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싸고 오래된 골목길의 낡은
주택을 증개축하여 밀레니얼의 취향에 맞는 카페, 레스토랑, 쇼핑샵 등이 들어서게 되면 유동인구의 증가로 그 지역의 상권은 활성화된다.
핫플레이스가 된 지역은 땅값이 오르고, 건물가격도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른 취득세, 재산세도 올라가게 된다. 상권의 활성화는 임대료의 상승으로 연결된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싸기에 이 지역을
찾았던 임차인들은 임대료의 부담을 느끼게 된다. 또한, 오래된 골목길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던 작은 가게들은 그 곳에서 더 이상 살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오랫동안 살던 지역을 떠나야만 한다. 물론, 골목길을 활성화시켰던 초창기 임차인들도 상승된 임대료를 견딜 수
없어서 그곳을 떠날 수 밖에 없다.
이태원, 연남동, 성수동, 삼청동, 합정동 등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던 지역들이 차츰 상권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빠르게 이동하는 밀레니얼 소비자의
기호와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이 만들어내고 있다.
밀레니얼이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다. 1882년 ~2000년에 태어난 세대, 자기중심적이고 인내심이 부족하고 불평불만이 많다.
2013년 <TIMES>에서는 밀레니얼을'Me Me Me generation'으로 표현했다. 그들은 어떤 세대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질 높은 교육을 받았지만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고용환경으로 부모세대 보다 소득이 낮은 최초의 세대이다.
이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은 강북의 낡고 좁은 골목길을 핫플레이스로 바꿨다. 그 중의 대표적인 곳이 이태원이다.
이태원은 독특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1945년 미군 부대 주둔과 함께 자생적으로 발생했다. 미군들의 휴식과 유흥을 위한 이국적인
공간이었다. 한때는 특색있는 상품을 사기 위해서 가는 곳, 외국인을 만날 수 있는 곳, 외국인 전용 고급 주택과 각국의 대사관이 있는
곳이었다.
이태원은 1990년대까지도 이방인의 공간이었다.
위축된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1997년에 이태원을 관광특구로 지정했고 2000년대 중반에도 다국적, 다민족, 다정체성의 정서가 수용되고 교감되는
문화공간이었다. 그런 이태원은 새로운 세대인 밀레니얼들에 의해서 핫플레이스가 된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에서는 새로운 소비집단으로
부상한 밀레니얼의 등장과 젠트리피케이션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심도있게 살펴본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알고 있던 보편적인 젠트리피케이션을 다양한
내용으로 분석한다.
젠트리피케이션과 밀레니얼의 관계,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이태원의
변천과정, 이태원 골목길을 변화시킨 사람들, 이태원 골목길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등을 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인 '경신원'은 영국 유학을 한 학자로 주택 및 도시
(재)개발 분야의 교육자와 연구자로 활동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및 주택분야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팀원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단순히 서울 골목길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살펴보는
것 이상의 학문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인문지리 또는 도시지리에서 다루는 분야의 깊이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