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눈 - 위대한 탐험가가 남긴 경이와 장엄의 기록
퍼거스 플레밍.애너벨 메룰로 엮음, 정영목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 숙제 하나.
 
 
  18세기 프랑스 해적선과 영국 군함 사이의 전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고, 승무원의 인원과 배의 속도를 추정하는 숙제를 받았다. 2세기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알고 있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10년 아니, 군대를 다녀온 사이에도 급격하게 변하는 한국사회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성과가 아주 오래전에도 있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극지방, 우주여행, 비행선, 열기구를 통한 여행 등, 인간은 오랜 시간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를 해왔다. 그들을 탐험가라 이야기한다. 이 책은 위대한 탐험가들이 떠난 여정과 그들이 남긴 일기, 기록들을 통해 탐험가들의 삶을 엿보는 기회를 준다. 탐험가하면 섀클턴이 생각난다. 인듀어런스호로 떠난 여행은 실패했지만, 그들이 남극의 한계를 이겨내고 비행기도 GPS도 없지만 희망 하나만을 가지고 결국 살아서 돌아온 그들을 보면 경이롭다는 말이 아깝지 않다.
 
 
# 풍부한 삽화, 일기를 통해 엿보는 인간의 내면의 모습.
 
 
  가장 큰 책의 매력은 풍부한 삽화이다. 컬러로 풍부하게 담겨있는 사진과 삽화들을 보다보면, 그 당시의 모습과 험난한 도전을 통한 그들의 흔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유럽 출신의 저자라서, 유럽의 시각에서 그들의 탐험의 폭이 넓어지는 과정이 하나씩 드러난다. 아마존의 시원을 두고 싸우는 탐험가들의 이야기와, 우생학, 인종주의시각, 기독교중심에 있는 한계까지, 책들의 역사와 그 시기의 상황을 살펴보다 보면,지금 현재의 모습들이 새롭게 보인다.

최근에도 안나푸르나같은 높은 산을 등반하다가 추락사한 탐험가, 등산대원들이 있다. 자신의 안전과 한계를 넘어서 도전하는 그들의 열정, 정글이나 밀림같은 한계상황을 이겨내려는 도전들은 도전의 사실 자체만으로도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 탐험, 여행의 다른 이름.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는 탐험보다는 거친 여행이 더 어울려 보인다. 남극과 알라스카, 정글과 북극해, 사막 등 다양한 오지를 가 볼수 없지만, 자신의 한계 내에서 다른 공간을 떠나는 거친 여행이, 누군가에게는 탐험과 같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남자 탐험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성 탐험가도 두 명이나 있다. 그리고 남성으로 속여서 여행을 온 여성 선원도 있었다. 배는 남성의 배라고 해서, 여성은 타기만 해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당시의 인식에서, 그런 도전의 역사들이 새롭게 보였다. 60년동안 하루에 열 통씩 편지를 썼던, 프레야 스타크라던지, 내일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지금의 상황을 펜을 들어 남기는 탐험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록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지금 있는 사람의 소중함은, 그곳을 떠나 다른 이를 만났을 때 잘 알 수 있고, 이사를 하고 난 후에야 내가 머물렀던 장소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된다. 탐험가의 눈은 떠나고 싶은 욕망과 함께, 지금 이 곳의 공간의 매력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죽기전에 해 봐야할 100가지에 극지방 탐험,
고지대 등반 등의 목록을 하나 적어본다. 탐험가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산다면, 힘든 세상이라는 말은 사라지지 않을까. 내일이 없는 지금의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삶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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