '기억 전달자'라는 작품으로 뉴베리상을 2번씩이나 수상하게 하였다.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면

로이스 로리는 여러 책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나 현실 세계를 슬쩍 흔들어 보임으로써 눈앞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고, 지금까지 존재해 온 것이 모두 옳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 말려!'는 이처럼 어디선가 본 듯한, 읽은 듯한 이야기를 작품속에서 느낄 수 있다.
이 동화를 읽노라면,1881년에 출간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오드리 헵번'이 귀엽고 천방지축 공주로 나왔던 '로마의 휴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동화속의 공주, 얼마나 부러운 대상인가!!
16살 생일을 닷새 남겨 놓은 공주의 일상은 
 "정말 심심해 죽겠어" (p10)
그래서 공주는 시녀 테스의 옷을 갈아 입고 마을의 학교에 간다. 머리도 시골스럽게 빗고, 신발도 신지 않고, 얼굴에는 흙칠을 하고서....
답답한 궁전의 생활과는 단 며칠의 학교 생활에서 공주는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학교 생활 중에도 친구들과 잘 지내고, 여섯 살 고아를 돌보기도 하고, 선생님에게는 사랑스럽고, 앞으로 선생님이 되도록 도와주고 싶은 학생인 것이다.
이처럼 공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행복한 생활에서 평민들인 선생님과 학교 친구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닷새후의 공주 생일날에는 다른 나라의 구혼자들이 오게 되고, 그들 중의 한 명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세 명의 구혼자들의 이야기가 심상치가 않다.

첫번째 구혼자인 데스몬드 대공은 사마귀멧돼지처럼 생기고, 성격도 포악한.... 그리고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흉한 모습이 싫어서 세상의 거울과 비치는 물건은 다 없애 버린...
두번째 구혼자는 퍼시발 왕자, 그는 항상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본다. 그러나 비듬투성이에 지독한 입냄새, 성격도 괴팍한...
세번째 구혼자는 샴쌍둥이, 한 몸에 두 인격체, 둘은 언제나 티격태격.
아니, 사랑스러운 공주님의 상대역으로는 한참 모자란 사람들.
공주님은 이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공주님의 생일날 초대받은 마을 사람들 중에는 학교의 친구도 있고, 잘 생긴 미남 18살 담임선생님도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다분히 동화적 소재들이고, 이런 소재로 만들어지는 동화는 우화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역시나, '로이스 로리'는 이런 소재를 가지고 아름다운 우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세명의 구혼자들 자신이 자신들의 결함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에는 6살 고아의 따뜻한 마음씨와 세 명의 하녀들의 재미있는 노래가 한 몫을 차지한다.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세쌍둥이 하녀의 허밍과 생일 축하 노래를 비롯해, 도르래 소년과 시녀 테스, 늙고 병든 하인, 그리고 나중에는 구혼자 중 하나인 샴쌍둥이 백작들까지 어우러진 합창과 하모니를 통해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삶의 기쁨과 힘을 얻는다. 평소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에 전혀 무심한 왕과 왕비조차도 세쌍둥이 하녀의 노래 때문에 처음으로 만찬과 디저트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리고, '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 말려!'가 돋보이는 것은 언어유희라는 것이다. 작가는 왕비가 귀가 어둡다는 설정을 통해서  왕비가 어떤 말을 듣던지간에 비슷한 발음이나 유추되는 발음에서 다른 단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장치를 해 둔 것이다.





이런 언어유희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말장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듭되는 언어유희를 통해서 독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고정과념을 깨트릴 수도 있는 것이고, 재미있는 새로운 연상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주의 짧은 학교 생활을 통해서 자신과는 다른 생활을 하는 평민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씨를 갖게 되니, 이보다 더 큰 수확은 없을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기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공주의 일상을 벗어나는 생활을 통해서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며, 보이는 일상들 속에는 또 다른 모습이 있음을 생각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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