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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계층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가 '신경숙'. 그의 작품들이 출간될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읽어왔기에 오랜 친구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가이다. 또한, 화려한 장미꽃이 아닌 수수한 안개꽃같은 느낌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는 작가이기도 하다. '엄마를 부탁해'로 마음속 깊은 뉘우침을 가져다 주었던 그녀가 이번에는 청춘들의 이야기로 우리곁에 찾아왔다.
그녀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이와같은 말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 소설은 성장소설, 청춘소설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는데,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말로 씌어진~' 성장소설들은 너무 소재가 빈약하고 구성도 엉성한 작품들이 많았었다. 그래서 읽고 나면 그 소설이 그 소설같은 그런 느낌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그런 의미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벼운듯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읽고 나면 가슴에 큰 바윗돌이 올려진듯..... 나자신의 청춘시절을 되새김질해 볼 수 있는 그런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작가가 살았던 청춘시절을 전후해서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겪었던 암울한 시대를 살아온 4명의 젊은이들(윤이, 단이, 미루, 명서)이 버거운 그 시대적 배경과 청춘들이기에 느끼고 고뇌하여야 하는 삶의 모습들을 각각 다른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우리들은 작가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그런 부분들까지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표현하면서 치밀한 글의 구성과 전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청춘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고 활기찬 시절이지만, 그만큼 고뇌가 많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사는 시대마저 암울하다면.....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그 암울했던 시절을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대체하고 있다. 다만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다든가, 체류탄의 냄새 등을 표현할 뿐이지, 그당시의 시대상을 상세하게 표현하거나 고문이나 체포 등의 낱말조차 아끼면서 하지를 않는다. 그런데도 그 시대를 공유했기에 상징적, 은유적으로 표현되는 문장들이 더욱 처절했던 상황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속에 간간이 나오는 책에 대한 이야기들에서 시대와 인물들에 대한 많은 정보가 흘러져 나오게도 하고 있다. 그리고, 갈색노트가 그 의미를 부언하고 있다.
인간이 성장한다는 것, 청춘시절을 거치게 되는 것은 인생의 하나의 통과의례일지도 모른다. 그 통과의례속에는 아픈 사랑도, 이별도, 상실도, 때론 죽음도 함께 할 수 있는것이 아닐까....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이처럼 4명의 밀접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서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언제든 내.가. 그.쪽.으.로.갈.께. 하는 사람" (p365)
우린 누구에겐가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