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믿을 수 없는 걸 믿다.
사랑이 뭘까?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려운 것. 마음이라는 게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이 사람을 사랑해야겠다고 사랑이 되는 것도 잊혀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되지도 않는다. 노희경 작가의 책 <빠담빠담>은 용서하기 힘든 사랑, 기적처럼 의심하고 되뇌이지만 그럼에도 빠져드는 사랑의 놀라운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가 때인 만큼, 정치권과 선거, 파업과 구럼비 파괴 등 시사적인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사랑과 결은 다르지만,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을 대면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지지를 하는 일이 빠담빠담의 주인공 양강칠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친구를 죽였다는 살인 누명에, 계속해서 자신을 감옥에 넣고 괴롭히는 엘리트 검사친구에게 당하는 양강칠. 교도소에서 16년을 썩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도망치다가 형은 자신 때문에 죽게 되고, 어머니는 자신이 전화했는데 연락도 없다. 버려졌다고 생각한 순간 그를 껴안은 사람은 살해를 당한 친구의 형수님이자 그가 사랑하게 되는 여인의 어머니였다.
# 거짓말같은 이야기. 치유를 얻다.
살인자의 가족이 된 후,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해를 품은 달의 유행에 밀린 <보통의 연애>라는 드라마를 통해 보았다. 그보다 휠썬 강도가 센 노희경 작가의 <빠담빠담>에서는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 그의 입장을 이해하는 일, 진실을 알고 다시 미워하는 일, 미워할 수 없는 일에 다시 힘을 내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의 과정이 16부작을 통해 TV로, 독자에게는 대본집으로 세상에 나왔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양강칠을 돕는 천사로 등장하는 국수와 단 하룻밤 인연으로 그를 아버지가 부르게 되는 정이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희망이 없어 보이는 여건 속에서도 상처를 주고 받으며, 오해하고 오해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다른 이야기들을 만든다.
사회적 부조리의 현실들을 드러내지만, 울분에서 끝나지 않고 용서와 사랑으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강칠과 지나의 연애를 들여다보다 보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한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삼포세대에게, 현실을 이기는 희망을 주는 책이다. 많이 속고 많이 의심해야 하는 세상에서, 어쩌면 사랑은 마지막으로 버틸 수 있는 희든카드가 아닐까 생각했다.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깃털같은 희망을 읽고, 힘을 낸다.
-- 출판사에서 책을 받고 쓴 서평입니다. --
2012.03.22
一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