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웅진 세계그림책 132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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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간결하고 깔끔하다. 그러나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어른들도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정도로 우리들의 가정과 사회에 대한 폭넓고 깊은 사회의식이 담겨져 있다.
아마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금발머리와 곰 세마리'이야기는 모두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빠곰, 엄마곰, 새끼곰. 어느날 세 마리의 곰이 저녁식사로 죽을 끓였는데, 죽이 너무 뜨거워서 잠깐 나갔다가 오니, 금발머리 소녀가 그 죽을 먹고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는~~~~
바로 이 동화를 앤서니 브라운을 '나와 너'의 모티브로 차용한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이 누구이던가?
세계 최고의 그림책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인데, 독자들이 그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강렬하지 않고 포근한 색채의 그림과 함께, 그림책의 내용이 간단하면서도 그 내용 속에는 날카롭고 예리하게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문제점들을 그림책의 내용으로 표현할 때에 튀지않고 간결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나와 너'의 이야기는 영국의 전통적 옛이야기을 잘 살리면서도 새로운 또 하나의 사람들의 가정을 보여줌으로써 가정의 중요성, 그리고 부모와 자녀, 부부간의 의사 소통의 단절, 그리고 어린이들의 소외감에 관한 내용을 첨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와 너'는 아주 짧은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가 전하는 내용은 그 어떤 책의 내용보다도 많은 것을 전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잠깐 책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림책의 왼쪽 페이지와 오른쪽 페이지는 그 느낌부터가 확 다르다.
왼쪽은 무채색에 가까운 색감. 그러나 머리색은 금발이 뚜렷한 그림이다.
그리고 왼쪽 페이지에는 단 한 단어의 글도 쓰여져 있지 않다.
 
한 가정의 엄마와 딸임을 그냥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소통이 전혀 없는.... 그리고 배가 고픈. 아이는 풍선을 가지고 놀다가 날려버리고 헤매던 중에 곰의 집에 들어가고, 그 이후는 '금발머리와 곰 세마리'의 이야기와 같은.
 

 
 오른쪽 페이지는 곰 세마리의 가정. 옛 이야기와 같다. 그러나, 곰 세마리는 가족이기는 하지만 다정함은 없는.그래서 서로 무감각한. 그리고 의사 소통의 단절을 겪는. 이 페이지는 강렬하지 않은 은은한 톤의 채색화이다.그리고, 글의 내용도 나와 있는...
  이 짧은 이야기 속에는 서로 다른 환경에 살고 있는 소녀와 곰의 가정이 대비되는데, 그 두 가정은 서로 다른 듯 하지만 서로 닮아 있는 가정이다.
소녀의 가정이 가난하고, 곰의 가정은 부유할지 몰라도, 두 가정은 가족간의 의사 소통이 단절된 현대 사회의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드는 닮음꼴을 가지고 있다. 그 가정에서 가난한 아이든, 부유한 아이든, 모두 소외감을 느끼며 외톨이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앤서니 브라운이 '나와 너'를 통해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가정내에서의 소통,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바로 작가가 전달하려는 것은 '호기심'이라고 한다.
소녀가 풍선을 따라 가다가 호기심에 자신의 가정이 아닌 가정을 엿보게 되면서 느끼는 느낌이나, 곰이 자신의 집에 들어온 소녀가 불쾌하기는 하지만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나. 그 호기심이 결국에는 서로의 소통을 가져 올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우리 어린이들은 가정의 화초처럼 자라기는 하지만, 가정에서 의사소통이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한 가정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가족간의 소통이 단절되어 있는 가정들이 많은 것이다. 이런 생활을 바꾸어 줄 수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아닐까 한다.
'나와 너' 이 그림책은 절제된 표현으로 더 많은 것을 스스로 깨달아 가도록 하는 것이기에 어린이들의 상상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로 발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그림책을 읽고, 다음에는 왼쪽 페이지만 보면서 어린이들이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고, 다음에는 오른쪽 페이지를 읽으면서 생각을 하도록 하고, 다시 전체적으로 그림책을 본다면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림책은 어린이 스스로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 이상의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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