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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2권 세트 - 전2권 ㅣ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박은서 옮김 / 시공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 논란의 책, 한국에 오다.
해리포터보다 더 빠르게 100만부가 팔린 책, 책의 80프로가 전자책으로 팔린 책, 전자책으로 출간 된 후, 종이책으로 출간되서 삼천만부 넘게 팔린 책, 영화사에 판권까지 팔린 그 책이 한국에 왔다. 로맨틱 소설보다 더 강도가 센, BDSM이라고 하는 지배와 복종, 지배하는 남자와 복종하는 여자가 소재인 이 소설이 외국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에게 사랑받았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전자책으로 얼마나 팔릴까? 한국은 전자책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공론화가 될 수 있을까? 책의 내용보다 책을 읽고, 사람들이 이 책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드는 소설이다.
# 단순한 스토리, 완벽한 남자 캐릭터, 숨기는 비밀 하나.
로맨틱 소설을 많이 보지 않았다. 읽었던 로맨스 소설에는 여성을 리드하는 남성과 남자의 사랑을 고민하는 여성, 그러다가 사랑에 빠졌다가 사건이 하나 터져, 다시 흔들렸다가 다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많았다. <<트와일라잇>>의 팬픽이라고 해서, 어떤 점이 닮았나 생각해봤더니,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에 흠뻑 빠져있고, 부유하고 매너 있고, 밖에서 보기엔 완벽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트와일라잇>>에서는 남자주인공이 뱀파이어라는 비밀이 있었다면, <<그레이의 50가지 비밀>>에서는 사회적으로 용인받지 못하는 SM관계라는 점이 닮았다.
사랑하지만, 자신은 변하지 않고 상대가 자신을 믿고 모든 걸 맡겨주기를 바라는 남자주인공과 조금씩 빠져들고, 남자주인공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과정들이 1,2권 합쳐 7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의 전부이다.
알바를 하며 학비를 내고, 회사 인턴과정을 구하는 포니테일의 가난한 아가씨와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는 부유한, 내면의 어둠이 있는 남자주인공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들이 관계를 맺는 작은 방과 서로의 집을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장소도 변하도 적다.
# 사랑한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가볍게, 깊이 고민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빠른 흡입력과 현실에서 용인되기 힘든 다양한 사랑의 방식이 표현된다. 살짝 살펴봤던 2-3부에서는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과의 관계가 역전된다. 사랑한다면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물음표로 끝나는 질문이 계속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