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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버니 먼로의 죽음'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들은 과연 이 소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 난감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갈등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으니까....
  소설의 초반부에서 부터 시작되는 '버니 먼로'의 외설적인 행동들과 욕설... '버니 먼로'의 뇌구조를 그린다면 온통 '섹스'에 관한 부분들만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엉첨난 섹스광이다. 그런, 버니의 행동에 지친 아내는 방의 방범 창살에 매달려 목매달아 자살해 버린다. 그리고, 남겨진 9 살짜리 아들 '버니 주니어'는 그에게는 돌보기 힘든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장모마저 '버니'의 행동에 질려서 손자를 돌봐주지 않겠다고 한다. '버니'는 아내가 자살한 집에 한시라도 머무를 수 없어서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그 집을 떠난다. 그리곤 그의 본업인 화장품 방문 판매에 나선다. 고객리스트를 따라서 찾아가는 집의 여인들은 그에게는 섹스 파트너로 보일 뿐이고.... 아들이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뻔뻔스럽게 섹스를 할 정도이다. 하기야, 아내의 장례식에서까지 그런 생각에 잠길 정도라면, 더이상 어떤 말이 필요할까. 9살 '버니 주니어'는 눈병까지 나서 아빠의 선글라스로 햇빛을 가리고 다니다가 아빠에게 아무래도 안약이 필요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마저도 '버니'는 알아 듣지를 못한다. 그의 뇌구조에는 온통 다른 생각들이니.
아들이 아빠에게 하는 말이 너무도 가슴 아프게 들린다. 이 이야기마저 아빠의 귀에는 들리지 않으니.

아무래도 곧 하얀 지팡이와 개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아빠. (p220)
너무도 심각하게 망가져 가는 아빠는 아이와의 이런 동행이 살아가는 비결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한다. 장사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고.
그런데, 9살 아이는 언제나 아빠의 말에 수긍하고 잘 따르지만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아빠의 모습을.
아이는 아빠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나아가 어디로 가고 있느지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는다. (p251)
아이의 시선에 비치는 아빠의 모습. 아빠보다 더 아빠를 잘 알고 있는 아이의 마음. 아내의 자살이 가져다 준 마음속 죄책감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그것으로 설명이 안 될 것같은....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 불가능한 '버니'
소설 속 주인공 버니 먼로는 새로운 아버지의 자화상을 대변한다. 버니 먼로는 권위적이지도 않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희생하려고 하지도 않으며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속에 담고 있는 아버지도 아니다. 우스꽝스럽고, 이기적이며, 영악하고, 질이 나쁘다. 그러나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하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출판사 리뷰 중에서)
이 소설은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과 비현실조차 구분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버니'가 맞아야 하는 것은 '죽음'뿐이었을 것이다.
'버니먼로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를 이해해야만 이해가 가능한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인 '닉케이브'는 호주출신의 뮤지션으로 고등학교시절부터 밴드를 결성했고, 1986년에는 연기활동도 했으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했고, 이번의 작품이 그의 두번째 작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그의 작품이다.
그의 음악 스타일도 '버니먼로의 죽음'처럼 특이하다고 한다.
강렬하고, 난폭하고, 그리고 강박적 이미지의 그만의 특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음악세계가 그렇듯이 그의 소설세계도 이처럼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말하려고 한 메시지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꼭 이렇게 표현해야만 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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